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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콕이의 버로우 신공

버로우, burrow[bə́ːrou, bʌ́r-]

1 명사 - (여우·토끼·두더지 등이 판) 굴; 피신처, 은신처(shelter)

2 타동사 자동사 - (굴을) 파다; 굴에 살다[숨다]; 잠복하다; 깊이 파고들다[조사하다]



날씨가 꽤나 쌀쌀해졌다. 해서 거실에도 카펫트(라고 하긴 좀 뭐하지만 비스무리한 것)를 깔아놨다. 거실에서 뒹굴거리면서 티비도 보고, 책도 보고, 음악도 듣는등 보내는 시간이 많고, 겨울이 되면 침실보다는 거실에서 자는 횟수가 많아지는 관계로 무조건 따뜻해야한다. 거기에 거실은 베란다에 인접해있기도 하고.

그런데 거실을 따뜻하게 해놨더니 오히려 해택은 콕이가 마음껏 누리고 있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글링이 땅속에 버로우 하듯이 거실에 있는 이불이며, 카펫트 속에 쏙 들어가서 나올 줄을 모른다.


아침에 일어나서 거실에 잠자리를 치우지 않고 한켠에 밀어놨더니 위에 보는 것처럼 콕이가 이불에 쏙 들어가서 얼굴만 빼꼼 내밀고 있다. 저 따뜻함에 만족한 표정이란.  어떻게 저런 자세를 취할 수가 있지? 누가 이불을 일부로 돌돌 말아서 덮어준 준 것 같다.

원래 콕이는 뭔가 덮어주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콕이를 처음 입양했을때 너무 앵앵거리고 시끄러워서 이불로 덮어놓곤 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아직도 나쁜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참 무지하고 생각도 없었다.) 요즘은 일부로 콕이에게 장난을 걸려고 이불로 끌고 들어가거나 옷을 덮어주곤한다. 그러면 콕이는 죽자고 도망가려고 하고. 아무튼 콕이는 뭔가 덮는 것을 싫어하는데 위에 사진은 그래서 더 의외였다.







위에 짤방들은 거실에 깔아놓은 카펫트 속에 들어가서 퍼져있는 콕이 모습. 마치 사우나에 들어가있는 듯한 모습이다. 고양이들이 막혀있는 공간을 좋아하는 것은 알겠는데 이정도 일줄이야.





콕이가 카페트 안에 둘어가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도 찍어봤다. 처음에 콕이가 카페트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봤을때는 카펫트가 흐트러져 있는 줄로만 알았다. 녀석들이 우다다를 한 번 하고 나면 그렇게 되니까. 하지만 정리하려고 하니 속에서 고양이 우는 소리가 났다. 난다. 그것도 아주 날카롭고, 귀찮으니 만지지 말라는 듯한 신경질적인 소리가 나온다. 쉬는데 방해하지 말라 이거지.

순간 장난기 발동. 편하게 쉬게 놔둘 내가 아니지. 계속 주물럭 주물럭 괴롭히니 콕이가 버티지 못하고 나온다. 그런데 카페트에서 나오니 엄청난 정전기 발생. 이건 뭐.. 피카추 100만볼트도 아니고. 나의 휴식을 방해하다니 감전시켜주겠다. 이건가. -_-;;

그래도 다행인 것은 보리가 아직 카페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콕이가 카페트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본 보리가 언제 그 자리를 뺏겠다고 달려들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면 콕이는 또 속절없이 자리는 내주고 현관 신발장에 찌그러져 있겠지.

콕이가 즐길 수 있을때 즐기도록 그냥 놔둘껄 그랬나? 괜히 장난을 건 것 같아 좀 미안해지기도 하네.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양이를 부탁해]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