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들과 저녁 식사 시간

색시가 일정이 있는 관계로 아들과 둘이 치킨을 시켰다. 치킨에는 당연히 맥주고 아들은 콜라.

저녁을 먹으며 음악을 틀었다.  플레이리스트에서 랜덤으로 처음 재생된 곡은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 였다.

(1) Every Breath You Take - The Police

나 : 아들 이거 베이스 리프가 정말 유명한 곡인데 알지? ( 아들 : 끄덕. 알지)  이 곡 베이스라인은 정말 멋지고 유명해서 여러 곡에서 샘플링도 했었어. 이밴드 폴리스라는 밴드인데, 여기서 베이스 치면서 노래하는 사람이 스팅이야. "Shape Of My Heart" 알지? 그 사람이야. (아들 : 끄덕, 알지) 이 곡이 당시에 정말 히트해서 빌보드 차트 1위도 여러 주 했었지.

스팅이 말이지, 폴리스 시절에...주절 주절 주절....

 

(2) Englishman In New York - Sting

나 : 스팅으로 시작했으니까 몇 곡 더 듣자. (아들 : "Shape Of My Heart" 갑시다). 아 그 곡도 명곡인데, 그거 전에 이거 하나 듣고 가자. "Englishman In New York"인데, 재즈적인 분위기가 아주 멋진 곡이다. 캬~~ 이 고급스러운 분위기. 스팅 목소리 정말 멋지지 않냐? 

스팅이 말이지, 솔로 시절에는 ...횡설수설, 횡설수설..

 

(3) Shape Of My Heart - Sting

나 : 이제 "Shape Of My Heart" 가자. 이야. 아들, 도입부에 도미닉 밀러 기타 정말 죽여주지 않냐? (아들 : 죽이지.) 이거 기타로 한 번 쳐봐야할텐데. 이게 영화 "레옹"의 삽입곡이거든. 아들 "레옹" 혹시 봤나?(아들 : 아니, 근데 내용은 대충알아) 그 영화 명작이야. 주인공인 "장르노"도 연기 정말 잘했고. 여기 여주인공이 "나탈리 포트만"이거든. 그 "토르 러브 앤 썬더"에 나왔던 그 레이디 토르. 그 배우야.(아들 : 응. 알아.) 그 배우가 어렸을 때 여기 출연했는데, 연기를 너무 잘했어. 큰 배우가 될 가능성이 보였는데, 정말 대단한 배우가 됐어. 아. 여기 악역으로 나오는 "게리 올드만" 형님. 이 형님이 여기서 진짜 약빤 연기를 보여준다. 정말 악역 연기가...이야..나중에 같이 한 번 보자. 

여기 영화에서 레옹의 화분이 나오는데 이게 무슨 의미냐면...주절주절주절주절

 

(4)  All For Love - Bryan Adams, Rod Stewart, Sting

나 : 90년대 초반쯤에 한가닥 하던 형님들인 스팅, 브라이언 아담스, 로드 스튜어트가 모여서 부른 곡이 "All For Love"이야. 멋진 허스키 보이스를 가진 세사람의 하모니가 아주 아름다운 곡이지. 이곡이 영화 삼총사에 쓰인 곡인데, 영화는 뭐..그럭저럭 괜찮은데, 주제곡은 정말 명곡이지. 삼총사 하면 "all for one, one for all" 이 대사가 유명하지. 아들 요즘 보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있지?(아들 : 보고 있지) 거기에도 "올 포 원", "원 포 올" 개성이 나오잖아? 유명한 대사는 원래 그렇게 돌려쓰는거야. 

이곡을 같이 부른  브라이언 아담스 형님은 영화 로빈훗의 주제곡도 불렀는데 그 곡도 말이지..주절주절주절주절

 

(5) Welcom To The Black Parade - My Chemical Romance

나 : 이번에는 아들 신청곡 하나 들어보자.

아들 : "Welcom To The Black Parade"가 듣고 싶습니다. 

나 : 아. 이곡 명곡이지.(아들 : 명곡이지) Emo 계열의 "보헤미안 랩소디"랄까?  아주 극적인 구성을 갖춘 곡이야. 도입부 가사를 보면 아빠가 어렸을 때 밴드 행진을 보여주기 위해서 주인공을 도시로 데려가잖아? 아빠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니까. ㅋㅋㅋ. 보컬인 "제라드 웨이"가 라이브가 약해서 좀 아쉽긴 하더라고. 댓글보면 "캐리 온"과의 사투라고 하던데, 적절한 표현인듯. 캐리온 하니까 또 보헤미안 랩소디로 연결되는구만. (아들 : 이곡 릴파가 커버한 것도 있어. 함 들어봐)

마이 케미컬 브라더스는 이곡 말고 "Helena"도 있고..... 어쩌고 저쩌고 어쩌고 저쩌고

 

(6) Desert Eagle - 실리카겔

아들 : 다음은 실리카겔 데저트 이글이요

나 : 실리카겔은 김춘추 기타가 정말 끝내주는 것 같다. (아들 : 맞아요). 특히 이곡은 마지막에 반복되는 기타 연주가 싸이키델릭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약 빤 느낌 100%. 그런데 후주에 길게 이어지는 기타 솔로랑 멜로디가 어딘가 호텔 켈리포니아의 후주를 떠오르게 한다. 

암튼 실리카겔은 대단한듯. 작년 점프에서 처음 봤는데....주절 주절 주절

 

(7) Hotel California - Eagles

나 : 아들 이거 알지? "어느 덧 대전 하이웨이~" (아들 : 응, 이거 알지, 근데 팝송인데 왜 대전이야?) 원래 가사가 "On A Dark Desert Highway~"인데 발음이 비슷하게 밈처럼 되서 대전이 되었지. ㅋ. 이곡의 백미도 곡의 후반부에 기타리스트 조 월시랑 돈 펠더가 주고 받으면서 길게 이어지는 기타 솔로인데, 실리카겔 데저트 이글을 들으면서 이 곡이 생각났어. (아들 : 그러게 살짝 비슷하기도 하네. 오마주인가?) 

이 곡도 가사를 놓고 해석이 분분한데, 악마 숭배가.... 어쩌고 저쩌고 주절 주절


이렇게 저녁 먹으면서 아들이랑 음악이야기를 하다보니 두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물론 대부분 말은 내가 했고, 아들은 본인 핸드폰 하면서 가끔 맞장구 처주고, 가끔  반응해주는 것이 다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야. 나에겐 참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아빠의 술주정 섞인 수다를 참고 들어준 아들.

다시 한 번 고맙다. 

기다리던 롤링 쿼츠(Rolling Quartz)의 EP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갔다왔다. 

□ 장소 : 홍대 웨스트 브릿지 라이브 홀

□ 일시 : 2024. 7. 6. (토) 18:00

롤링쿼츠는  보컬 자영, 기타 아이리와 현정, 베이스 아름, 드럼 영은으로 구성된 밴드.

각각 활동하던 롤링 걸즈와 로즈 쿼츠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밴드인데, 하드락 베이스에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킨 음악으로 활동 초기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밴드다. 꾸준히 음악을 발표하며 인지도를 넓히고 있고 최근에는 국내외 락페스티벌 무대에도 참가할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의 클럽투어도 성공적으로 치뤄내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팀이다. 

롤링 쿼츠는 국내인지도에 비해 해외 인지도가 월등히 높고, 최근에 해외 투어를 자주하다보니, 이번 공연은 왠지 해외 밴드의 내한 공연을 보러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500여명의 관객들 중에서도 외국인 비율이 꽤나 높았다. 

공연 딜레이없이 예정된 6시에 오프닝 곡 "Higher"와 함께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Good Night" . 드림 캐쳐의 커버곡인데 원곡이 워낙 취향에 맞아서 좋아하는 곡인데, 롤링 쿼츠 버전은 밴드 셋으로 좀 더 락킹한 맛이 있어서 색다른 재미를 준다. 공연에서 떼창하기도 좋았다. 

최근에 발표한 EP의 수록곡 "Victory", "One", "Red Wine"을 라이브로 처음 들을 수 있었다.  처음 발표했던 싱글 곡 "Blaze"와 밴드 초기 작들인 "Rock n' Roll Paradise"나 "Delight"도 반가웠고, 최근에 발표해서 반응이 좋았던 "Fearless", "Stand Up"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정도로 멋졌다.  

롤링 쿼츠도 처음에는 커버밴드로 시작을 했었다. 내가 처음 접했던 롤링 쿼츠의 음악도 "BTS의 Dynamite"나 "Paramore의 Misery Business"같은 커버곡이었다. 이번 공연에서도 "진달래꽃", "Pink Drop", "회상", "Bad Romance" 같은 커버곡들도 들을 수 있었다.

롤링 쿼츠가 자신들의 음악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 본인들만의 곡으로 공연 전체 셋리스트를 다 채우기는 살짝 부족한듯.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들도 "Helena", "심장의 노래", 앵콜곡도 "붉은 노을"이었다. 개인적으로 커버곡도 롤링 쿼츠의 또 다른 매력포인트라 좋아하지만, 언젠가 롤링 쿼츠의 곡들이 차고 넘쳐서 본인들의 곡으로  마무리하는 공연도 기대하게된다. 

확실히 밴드 음악은 라이브 공연을 봐야한다. 특히 롤링 쿼츠는 더욱 그렇다.  음반이나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는 자영의 지치치않는 보컬 퍼포먼스와 현정과 아이리의 정열적인 기타 연주,  영은 드럼의 강렬한 울림, 아름의 카리스마를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롤링 쿼츠가 공연에서 보여줬던 에너지를 잊지 못할 것 같다.  

 

 

대략 4년전쯤? 롤링쿼츠를 롤월당 파티 관련 유튜브를 통해서 알게되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국내에 흔치않은 여성 락 밴드여서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롤링쿼츠는 초창기 커버곡들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실력을 보여주더니,  차츰 본인들만의 색깔을 입힌 음악을 발표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리고 지금은 각종 음악페스티벌이나 해외 클럽투어를 성공리에 치룰 정도로 멋진 밴드가 되었다. 유튜브 구독자도 57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이번에 구입한 롤링쿼츠의 음반은 올해 발매된   "VICTORY" .

"Victory", "One", "Stand Up", "Red Wine" 요렇게 네 곡이 실려있는  EP로 전작들에 비해서 한층 더 강렬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좀더 메탈릭해졌다고나 할까? 이제 슬슬 정규앨범을 기대하게 된다.  

나름 꽤 오래전부터 롤링쿼츠 팬이라고 자부하는데, 이상하게 일정이 안맞아서 정작 공연 직관을 한 번도 못했다. 작년에 갔었던 JUMF에서 보나 싶었는데, 롤링쿼츠가 하필 금요일에 나오고, 우리 가족은 토, 일만 가는 바람에 또 엇갈렸다. 

하지만 드디어 이번 주 토요일. EP 발매기념 단독 공연을 가게되었다.

티케팅 완료.

기대된다. 

 

지난 토요일 색시와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 국제 도서전에 다녀왔다.

간만에 책구경, 사람구경 실컷했네. 

 

"내 여름날의 록스타"는 도서전에서 구입한 책들 중 음악과 관련된 책.

음악 유튜버 당민님과 개그맨 이승윤님이 같이 그시절 락, 메탈 명곡들을 소재로 썰을 풀어놓은 책이 되겠다.

음악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앉아서 '야 이 곡 졸라 죽이지 않냐?' 하면서 음악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떠는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침대 옆에 두고 자기 전에 하루의 마무리로 읽어갈 예정이다.

책에 일러스트를 스티커로 제작해서 같이 주셨다. 

메탈리카, 에드워드 밴 헤일런, 데이브 머스테인이다. 

개인적으로 데이브 머스테인 스티커가 아주 멋있다. 

 

데이브 머스테인 하니까 

최근에 Arte Concert 유튜브 채널에서 "헬페스트 2024" 공연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마침 메가데스 공연이 있어서 각잡고 시청했다. 

밑에 썸네일에서 보는 것처럼 데이브 머스테인 형님 갑자기 부쩍 늙었네. 

보컬이 힘이 빠져서 아쉽긴했지만, 그래도 연주력은 여전히 명불허전. 클래스는 영원하다. 

 

 

 

 

사람의 성향도 나이들면서 바뀌는 것일까?

나는 쉬는 날에는 어지간해서는 바깥 출입을 하지 않는 집돌이.

하지만 지난 주말동안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 너무 답답했다. 

바람도 쐴 겸  향한 곳이 일산에 있는 알리딘 중고서점.

서적들을 구경하다가 결국 마지막에 들른 곳은 중고 음반 판매대

주머니는 가볍지만, 언제나 사고 싶은 음반은 많다. 

고민 끝에 장바구니에 담은 음반들 

(크라잉 넛) 2집 서커스 매직 유랑단(1999) : 1999년에 발매된 크라잉 넛의 두번째 앨범. 타이틀 곡인 서커스 매직 유랑단은 노래방에서도 종종 불렀던 곡이다. 지금 공연장에서 보면 편안하고 푸근한 크라잉 넛이지만, 초창기에는 이렇게 분노에 찬 날 선 모습이었다. 

(이은미) Best & Pop(1998) : 이은미 님의 초창기 배스트 앨범인 것 같다. 본인의 곡 뿐만 아니라, 토토(Toto)의 "I'll Be Over You",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Love Takes Time", 마이클 볼튼(Michael Bolton)의 :When A Man Loves A Woman" 같은 팝 명곡의 커버도 실려있어서 색다른 느낌을 줬다. 

(이승환) Serious Day(2002) : 이승환 님의 음반은 눈에 띄는데로 구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Disarmonia Mundi) Fragments Of D-Generation(2004) : 이탈리아의 멜로딕 데스 메탈 밴드 "디스아모니아 문디"의 2004년 음반이다. 밴드 이름만 접해보고 음악을 들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마침 눈에 띄어서 구입. 소일워크(Soilwork) 보컬 비요른 스트리드(Bjorn Strid)가 같이 참여했다. 

(Place Vendom) Place Vendom(2005) : 헬로윈(Helloween)에서 명반 키퍼 시리즈를 만들었던 불세출의 보컬리스트 미하일 키스케(Michael Kiske)가 헬로윈 탈퇴이후 참여한 밴드 플레이스 벤돔의 데뷔앨범이다. 키스케 보컬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발견하고 바로 장바구니로. 물론 음악은 헬로윈 시절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Kings Of Leon) Only By The Night(2008) : 킹스 오브 리온의 2008년 음반. 킹스 오브 리온은 "Sex On Fire"정도 밖에 모르지만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보기 위해 구입. 항상 익숙한 것에만 안주할 수 없으니. 

"스캔들" 공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일본 여성 밴드 스캔들(Scandal)의 내한 공연 예매 완료. 

일시는 2024년 6월 15일 토요일 18시. 장소는 무신사 개러지 홀.

2014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봤었는데 10년만에 내한 공연이다. 

중간에 2020년이었나, 한 번 내한 공연 소식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취소됐었다.

이번 공연 소식이 너무 반가워서, 예매 소식 뜨자마자 완료.

이제 스캔들의 최근 음악들 예습  시작. 

 

2014년 펜타포트 락 페스트벌 스캔들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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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9. 토요일 예스24라이브홀.

현서와 함께 건즈 앤 로지즈 기타리스트 슬래쉬의 내한 공연을 보고 왔다. 

건즈 앤 로지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다. 슬래쉬는 보컬인 엑슬 로즈와 건즈 앤 로지즈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 최근에는 개인 작품들을 꾸준히 내면서 솔로활동도 정열적으로 하고있다. 슬래쉬는 꽤나 자주 내한을 한 편이다. 세어보니 이번이 4번째 내한 공연인 것 같다. 나는 4번을 다 갔네.  2011년 첫 내한 공연을 무경이와 함께 갔던 기억이 난다. 

현서랑 같이 보는 공연이라 이번에는 1층 스탠딩 석이 아닌 2층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여유있게 공연장 도착해서 굿즈샵 둘러보고, 아들이 후디를 맘에 들어해서 하나 질러주고 여유있게 공연장 입장. 

공연 시작과 등장한 슬래쉬는 여전히 멋졌다. 세월의 흔적을 정통으로 맞아서 보컬도 몸상태도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액슬 로즈와는 다르다. ㅋㅋ. 머리에 굴뚝같은 탑 햇, 썬글래스 그리고 깁슨 레스폴. 슬래쉬를 대표하는 스타일. 이걸 보기 위해서 온거지. 간지 폭발!!(슬래쉬는 간지가 80%이니까..)

공연 셋리스트는 가장 최근은 2022년에 발표한 4번째 앨범 수록곡들이 중심이었고, 그동안 발표했던 예전 앨범들 곡들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었다. 4번째 앨범의 타이틀 곡인 "The River Is Rising' 이 공연의 문을 열었고, "Too Far Gone", "Whatever Gets You By", "Wicked Stone", "April Fool", "Spirit Love" 등 4번째 앨범들 수록곡이 연주되었다. 특히 4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Fill My World"가 연주될 때는 약간 소름도 돋았다. 

예전 앨범의 수록곡 중에는 "Halo", "Back From Cali", "You're A Lie", "World On Fire"  등이 기억에 남는다. 앵콜에서 불렀던 "Rocket Man"은 색다른 무대여서 의외였다. 그리고 마지막 곡 "Anastasia" . 이곡은 이제 설명이 필요 없지. 

공연 셋리스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제 슬래쉬 공연에서 건즈 앤 로지즈의 곡들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이번 공연에서 건즈 앤 로지즈 곡은 "Don't Damn Me" 딱 한 곡이었다. 보통 앵콜에서 "Nightrain"을 하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빠졌다. 약간  예의상 하나 넣어놓은 느낌? 2011년 첫번째  내한 공연 때만해도 셋리스트의 절반 이상이 건즈 앤 로지즈 곡들이었다.

그 당시가 첫번째 솔로앨범이 나왔을 때니까 자신의 곡만으로는 셋리스트를 채우기 힘들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4장의 솔로앨범을 발표하면서 본의 곡도 쌓였고, 건즈 앤 로지즈 공연이 아닌 슬래쉬 본인의 솔로 공연인 만큼 건즈 앤 로지즈 곡들이 빠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하..내가 건즈 앤 로지즈 빠돌이라..

보컬을 맡은 마일즈 케네디도 여전했다. 슬래쉬의 첫번째 내한공연 때 처음 봤는데, 노래를 너무 잘해서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건즈 앤 로지즈 넘버들을 맛깔나게 소화하면서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건즈 앤 로지즈 보컬 바꿔야하는거 아니냐?' 하면서 무경이랑 이야기를 했었다. 이후로는 슬래쉬 솔로 작업에 전담 보컬을 맡고 있고 투어도 같이 돌고 있는데 정말 호흡이 잘 맞는다.  "Bent To Fly"나 "Starlight"같은 파워발라드 곡을 할때 감정조절이나 표현은 마일즈 케네디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그동안 슬래쉬 공연에서는 아무래도 관심은 슬래쉬와 마일즈 케네디에게 쏠릴 수 밖에 없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베이시스트 토드 컨도 눈에 띄었다. 베이스 연주는 기본이고, 메인 보컬로 나서서 소화한 곡의 갯수가 많이 늘었다. 의외로 노래를 너무 잘해서 놀랐다.

토드 컨의 보컬은 마일즈 케네디의 보컬과는 다르게 아주 거친 맛이 있어서 공연에 또다른 매력을 불어넣어줬다. 특히 건즈 앤 로지즈 커버 곡인 "Don't Damn Me"와 원곡에서는 모터 헤드의 레미 킬미스터 형님이 불렀던 "Doctor Alibi"를 특유의 거칠고 괄괄한 보컬로 멋지게  소화해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이야~~"하는 감탄이 나왔다.  

예전 1층 스탠딩 존에서 공연을 볼 때는 노는데 정신이 없어서 사운드는 크게 신경을 못썼었다. 그리고 자리에 따라서 사운드 편차도 좀 있는 것 같았고. 하지만 2층에서는 사운드가 귀에 잘들어왔다.  베이스 소리도 묻히지 않았고, 기타 소리도 뭉개지지 않고 잘 들렸다. 연주와 보컬도 균형이 잘맞는 것 같았고. 여러가지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현서랑 공연을 다니면서 느끼는 건데, 공연에서 참 잘 논다. 공연 오기 전에 셋리스트 노래들 좀 들어보라고 재생목록 만들어줬었는데...글쎄? 몇 번이나 들었을까? 생소한 곡들이 대부분일텐데도 공연장 분위기에 맞춰서 금새 적응하고 노는 걸 보면 그런 건 큰 상관이 없는 것 같다.

조금 크면 스탠딩 존에 풀어놔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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