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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 재즈와 경기를 보고 간단한 후기.

 

 

 

 

수치상으로 보면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는 강력한 수비팀이다. 하지만 최근 5경기를 놓고 보면 리그 최하위 수비팀.

 

특히 눈에 띄는 건 자동문 수준으로 전락한 외곽수비.

 

비록 승리하기는 했지만 피닉스 선즈와 워싱턴 위저즈에게 허용한 삼점슛은 48%와 52%. 솔직히 이 경기들도 수비로 무언가를 했다기보다는 공격에서 케빈 듀란트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둔 경기들이었고, 그 다음 상대가 NBA에서 가장 화끈한 외곽슛을 가동중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인지라 불안했는데...

 

역시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53.6%의 삼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썬더를 폭격했고, 썬더는 워리어스의 준비된 수비와 듀란트의 부진이 겹치면서 이렇다할 힘도 써보지 못하고 대패를 당했다. 그리고 그 다음 상대인 세크라멘토 킹스 역시 52.6%의 삼점슛을 기록하면서 썬더를 두 경기 연속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

 

썬더가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되고 난 후에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연달아 패하기는 처음.

 

유타 재즈전도 비록 승리하기는 했지만  전반까지는 버크와 밀샙, 헤이워드에게 외곽슛을 두들겨맞으면서 경기를 끌려갔다.

 

보통 코트 위에 강력한 샷블로커가 있으면 선수들은 샷블로커를 믿고 외곽에서 강하게 압박을 가할 수 있어서 외곽 수비도 강화되기 마련인데, 썬더는 서르지 이바카라는 리그 정상급 샷블로커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최근 경기에서 이런 식으로 외곽슛을 얻어맞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유타 재즈 전을 보면서 나름 머리를 굴리며 원인을 찾아보려고 했다.(확실하게 답을 내놓고 싶은데, 능력이 안되는지라..-_-;;)

 

요즘 많은 팀들이 2:2플레이를 사용하는데, 썬더 수비를 보면 첫 2:2 수비에서부터 뭔가 손발이 안맞는 모습이다. 볼핸들러가 스크린을 받고 움직이면 썬더 수비수들은 대부분이 스크린을 앞으로 피해서 볼핸들러를 따라간다. 그러면 스크린 수비수가 헷지를 해서 볼핸들러 수비수가 따라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줘야할텐데, 썬더 수비는 그게 없다. 그러니 상대팀 볼핸들러는 스크린 한 번 받고 돌파가 가능해진다. 돌파를 당한 후에 수비 로테이션도 안좋아서 골밑을 지키던 수비수가 커버를 나오면 수비 로테이션이 깨지고 패스 한 두번이면 외곽에 오픈찬스가 난다.(돌파를 당한 볼핸들러 수비수는 돌파하는 선수 뒤에서 멍하니 서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폭격 시작.

 

재즈전에서는 하프타임때 수비에 대한 조정이 있었는지, 썬더의 볼핸들러 수비수가 스크린을 뚫고 최대한 돌파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줬고, 전반에 허접했던 속공수비도 강화되면서 4쿼터에 그나마 수비다운 수비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 수비가 경기를 역전하고 승리를 가져온 발판이 된 건 두말하면 잔소리.

 

스캇 브룩스 감독은 항상 "썬더는 수비팀"이라고 말하는데, 말만하지 말고 경기력으로 좀 보여줍시다.

 

다음 경기 상대가 휴스턴 로켓츠. 이팀도 돌파+삼점슛이 장기인 팀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공격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는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의 팀. 이 두 선수는 리그에서 탑 5에 드는 무서운 공격수들이다. 그리고 썬더는 공격에서 이 두선수에게 거의 모든 것을 기대고 있고.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해서는 절대로 우승할 수 없다.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시스템 농구로 우승을 거뒀고, 이번 시즌 애틀란타 호크스 역시 시스템 농구로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 리그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썬더는? 솔직히 선수 재능에 기대는 탤런트 농구의 한계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 정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썬더는 워낙 재능이 출중하다보니 컨퍼런스 파이널도 가고 파이널도 가고 하는데, 슬슬 한계가 보이는 느낌이다. 썬더 경기를 보면 공격에서 답답한 장면이 종종 연출된다. 제대로 된 볼 움직임 없이 단발성으로 끝나는 공격들.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이 미칠듯한 활약으로 승리를 이끌 때가 많지만, 둘 중에 한 선수가 혹은 두 선수가 모두가 부진한 날에는 세크라멘토 킹스전 같은 참사가 일어난다. 그리고 한팀과 최대 7경기까지 치뤄야하는 플레이오프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스캇 브록스 감독도 오프 시즌동안 시스템 농구를 정착시키려 노력했다. 볼 움직임, 선수들의 움직임, 코트 밸런스, 패싱 등등. 하지만 이런 노력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나가떨어지면서 제대로 가동도 못해보고, 그냥 예전처럼 흘러가고 있다. 여전히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에게 의존하는.

 

골든 스테이트와 새크라멘토에게 당한 패배가 충격이었는지, 유타 전에서는 좀 더 팀플레이에 치중하는 운영을 보여줬다. 포인트 가드 웨스트브룩은 자신의 슛보다는 동료들의 찬스를 먼저 봤고, 케빈 듀란트도 수비수를 끌어모은 후에 비어있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뿌려줬다. 선수들도 부지런히 빈 공간을 찾아 움직이고. 4쿼터 마지막에 터진 디온 웨이터스의 3점슛도 이런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썬더가 기록한 어시스트는 25개. 팀의 평균 어시스트를 훌쩍 넘긴 수치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수준의 팀플레이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이정도 수준이라도 꾸준하게 보여주자.

 

 

디온 웨이터스와 레지 잭슨

 

썬더는 얼마전 클리블랜드, 뉴욕과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슈팅 가드 디온 웨이터스를 데려왔다. 이날 재즈전은 웨이터스의 홈 데뷔전.

 

웨이터스 경기는 거의 보질 않아서,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 정보를 좀 찾아봤는데, 호균이는 웨이터스가 스스로 볼을 들고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라면서 괜찮은 평가를 했다. 반면 볼호그, 난사, 카이리 어빙과의 불화, 멘탈붕괴 등등의 단점들도 꽤 찾아볼 수 있었고.

 

가장 눈에 띄는 평가. "캐치 앤 슛에서 효율적이지만, 본인은 스스로 볼을 들고 플레이를 하고 싶어한다. 집중하고 수비하면 락다운 수비수지만, 그런 수비력을 보여주는 건 1년에 몇 쿼터 정도다.(1년에 몇 경기도 아니고..)"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었다. 사실 기대치도 낮아졌고.

 

그런데 재즈전에서 웨이터스 모습은 "오..의외로 괜찮네?"

 

일단 적극적인 수비태도가 맘에 들었다. 두꺼운 몸을 바탕으로 압박해 들어가는 공격적인 수비가 눈에 띄었고, 상대를 놓치지않고 쫓아가는 스텝도 괜찮고 손도 빠르고. 허슬도 괜찮았고. 썬더 선수들 중에서 로버슨과 더블어 수비를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

 

공격에서는 듀란트, 웨스트브룩과 같이 나와서 캐치 앤 슛터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특히 4쿼터 막판에 듀란트의 패스를 받아 승부를 결정짓는 삼점슛을 터뜨리면서 홈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선수도 상당히 기분파인 것 같은데, 썬더 특유의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어서 멘탈만 잘 잡아준다면 쏠쏠한 3옵션 벤치 에이스로 적합할 것 같다. 팀 캡틴인 듀란트와 웨스트브룩, 베테랑인 닉 칼리슨과 켄드릭 퍼킨스가 잘 돌봐줘야겠다.

 

반면에 레지 잭슨은 어찌해야할까?

 

듀란트와 웨스트브룩 복귀이후에 의욕을 상실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웨이터스 트레이드 루머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나서는 정신줄을 완전히 놓은 것 같은 플레이를 하고있다. 한마디로 열심히 안뛴다. 수비도 설렁설렁, 공격도 대충대충. 그리고 그런 태도가 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 보인다.

 

이런 상태면 트레이드 해야한다. 지금 상태로 보면 누가 데려갈까 싶기도 하지만..

 

재즈전에서 브룩스 감독이 4쿼터 클러치 타임에 잭슨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웨이터스를 계속 기용했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조쉬 스미스와 랜스 스티븐슨을 떨궈내고 추진력을 얻은 디트로이트와 샬럿이 생각난다.

 

 

 

유타 재즈전 이후에 썬더는 5일간 휴식기간을 갖는다. 어수선한 팀을 추스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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