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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고양이들. 다이어트 시작이다.

사는 이야기/고양이

by 폭주천사 2009. 4. 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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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밥집에서 주문한 사료와 모래가 도착했습니다. 택배 아저씨가 박스를 들고 들어오니 콕이는 역시나 택배 검사하러 오고, 겁많은 보리는 어디론가 숨어버렸죠. 열심히 택배검사를 하고 있는 콕이를 보고 택배 아저씨가 한마디 합니다.


"고양이가 참 예쁘게 생겼네요"


- 그렇습니다. 콕이가 한미모 하지요. 그런데 이어지는 아저씨의 말.


"그런데 이녀석 임신했나봐요?"  

"내..내가 임신이라고?"




큭큭. 아 이거 콕이의 굴욕인가요? 혈기왕성한 수컷 고양이에게 임신이라니. 그런데 콕이가 이런 질문을 받는 것은 자주 있는 일입니다. 저희 집에 오는 손님들은 열에 아홉은 콕이를 보고 새끼를 뱃느냐고 물어보죠. 기골이 장대한 녀석이 살까지 쪘으니 2인분으로 보여서 그렇게 물어보는 것도 당연합니다. 가장 최근에 달아본 콕이의 몸무게는 7kg 이었죠.


"블로그 이웃분들에 '참으로 육덕지다'는 평을 받았던 콕이 사진입니다."



그런데 정작 저희집에 육덕의 본좌는 따로 있습니다. 넵. 7.2kg 몸무게에 빛나는 보리죠.


"배와 가슴부분에서 살이 접히는 부분이 절묘하게 세부분으로 나눠지고 있습니다"


"키보드의 폭 따위는 간단하게 제압하는 펑퍼짐함. 궁디팡팡을 부르는 튼실한 엉덩이"

"부담스러운 뱃살의 압박"

"불어난 뱃살로 인해 힘겨워 보이는 똥꼬 그루밍"



사실 보리가 처음부터 뚱보 고양이였던 것은 아닙니다. 나름 샤프한 시절도 있었죠. 오히려 처음 저희집에 왔을때는 왜소하기 까지 했습니다. 그당시에는 크기도 콕이 반만했습니다. 보리는 길냥이 생활을 하다가 저희에게 입양되었는데요. 한창 자랄시기에 제대로 먹지 못해서 많이 못컸다고 동물병원에서 이야기를 했었죠. 그런데 이후 어린시절에 못먹었던 한풀이라도 하는지 열심히 먹더니 지금은 콕이랑 덩치도 비슷해지고 아랫배에 두툼한 아저씨 뱃살까지 생겨버렸죠.


냥이들 다이어트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쿠쿠양님 댓글을 보고 입니다. 사람도 비만은 건강의 적인데 고양이도 마찬가지겠죠. 그동안 저열량 사료를 먹이는 것말고는 특별한 체중조절은 안하고 있었습니다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샤프했던 시절의 보리 모습입니다. "




체중조절을 하려면 운동과 식사조절을 해야겠죠. 그런데 집안에서만 활동하는 녀석들에게 운동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어느덧 녀석들은 누워서 생활하는 것이 버릇이 되어버렸죠. 장난감으로 호기심을 끌어보려고 해도, 이미 관심이 없어진지 오래구요. 레이저 포인터가 녀석들 관심을 끄는데 좋은 도구라던데 그것이라도 사던지 해야지. 아무튼 운동은 차후에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식사조절. 저희집은 시간에 맞춰서 적당량의 밥을 주는 방법이 아니라 한번에 많이 퍼주고 알아서 나눠먹게하는 이른바 "자율급식"을 해왔습니다. 이게 집사에게 편하거든요. 그런데 쿠쿠양님도 적어주셨지만 이게 아이들 살찌는데 큰 원인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보리는 식탐이 강해서 필요이상으로 많이 먹거든요. 심지어 자기것 다먹고 콕이것도 손댈정도에요. 바꾸기로 했습니다. 오전과 오후 하루 두번만 적당량을 급식하기로 했죠.


제한 급식을 한지 3일정도 지났습니다만, 아직 녀석들은 적응을 못하네요. 특히 콕이는 밥그릇이 비어있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불만표시로 벽을 긁어놓거나 쓰레기 봉투를 뜯어놓거나 하고 있죠. 물론 그때마다 제가 응징(?)을 가하긴 합니다만.


예전에도 이런 식으로 제한 급식을 했다가 녀석들의 이런식의 등쌀에 포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마음 독하게 먹고 한번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지라도 말이에요. 이번에는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양이를 부탁해]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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