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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이야기/유로리그

밀렌코 테피치 정말 많이 컸구나

오늘 NBA 개막해서 다른 이웃 블로그들은 개막전 포스팅으로 분주하다. 나도 리드나워가 뛴 벅스경기나 볼까 싶었는데 박스 스코어를 보니 영 활약이 좋질 않았던 것 같고. 때마침 지노짱님께서 방문하시어 파르티잔 이야기를 해주셔서 마침 하드에 있는 파르티잔 경기를 꺼내보게 되었다.

애드리아틱 리그 5라운드 파르티잔과 Zagreb CO(이건 뭐라고 읽어야하나. 일단 발음대로 자그렙이라고) 경기였다. 경기는 시종일관 접전이었다. 4쿼터 한때 자그렙이 10여점차로 앞섰지만 파르티잔이 차근차근 쫓아가서 결국엔 역전. 다시 자그렙의 재역전, 그리고 연장전 다시 접전 동점, 그러다 결국 파르티잔이 92-91로 승리를 거뒀다. 찾아본 유로리그 개막전 경기가 대부분 일방적인 경기여서 간만에 본 접전 경기가 아주 재미있었다.

파르티잔이 골밑을 책임져주던 니콜라 페코비치가 파나시나이코스로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을 어떻게 메울까 궁금했는데, 이 경기를 봐서는 메우지 못한 것 같다. 새로 영입한 스테판 라스미는 그냥 운동능력 좋은 흑인 선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밀렌코 테피치, 유로스 트립코비치, 노비카 벨릭코비치의 성장이 페코비치의 공백을 메우는 모습이었다. 말하자면 플레이 스타일이 바뀐 셈.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밀렌코 테피치. 테피치를 처음 봤을때만 해도 1번과 2번 어느 포지션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붕 떠있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콤보가드로 정착하기 시작했고, 이번 시즌 득점원으로 팀의 에이스로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애드리아틱 리그 5경기 평균 16.4득점(2점슛 성공률 69.2%, 3점슛 성공률 47.1%, 자유투 성공률 81.5%) 4.4리바운드 2.4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 중인 테피치는 이날 경기에서도 대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포인트 가드로 팀을 이끌기도 했고 슈팅가드로 뛸때는 저돌적인 돌파와 정확한 슈팅으로 적극적으로 득점을 올려주는 모습이었다.

4쿼터 종료 직전 파르티잔이 8점차로 뒤지고 있을때 테피치는 4개의 자유투와 돌파에 의한 득점으로 점수차를 줄였고, 트립코비치의 동점 득점을 어시스트 했으며 다음 공격에서는 역전 득점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물론 다음 수비에서 파울 아웃당하고 자유투를 허용하여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지만 4쿼터 막판 테피치가 보여준 집중력은 에이스의 그것이었다. 이날 테피치의 성적은 17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4스틸.

테피치가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다가오는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는 문제 없을 것 같다.

그동안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했던 유로스 트립코비치는 이경기가 복귀전이었다. 트립코비치는 복귀전에서 28분간 출전하여 20득점을 쓸어담으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연장전에서는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3점슛을 터뜨리며 강심잠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드래프트 익스프레스에서 트립코비치의 비교는 레이 앨런의 마이너 버전이었는데, 활발한 볼없는 움직임이나 깔끔하게 올라가는 슛폼, 그리고 정확도는 실제로 레이 앨런을 떠올리게 했다. 지난 드래프트에서 트립코비치가 왜 안뽑혔는지 참으로 미스테리.

파르티잔은 이번 유로리그에서 니콜라 페코비치의 이적으로 기대를 많이 않했던 것이 사실인데, 테피치-트립코비치-벨릭코비치의 성장을 경기를 통해서 보고나니 이 세선수가 꾸준한 활약만 해준다면 플레이오프 진출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그렙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안테 토미치였다. 217cm의 토미치 이름은 각종 드래프트 사이트에서 꽤나 많이 접했었다.그리고 실제로 지난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유타에 지명되기도 했고. 애드리아틱 리그에서는 16.4득점 10.2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괜찮은 스탯을 찍어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토미치의 첫 인상은 참 말랐다. 이런 몸으로 농구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정도로 말랐다. 당연히 골밑에서 몸싸움은 안되고 포스트업 무브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키에 비해서 운동능력이 좋아, 빠른 퍼스트 스텝을 이용해서 페이스업 돌파로 득점을 올리는 장면이 여러번 나왔다. 슛거리도 길고 정확성도 좋아서 가드와 픽&팝 도 무난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이었고, 왼손도 자유자재로 쓰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패싱. 패스도 할 줄안다 수준이 아니라 패스 능력이 아주 좋아 보였다. 어린 나이에 그것도 빅맨이 저정도 패싱능력 갖추기 쉽지 않은데. 토오루님 블로그를 찾아보니 토미치도 포인트 가드로 시작해 키가 자라며 센터까지 맡게된 이른바 "신현철 테크트리"를 탄 선수다. 패싱이나 시야, 볼다루는 기술등은 아마도 그 영향이 큰 것 같다.

이날 경기에서는 40분(보기보다 체력 좋네)을 뛰면서 팀 최다 23득점 14리바운드 1어시스트 3블록슛을 기록했다.빈약한 웨이트 때문에 NBA 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아무튼 안테 토미치도 관심 리스트에 올려놔야겠다.

그리고 보니 비슷한 체형의 알렉스 에이징카도 있지. 샬럿은 무슨 생각으로 이녀석과 계약을 했을까? 이것도 참 미스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