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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있었던 일.

사는 이야기/생활

by 폭주천사 2006. 12. 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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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국 윈도우를 다시 깔았다.

갑자기 컴퓨터가 맛이 가더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부팅시간이 늦어지고 사운드가 뭉개져서 나오는 현상이 꽤나 오래되고 있었다. 컴퓨터도 덩달아 비실비실대고. 어제 강의를 듣다가 뭉개지는 소리에 참지못해 윈도우를 다시 깔기로 결정했다. 윈도우시디는 의외로 쉽게 구해지더군. 한 시간정도 투자해서 윈도우를 다시 깔았더니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 이렇게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것을 그동안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2주도 넘게 방치하고 있었다니 반성해야겠네.



2. 간만에 종로에 나가다.

와이프와 함께 풍물악기 전문점 살림터에 다녀왔다.(종로에 나가기는 지난 번에 호기랑 농구보고 난 후 밥먹으러 갔던 것 이후 처음인 것 같네.) 와이프는 교사 풍물패 소속이기도 하고 학교에서 풍물동아리 지도교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에 관련된 물품을 사러 갔었다. 나는 물론 풍물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짐꾼으로 따라간 것.  전에 왔을때는 안국역에서 내려서 한참 헤맸는데 이번에는 종로 3가역 8번 출구로 나오니 바로 앞에 있었다. 나는 좀 방향치 끼가 있다.

간만에 밖에서 단 둘이 데이트 하는 것도 정말 오랫만인 것 같다. 쉬는 날이면 둘다 집에서 뒹굴거리며 만화책이나 영화나 빌려다보고 밖으로 안나가는 날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간만에 나왔으니 데이트나 좀 하다가 들어갈까?

날씨가 꽤나 추웠지만, 인사동에 들려서 구경도 하고, 동생가게에 가서 커피도 한 잔 얻어먹고, 연애할때 잘 가던 식당에 가서 오랫만에 밥도 먹고. (대나무 통밥을 파는 식당이었는데 여기서 밥을 먹다가 어떤 걸뱅이 아저씨랑 시비가 붙어서 한판 싸움 직전까지 간적이 있었다. 그때 와이프가 처음으로 나의 남자다운 모습을 봤다나..-_-;;) 아..인사동에서 말로만 듣던 프리허그 하는 사람을 보았다.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여자라서 포기.

모자도 하나 샀다. 원래 모자같은 것은 잘 안쓰는데 너무 추웠다. 결국 비니 하나 구입. 와이프는 내가 머리가 커서 비니가 안어울릴꺼라고 놀리더니만 내가 군밤장수 모자같은 것을 한 번 써보자 결국 비니로 구입결정. 차라리 비니가 나아 보인다면서. 간만에 피카디리에세 영화도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애매했다. 그래서 결국 데이트는 다시 화정으로 이동.



3.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화정으로 이동하여 선택한 영화는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라는 판타지 영화였다. 와이프가 판타지 영화 광이다. 나도 덕분에 해리포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모두 극장에서 봤고,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나니아 연대기도 봤다. 그래서 이번 영화도 별 생각없이 따라 들어갔는데.

영화가 참 난해했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에 잔인한 장면들이 자주 지나가서 얼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15세 관람가라고 해서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정도 예상하고 들어왔는데..확실히 15세 관람가를 주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였다. 등급위원회는 영화를 보기나 한 건지? 대충 어린이 주인공에 요정나오면 판타지 오케이, 15세 쾅쾅..찍어준건가. -_-;; 암튼 가벼운 마음으로 볼 판타지 영화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4. 그리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영화까지 보고, 한 잔 가볍게 하기 위해서 맥주를 사서 집에 왔다. 하지만 집안 상태는 여유있게 앉아서 맥주나 먹을 상황이 아니었다. 외출하기 전에 행주를 삶고 있었는데 깜빡 잊고 그냥 외출을 했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대략 7시간정도 계속 삶고 있었던 셈이다. 집문을 여니 타는 냄새가 집안에 진동을 하고 행주는 완전히 타서 재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완전히 약불로 해놓고 나가서 더 큰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다는 사실. 까딱했으면 집안 홀라당 다 태우고, 아니지 집안이 아니라 아파트를 홀라당 다 태워먹을 뻔했다. 생각해보니 오싹하다.

결국 추운 겨울밤에 문이랑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탄내가 빠질때까지 우리 커플은 오들오들 떨고 있어야했다. 너무 추워서 고양이 한마리씩 끌어안고 이불을 둘둘 감은채.(고양이를 안고 있으니 의외로 따뜻했다. ㅎㅎ 고양이들도 이럴 때 밥값을 하는구나.)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다. 하지만 오늘의 교훈은 꺼진 불도 다시 보자. 가스 잘 잠그고 다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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