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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이야기/아마농구

[아마농구] 협회장기 부산 중앙고 vs 울산 무룡고

아마농구경기는 참 오랫만에 본 것 같습니다. 직접 보러갈 형편은 안되고 간혹가다가 TV 중계를 해줘도 시간대가 애매해서 보기가 힘들었는데 오늘 협회장기 경기중계를 우연히 본 것은 참 운이 좋았습니다. 대회가 시작한지도 모르고 있었는데요.

협회장기는 어제부터 시작되었더군요. 김해에서 열리고 있구요. SBS 스포츠에서 오늘 중계해준 경기는 울산 무룡고와 부산 중앙고의 경기였습니다. 아마농구. 특히 고교농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어서 사전지식없이 중계를 봐야했습니다. 중계진들이 경기시작하기전에 무룡고의 센터 박철호에 대해서 언급을 하기에 이 선수에 집중해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경기는 좀 일방적이었습니다. 전날 배제고한테 일격을 당한 울산 무룡고는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는지 초반부터 부산 중앙고를 밀어부쳤습니다. 경기시작부터 풀코트 프레스로 부산 중앙고 가드들을 압박했는데요, 1,2학년이 주축인 중앙고 선수들은 경험부족을 드러내면서 무룡고의 수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중앙고의 턴오버는 바로 무룡고의 속공으로 이어졌구요.

"무룡고 풀코트 프레스->중앙고 턴오버->무룡고 속공->다시 무룡고 풀코트 프레스->중앙고 턴오버->무룡고 속공" 이 패턴이 반복되면서 점수차는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중앙고는 1쿼터 3분까지 무득점이었구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22-0까지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1쿼터 후반에 중앙고의 수비가 살아나고 속공이 몇 개 성공하기는 했지만 1쿼터는 28-12로 무룡고의 리드였습니다.

2쿼터 시작과 동시에 중앙고는 에이스 11번 김창모와 5번 이영훈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무룡고가 풀코트 프레스를 가동하자 중앙고는 턴오버를 남발했고 무룡고는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무룡고는 이후에도 풀코트 프레스를 계속 풀지 않았구요, 백코트가 느린 중앙고의 약점을 철저하게 속공으로 공략했습니다. 2쿼터는 53-34로 무룡고의 리드.

아마농구에서는 3쿼터와 4쿼터에만 지역방어가 허용되더군요. 그리고 3쿼터에 두팀 모두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구요. 무룡고는 여전한 압박수비를 보여줬고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세컨 찬스를 계속 성공시키면서 득점을 쌓아나갔습니다. 반면 중앙고는 수비에서는 리바운드를 전혀 잡아내질 못했고 공격에서는 무룡고의 지역방어를 뚫지 못하고 단발성의 외곽공격만 시도하다가 점수차는 더욱 더 벌어졌습니다. 3쿼터가 끝날 무렵에 점수차가 30점 가까이 났구요. 4쿼터는 벤치 멤버들이 대거 투입되는 가비지 쿼터가 되었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101-72 로 무룡고의 압승이었습니다. 무룡고의 압박수비와 속공이 돋보이는 경기였죠.


인상적이었던 선수들을 살펴보면 역시 무룡고의 센터 13번 박철호(24득점 12리바운드)였습니다. 199cm의 신장에 체격이 탄탄하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왼손잡이이면서 양손을 모두 능숙하게 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골밑에서 볼을 잡은 뒤에 솔더페이크를 비롯한 다양한 페이크와 피벗으로 수비수를 떨궈내는 능력도 있었고 백보드를 아주 잘 이용하는 득점루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속공 트레일러 역할을 맡아 세컨 브레이크를 성공시키는 모습에서 괜찮은 기동력도 확인할 수 있었구요.

더블팀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고 킥아웃해주는 패스나, 리바운드 이후에 시원스럽게 속공으로 뻗어나가는 아울렛 패스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아직 1학년이라고 하는데 침착한 모습도 인상적이었구요. 반면에 수비에서는 그다지 큰 존재감을 보여주진 못하더군요.

박철호가 무룡고의 프론트 코트의  핵이었다면 7번 이원대(22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4스틸)는 백코트의 핵이었습니다. 이원대는 빠른 스피드와 탁월한 돌파력, 슈팅력, 득점력을 보여줬습니다. 박철호를 스크린을 받아서 펼치는 2:2 플레이도 수준급이었구요. 포인트 가드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지만 볼운반이나 탑에서 볼을 돌리는 모습, 속공전개하는 모습도 꽤 안정적이었습니다. 이밖에도 무룡고에서는 좋은 압박수비를 보여준 포인트 가드인 5번 선수(이 선수도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와 이원대와 함께 속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10번의 염승민(11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산 중앙고는 11번의 김창모(43득점 11리바운드)가 가장 돋보였습니다. 페이스 업 상황에서 개인기를 통한 1:1돌파가 아주 탁월한 득점원이었습니다. 퍼스트 스텝도 좋아 보였고 스핀 무브도 잘 사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3점슛도 가능한 슛거리를 지녔구요. 이날 43득점을 올렸는데 거의다 개인기에 의한 득점이었습니다. 개인 성향인지 아니면 팀내 다른 득점원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공격을 혼자 독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외에 중앙고가 전체적으로 워낙 부진했는지라 눈에띄는 선수들은 없었네요.


간만에 아마농구 중계를 참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 주에는 더이상 중계가 없네요. 이런....

대회가 15일까지인데 준결승이나 결승경기 중계를 다음 주쯤 기대해봐야겠네요. SBS 스포츠 채널이 중계해주겠죠.? 믿습니다. ^^:


그리고 아마추어 대회들이 치뤄질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경기 관련 자료들을 좀 준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경기 결과나 박스 스코어, 리캡을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네요. 대한 농구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봐도 경기일정 정도, 승패정도만 나와있고 말이죠.

부산 중앙고는 같은 경우는 팀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어서 선수들 이름조차 알기 힘들었습니다. 이런 정보들을 제공하는 홈페이지나 사이트가 따로 있는데 컴맹인 제가 못찾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점프볼에서 간단한 경기 리캡과 주요 선수들 스탯정도를 제공해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긴 합니다만. 농구협회 차원에서 팬들을 좀 더 배려해줬으면 좋겠네요.
  • Favicon of https://neoroomate.tistory.com BlogIcon Roomate 2008.05.09 02:34 신고

    고삐리들 경기는 당췌 정보가 없으니 흥미 자체를 갖질 못 하겠어요. 뭐 대학 경기도 그렇지만... 무엇 보다도 방영 시간대가 그러니 도저히 접할 수가 없습니다.

    • Favicon of https://wwangel.tistory.com BlogIcon 폭주천사 2008.05.10 00:01 신고

      아마추어 경기는 해주는 곳도 별로 없고 재방송도 없고 직접 보러가기는 시간대가 안맞고 보기가 참 힘들죠. 심지어 대학농구도 말이죠.

      저도 고교농구는 작년에 보고 이번에 처음 본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blog.naver.com/inoue31 BlogIcon 토오루 2008.05.09 22:21

    잘 읽었습니다^^ 저도 겨우 수업시간이 빠져서 학교 멀티미디어실에서 몰래 봤는데, 확실히 박철호 물건이더군요. 무엇보다도 점퍼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밑으로 파고 드는 점이 참 맘에 들었습니다. 기동력도 좋았고요. 왼손잡이라는 두 달 할거 없는 장점이었고요.

    이원대도 참 스탑&점퍼가 깔끔하고, 플레이 자체가 군더더기가 없는거 같습니다. 반면 감독님 아들인 염승민은 군더더기가 많아 보였고요.

    경기 자체가 워낙 원사이드해 별로 중앙고에 대해선 적을 말이 없지만, 김창모는 참 재능은 뛰어난거 같은데 스타일이 너무 아닌거 같습니다. 저렇게 꼬라박아서야 팀에 도움이 될까 모르겠습니다. 대신 팀 자체가 어린 팀이고 김창모도 아직 2학년이니, 득점력만큼은 인정해줘야겠습니다. 근데 그 긴 드리블 어떻게 못할까요; 오른쪽 일색인 돌파도 그렇고요.

    아무튼 저도 오랜만에 고교 농구 봐서 참 즐거웠습니다. 접전이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 Favicon of https://wwangel.tistory.com BlogIcon 폭주천사 2008.05.10 00:04 신고

      박철호는 골밑에서 플레이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왼손잡이인 것은 큰 장점인 것 같구요. 백보드를 아주 잘 이용하는 모습도 좋아보였구요. 무엇보다 아직 고교 1학년이라는 것. 발전가능성도 키가 클 가능성도 있으니 더 기대가 되더라고요.

      김창모는 뭐랄까.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