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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퀴담을 보다

음악 이야기/공연 이야기

by 폭주천사 2007. 4. 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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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금요일(그러고보니 13일의 금요일이었구나) 8시 공연. 와이프와 태양의 서커스 퀴담을 보기 위해서 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처음에 와이프가 태양의 서커스를 보러가자고 했을때는 시큰둥했었다. 나에게 서커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동네 어귀에 천막치고 하던 동춘서커스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뭐 그런 걸 보러가자고 하냐.했지만 와이프가 너무 보고싶어하는 것 같아서 일단 같이 가기로 했다. (또 하나 티켓 값이 후덜덜 비싸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와이프는 명절에 EBS나 Q 체널 같은 곳에서 태양의 서커스를 해줄때마다 빠지지 않고 챙겨보는 매니아였다. 태양의 서커스가 캐나다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캐나다 여행을 가려고 마음먹었다고 하니 말 다했죠. 이런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들뜰만도 하다. 나도 우리나라에서 정식 NBA 경기가 열린다면 만사제쳐두고 달려갈테니까 말이다.

농구경기를 보러 종합운동장을 찾았을때 광장에 쳐져있는 천막들이 눈에 들어왔었는데 그곳이 바로 퀴담 공연장이었다. 공연 시작 1시간전에 티켓팅을 했다. 입장하는 천막 안에서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 하일라트 방영과 각종 기념품 판매를 하고 있었다. 공연에 쓰이는 가면이나 소품을 비롯하여 티셔츠나 우산, 열쇠고리, 머그컵등을 팔고 있었다. 하나 구입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너무 비싸서 그냥 팜플렛하나 구입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하일라이트로 보여주는 태양의 서커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멋있고 재미있어보였다. 적어도 상상하던 동춘서커스 이런 식은 아닌 것 같았다. 결국 하일라이트를 보면서 기대치 급상승.

공연 30분전 공연장이 개방되었고 공연이 시간이 다가오자 퀴담의 출연진들이 관중석에 섞여들어가서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공연시작.

퀴담 공연은 상상이상이었다. 단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일단 묘기의 난이도가 굉장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저글링이나 줄넘기 묘기조차도 엄청난 난이도를 보여줬다. 특히 공중에서 펼치는 묘기들을 보면서는 호흡이 멎는듯한 느낌을 자주 받았다. 저게 과연 가능할까? 설마 저걸 하나? 라고 예상하면 그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들을 보여줬다. 아..이걸 글로 표현하려는 정말 후달리는구나.

묘기들이 끝나고 다음 묘기가 준비될 동안 정신을 좀 차리고 안정을 찾아야할텐데, 그 사이사이 시간에는 어릿광대 역할을 하는 진행자가 나와서 또 재미있는 무대들을 선사했기 때문에 쉴 틈이 없었다. 진행하는 어릿광대가 우수꽝스러운 모습으로 퇴장하고 나면 또 엄청난 묘기들이 쏟아져나오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퀴담 공연에 계속해서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중에 하나는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는 흐름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단순한 묘기의 나열이 아닌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더 공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각박한 환경의 가족이 여러가지 환상적인 경험을 하면서 화목을 되찾는 주제에 여러가지 묘기들이 부합하여 진행이 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에게도 크게 어필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더해 밴드의 탄탄한 라이브 연주를 바탕으로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현장감을 더욱 느낄 수 있었고 서커스가 아닌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느낌도 줬다. 혹시 나중에라도 다시 관람할 기회가 온다면 온 가족이 총출동하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돈은 좀 깨지겠지.


한가지 아쉬웟던 점. 이번 공연에서 좌석예매를 잘못해서 살짝 후회가 되었다.  이건 우리의 판단착오인데 무대에서 관중석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았기 때문에 맨 뒷줄에 앉았어도 관람에는 별 지장이 없을 듯 보였다. 이걸 사전에 알았더라면 맨뒤에 앉아도 정면의 자리를 잡았을 것을. 우리는 위치에 관계없이 제일 앞자리만 찾다보니 오른쪽 사이드에 앉게 되어 전체 공연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약간 불편함을 느꼈다. 멋진 공연의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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