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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공연 이야기

주다스 프리스트 공연을 가다




어제. 2008년 9월 21일. 바로 바로 바로 주다스 프리스트 내한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중딩시절 처음 접하고 알기 시작해서 지금껏 응원하고 동경하고 있는 메탈 영웅들을 만나는 바로 그날이었다. 티켓을 예매하고 어서 오기만을 기다린 9월 21일이었다.

7시부터 공연 시작이고, 호기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은 6시였지만, 나는 5시 20분에 콘서트가 열리는 올림픽공원 역에 도착했다. 들뜬 마음에 집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었다. 첫 소풍가기 전날 기대감에 부푼 어린아이 마음이었다. 

남는 시간동안 올림픽 공원도 돌아보고, 주다스 프리스트 관련 상품 판매하는 곳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주다스 프리스트 내한 공연 기념 티셔츠 두 종류와 주다스 프리스트의 CD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지름신이 강림. 즉석에서 주다스 프리스트 내한 공연 기념 티셔츠 두 종류를 구입했다.


<브리티쉬 스틸 앨범 표지의 티셔츠. 뒷면에는 "Keep The Faith"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노스트라다무스 앨범 표지를 사용한 티셔츠. 뒷면에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2008년 월드투어 일정이 적혀있다.>



구경하고 쇼핑하며 시간을 보낸 후 약속시간에 맞춰 호기를 만나기 위해 다시 올림픽 공원역으로 갔다. 올림픽 공원역 근처에는 한눈에 봐도 주다스 프리스트 공연을 온 것으로 보이는 해비메탈 매니아들로 바글바글했다. 한국에 존재하는 메탈 티는 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였다.

6시에 만나서 저녁을 먹고 공연에 들어가려는 계획이었는데 호기가 도착한 시간은 6시 45분.(이 쉑히...)-_-;; 밥 먹을 시간도 없이 편의점에서 유우 하나씩 까먹고 서둘러서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시작 시간 아슬아슬하게 입장.

나름 R석으로 예매를 했는데 무대에서 너무 멀었다. 이래가지고 롭 헬포드 얼굴이나 제대로 볼 수 있을라나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연이 일단 시작되고 나서 무대가 멀고 자시고는 문제가 안됐다.

<공연 직전 무대 모습. 이때부터 이미 가슴은 두근두근..>


<자리가 약간 멀었던 관계로 공연의 세세한 부분은 스크린을 통해서 봐야했다.>



조명이 꺼지고 올해 나온 앨범 노스트라다무스의 오프닝 곡 "Dawn Of Creation"이 장엄하게 깔리면서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오프닝 밴드의 공연 없이 바로 주다스 프리스트의 공연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Prophecy" 와 함께 주다스 프리스트가 등장했다. 이때부터 이미 공연은 광란의 도가니. 나도 호기도 정신줄 놓고 공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Prophecy"가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Metal Gods". 헤비매탈 신들이 한국에 왔음을 알리는 곡이었다.

두 곡의 연주를 끝내고 롭 헬포드는 자신들의 공연장을 찾아준 한국 팬들과 헤비메탈 매니아들에게 짧게 인사를 던지고 바로 계속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주다스 프리스트 명곡들  "Eat Me Alive", "Between The Hammer & The Anvil", "Devil's Child","Breaking The Law", "Hell Patrol"이 이어졌고, 공연장의 열기는 더 뜨거워져만 갔다.

특히 "Breaking The Law"를 부르기전 롭 핼포드가 관객들을 향해 "Breaking The What?" 이라고 물어볼때 몸에서 소름이 돋으면서 전기가 쫙 흘렀다. 유투브의 영상으로 보면서 얼마나 부러워했던 장면이었던가? 이걸 직접하게 되다니..핼포드가 "Breaking The What?"이라고 물을때마다 우리는 목이 터져라 "Law!!!"를 외쳤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타 리프 또 이어지는 광란의 연속...




"Hell Patrol" 이 끝나고 롭은 자신들의 새 앨범 노스트라다무스를 짧게 언급했고 이어서 그 앨범 수록곡 "Death"가 시작되었다. 그 전까지 주다스의 예전 곡들이 신나게 달리는 곡이었다면, "Death"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또 다른 매력인 헤비함과 어두운 매력을 잘 보여줬다. 이 곡을 부를때 롭 헬포드는 안개속에서 의자에 앉아 등장했는데, 그 모습이 바로 제왕의 모습이었다. 그 뒤에 이어 "Dissident Aggressor" 가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갔고, 그런 무거운 분위기는 "Angel Of Retribution" 에 수록된 슬로우 템포의 발라드 곡 "Angel"에서 절정을 이뤘다.

잠시 밴드가 퇴장하고 뒤에 배경에 커다란 눈으르 바뀌었다. 공연장의 뒷배경은 연주되는 곡들에 따라 바뀌었는데, 노스트라다무스 수록곡이 연주될때는 노스트라다무스 앨범 커버가 배경으로 등장했고, 예전 히트곡을 연주할때는 페인 킬러 앨범에 등장하는 삼지창 모양의 문양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눈이 등장했다는 것은 바로 그 곡이 연주될 것을 예고 하는 것이었다.

무거운 분위기를 일순간에 바꿔버린 곡 바로 "Hellion/Electric Eye"  였다. 잠시나마 차분했던 공연장 분위기는 다시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Rock Hard, Ride Free" 에서 롭 헬포드는 관중들의 떼창을 유도하면서 공연을 이끌어갔고, "Sinner" 에서는 K.K 다우닝과 글렌 팁톤의 불같은 기타 솔로 배틀이 관중들의 떡실신 직전까지 몰고갔다.

"Sinner" 가 끝나고 잠시 멤버들이 퇴장한 틈을 타서 우리도 물 한잔 마시려고 잠시 앉았는데, 드러머 스캇 트레비스가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스캇 트레비스의 무자비한 드럼으로 시작되는 곡 "Painkiller"가 시작되었다. 떡실신 직전까지 갔던 우리들은  이 곡에서 완전히 미쳐 버렸다. 설마 이곡이 나올 줄이야. 사실 롭 헬포드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Painkiller" 급의 노래는 좀 불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그동안 해왔었는데, 롭 헬포드와 주다스 프리스트는 그런 우려를 한 방에 날려버렸다. 물론 롭 헬포드의 보컬은 전성기의 기차화통을 삶아먹은 듯한 철혈보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중들이 미쳐 놀기에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충분했다.



"Painkiller" 가 끝나고 다시 멤버들은 퇴장. 잠시 후 롭 헬포드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모터 사이클을 몰고 다시 무대에 등장했다. 어이지는 곡은 "Hell Bent for Leather"  와  "The Green Manlishi" . 이 곡 연주 후에 롭 핼포드는 태극기를 두르고 다시 무대에 등장해서 관객들과 함께 목소리를 주고 받으면서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그리고 공연의 마지막 곡 " You've Got Another Thing Coming"이 시작되었다. 후렴부가 관객들이 따라 부르기 좋은 이 곡은 역시나 관중들과 같이 호흡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공연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했다. 다시 찾아오겠다는 롭 헬포드의 약속을 마지막으로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아쉬움이 많아서 인지 아니면 공연의 여운을 느끼려는지 관객들은 꽤 오래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주다스 프리스트 공연. 대만족이었다. 롭 헬포드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같은 샤우팅을 들려줬다. 또 핼포드는 스테이지 중간중간마다 관객석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굽히면서 인사를 하며 팬들을 배려하는 것을 잊지 않을만큼 매너도 훌륭했다. 글렌 팁톤과 K.K 다우닝은 40년 호흡을 멋지게 보여줬다. K.K 다우닝이 솔로 연주 할때는 글렌 팁톤을, 글렌 팁톤이 솔로 연주할때는 K.K 다우닝을 스크린에 보여준 공연진행은 좀 아쉽긴 했다. 베이스의 이안 힐은 그동안 영상에서 본대로 무대 오른쪽에서 좀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하지만 CD에서는 좀처럼 잘 들리지 않았던 힘있는 베이스는 공연내내 가슴을 쿵쾅쿵쾅 울렸다. 그리고 스캇 트레비스 미칠듯한 투베이스 드러밍. 후덜덜. 그리고 연주 중간중간에 보여준 스틱 장난과 공연 마지막에 공개한 몸매 역시 후덜덜.

정말 간만에 락공연을 가서 원없이 뛰고, 원없이 해드뱅잉 하고 왔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면서 뭔가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추석 끝나고 머리를 짧게 밀어버리려고 했는데 그냥 놔둬서 정말 다행이다.지금 이 포스팅을 작성 중에도 오디오에서는 여전히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 공연의 두근거림이 아직도 식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집에 있는 주다스 프리스트 패밀리 모여서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