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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BA U-19 월드 챔피언십

농구 이야기/FIBA

by 폭주천사 2009. 7. 1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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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부터 뉴질랜드에서는 FIBA 19세이하 월드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습니다. 현재 그리스와 미국의 결승전만을 남겨놓고 있죠. 그동안 경기를 구할 수 없어서 박스 스코어와 리캡 정도만 통해서 정보를 얻고 있었는데요. 마침 몇 경기 구할 수 있어서 주말을 이용해서 몰아서 봤습니다. 그리스와 아르헨티나의 쿼터 파이널 경기, 그리스와 호주, 크로아티아와 미국의 세미파이널 경기였습니다.



쿼터파이널 1경기 - 그리스 vs 아르헨티나 

처음 본 경기는 그리스와 아르헨티나의 8강전 첫 경기였습니다. 그리스가 86-60 으로 승리를 거뒀습니다.(박스 스코어 보러가기) 경기는 다소 일방적으로 그리스가 몰아부치는 형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스 성인 국가대표팀도 수비력이 참 대단한데, U-19팀도 수비력으로 아르헨티나를 제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스는 활발한 스위치와 더블팀, 로테이션과 헬프 수비가 아주 잘 돌아갔습니다. 특히 앞선을 바짝 압박해주고 뒷선에서 헬프 수비와 블록슛으로 돌파를 틀어막는 수비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아르헨티나의 공격 의지를 꺾어냈습니다. 공격에서는 니콜라스 파파스의 경기 운영이 돋보였구요. 아르헨티나는 그리스의 수비에 대해서 이렇다할 해답을 못내놨고, 설상가상 주전 포인트 가드인 후안 페르난데즈가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려서 힘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무너졌습니다.


주목할만한 선수 : 니콜라스 파파스(Nikolaos PAPPAS) - 그리스

그리스 선수들은 대부분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니콜라스 파파스의 활약은 단연 최고였습니다.

니콜라스 파파스는 이 대회 시작전에 제가 이름을 들어봤던 몇안되는 선수중에 하나였습니다. 올해 나이키 훕스 서밋에 참가해서 월드팀이 미국팀을 이기는데 한몫했던 선수였고, 지노짱님께서 좋은 평을 해주셨던 선수이기도 하죠. 포인트 가드이고 193cm의 좋은 신장을 지녔습니다.

이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파파로카스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안정된 볼핸들링과 넓은 시야, 드리블과 스탭을 절묘하게 섞은 돌파 같은 것들 말이죠. 안정적인 바운드 패스로 앤트리 패스를 넣어주다가도, 어느 순간 상대편을 모두 속이는 노룩패스 같은 화려함도 보여줬습니다. 픽앤롤 상황에서도 반박자 빠른 바운드 패스로 롤하는 동료에게 좋은 타이밍과 공간을 만들어주는 모습이었고요.

좋은 신장에 힘도 좋습니다. 이런 점은 포스트업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모습이었는데 포스트업을 하고 이어지는 킥아웃 패스로 동료들을 살려주는 모습은 그리스 대표팀 선배 디아멘티디스가 겹쳐지기도 했습니다. 수비력은 그다지 돋보이진 않았는데 상대편의 패싱 레인을 읽고 예측하는 능력은 좋아 보였습니다.

19세 이하 선수들이다 보니 대부분의 선수들은 서두르고 덤비는 모습이었는데 파파스는 침착하고 여유로워 보일정도로 노련하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워낙 경기력이 안좋아서 이렇다할 선수는 안 보였습니다. 에이스인 마티아스 노세달(Matias NOCEDAL)이 좋은 운동능력과 돌파, 허슬을 보여준 것 정도가 기억에 남는군요.



세미 파이널 - 그리스 vs 호주

그리스와 호주의 세미 파이널 경기는 그리스의 84-69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경기내내 그리스가 20점차 리드를 이어간 일방적인 경기였습니다. 이경기만 보면 호주는 어떻게 4강까지 올라왔을까란 의문이 들 정도였죠.

그리스는 두경기째 본 것인데, 농구 참 재미있게 합니다. 패싱게임과 팀플레이가 유기적으로 돌아가네요.그리스가 농구 강국인게 기반인 유소년 대표시절부터 이런식으로 다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반면에 호주는 참 실망스러웠습니다. 베이징 올림픽과 몇 번의 평가전에서 봤던 호주는 빅맨을 하이 포스트에 세우고 다양한 모션 오펜스와 팀 플레이를 하던 팀이었습니다. 그래서 호주 출신 빅맨들은 피지컬한 맛은 떨어지지만, BQ가 좋고, 패싱센스가 있고 슈팅이 훌륭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죠. 앤드류 보것이나 데이빗 앤더슨, 매튜 닐슨 같은 선수들이요. 그런데 호주 U-19팀은 이런 조직적인 팀 플레이를 거의 보여주질 못했습니다. 단조로운 1:1 공격이 주를 이뤘는데 이걸로 그리스의 수비를 뚫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세미 파이널 - 미국 vs 크로아티아

이 경기에는 니코스 파파스와 더블어 이름을 들어본 선수가 두명이 있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토미슬라브 주브시치(Tomislav ZUBCIC)는 나이키 훕스 서밋에 참가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었구요. 미국팀의 세스 커리(Seth CURRY)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뽑힌 데이비슨 대학 출신의 스테판 커리의 동생이죠. 물론 뛰는 것은 못보고 이름만 들어봤습니다. 아무튼..

이 경기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4쿼터 막판까지 접전이었는데 마지막에 집중력이 앞섰던 미국이 81-77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전반전까지는 세스 커리의 외곽슛을 앞세운 미국이 13점차로 앞서나갔습니다. 하지만 3쿼터에 크로아티아가 반격을 시작합니다. 포인트 가드 토니 프로스트랜(Toni PROSTRAN)을 중심으로 2:2 픽앤롤이 계속해서 먹혔고 2:2에서 파생되는 외곽슛 찬스를 주브시치가 꼬박꼬박 성공시켜주면서 경기를 뒤집었죠. 3쿼터에 크로아티아의 팀플레이는 정말 멋졌습니다. 반면 미국은 답답할 정도로 3점슛에만 의존하는 양궁농구로 일관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전과는 달리 성공률이 떨어졌고, 흐름을 돌려놓지 못했죠.

4쿼터에 미국이 외곽슛을 접고 돌파와 골밑 공략을 시작했습니다. 운동능력 좋은 스윙맨들이 돌파로 자유투를 얻어내고, 빅맨들의 포스트업 공격도 이뤄졌습니다. 골밑 공략이 어느정도 먹히자 다시 외곽도 살아나는 모습이었고 리듬을 타기 시작했죠.

반면에 크로아티아는 3쿼터에 잘 돌아가던 2:2를 포기하고 에이스 마리오 데라스(Mario DELAS)의 골밑 공략만 고집했습니다. 4쿼터에 에이스에게 볼을 몰아주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미국은 3쿼터에 2:2 에대한 대책을 전혀 내놓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스크린 후에 롤해 들어가는 선수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뚫렸고 백도어 컷에도 전혀 손을 못쓰고 있었죠. 너무 일찍 3쿼터 패턴을 포기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마리오 데라스는 4쿼터에 체력이 떨어져서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했거든요. 게다가 경기막판 파울 작전에서 중요한 자유투를 놓치는등 4쿼터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놓치고 말았죠.

주목할만한 선수

토미슬라브 주브시치 - 크로아티아의 7푸터 스윙맨입니다.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아마도 이런 모습때문에 지노짱님은 토니 쿠코치를 언급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신이지만 기동력도 좋고 볼핸들링도 괜찮습니다. 패싱센스도 좋고요. 나이키 훕스 서밋에서는 하이 포스트 위치해서 하이-로 공격을 지휘했고, 이 경기에서 4쿼터 마리오 데라스에게 앤트리 패스를 넣는 역할을 맡은 것도 주브시치였습니다. 3점슛을 비롯해서 슈팅도 괜찮았고요. 특히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득점을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너무 말랐고, 운동능력이 아무래도 떨어질 수 밖에 없어서 수비에서는 좀 힘든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4쿼터에는 샷 셀렉션이 흔들려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여줬구요.

마리오 데라스 - 평균 20득점을 기록 중인 이번 대회 크로아티아의 에이스입니다.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스텝과 스피드로 골밑을 공략하는 모습이라든지, 빈 공간을 커팅해들어가 득점을 올리는 모습들은 티아고 스플리터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 선수도 역시 삐쩍 마른 선수인지라 골밑에서 버티는 힘은 부족해보였습니다.

미국팀에서는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많아서 딱히 눈에 띄는 선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전부터 이름을 들었던 세스 커리에게 눈이 자주 갔는데 다른 것은 모르겠죠. 슈팅 하나만큼은 끝내줬습니다. 커리 집안 혈통이 원래 그런가봐요.



포스팅하고 보니 미국과 그리스의 결승전 경기도 떴군요. 이 경기도 보고 나중에 시간을 내서 포스팅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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