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삼성생명과 안산 신한은행의 경기.
이종애, 허윤정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골밑이 무너진 삼성생명이 신한은행을 이기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2쿼터 중반까지 이선화, 이유진이 골밑에서 잘 버텨주면서 경기를 근소하게 앞서나갔다. 특히 이선화는 1쿼터만 12점을 쓸어담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2쿼터 중반 이미선이 3파울로 파울트러블에 걸리고 벤치로 들어가자 삼성생명은 꼬이기 시작했다. 볼이 전혀 돌질 않고 공격이 뻑뻑해졌고, 이를 틈타 신한은행은 수비를 정비하고 쉬운 속공으로 점수차를 벌려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신한은행이 40-33으로 앞선채로 전반이 끝났고 신한은행은 3쿼터에도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경험이 풍부한 노장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지 신한은행의 승부처에서 집중력은 대단한 것 같다. 반면에 삼성생명은 3쿼터에 이렇다할 반전의 기회를 못잡고 26-10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그리고 4쿼터는 통째로 가비지 쿼터가 되었다.
삼성생명은 그나마 부상선수가 많은 관계로 그동안 경기에서 많이 뛰지 못했던 이선화, 이유진, 박언주등이 최근에 많은 시간을 얻고 있다. 반면에 신한은행은 도대체 젊은 선수들 뛰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비록 가비지 타임이긴 하지만 4쿼터가 통째로 비는 바람에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의 젊은 선수들이 비교적 오래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비지 타임이었음에도 채널을 돌리지 못한 이유였다.
신한은행에서 눈에 띈 것은 역시나 김단비. 이웃분들에게 좋은 평을 듣고 있는 선수였는데 시즌 초반에 경기 뛰는 것 잠깐 보고 오랫만에 뛰는 모습을 봤다. 아마때는 센터를 봤다고 하는데 오늘 경기를 보니 포워드로의 이동이 순조롭게 되고 있는 것 같았다. 골밑에서 포스트업에 이은 스핀 무브로 수비수 제끼고 연속 득점을 하더니 마지막에는 삼점슛도 한방 박아줬다. 이웃분들 평가대로 장신임에도 드리블도 괜찮아 보이고. 가비지 타임동안만 11득점. 마치 WNBA 선수가 하나 와 있는 것처럼 돋보였다. 이런 선수가 왜 벤치만 데우고 있을까?
키 식스맨으로 뛰고 있는 이연화도 다른 팀 가면 붙박이 주전 슈팅가드도 가능할 것 같은데. 장기인 삼점슛 때문에 단순 슈터인줄 알았는데 이 경기에서는 보조 리딩에도 참가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악바리 근성도 있고 수비에서도 끈질긴 면이 있다.
김유경 뛰는 것은 처음 본 듯. 볼핸들링이 꽤 안정되어 보였다. 김연주는... 여전히 이쁘네. ^^; 실력도 얼른 좀 올라와야할텐데.
INSIDE WKBL 카페의 하루살이 님이 쓰신
"근시안적 사고" 라는 글을 읽고 공감이 많이 갔다.
이번 시즌은 8라운드로 경기수도 늘어났는데도 주전 의존도가 더 심해진 것 같다. 대부분 7,8인 로스터를 돌리는 각팀의 현재 상황에서 젊은 유망주들이 기회조차 잡지 못해 발전하지 못하고 도태되고 있다는 사실, 안타깝다. 전주원,정선민,박정은 데리고 10년 100년 농구할것도 아닌데. 팀들이 좀 멀리보고 로스터를 폭넓게 사용했으면 도움이 될텐데. 일단 경기를 뛰어봐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하지. 한창 배우고 발전할 나이에 벤치에만 앉아서 성장할 수 있을까? 매경기 4쿼터를 가비지 쿼터로 만들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