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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공연 이야기

붕가붕가 레이블 공연 - 장기하,청년실업,술탄오브더디스코,아마도이자람밴드,치즈스테레오,하찌와TJ



일요일 저녁 "붕가붕가 레이블 공연"을 보기 위해서 홍대로 항했다.

평소에 색시가 가보고 싶어하던 분식집 "칠리차차"에 들려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공연이 열리는 V-Hall로 고고

공연 시작 시간인 7시쯤 V-Hall 도착. 그랬는데 이게 왠일. 건물밖까지 입장줄이 서있었다. 요즘 "장기하와 얼굴들" 인기가 많다곤 하지만 이정도였단 말인가? 후덜덜. 놀라운 것은 이게 다 예매해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라고 했다. 현매도 아니고. 나중에 들어보니 대략 700명 정도 왔다고 한다. 공연준비한 쪽에서도 뭔가 착오가 있었는지 티켓팅이 이뤄지질 않아 입장이 지연되고 있었다.

색시와 나는 근처 미스터 도넛에 들어가서 줄이 줄어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7시 40분쯤 거의 맨 마지막으로 입장. 이미 V-Hall 안은 사람들로 터져나갈 것 같다. 순간 "이런 콩나물 시루처럼 공연을 봐야하나, 짜증 확!!" 이란 생각이 스쳐갔다. 하지만 그런 짜증은 밴드들이 공연을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날아가버렸다.

첫번째 무대는 "아마도이자람밴드"와 "치즈 스테레오"가 장식했다. 두 밴드의 노래는 처음 듣는 것이었다. "아마도이자람밴드" 여자보컬의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인상적이었고, 야구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치즈 스테레오"는 신나는 락&롤을 들려줬다.

다음 무대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터번을 머리에 두르고 열광적인 환호속에 등장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아라비아 풍의 가사와 디스코가 버무려진 신나는 댄스음악들을 들려줬다. 최근 비의 레이니즘은 노래뿐만 아니라 무대에서의 퍼포먼스를 중시한다는 기사를 읽었었는데. "술탄 오브 더 디스코"도 무대 위에서 재미있는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줬고 "홍대 유일의 립싱크 전문 댄스 그룹"을 표방한 것과는 달리 "왕위쟁탈","요술왕자","여동생이 생겼어요" 전곡을 라이브로 소화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공연 사진을 좀 찍고 싶었는데 앞에 건장한 남자들이 서 있어서 도저히 각이 안나왔다.



그리고 다음 무대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무대였다. 최근의 인기를 반영하는듯 등장할때의 환호가 장난이 아니었다. 언제나 처럼 짧은 공연을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했고 2부에는 "미미 시스터즈" 가 등장해서 "달이 차오른다""나를 받아주오"를 들려줬다. 살짝 오래된 느낌을 주는 장기하의 노래들. 직접들어도 뭔가 친숙하고 익숙한 느낌을 줬다. 송창식 분위기도 좀 나고.

남자가 아니냐? 라는 의혹도 있었던 "미미 시스터즈"는 직접 본 바로는 여자가 분명했다. 이날 입고 나온 의상은 빨간 추리닝. 장기하의 말에 따르면 "미미 시스터즈"가 서민체험을 하기 위해 입어봤는데 상당히 맘에 들어한다고..(장기하는 노래도 노래지만 말도 참 재미있게 잘했다.) 그리고 "나를 받아주오"  마지막에 보여준 "미미 시스터즈"의 담배 퍼포먼스. 포스가..

장기하는 자신들의 레이블 이름 붕가붕가가 검색을 하면 19금으로 뜨기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얼마전 공중파에서 붕가붕가 레이블이 언급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좀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나서 한 이야기가 드라마 너는 내운명에서 나온 호세의 명대사 "사람들이 이래서 붕가붕가 하는구나"  여기저기서 인정받는 호세의 연기력.ㅎㅎ

장기하의 공연이 끝나자 꽤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을 빠져나가서 이후 공연은 좀 보기에 수월했다. 그리고 이어서 특별 게스트로 등장한 "하찌와 TJ"는 장기하만 보고 공연장을 빠져나간 사람들이 후회할만한 멋진 공연을 보여줬다. TJ는 베이스를 치면서 열정적인 스테이지 매너를 보여주면서 에너지를 뿜어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소화하는데 흔들림이 없었다. 중간중간 김제동을 떠올리게하는 재치넘치고 구수한 입담도 대단했고. 하찌는 기타와 드럼을 동시에 연주하면서 그런 TJ를 빈틈없이 뒷받침해줬다.

이 2인조 "하찌와 TJ"는 약간은 복고적이고 아마추어적 냄새가 나는 붕가붕가 레이블 밴드들과는 차별화된 세련된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알렉스가 느끼하게 불렀던 "남쪽 끝섬"(뽀뽀하고 싶소라는 가사가 있는)이나 "장사하자" 같이 꽤 알려진 곡들.



마지막 무대는 목말라, 이기타, 장기하로 이뤄진 "청년실업"의 무대였다. 아방가르드 포크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청년실업은 "쓸데없이 보냈네", "냄새나요","기상시간은 정해져있다.""어려워""미토콘드리아""착각""포크레인"등의 곡들을 들려줬다. "그대는 내맘속의 포크레인, 내안을 삽질하는 포크레인" 이란 가사가 인상적이었던 마지막 곡 "포크레인",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은 "기상시간은 정해져있다" 같은 곡들은 재미있는 가사와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공연중간중간 세 사람이 티격태격 서로 갈구면서 재치넘치는 입담도 재미있었다. 그때마다 상황을 종료시키는 장기하의 "타이트하게 진행하겠습니다." ㅎㅎ.

"청년실업"의 무대를 끝으로 공연은 끝났다. 인디음악을 접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붕가붕가 레이블 공연은 그런 인디음악의 장점을 잘 보여준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붕가붕가 레이블 쪽에서도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았다. 공연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보여줬던 붕가붕가 레이블 밴드들의 코믹한 일상을 담은 영상 같은 것들은 자칫 지루할 있었던 휴식 시간을 재미있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티켓팅이 원할하지 않아 공연시간이 지연되고 관객들을 밖에서 기다리게 했던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청년실업"의 1집 앨범이 3년만에 재발매되었고 현장에서 구입한 사람들에게 "청년실업"이 직접 사인을 해줬다.

그래서 나도 하나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