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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vs 크로아티아 4강전

농구 이야기/FIBA

by 폭주천사 2008. 7. 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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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과 크로아티아 4강전은 토오루님께서 먼저 포스팅을 해주셔서 경기를 보는데 좀 더 수월했습니다.


- 경기흐름을 대충 정리해보면, 경기초반 분위기를 가져간 것은 크로아티아였습니다. 독일 가드진은 크로아티아의 더 크고 더 빠른 가드진의 압박수비에 눌려서 경기를 풀어나가질 못했습니다. 독일 가드진은 브라질과 경기 후반에도 상대팀의 압박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이었는데 크로아티아 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마르코 토마스를 중심으로 빠른 공격이 잘 먹혔구요.

하지만 2,3쿼터에 독일이 수비를 재정비하고, 공격에서는 노비츠키의 원맨쑈+ 팀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결국 승부는 4쿼터에 갈렸는데요. 4쿼터에서 크로아티아는 2,3쿼터에 정체되어있던 패싱게임과 팀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유기적인 공격을 성공시켰습니다만, 독일은 4쿼터에도 끝까지 노비츠키의 원맨쑈만 고집했죠. 결국 76-70으로 크로아티아 승. 크로아티아는 올림픽 진출티켓을 따냈고, 독일은 3-4위전으로 떨어졌습니다.




- 크로아티아의 마르코 포포비치, 레니 로코 유키치, 마르코 토마스, 조란 플라니치의 가드진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장신에 (마르코 포포비치가 185cm로 가장 작고 나머지 3명으니 2미터에 가까운 신장을 가졌죠.) 운동능력을 갖췄고 스피드도 좋습니다. 볼핸들링도 안정적이고 말이죠. 특히 마르코 토마스는 득점원으로, 조란 플라니치는 경기 조율능력에서 돋보이더군요. 개인적으로 그리스의 파파로카스-디아멘티디스-스페뇰리스와 맞붙는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 4강전에서 승리해 올림픽 출전티켓을 딴 크로아티아와 그리스의 경기는 없네요. 그래서 좀 아쉬웠습니다. 팬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한 경기 좀 해주지.^^;


- 경기를 보기 전에는 가드진은 크로아티아 우위, 골밑은 독일의 우위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크로아티아 골밑도 만만치 않더군요. 마르코 바니치(204cm), 스탄코 바라치(217cm), 크레시미어 랜카르(210cm), 니콜라 프르카신(208cm) 같은 빅맨들이 케이먼-노비츠키의 NBA 올스타급 골밑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크로아티아 빅맨들은 수비에서는 터프한 몸싸움으로 노비츠키와 케이먼을 괴롭혀줬고 공격에서는 정확한 중거리 슛, 적극적인 오펜스 리바운드 참가로 많은 풋백을 성공시켰습니다.  이날 크로아티아 가드진의 필드골 성공률이 높지 않았는데 빅맨들이 풋백득점으로 많이 커버했습니다. 리바운드에서 오히려 크로아티아가 37-31로 앞섰구요. 특히 공격리바운드는 11-4였습니다.




- 덕 노비츠키는 막기 힘든 선수입니다. 하지만 슈퍼 에이스 한명이 북치고 장구치고 원맨쑈해서 승리할 정도로 유럽농구가 만만하진 않죠. 이날 독일의 경기가 그런 모습의 전형을 보여줬습니다.

노비츠키는 이날 "색히들아, 나한테 패스해. 내가 이기게 해준다니까" 모드였습니다. 무슨 터프샷을 이렇게 쏴대나요. 특히 속공상황에서 뜬금없는 3점슛 난사는 최악이었습니다. 노비츠키의 이런 공격때문에 독일은 공격리바운드에 변변히 참여하지도 못하고 쉽게 공격권을 넘겨줬고, 쉽게 속공을 허용했습니다.

독일팀 조직력이 전만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노비츠키를 잘 이용하지 못하는 모습도 나왔었구요. 하지만 독일팀은 기본적으로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팀입니다. 8강에서 까다로운 상대였던 브라질을 꺾을 수 있었던 것도 패싱게임을 통해서 오픈 찬스를 잡는 기본 옵션에 노비츠키와 케이먼의 아이솔레이션이 적절하게 가미되었기 때문인데요. 이날 노비츠키는 개인플레이는 이런 팀 플레이를 모두 무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노비츠키가 이날 30득점 13리바운드에 자유투를 21개나 얻어내면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팀은 패배였죠. 독일의 팀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역전에 성공했던 3쿼터와 4쿼터에(이때 공개롭게도 노비츠키는 벤치에 있었죠.) 노비츠키가 좀 더 팀 플레이에 집중했다면 독일이 경기를 가져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 크리스 케이먼은 여전히 독일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습니다. 리바운드 면에서 케이먼이 거의 독일골밑을 챔임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케이먼이 이날 경기에서 잡아낸 3리바운드는 대수롭지 않아보입니다만, 독일의 수비리바운드 대부분은 케이먼의 박스아웃 덕분이었죠. 케이먼이 벤치에서 쉬고 있을때, 특히 4쿼터 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려있을때 크로아티아에게 공격리바운드를 무자비하게 털렸던 독일의 골밑을 보면 케이먼의 존재감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여전히 케이먼을 위한 옵션이 없어서 1대1에 의존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날 노비츠키의 1대1 공격과 겹치면서 팀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노비츠키와 마찬가지로 케이먼이 개인 능력은 의심할 여지 없습니다만, 팀에 녹아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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