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NBA] 역사에 남을 역전극을 이뤄낸 보스턴 셀틱스

농구 이야기/NBA

by 폭주천사 2008. 6. 13. 18:45

본문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웃분들의 농구관련 포스팅이 잘 안올라온다. NBA 파이널이 한창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 역시도 농구관련 포스팅 안한지 꽤 되었네. 간만에 보스턴 셀틱스와 LA 레이커스 파이널 4차전보고 잡담 몇 마디.



이게 정말 NBA 파이널 맞아?

전반까지만해도 그랬다. 이정민 MBC-ESPN 아나운서 멘트처럼 이게 정말 NBA 파이널이 맞나 싶었다. 전반에 레이커스는 셀틱스를 압도했다. 3차전까지 자기 몫을 못해주던 라마 오덤이 4차전은 작정을 하고 나온듯 적극적으로 플레이에 임하면서 레이커스를 이끌었다.

오덤의 적극적인 태도에 셀틱스의 케빈 가넷은 일찍 파울트러블에 걸려서 벤치로 물러났고, 수비의 핵이 빠진 셀틱스를 상대로 레이커스는 이번 파이널 들어서 거의 처음으로 자신들의 게임을 보여줬다. 레이커스는 원활한 패싱 게임을 바탕으로 오픈찬스를 찾아서 팀원 전체가 고른 득점을 해줬다. 라마 오덤과 파우 가솔의 하이 로 패싱게임도 살아났고, 라드맨은 장기인 3점슛과 패싱으로 속공에서 한 몫해줬다. 3차전처럼 에이스 코비 브라이언트가 무리한 돌파를 통해 자유투를 얻거나 터프샷을 던지지 않아도 팀의 공격이 아주 원활하게 돌아갔다.  

반면 셀틱스는 레이커스의 패싱게임을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케빈 가넷이 빠지고 수비가 말리기 시작했고, 공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투입한 샘 카셀, 에디 하우스는 오히려 무리한 공격으로 흐름을 깼다. 1쿼터가 끝났을 당시 35-14 레이커스 리드. NBA 파이널 역사상 가장 많은 1쿼터 점수차라고 했다.

2쿼터. 가넷이 돌아와 수비를 정비한 셀틱스는 이날의 히어로 제임스 포지와 레이 앨런의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셀틱스의 추격이 거세질때마다 레이커스는 데릭 피셔, 파우 가솔의 득점+보너스 원샷으로 거기에 찬물을 부었고, 트레버 아리자가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지막 조던 파마의 버저비터 3점슛까지 터지면서 스코어는 58대 40 레이커스 리드. 중계를 계속 봐야할까? 고민되기 시작했다.




이게 정말 NBA 파이널이네!!

3쿼터 중반까지 여전히 레이커스의 분위기였다. 거기에 셀틱스의 주전 센터 켄드릭 퍼킨스가 오덤을 수비하다 어깨부상을 입고 경기에서 빠졌다. 저돌적인 공격과 터프한 수비로 레이커스 골밑을 괴롭혀던 퍼킨스가 빠지면서 경기는 더욱 더 레이커스로 기우는 듯 했다.켄드릭 퍼킨스가 빠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체력문제를 겪고 있는 케빈 가넷에게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이었다. 이때 셀틱스의 닥 리버스 감독이 스몰라인업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에디 하우스-레이 앨런-폴 피어스-제임스 포지-케빈 가넷의 스몰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한 셀틱스는 믿기지 않는 추격을 시작한다. 추격의 바탕은 셀틱스가 자랑하는 수비였다. 폴 피어스는 코비를 강하게 압박했고, 하프 코트에서 적절한 더블팀과 트랩 디팬스로 레이커스 선수들의 턴오버를 유발해냈다. 셀틱스의 반격에 당황했는지 레이커스 선수들은 꼬이기 시작했다. 전반에 나왔던 패싱게임은 찾아볼 수 없었고, 볼이 돌지 않자 샷클락이 다 되어 급하게 터프샷을 던지기 일수였다.셀틱스 스몰라인업의 약점인 리바운드도 레이커스는 공략하지 못했다.

수비에서 리듬을 찾자 공격은 저절로 풀렸다. 레이커스의 턴오버는 바로 셀틱스의 속공으로 이어지면서 쉬운 득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피어스는 특유의 돌파가 살아나면서 레이커스 골밑을 휘저었고, 레이 앨런은 포인트 가드 역할을 맡아 팀의 공격을 조율했다. 에디 하우스 역시 자신의 장기인 3점슛을 중요할때 터뜨려 주면서 제몫을 했다. 50-68에서 셀틱스는 레이커스를 73점으로 묶고 무려 21점을 퍼부으면서 3쿼터를 71-73까지 따라붙었다.

4쿼터는 추격에 성공한 셀틱스의 분위기였다.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3쿼터까지 7득점에 그쳤던 코비는 4쿼터에 10점을 몰아넣으면서 팀의 공격을 홀로 이끌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반면 셀틱스는 가넷,피어스, 앨런 이외에도 제임스 포지와 에디 하우스가 중요할때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빅 3의 부담을 덜어줬다. 특히 제임스 포지는 레이커스가 4점차로 달아날때 추격의 3점슛, 2점차로 추격했을때 도망가는 3점슛을 터뜨려 주면서 엑스 팩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16초를 남기고 3점차 상황에서 레이 앨런이 샤샤 부야시치를 상대로 멋진 드라이빙 레이업을 성공시키면서 96-91 리드를 잡으며 셀틱스는 역사에 남을 대역전승을 마무리했다.


X-Factor

이날 셀틱스 추격의 물꼬를 튼 선수는 제임스 포지였다. 큰 점수차로 경기를 리드당하고 있었음에도 포지는 주늑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히트 시절 파이널을 치루면서 얻은 경험때문일 것이다. 득점에서는 폴 피어스에 이어 팀내 두번째로 많은 18득점을 올려줬다. 포지의 득점은 팀이 필요할때 나온 득점이었기 때문에 더 빛이 났다. 특히 4쿼터 접전의 순간에 터진 2개의 삼점슛은 4차전의 승부를 갈랐으며 아마도 파이널의 승부를 가를 슛으로 기억될 것 같다.

포지가 더 빛을 발한 것은 수비 그리고 궃은 일이었다. 포지는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로 침체된 셀틱스의 분위기를 띄워줬고 5반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라마 오덤과 코비 브라이언트에 대한 수비를 철저하게 해줬다. 특히 셀틱스가 스몰라인업을 돌릴경우 라마 오덤에게 미스 매치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제임스 포지는 오덤에 대한 미스매치를 터프한 디나이 수비와 노련한 포스트업 수비로 상쇄했다.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치루다보면 속칭 "미치는 선수"들이 나온다.2차전 셀틱스의 리온 포우, 3차전 레이커스의 샤사 부야시치, 4차전 제임스 포지 같은 선수. 이들의 예상치 못한 활약은 경기 흐름에 영향을 주며  X-Factor 라고 명명된다. 하지만 엑스 팩터들은 로또에 가깝다. 한 경기 맹활약을 하더라도 그런 활약을 꾸준히 이어갈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팩터가 아니라 엑스팩터인 것이다.

이런 엑스 펙터의 활약은 결국 팀의 기존 전력에 플러스가 되었을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2차전 빅 3의 맹활약에 리온 포우의 활약이 더해져 셀틱스는 2차전을 가져갔다. 반면 레이커스는 샤사 부야시치가 맹활약 했음에도 3차전에서 어렵게 승리를 가져갔다. 오덤과 가솔이라는 기존의 전력이 엑스 팩터의 뒤를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4차전에서도 양팀은 모두 엑스 펙터가 있었다. 레이커스는 전반전에 맹활약한 라마 오덤과 트레버 아리자가 있었고 셀틱스에는 제임스 포지와 에디 하우스가 있었다. 하지만 엑스 펙터의 뒤를 받쳐줘야하는 팀의 전력에서 빅 3가 고루 활약한 보스턴 셀틱스가 가솔, 오덤이 4쿼터에 아무런 활약을 못보여준 LA 레이커스를 압도했다.


보스턴 셀틱스의 빅 3

케빈 가넷은 정규시즌부터 플레이오프에 이르기까지 중거리슛 중심의 경기를 펼치면서 비난을 들어왔다. 거기에 컨퍼런스 파이널과 파이널을 거치며 체력문제를 드러냈고 이로 인해 주옵션이었던 중거리슛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가넷의 활약이 기대에 못미쳤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4차전에서 보여준 가넷의 집중력은 이런 여타의 문제를 뛰어넘는 것 같았다.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졌음에도 4차전에서 가넷은 정확도가 떨어진 중거리 슛을 포기하고 적극적으로 골밑 플레이를 보여줬다. 셀틱스의 추격이 주춤할때마다 터져준 가넷의 골밑 슛으로 보스턴은 흐름을 꾸준하게 이어갔다. 수비에서는 코비를 더블팀으로 견제하면서도 파우 가솔에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덕분에 코비-오덤-가솔의 패싱으로 이뤄지는 레이커스의 더블팀 파훼법이 3차전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렌지님의 "케빈 가넷의 체력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라는 말씀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오늘 4차전 레이 앨런은 교체없이 48분을 소화해냈다. 경기의 분수령이 되었던 3쿼터와 4쿼터에 앨런은 볼핸들링 약한 에디 하우스를 대신해서 포인트 가드로 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리그의 어느 탑 포인트 가드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상황에 맞게 셀틱스 공격의 템포를 조절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레이 앨런이 포인트 가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주자 포인트 포워드 역할을 하던 피어스는 득점에 집중할 수 있었고, 외곽슛이 약한 론도 대신에 에디 하우스를 조커로 쓸 수 있었다.

레이 앨런은 셀틱스로 오면서 많은 것을 포기했다. 한 팀의 에이스였던 선수가 3옵션 역할을 받아들이면서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플레이오프 초반기 부진으로 "레이 앨런은 그 정도의 선수" 라는 평가까지 들어야했다.

파이널에서 레이 앨런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빅 3중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도 바로 앨런이다. 레이 앨런의 이런 노력들이 파이널 MVP로 보답을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생각해보니 레이 앨런은 소닉스 시절부터 원래 LA 레이커스 특히 스테이플 센터 킬러였었군.)



피어스의 1차전 무릎부상후 컴백+부활이 쑈라는 이야기가 나오는건 부상후 1차전 그리고 이어진 2차전에서 피어스가 너무 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피어스의 활약은 부상이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했다. 3차전 극악의 부진으로 무릎부상이 악화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를 나았지만 4차전 활약으로 그런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피어스도 여기까지 오는데 참 오래걸렸다. 앤트완 워커와 다이나믹 듀오시절, 워커가 떠나고 혼자 셀틱스를 떠받치고 고생하던 시절. 부상으로 팀의 몰락을 지켜봐야했던 순간들. 피어스의 이런 노력들도 파이널 MVP로 보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그럼 누가?)


시리즈는 이대로 끝?

일단 레이커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점차 대역전패를 당한 4차전 분위기가 5차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레이커스에는 아직 젊은 선수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흐름에 휩쓸릴 가능성도 더 높다고 본다. 5차전이 홈에서 열리긴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이유다. 베테랑 데릭 피셔나 MVP 코비 브라이언트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기인데, 피셔는 경기에서 롤이 크지 않고 코비는 코비답지 않게 이번 파이널 승부처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레이커스의 고민이 더 깊어지는 부분이다.

반면 셀틱스는 4차전 역전승을 통해 완전히 기세를 탔다. 또 5차전을 패하더라도 6,7차전을 무시무시한 승률을 자랑하는 홈에서 치루게된다. 또 3차전에 부진했던 빅 3가 4차전을 통해서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벤치의 롤플레이어들 역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해내고 있다. 셀틱스가 시리즈를 가져갈 확률이 높아보이는 이유다. 셀틱스의 체력문제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는데, 정작 파이널 뚜껑을 열어보니 체력문제를 겪는 것은 셀틱스나 레이커스나 마찬가지다. 오히려 체력문제는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4차전에서 케빈 가넷이 보여주기도 했고.

NBA 역사상 3:1을 시리즈를 뒤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그리고 운명의 5차전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월요일에 펼쳐진다. 과연 레이커스가 역사에 유례가 없는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릴지, 아니면 셀틱스의 빅 3가 그렇게도 염원하던 챔피언 반지를 끼게될지..아 이번 플레이오프는 너무 흥미진진하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