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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의 묘미. 농구의 짜릿함 - 케빈 듀란트 승리의 3점 슛

농구 이야기/Supersonics

by 폭주천사 2007. 11. 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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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란타 호크스의 타이론 루가 오른쪽 윙으로 돌파를 해 오면서 플로터를 날렸다. 볼은 림주위를 통통 튀더니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123대 123 동점. 남은 시간은 2.1초. 시애틀 슈퍼소닉스는 타임 아웃을 불렀다. 경기는 이미 두번째 오버타임. 그동안 접전의 경기에서 계속해서 패배했던 소닉스가 2.1초를 살릴 수 있을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마음속으로 세번째 오버 타임을 준비하고 있으려니 '이럴때 레이 앨런이 있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레이가 있었다면 오버타임까지 오지도 않았겠지.' 하는 찰나 소닉스의 드로우인이 시작되었다.



볼은 케빈 듀란트에게 건네졌고 알 호포드가 따라붙어서 거의 완벽한 수비를 보여줬다. 하지만 케빈 듀란트는 밸런스가 흐트러진 상황에서도 스텝 백 3점슛을 정확하게 던졌고 종료 벨소리와 함께 그 볼은 림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126-123 소닉스 승. 케빈 듀란트는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면서 표효했고, 소닉스 선수들은 팀에게 멋진 승리를 안겨준 루키에게 격려를 보냈다.

타이론 루가 동점 플로터를 성공시키고 듀란트가 위닝 점퍼를 성공시키기까지 2.1초. 이 시간동안 나는 타임 아웃이 있는 스포츠 농구의 묘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이날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는 위닝 슛을 성공시킨 케빈 듀란트에게 돌아갔지만, 사실상 그전까지 이 경기의 주인공은 애틀란타 호크스의 조 존슨과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데미언 윌킨스였다. 오늘 열렸던 경기들이 접전이었고 관심가는 경기들이 많았는지라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받았지만 조 존슨과 데미언 윌킨스는 이날 경기에서 그들만의 멋진 쇼다운을 펼쳐보였다.




데미언 윌킨스는 대부분 알고 있듯이 前 NBA 선수 제랄드 윌킨스의 아들이고 80년대와 90년대 마이클 조던과 함께 공중을 수놓았던 "휴먼 하일라이트 필름" 도미닉 윌킨스의 조카다. 그동안 아버지와 삼촌의 명성에 다소 못미치는 활약을 해왔던 데미언 윌킨스는 이날 자신의 홈타운에서 자신이 윌킨스家의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아버지와 삼촌이 나란히 관중석에 앉아 지켜본 이날 경기에서 데미언 윌킨스는 커리어 하이 41득점을 폭발시키면서 팀을 이끌었다.

지난 포스팅에서 데미언 윌킨스는 레이 앨런이 아니라 라자 벨이 되어야한다고 이야기했었지만, 이날처럼 불이 붙은 날에는 그 불이 경기를 집어삼키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나은 전술인 것 같다. 초반부터 좋은 슈팅을 보여주던 데미언 윌킨스는 고비때마다 득점을 올려주고 자유투를 얻어내면서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특히 4쿼터와 연장에서 보여준 그 말도 안되는 터프샷 메이킹은 이날 데미언 윌킨스가 완전히 날을 잡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이었다. 결국 윌킨스의 활약으로 소닉스는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갈 수 있었고 듀란트가 화려하게 마무리를 했다. 솔직히 이런 경기. 이겨줘야한다. 데미언 윌킨스가 언제 또 이렇게 미쳐주겠는가? 한 번 타오를때 끝장을 봐야지. 오늘 승리는 그래서 더 값지다.

애틀란타의 조 존슨은 이제 리그에서 손꼽히는 스윙맨이 되었다. 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코비, 티맥, 르브론 제임스 등의 리그 정상급 스윙맨에 뒤쳐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전반전까지 소닉스 수비에 막혀 침묵을 지키던 조 존슨은 3쿼터부터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면서 무섭게 소닉스를 몰아부쳤다. 3쿼터 4쿼터에 조 존슨에게 폭격을 당한 소닉스는 연장전에 조 존슨을 상대로 박스 앤 원이라는 극단적인 전략을 들고나왔다. 말 그대로 " 조 존슨만 잡아라!!" 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존슨은 39득점을 퍼부었다.

애틀란타 호크스와의 경기가 기대되었던 것은 애쉬 로와 알 호포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전 밥켓츠전에서 애쉬로는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같은날 조쉬 스미스도 부상을 당해서 이날 경기에 못뛰었다.) 애쉬 로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알 호포드의 활약은 충분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알 호포드도 안나왔으면 좋을뻔했다. 오늘 호포드 때문에 소닉스 빅맨들은 골밑을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단단한 몸으로 버티는 몸빵수비도 훌륭했고 긴 팔을 이용한 블록슛도 위력적이었다. 공격마인드로 똘똘 뭉쳐진 크리스 윌콕스는 이날 호포드 수비에 걸려서 버둥거리기만 했고, 제프 그린도 돌파하다가 여러번 블록슛에 발렸다. 공격에서는 아직 큰 위험이 되진 않지만 수비에서는 확실하게 호크스 프론트 코트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오늘 7득점 14리바운드 5블록샷. 덕분에 지난해에 뽑은 셀던 윌리엄스는 점점 새되는 느낌이다.

오늘 2차 연장까지 가는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서 소닉스는 2연승을 기록하게 되었다. 디비전 꼴찌자리도 미네소타에게 물려주면서 무려 디비전 4위. 하지만 바로 다음날 샬럿 밥켓츠와의 백투백 경기가 기다리고 있어서 체력적으로 많이 부담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젊은 팀은 한 번 기세를 타면 무서우니까 내심 3연승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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