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BA 아시아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어제 일본을 95-74로 꺾은데 이어, 오늘 스리랑카까지 122-54로 꺾으면서 2연승을 기록했습니다. 두경기 모두 몸풀듯이 가볍게 승리했네요.


우리나라 대표팀은 하승진이 합류하고, 허재 감독이 제대로 지휘를 하면서 존스컵 대회 때와는 전혀 다른 전력을 갖춘 것으로 보입니다. 존스 컵에서 접전을 펼쳤던 일본을 일방적으로 안드로메다로 보낸 걸 보면 말이죠. 게다가 스리랑카와 경기는 대표팀 슈터들의 감을 잡기 위한 슈팅 연습게임 같은 분위기였고 말이죠.


일단 하승진의 가세로 골밑에서 수비가 몰라보게 탄탄해졌습니다. 센터가 자리를 잡아주니 전체적인 팀 수비도 원할하게 돌아가는 모습이었고요. 리바운드와 수비를 바탕으로 한 속공도 많이 나왔죠. 하승진은 공격에서도 제몫을 해줬습니다. 높이와 파워를 이용한 골밑 공격은 일본과 스리랑카 수비로는 속수무책이었고요. 밖으로 빼주는 킥아웃 패스를 삼점슛으로 연결하는 패턴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닌듯 움직임이 약간 굼떠보이긴 했습니다만, 인터뷰를 보니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하승진이 버티고 있으니 이번 대회는 참 든든할 것 같습니다. 중동국가나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하승진과 더블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양희종이었습니다. 양희종은 뛰어난 수비와 전술 이해도, 센스, 부상이후 많이 죽었다곤 하지만 아직은 쌩쌩한 운동능력등으로 국가대표 2,3번 라인의 주축으로 기대되는 선수죠. 다만 아쉬웠던 부분이 삼점슛을 비롯한 슈팅이었는데, 일본과 스리랑카 경기에서는 발전된 삼점슛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기존의 장점들에 삼점슛과 슈팅력만 갖춰진다면 앞으로 국가대표팀 부동의 스윙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죠. 프로에 와서도 이런저런 부상으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상무에 입대해서 몸을 추스를수 있는 기간을 가진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스리랑카 경기에서 손부상을 당하는 모습이었는데 부디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점을 몇가지 적어보면,


일본, 스리랑카 경기가 속공이 많이 나온 경기였는데, 주희정, 양동근, 이정석 등의 가드진들은 속공에서 제몫을 해줬습니다. 하지만 포인트 가드진의 낮은 높이는 여전히 불안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팀들 경기를 보신 분들 이야기를 들으니 특히 중동팀들이 좋은 장신 포인트 가드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스리랑카전에서는 삼점슈터들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삼점슈터들의 부재 혹은 부진이 발목을 많이 잡았었죠.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스리랑카를 상대로 대표팀은 슈터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3쿼터에 방성윤에게 슛을 몰아준 것도 그렇고, 이규섭도 15개의 삼점슛을 시도해서 8개를 성공시켰죠. 슈터들이 영점은 잡은 것처럼 보이니 앞으로 기대해보겠습니다.


김주성은 여전히 잘하는군요.


김민수는 박스아웃이나 수비등 궃은 일에 신경을 더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전에서 박스아웃을 소홀히하여 세컨찬스를 내주는 모습이 자주 나왔죠. 공격에서는 나무랄데 없는 활약을 해주고 있으니 이런 면에서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합니다.


오세근은 슛거리가 원래 이렇게 길었나요. 아니면 최근에 연습을 통해서 늘린 건가요. 미들레인지 점퍼도 꽤 정확해졌고, 터닝슛이나 페이드 어웨이 같은 슛들도 곧잘 던지는군요. 파워는 워낙에 좋은 선수니, 적절하게 조화가 된다면 좋은 옵션이 될 것 같습니다. 강병현도 풀업 점퍼가 괜찮더군요.


대부분의 선수들이 컨디션이 괜찮은데, 이동준만 유독 감을 못잡는 모습입니다. 여러번의 쉬운 찬스들도 무산시키는 모습이었고,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보였습니다. 일본전에서는 유일하게 득점을 하지 못했고, 스리랑카 전에서도 그다지 달라진 모습이 보이질 않았죠. 이동준이 계속 컨디션을 못찾으면 최진수 생각을 안할 수 없겠네요. 쩝..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일이지만요. 


일본과 스리랑카 두 경기에서 허재 감독은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면서 컨디션 조절에 힘쓰는 모습이었습니다. 내일 필리핀과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가 있는데 이런 선수기용은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고요. 내일 필리핀 경기도 승리해서 조 1위로 2차 예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겠죠. 무엇보다도 부상 조심해야겠습니다.


내일 경기도 화이팅입니다.
후반전만 보게 되었는데 전주 KCC는 자신들의 장점을 도무지 이용할 줄을 몰랐다. 전주 KCC 팬인 토오루님이 만약 이 경기 보셨다면 답답함에 땅을 치셨을듯하다.


KBL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내가 처음 색시와 함께 갔던 지난 시즌 서울 SK와 대구 오리온스의 경기에서도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빠진 대구 오리온스는 안드로메다를 한 5000번은 왕복하고 왔다. 도무지 프로팀끼리의 경기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나왔었다. KBL 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날 KT&G는 외국인 선수 워너가 부상으로 나오지 않았다. 거기다 KT&G는 백투백 경기. KT&G는 원래 높이가 높지 않은 팀이다. 스피드로 승부를 보는 팀. 이런 팀에서 높이를 맞춰주는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빠졌고 상대는 KBL 최고의 높이를 갖춘 KCC. 승부예상하기 참 쉬워 보인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는 영 딴판으로 흘렀다. MBC-ESPN의 석주일 해설 위원은 KT&G에 외국인 선수가 한 명 없으니 1쿼터에 10점차 이내로 버티면 2,3쿼터에 승산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게 말이 쉽지, 실현 가능성은 없어 보였는데 KT&G가 보여줬다. 전반을 31-31로 마친 KT&G는 3쿼터를 30-11로 마치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3쿼터를 이끈 것은 3쿼터에만 18득점을 몰아친 마퀸 챈들러였지만 챈들러의 활약을 뒷받침한 3쿼터 KT&G의 수비가 정말 볼만했다. 김일두와 김태완 두명의 토종 빅맨이 하승진과 서장훈을 상대로 적극적인 몸싸움을 통해서 골밑을 사수했고,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양희종이었다.  양희종은 KCC의 외국인선수(미첼이었나, 브랜드였나 기억은 잘 안나는데)를 상대로 멋진 수비를 보여줬다. 대학때 양희종이 센터 수비를 잘했다는 말을 블로그 이웃분들한테 들었었는데 실제로 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힘에서도 그렇게 밀리지 않으며 좋은 디나이 수비를 해줬고, 앤트리 패스의 타이밍을 읽어 스틸을 해내는 능력도 발군이었다.


여기에 KT&G 팀 수비가 뒷받침을 잘해줬다. KCC 빅맨들이 골밑에서 볼을 받고 방향을 바꾸는 방향으로 더블팀을 정확한 타이밍에 들어가 턴오버를 유발했다. KCC 가드진들은 앤트리 패스도 엉망이고 KT&G의 수비에 도무지 대처를 못했다. 여기에서 발생된 턴오버는 KT&G의 장점인 속공으로 고스란히 연결되었고 사실상 경기의 승부를 갈랐다.


외국인 선수가 뛰는 4쿼터에도 KT&G의 경기 운영은 빛을 발했다. 19점차로 4쿼터를 시작한 KT&G는 샷클락 8초 즈음부터 공격을 시작할 정도로 철저한 지공을 펼치면서 높이의 열세를 상쇄했고, 외국인 선수가 한명밖에 뛸 수 없는 4쿼터에도 24-23 대등한 경기를 가져갔다. 이날 리바운드에서도 38-37로 오히려 높이가 낮은 KT&G가 한개 더 잡아냈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에 국내 최장신 하승진까지 더한 전주 KCC는 외국인 선수도 모두 장신 선수들(물론 나중에 교체하긴 했지만)로 뽑으면서 KBL 에서 최고의 높이를 갖췄다. 농구에서 높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시즌 전 이런 KCC를 우승후보로 꼽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전주 KCC는 아직 자신들의 장점인 높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허재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붙어도 할 말 없을 것 같다.


KT&G는 외국인 선수 한 명없이 2연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한명없이 이런 저력이 오래갈지는 의문이다. 거기에 팀의 주전 선수 양희종이 오늘 경기에서 KCC 이중원에게 깔리면서 발목이 돌아가면서 실려나가는 부상을 당했다. 워너도 6주간 아웃이고.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양희종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KT&G는 주말 2연승을 거뒀지만 이상범 감독은 머리 좀 아플듯 싶다.



안양 KT&G와 홈경기 2쿼터 10여점차까지 뒤쳐졌던 경기를 4쿼터에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으나 막판 마무리에 턴오버가 계속되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1쿼터 삐끄덕 거렸던 양팀은 2쿼터부터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안양 KT&G는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경기 리드를 잡았다. 벤치에서 투입된 김일두가 허슬플레이로 팀의 사기를 높였고, 은희석, 양희종이 돌아가면서 SK의 주포 방성윤을 잘 틀어막았다. SK는 전 경기였던 LG전에서처럼 무리한 1 대 1공격을 고집하면서 터프샷을 남발했고 이는 안양의 손쉬운 속공으로 이어졌다. 양희종은 방성윤에 대한 수비뿐만 아니라 3점슛도 두방이나 터뜨려주면서 팀이 앞서가는데 기여를 했고, 주희정은 빠른 발로 김태술을 괴롭히면서 팀을 이끌었다. 황진원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3쿼터는 SK의 반격타임이었고 그 중심에는 방성윤이 있었다. 전반전과 달리 방성윤은 은희석과 양희종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이용했고, 사이즈에서 힘에서 모두 방성윤에게 밀리는 은희석과 양희종은 좀처럼 방성윤을 막지 못했다. 방성윤의 포스트업은 득점 아니면 파울이었고 더블팀이 들어오면 외곽에 문경은이나 게리슨에게 킥아웃 패스도 잘 해줬다.

4쿼터에서도 방성윤의 포스트업은 계속 먹혔고 은희석은 파울 아웃 당했다. 이후 안양은 양희종대신 이현호에게 방성윤 수비를 맡겼는데 의외로 이 매치업이 효과를 봤다. 이현호는 방성윤의 포스트업에도 밀리지 않았고, 주 옵션을 봉쇄당한 SK는 이후 득점하는데 꽤나 고전했다. 공격에서는 양희종이 문경은을 포스트업으로 공략했고, 주희정의 패스에 이은 이현호, 챈들러의 3점슛으로 접전이던 경기에서 4점차로 앞서나갔다. 이어진 SK 공격이 승부를 갈랐는데, 이 공격에서 이현호가 방성윤의 돌파를 잘 막아내고, 주희정이 볼을 스틸하면서 결국 승리는 안양 KT&G가 가져갔다.

오늘 안양 KT&G의 수훈 선수로 이현호를 꼽고 싶다. 2쿼중반에 노경석과 충돌로 이마가 찢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허슬플레이로 팀의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특히 4쿼터 막판 방성윤을 봉쇄하는 수비는 이날 안양의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SK에서 인상적인 선수는 전희철이다. 지난 시즌 우지원이 팀의 궃은 일을 도맡아하면서 팀의 살림꾼으로 거듭난 것처럼 전희철도 변했다. 리바운드,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허슬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팀의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진정한 베테랑으로 거듭난 모습이 아주 보기 좋다. 올시즌에 다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 우승반지를 한 번 더 끼었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SK로서는 아쉬운 경기였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선수들의 막판 4쿼터 집중력 부족으로 시즌 첫 연패를 당하게 되었다. 다음 상대는 이상민 가세이후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서울 삼성인데. 설마 3연패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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