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남자농구 최종예선 경기입니다.

독일 vs 브라질 8강전.

독일이 78-65로 승리하면서 4강에 진출했습니다. 1쿼터를 14-13으로 마쳤던 독일은 2쿼터들어 크리스 케이먼이 리바운드를 장악하고, 데몬드 그린, 파스칼 롤러, 코나드 위스키의 삼점슛이 폭죽처럼 터지면서 경기를 20점차로 앞서가면서 승기를 잡았습니다. 브라질 팀의 수비가 나쁘진 않았는데 이날 독일의 슈터들이 날이었습니다. 오픈찬스에서 던지면 다 들어갔거든요. 물론 오픈 찬스를 만들어내는 독일팀의 팀 플레이가 뛰어났기도 했습니다만.

하지만 3쿼터부터 브라질이 수비를 정돈하고 나오면서 경기가 다시 박빙으로 흘렀습니다. 특히 4쿼터에 보여준 브라질의 올코트 프레스+트랩+지역방어를 적절히 섞은 수비에 독일은 전혀 대응을 못하고 4쿼터에 엄청난 추격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2쿼터에 워낙 점수차가 많이 났었고, 좋은 수비에 비해서 공격에서는 아쉬운 턴오버가 나오면서 브라질의 추격이 힘을 잃으면서 독일이 승리를 거뒀죠.




이 경기에서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것은 "크리스 케이먼이 과연 팀에 잘 녹아들어갔는가?" 와 "티아고 스플리터가 현역 NBA 선수들을 상대로 얼마나 해줄 것인가?" 였습니다.

첫째 크리스 케이먼의 독일팀내에서의 활약은 약간 실망입니다. 합류한 기간이 얼마되지 않았기때문에 어쩔 수 없어 보였는데요. 공격에서는 케이먼을 이용한 옵션이 거의 없어 보였죠. 케이먼이 인사이드에서 자리를 잡아도 앤트리 패스가 원할하게 들어가지 못했고요. 이 과정에서 턴오버도 많이 나왔습니다.결국 케이먼의 득점은 주로 1대1에 의한 공격으로 이뤄졌죠.

케이먼이 공격에서 큰 기여를 하진 못했습니다만 수비에서는 탄탄한 수비와 철저한 박스아웃에 이은 리바운드, 블록슛등으로 독일의 골밑을 아주 잘 지켰습니다. 2쿼터 독일이 앞서나갈 수 있었던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케이먼의 수비리바운드 장악이었으니까요.

티아고 스플리터는 브라질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고 절묘한 피벗 플레이로 노비츠키와 케이먼을 제치고 멋진 득점을 보여주긴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케이먼-노비츠키 골밑에 막히는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포스트업에서 몸싸움이 안되니 골밑에서 너무 먼곳부터 포스트업을 시작했고, 포스트업 후에도 도망가면서 훅슛을 던지니 성공률이 너무 떨어졌습니다.크리스 케이먼을 상대로 몸싸움이 안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노비츠키에게 몸싸움이 밀리는 모습은 좀 안습이었습니다.

수비에서는 케이먼과 노비츠키를 번갈아서 맡았는데 케이먼한테는 몸빵에서 밀리고 노비츠키에게는 페이스업에서 뻥뻥 뚫리면서 전체적으로 수비에서도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떨어졌으니 이제 마음 비우고 다른 예선 경기들이나 좀 봐야겠습니다. 어차피 남의 잔치 뭐 볼게 있나 싶지만 또 그게 그렇게 되지가 않는군요. 큼.




- 독일 vs 카보 베르데

크리스 케이먼-덕 노비츠키 콤보를 볼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만, 상대팀이 너무 약체였습니다. 104-68로 독일 승리였구요. 별다른 전술 없이 개인기로 밀어부쳐도 독일이 충분히 가져가는 경기였습니다. 크리스 케이먼이 탑에서 볼을 잡고 드리블 돌파 후 득점을 성공시킬 정도였으니까요. 독일팀이 새로운 선수들을 수혈해서 조직력이 전만 못하다고 해도 역시나 뉴질랜드나 카보 베르데에게 잡힐 팀은 아니네요.


- 브라질 vs 레바논

브라질이 94-54 40점차 승리를 거둔 경기였습니다. 레바논은 팀의 조직력이나 개인 기량에서 도저히 브라질의 상대가 안되더군요. 브라질의 타이트한 맨투맨에 레바논은 이렇다할 공격 루트를 보여주지 못했구요. 단조로운 1대1공격만 고집하다가 쉽게 공격권을 넘겨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브라질은 이 기회를 속공으로 연결하면서 쉽게 쉽게 득점했구요.

아시아 선수권에서 압도적인 피지컬로 한국을 초토화시켰던 레바논의 파디 엘카티브도 브라질의 터프한 수비에 밀려나서 외곽슛 던지기 바빴구요. 몸빵수비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던 브라질의 티아고 스플리터였지만 아닐 경기에서는 그런 문제가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이런 격차는 조직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처럼 보이더군요. 



- 그리스 vs 레바논

그리스의 토나오는 수비력을 볼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1쿼터 시작과 동시에 풀코트 프레스를 들고나온 그리스는 레바논의 첫 3번의 공격을 모두 스틸로 끊어냈고, 속공을 성공시키면서 쉽게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유럽 최고의 수비수 디아멘티디스, 스페뇰리스, 파파로카스가 앞선에서 미칠듯한 압박을 보여주는데 레바논 가드들 질질 싸더군요. 여차여차 하프코트를 넘어오면 트랩이 기다리고 있고. 물흐르듯 유연한 수비 로테이션, 적절한 더블팀, 어떤 선수와 스위치가 되어도 평균 이상의 커버를 보여주는 개인수비능력. 거기에 철저한 박스아웃. 레바논이 어떻게 찌르고 들어갈 틈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레바논의 엘카티브가 몸빵을 이용한 돌파로 자유투를 많이 얻어냈습니다만 대세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구요.

유럽최고의 가드 파파로카스, 디아멘티디스가 이끄는 그리스 공격도 말이 필요없었습니다. 이날 그리스의 2점슛 성공률 77.8%, 삼점슛 성공률은 53.8%. 였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쉽게 오픈 찬스를 만들고, 정확하게 패스가 돌아가는지. 농구 너무 쉽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 스코어 54-27. 경기는 사실상 여기서 끝이었구요. 이날 그리스는 로스터에 있는 12명의 선수를 모두 골고루 출전시켰고 모든 선수들이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최종스코어는 119-62로 그리스 승. 레바논은 두 경기 연속 안드로메다행이었습니다. 이로서 아시아의 레바논과 우리나라는 모두 광속탈락했네요.



- 그리스 vs 브라질

어찌어찌 A조 경기를 다 보게 되었네요. 그리스와 브라질의 A조 1위를 다투는 경기였습니다. 최종예선 직전 아크로폴리스 토너먼트를 통해서 브라질과 그리스는 전초전을 치뤘었죠. NBA 선수들이 대거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경기에서 브라질이 꽤 선전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경기도 꽤 기대가 되었죠.

경기 초반에 그리스가 스페놀리스를 비롯한 가드들의 돌파에 이은 킥아웃 패스로 오픈찬스를 살리는 작전을 주로 들고 나왔는데 브라질 수비의 적절한 헬프수비로 잘 먹히질 않았습니다. 여기에 브라질은 수비 리바운드를 잘 잡아냈고 그리스 수비가 정돈되기전에 빠른 공격을 시도하면서 1쿼터를 박빙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18-17로 그리스의 근소한 리드였죠.

2쿼터 시작하면서 브라질이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는데요, 그리스는 한템포 빠른 패스웍과 공격리바운드를 장악하면서 브라질의 지역방어를 쉽게 공략했습니다. 그리스는 일단 득점에 성공하고 나면 바로 풀코트 프레스를 붙어서 브라질의 볼운반을 압박했습니다. 그렇게 레바논을 질질싸게 만들었던 그리스의 토나오는 압박수비가 다시 가동되기 시작하니,점수차가 시나브로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쿼터 1점차였던 경기는 전반 10점차, 3쿼터 16점차. 결국 89-69로 20점차 그리스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남자농구 최종 예선 8강 대진은 크로아티아 vs 캐나다, 독일 vs 브라질, 슬로베니아 vs 푸에토리코, 그리스 vs 뉴질랜드 입니다. 개인적으로 독일과 브라질의 경기가 박빙일 것 같구요.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그리스는 무난하게 올라가지 않을까 합니다. 중계는 없을테니 토랜트 사이트들을 기다려봐야겠네요.


독일 로스터를 보면 딱 드는 생각이 "노비츠키 원맨팀"이라는 생각입니다. 요즘은 각 팀마다 두세명씩은 있는 NBA 선수도 없구요.(물론 클리퍼스의 크리스 케이먼이 뒤늦게 합류하긴 했지만요) 유럽 명문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죠. 하지만 독일은 유럽의 농구 월드컵이라 불리는 유로바스켓 2005에서는 준우승, 유로바스켓 2007에서는 5위를 차지했습니다.


NBA MVP를 수상한 덕 노비츠키가 유럽무대에서 거의 막을 수 없는 선수이긴 하지만, 슈퍼 에이스 한 명으로 저정도의 성적을 낼 정도로 유럽무대가 만만하지는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유로바스켓 2007을 통해 독일 팀 경기를 보면서, 독일이 유럽의 강호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독일은 네임벨류가 높은 선수는 많지 않지만 강력한 맨투맨 수비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팀이었습니다. 그런 팀에 유럽에서는 언터쳐블인 슈퍼 에이스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죠.


사실 이건 독일팀만의 특징은 아닙니다. 유럽의 강호들은 모두 뛰어난 개인능력에 더해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으니까요. 특정한 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줄이고 팀 플레이에 집중하는데서 나오는 강점이라고나 할까요.


거기에 공격에서도 아데몰라 오쿨라자나 미타트 데미럴 같은 좋은 가드, 스윙맨들이 정확한 외곽슛으로 노비츠키의 부담을 덜어줬구요.


그런데 최근에 본 폴란드와의 2연전에서 독일은 전만 못한 조직력을 보여줬습니다. 선수들 손발이 어딘지 모르게 어긋났구요. 노비츠키가 나홀로 공격을 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죠. 뉴스를 찾아보니 이번에 독일팀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대표팀에 참여시키면서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조직력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에게는 가볍게 2연승을 거뒀지만 말이죠.


LA 클리퍼스의 센터 크리스 케이먼이 독일팀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독일팀에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노비츠키-케이먼 골밑 장난아니다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케이먼의 독일팀의 시스템에 잘 녹아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손발 맞출 시간이 너무 적어서 말이죠. 거기에 케이먼은 NBA로부터 허가가 늦게 떨어져 그동안 독일팀과 실제 경기에서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었죠. 거기에 노비츠키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오쿨라자나 데미럴 같은 선수들이 이번에 부상으로 모두 출전하지 못하고 말이죠.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독일이 비교적 수월한 팀과 한조를 이뤘다는 점이죠. 독일과 같은 팀을 이룬 뉴질랜드는 호주와의 경기를 보니 수준차이가 좀 나는 것 같았구요.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팀인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나라 이름도 처음들어보고 말이죠. 하지만 FIBA 랭킹이 56위인 것으로 봐서는 독일을 위협할 것 같진 않습니다.


조별리그에서 손발을 잘 맞추고 팀을 추스리고 독일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서 노비츠키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뛰는 모습도 보고 싶네요.


물론 가장 큰 바램은 우리나라 대표팀이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죠. 드디어 내일 슬로베니아와 첫 경기를 치루게 됩니다. MBC-ESPN에서 저녁 9시쯤부터 중계를 해주는 것 같던데요. 닥치고 본방사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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