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대만 여행기는 한개의 포스팅으로 계획을 했었는데 쓰다보니 계속 길어지네요. ^^;


여행 이틀째 - 세계 4대 박물관 중에 하나 고궁 박물원

예류 관광을 마치고 다시 타이페이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올때는 헤매지 않았습니다. 내렸던 버스 정류장의 반대편에 바로 타이페이의 국광객운총짠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더군요. 그래서 조금 기다리다가 냉큼 타고 왔습니다. 운임은 올때와 같이 102원x2 = 204원 이었구요.

2시 30분에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 다시 도착했습니다. 오전에 국광객운총짠 찾느라 2시간을 날린 탓에 시간이 애매해졌습니다. 원래 가려던 고궁 박물원 개장시간이 9시부터 17시까지였거든요. 고궁박물원은 아주 크고 볼거리가 많은 박물관이라서 관람에 시간이 꽤나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두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좀 애매할 거란 생각이 들었죠. 그렇다고 고궁 박물원을 제끼고 다른 곳에 가자니 아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민끝에 그냥 고궁 박물원을 가기로 했죠.

고궁 박물원을 가기 위해서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스린역(士林)으로 향했습니다. 운임은 25원x2=50원이었구요.  스린역에서 내려서 1번 출구로 나온 우리는 고궁 박물원행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생각해보니 우리는 아침을 먹고난 후에 그 시간까지 아무것도 먹질 않았더군요. 그래서 버스 정류장 근처의 가판에서 "차이니즈 피자"라는 음식을 두 개 샀습니다. 우리나라 호떡과 비슷하게 생긴 음식이었는데요. 시간이 없는 관계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먹어야했습니다.

고궁 박물원으로 가는 소형 18번 버스(운임은 15원)를 탔습니다. 기사아저씨에게 여행가이드에 있는 고궁박물관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케이? 하고 물었더니 아저씨도 오케이.오케이 합니다. 저는 이제 물어보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만큼 얼굴이 두꺼워졌습니다. ^^. 18번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니 고궁 박물관이 나왔습니다. 18번 버스는 고궁박물관 앞에서 유턴을 해서 정차를 하더군요. 덕분에 우리도 고궁 박물관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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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박물원 전경. 카메라가 고장난 관계로 구글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대만의 고궁박물원은 흔히 세계 4대 박물관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유물이 75만점이 넘는다고 하네요. 한꺼번에 전시할 수가 없어서 인기있는 것은 항상 전시되고 나머지는 몇 년 간 돌아가면서 전시가 되는데 다보려면 10년도 넘게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문화재를 자랑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우리나라 숭례문 방화사건이 일어났을때 카페에 어떤 회원(지금 찾아보니 ILOVENBA 카페의 kobe8 님이시네요.)께서 올린 글이 생각났습니다. 그 글을 잠깐 적어보면.

중일전쟁 당시에 일본군이 북경에 접근해오자 장개석이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바로 문화재를 중국내부로 옮기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일본군의 폭격이 있었음에도 중국 문화재는 안전할 수 있었구요. 전쟁이 끝난 후에는 문화재들은 다시 북경으로 옮겨졌는데 이번에는 국공내전이 터졌습니다. 국공내전이 터지고 전세가 기울자 장개석은 군함을 비롯한 모든 배들을 이용해서 북경에 있던 문화재를 모두 실어서 대만으로 옮겼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 유물들, 특히 송나라 황실에 속했던 국보급 보물들과 중국확실의 수장품 중 최고의 것들이 지금 대만의 고궁박물원에 있는 것이구요. 모택동이 대만 폭격을 하지 않은 것도 대만으로 옮겨간 문화재때문이었다는 소리도 있고.

뭐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고궁박물원에 있는 유물의 규모가 대단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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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다시 찍은 고궁박물관 티켓



우리가 갔을때는 1층에서는 도서문헌 특별전, 청대황실문물 소장전, 청대 가구전, 종교 조소 예술, 고대 도서 정화전, 청대 역사 문서 진품전이 열리고 있었구요. 2층에서는 육조, 수, 당시대의 유물들. 송,원시대 유물들, 명과 청의 공예품들과 서화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3층은 청동기와 철기시대등의 고대문명과 진, 한시대의 유물들이 전시중이었구요.

고궁박물원 입장료는 개인당 160원이었습니다. 입구에 한국어로 된 안내서가 있어서 그것을 가지고 1층부터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색시의 전공이 역사교육이라서 이런 박물관에 오면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점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색시도 중국유물들 앞에서는 어려움을 겪더라고요. 박물관에서는 아는만큼 보이는데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입장하기전에 안내 데스크에서 한국어로 된 음성 안내기를 대여해서 올 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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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버전 고궁박물관 전시 안내도입니다.


1층을 대충 둘러보고 2층에 올라가서 송,원대 공예품들을 보니 우리나라 고려청자와 비슷한 점들이 많아서 보기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그리고 색시의 최대 관심사인 불상도 2층에 있었구요. 특히 수.당시대의 불상은 우리나라 삼국시대 불상과 비슷해서 색시의 설명으로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옥으로 만든 세공품들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엄지손가락 만한 옥으로 조각한 배안에 돛대와 사공까지 정밀하게 만들어놓은 조각품들은 돋보기로 봐야만 자세히 볼 수 있는 정밀한 것이었습니다. 사람의 작품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일본인,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정말 많아서 인기가 좋은 전시품들은 쉽게 구경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 뒤에 마치 일행처럼 뭍어가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나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2층에서 공예품과 불교관련 문화재들을 둘러보고 서화전시실을 둘러보려고 하는데, 박물원측에서 관람객들을 내보내더군요. 벌써 5시가 되었나봅니다. 결국 우리는 고궁박물원의 절반정도 밖에 관람을 하지 못하고 아쉬움에 발걸음을 돌려야했습니다.



고궁 박물원의 관람을 마치고 옆에 있는 지선원에 들렸습니다. 지선원은 저녁 7시까지 개장이더군요. 입장료가 20원이었는데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냥 들어가길래 저희도 그냥 들어갔습니다.^^;

고궁 박물원에서는 카메라가 망가진 것이 그리 크게 아쉽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박물원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지선원에 들어서니 카메라 고장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지선원은 너무너무 예쁜 정원이었거든요. 호수에는 물고기와 백조, 오리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고, 대부분 가족단위로 나온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며 휴일 오후를 여유있게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진동호회가 출사를 나왔는지 한쪽에서는 멋진 경치를 배경삼아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구요.

우리 둘도 벤치에 앉아서 경치를 구경하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아침부터 타이페이 시내를 돌아다니고 예류까지 갔다가 제대로 앉아서 밥도 못먹고 고궁박물원까지.. 생각해보니 참 강행군이었습니다.

지선원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면서 이런 것이 바로 자유여행의 맛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은 힘들고 고달프지만, 스스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거기에 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 노력끝에 그 목적지에 도달했을때의 성취감. 그리고 단체여행에 비해서 시간에 얽메이지 않고 바쁜 일정속에서도 잠시나마 이렇게 앉아 둘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여행. 지선원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면서 이것이 자유여행의 묘미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선원에서 한시간 정도 산책을 하면서 휴식을 취한후에 스린 야시장에 가기 위해 일어섰습니다.


스린 야시장 - 대만의 생활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곳

지선원을 나오니 6시쯤이 되었습니다. 이미 어둑어둑해지더군요. 스린 야시장은 지엔탄(劍潭)역에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스린역에 갔다가 다시 지엔탄 역으로 가느니 차라리 택시를 타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택시를 탔습니다. 스린역가는 버스가 안오기도 했구요.

지선원에서 스린 야시장까지는 택시 요금 125원에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야시장은 엄청나게 붐비더군요. 지엔탄 역에서 바라봤을때 오른쪽은 옷가게를 비롯한 상점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이나 동대문 시장을 을 연상케했구요. 왼쪽으로는 식당가가 몰려있었는데 우리나라의 유원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먼저 오른쪽의 상가로 들어갔습니다. 발딪을 틈도 없이 사람들이 많더군요. 신발과 옷, 악세사리를 파는 상점이 대부분이었구요. 손님들도 주로 젊은이들이 많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옷이나 신발이 있으면 하나정도 사볼까 싶었는데 사람들에 밀려서 그냥 구경하는 것에 만족해야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속옷파는 가게 하나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가게에서는 속옷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코스프레 복장들도 판매하고 있더군요. 섹시하게 파인 간호사 복장이나, 경찰 유니폼, 차이니즈 정장, 교복 뭐 이런 것 말이죠.ㅋㅋ. 넋놓고 구경하다가 색시한테 쫑크를 먹기도 했습니다.ㅎㅎ

배가 고플 시간이 되었는데 점심으로 먹은 그 "차이니즈 피자" 가 소화가 안되는지 크게 식욕이 당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열대과일 한 봉지를 사서 색시랑 나눠먹으면서 구경을 다녔죠.

야시장에서 꼭 먹어봐야하는 먹거리로 굴지짐과 굴국수, 초우또우푸,쩐주나이차 등등이 있다고 가이드에 써있었는데요. 발효시킨 두부인 초우토우푸는 도저히 냄새가 나서 먹을 엄두가 않났습니다. 냄새가 많이 날수록 맛있다고 하는데 입에 댈수가 없겠더라고요. 저는 홍탁도 잘 못먹거든요. 버블티인 쩐주나이차도 그닥 그랬고. 한참을 구경하고 돌아다니다가 가판대에서 굴국수와 어묵을 먹었습니다. 가격은 각각 50원씩이었구요. 맛은 뭐 그냥 저냥 그랬습니다. 국물맛이 아주 독특하더군요. 굴국수와 어묵을 먹고 팥빙수도 먹고 그렇게 야시장을 싸돌아다니면서 계속 구경했습니다.

구경끝물쯤에 돼지고기를 다진 육포를 샀습니다. 육포 파는 아저씨가 우리를 보더니 중국어로 뭐라뭐라 열심히 설명을 했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말을 몇마디 했더니 그제서야 영어를 대충섞은 바디 랭귀지가 나오더군요. 결국 100원에 육포를 샀습니다. 저녁에 맥주를 사서 먹기로 했거든요.

처음에 야시장에 왔을때 어리버리한 외국인으로 보여서 지갑털리면 어쩌나 라고 색시한테 이야기했는데, 색시는 우리가 현지인과 외모가 비슷해서 그럴일은 없다고 웃으면서 이야길 했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같이 웃고 말았는데, 야시장을 좀 돌아보니 실제로 우리 둘은 현지인과 비슷하더군요. ㅋㅋ. 암튼 중국인 닮은 외모덕분인지 털리지는 않았습니다. 여행가이드에도 야시장에 치안문제가 요즘 심해지고 있다고 써있어서 사실 좀 걱정이 되긴 했었습니다.

야시장을 대충 돌아보고 나니 저녁 8시였습니다. 호텔에 돌아가긴 좀 이른 시간이었는데 들어가서 맥주 한 잔 하기로 하고 호텔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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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 mp3 카메라로 시험삼아 한 컷. 왼쪽에서부터 타이완 맥주, 이름이 잘 생각안나는 정체불명의 맥주, 칭타오 맥주, 야시장에서 산 육포.



호텔에 들어가서 카메라를 다시 점검해봤는데 역시나 답이 안나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리버 MP3에 달린 카메라가 있더군요. 우리 둘은 폰카도 없어서 사진 찍을 생각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아이리버 카메라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이완 맥주는 뒷맛이 아주 부드러웠습니다. 외국에서 마시는 맥주라서 그런지 쉽게 취하지도 않고 말이죠. 가볍게 맥주 3캔을 비우고 샤워를 하고나니 몸이 노곤해졌습니다. 12시간을 넘게 돌아다녔으니 피곤할만도 하죠.
 
자기전에 잠깐 티비를 켰는데 타이완 ESPN에서 또 NBA 경기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올랜도 매직의 경기를 중계해주고 있었습니다. 이것 참. 피곤해죽겠는데..하면서 또 경기를 지켜보다가 하프타임까지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농덕후라도 내일 일정도 있으니 자제해야겠죠. ^^;;


다음편 계속~~

여행 이틀째 - 미션 임파서블. 예류(野柳)를 가라.

어제 농구경기를 보고 늦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7시에 일어났습니다. 설레이는 대만 여행의 실질적인 첫날이었죠. 하지만 그 설레임은 아침부터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충 씻고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호텔 카운터에 가서 아침식사하는 곳을 물어봤더니 1인당 250원씩 하는 식사 쿠폰을 구입하라고 합니다.

아닌데. 우리는 분명히 호텔과 아침까지 예약을 했는데...다시 한 번 확인을 부탁했더니 계약서에 쓰여진 "Room Only" 라는 항목을 보여줍니다. 뭔가 착오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에는 호텔만 예약했다가 나중에 추가로 아침식사까지 예약을 했는데 아침식사에 대한 추가예약에 대해서는 여행사와 호텔사이에 뭔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나봅니다. 호텔측에다 계속 이야기를 해도 "Room Only" 만을 보여줄뿐 자세한 문의는 여행사에 하라고 하네요. 일단 우리는 호텔방으로 돌아와서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번거롭게 국제 전화하고 어쩌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느니 차라리 아침은 사먹고 한국에 가서 여행사쪽에 따지는 것이 낫다고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호텔에서의 아침은 포기하고 간단한  짐을 챙겨서 호텔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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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먹은 첫 아침식사였습니다.



여행 가이드를 보니 대만은 집에서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드물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는데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호텔 근처의 "101 카페"(아마도 타이페이의 명물인 101빌딩에서 이름을 딴 것 같았습니다.)에 들어가서 베이글과 샌드위치, 녹차라떼와 커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면서 이날 일정을 점검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오전에 대만 북부의 관광명소 예류에 갔다오고, 오후에는 고궁박물관과 지선원 방문, 저녁에는 스린 야시장에 들르는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딴수이(淡水)이 까지 일정에 넣었는데 너무 빡빡할 것 같아서 딴수이는 뺀 일정이었죠.

아침을 먹고 지하철(여기서는 MRT라고 하더군요.) 역인 만첸시루역(民權西路)에 가서 타이페이 메인스테이션역(台北車站)으로 향했습니다. 목적지인 예류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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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베이스 캠프였던 만췌시루역 입니다



타이페이의 지하철 이용방법은 우리나라와 거의 똑같았습니다. 먼저 자동발권기의 터치 스크린을 누르면 목적지까지의 운임과 매수를 고를 수 있구요. 운임과 매수를 모두 선택한 후에 50원짜리, 10원짜리, 5원짜리 동전과 100원짜리 지폐를 이용해서 지하철 코인을 살 수 있습니다. 이 코인을 이용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스템이었구요. 일정 금액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이지패스" 라는 교통카드가 있었는데 저희는 그냥 그때 그때 코인을 사서 사용했습니다. 만첸시루 역에서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까지 운임은 기본 운임으로 20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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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지하철 패스로 쓰이는 코인입니다.



타이페이 지하철은 역구간 사이가 매우 짧았습니다. 한정거장 가는데 1분이 채 안걸리는 것 같았구요. 그래서 비교적 이른 시간인 8시 30분에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타이페이 메인스테이션 역은 타이페이 기차역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역같은 곳이었습니다. 또 지하철의 중심이기도 했구요. 일요일이었음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참 많더군요.다들 어디론가 놀러가는 것인지.^^

지하철 역 밖으로 나오니 아주 더워습니다. 햇빛도 따가웠구요.

저희가 일정을 짤때 봤던 정보에 의하면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버스 터미널인 국광객운총짠(國光客運總站)이 있고 그 버스터미널에서 진산(金山)가는 버스를 타면 예류에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번 출구로 나와서 아무리 찾아도 국광객운총짠이 없는 겁니다. 여기서 헤매기를 몇 분. 다시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보니 진산행 버스를 타는 곳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리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 버스정류장도 못찾고 헤매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얼마를 헤매고 돌아다녔을까요.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는 어느새 타이완 의과대학 역 옆에 있는 228공원에 와있었습니다.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지하철로 한정거장 떨어진 곳이었죠.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가야 예류행 버스를 탈 수 있는지 막막했습니다. 하필이면 주위에 사람들도 없었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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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헤매던 와중에도 잠깐 틈을 내서 타이페이 거리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조금 더 걷다보니 할머니 한 분이 지나가십니다. 할머니께 다가가서 인사를 꾸벅하고 "예류?" 하고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처음에 이상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십니다. 제가 계속 "예류?"라고 물으니 그제서야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예류가는 버스가 없다는 뜻인것 같았습니다. 참..답답하더군요. 그런데 할머니께서 뭐라뭐라 하시면서 저쪽을 가리켰습니다. 그곳을 보니 경찰관이 한 명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경찰한테 물어보라는 뜻이었나 봅니다. 저희는 할머니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경찰관에게 갔습니다.

시원하게 잘생긴 젊은 경찰관이었는데요, 마찬가지로 가서 "예류?"하고 물었습니다. 이 경찰은 처음에 중국말로 뭐라 하더니 우리가 못알아듣는 것 같자 영어를 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유창한 영어로 예류가는 곳을 설명해주더군요. 경찰이 너무 영어를 잘해서 놀랐습니다.

"예류는 어떻게 갈꺼냐? " ,"버스로 갈꺼다", "버스는 어디서 타는지 아느냐?" ,"모른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나니  경찰이 난감한듯 미소를 짓더군요. 그러면서 지도를 달라고 했습니다. 지도를 보면서 경찰은 "당신들은 버스 정류장에서 너무 멀리왔다." 라면서 면서 예류가는 국광객운총짠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가면서 설명을 해줬습니다. 경찰관이 설명하는 위치를 보니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 2번 출구에서 충효서로(忠孝西路) 쪽으로 두 블록을 가면 예류가는 국광객운총짠이 있더군요. 결국 우리가 처음에 맞게 찾아간 것이었는데 두블록을 찾아가지 못해서 그리 헤매고 있었던 겁니다. 아 이런 낭패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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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만에 찾아낸 국광객운총짠. 감격에 겨워서 한 컷.



친절하고 알아듣게 설명해준 그 경찰에게 우리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으로 향했습니다. 다시 걸어가기에는 너무 힘이 빠져서 결국 타이완 의과대학에서 다시 지하철을 탔습니다.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 역에서 내려 다시 국광객운총짠을 찾아가는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국광객운총짠에 도착한 것이 10시 30분. 우리는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두시간여를 그렇게 타이페이 시내를 헤메고 다녔던 것이었습니다.

국광객운총짠에 19번 게이트 앞에서 예류행 티켓을 끊었습니다. 예류행 티켓을 왕복으로 끊으면 할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만 2시간을 뙤약볕 밑에서 해메다 온 우리들은 실수로 편도티켓을 끊고 말았습니다. 아니 편도 티켓을 끊은지도 차를 타고 나서야 알았죠. 이런...-_-;; 예류행 편도 티켓 가격은 102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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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류행 버스 편도티켓



어쨌거나 고생고생끝에 예류가는 버스에 탑승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숙소를 나온지 무려 2시간여 만에 말이죠. 예류행 버스를 타기 위해서 헤매는 동안 얻은 교훈.

"물어보는 것을 쪽팔려하지 말자!!"

처음 타이페이 메인스테이션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한 번만 물어봤으면 이리 시간낭비를 하지 않았을텐데..



예류에 도착 - 멋진 기암괴석들의 해안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예류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 버스는 예류가 종점이 아니라 진산이 종점인 버스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중간에 예류역에서 내려야했죠. 하지만 내려야하는 예류역이 어딘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타이페이 버스는 우리나라처럼 안내방송을 해주지 않더라구요. 처음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내리는 곳에서 내리면 되겠지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만 그 버스에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죠.

버스는 타이페이 시내의 국부기념관과 소고백화점을 지나서 어느새 타이페이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예류에서 내려달라는 말을 기사에게 하고 오라며 색시는 제 옆구리를 계속 찔러댔습니다. 알았다고 색시에게 대답하면서도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두시간동안 타이페이를 헤매면서 얻었던 교훈. "물어보는 것을 쪽팔려하지 말자!!" 아니겠습니까?

마침 신호에 걸려서 버스가 잠시 서있을때 버스 기사에게 다가갔습니다. "예류 버스 스탑. 콜 미 플리즈"라고 말했죠. 버스 기사는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은듯 저를 빤히 쳐다봅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예류, 예류" 했더니 그제서야 오케이. 오케이 하는군요. 어찌되었던 뜻은 통했습니다.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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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류 입구의 표지판



그렇게 한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예류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예정대로였다면 예류 구경을 마치고 타이페이행 버스를 탔어야할 11시 30분에 말이죠. 버스 정류장에서 10분정도 걸어들어가니 짠 바다냄새가 물씬 풍겨왔습니다. 예류항이었죠. 항구에 배들이 들어와있고 길가에는 횟집들이 주욱 늘어서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동해나 서해의 항구와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더군요.

조금 더 걸어들어가니 예류 해안이 나왔습니다. 입장료는 1인당 50원이었구요. 예류해안에는 풍화작용과 바닷물의 침식에 의해서 만들어진 인상적인 기암 괴석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이집트 여왕 네페르티티의 옆얼굴을 닮아서 여왕바위로 불리는 유명한 바위을 비롯하여 계란모양, 슬리퍼 모양, 하트 모양의 희안하게 생긴 돌들이 아주 이국적인 느낌을 주면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는데요. 마치 한국인 관광지에 온 것 같았습니다.한국 관광객 반 그밖에 대만+중국+일본 관광객 반정도인 것 같았습니다.  한국인들이 많으니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기는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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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왕의 옆얼굴을 닮은 예류의 여왕바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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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류 해안의 사진들. 사진을 꽤 많이 찍었습니다만 카메라가 상태가 안좋은 관계로 쓸만한 사진이 몇 장 없네요.


한참 사진찍으면서 구경하고 다니는 도중에 돌발상황 발생. 카메라가 고장났습니다. 예전에 랜즈문제로 수리를 맡긴이후에 빛조절이 안되는 경우가 종종있었는데,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여행지에서 카메라가 먹통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리저리 만져보기는 하는데 도저히 고칠수가 없었구요. 그래서 결국 사진은 포기. 앞으로의 모든 여행은 기억속에 담아야 했습니다.

카메라가 망가져서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되니 힘이 좀 빠지더군요. 시간도 벌써 1시가까이 되었구요. 이후의 일정이 있으니 이쯤에서 예류관광은 끝내기로 하고 다시 타이페이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다음편에서 계속~~

5월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로 색시와 함께 대만여행을 갔다왔습니다.

처음에는 제주도여행을 계획했었습니다. 그동안 일상에 찌들어서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있었거든요. 어디든 떠나서 재충전을 하자는데 우리 커플의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하지만 5월 3일부터 6일까지 제주도 가는 비행기표가 동이나고 없더군요. 저희는 갑작스럽게 여행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배를 타고라도 제주도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만큼 일상에서의 탈출구가 필요했죠.

그런데 색시가 여행사에 있는 친구를 통해서 대만여행을 추천받았습니다. 호텔과 항공권만 예약하는 자유여행이었는데요.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가나, 비행기타고  대만을 가나 비용은 비슷했구요. 이동하는데 드는 시간은 대만여행쪽이 더 적게 들어서 시간을 활용하기도 더 나아보였습니다.

외국여행, 그것도 자유여행.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만(말도 안통하는데 헤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같은 것들 말이죠.)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해외여행을 해보겠냐는 생각에 과감하게 지르기로 했습니다. 좋아~~가는거야~~`


대만 여행 준비과정.

호텔과 항공권은 여행사에 맡겼고, 여권은 신혼여행갈때 만들었던 것이 아직 유효했구요. 가장 큰 문제는 대만 여행일정을 우리가 직접 짜야한다는 것이었죠. 대만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도 못했기 때문에 관련 서적과 사이트들을 이용해야했습니다.

일단 대만 여행관련 서적으로 "JUST GO 대만편"과 "Curious 시리즈의 대만편"을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 두권은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Curious 시리즈"는 여행자를 위한 서적이라기 보다는 대만으로 이주해서 사는 사람들에게 더 적합한 책인 것 같았구요. "JUST GO" 는 일본책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행객들과는 맞지 않는 면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여행사에서 보내준 타이페이 지도와 여행가이드가 현지에서는 더 큰 도움이 되었죠.

저희가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은 인터넷을 통해서 였습니다. 특히 다음의 대만관련 카페 "대만 손들어!!!"(http://cafe.daum.net/taiwan) 와 대만 관광청 홈페이지(http://www.tourtaiwan.or.kr/)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사이트들을 통해서 먼저 대만을 여행했던 분들의 여행기를 접할 수 있었고 그분들의 일정을 참고해서 저희들의 여행일정도 짤 수 있었습니다. 대만의 교통체계라던지, 대만 여행 팁, 추천할 만한 명소에 대한 정보등등 여행에 필요한 자잘한 정보들도 얻었구요.

3박4일 길지 않은 일정이고 첫 여행인지라 큰 욕심내지 않고 타이페이를 중심으로 대만 북부지방을 돌아볼 수 있도록 일정을 짰습니다. 색시는 타이루거 협곡을 가보고 싶어했는데 일정이 빠듯할 것 같아서 나중으로(언제 다시 갈지 모르겠지만) 미뤘구요.

여행 전에 대만관광청에 들르면 여행에 도움이 될만한 책자와 지도, 지하철 1일 티켓, 공항버스 티켓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을지로에 있는 대만관광청에 시간을 내서 들려봤습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찾아갔던 날이 5월 1일 노동절이라 대만관광청이 업무를 보질 않더군요. 그래서 허탕치고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일은 3박4일 대만여행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조 비슷한 것이었죠. ^^

그리고 마지막으로 콕이. 2박 3일 정도의 여행을 갈때는 콕이를 집에 두고 갔습니다. 사료랑 물을 좀 많이 주고 말이죠. 콕이는 평소에도 자율배식을 하기 때문에 사료를 많이 주고 가면 알아서 잘 배분해서 먹었거든요. 하지만 3박 4일 혼자 놔두고 가기에는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근처 동물병원 펫피아에 잠시 맡기기로 했죠. 펫피아에 콕이를 부탁하고나니 여행준비는 얼추 끝났습니다.



여행 1일차 -  인천공항 출발

저희가 타야할 비행기는 에바항공 19시 15분 비행기였습니다. 여유있게 4시쯤 공항에 도착했죠. 그런데 티켓팅을 하려고 보니 비행기가 한시간 연착이 되어있었습니다. 저희는 4시간 넘게 공항에서 시간을 때워야했죠.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그리고 비행기 타는 시간동안 보려고 책을 가져왔었는데(저는 이외수의 하악하악, 색시는 이정명의 바람의 화원을 준비했었습니다.) 실수로 짐에 넣어서 비행기에 실어버리는 바람에 4시간동안 딱히 할일이 없었습니다.

일단 먼저 환전을 했습니다. 공항안에 있는 우리은행 지점에서 환전을 했는데요. 환율은 1000원에 대략 30 타이완 달러였습니다. 여행사에 있는 색시친구로부터 하루에 10만원이면 여행하는데 크게 부족함이 없다는 말을 들어서 30만원을 환전했습니다. 우리가 환전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영화배우 권상우가 매니저와 함께 환전을 하고 있더군요. 권상우는 비니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연예인같지 않고 수수했습니다. 키도 그다지 크지 않았구요. 몸도 그다지 크지 않더군요.  연예인들을 보면 멀리서부터 광채가 난다고 하던데, 여자 연예인만 그런가요?^^ 암튼 환전하면서 연예인도 보고 색다른 즐거움이었었습니다.

환전을 하고나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로 식사를 때우고 면세점 구경하러 갔습니다. 마침 5월 8일 어버이날도 다가오고 해서 양가 부모님들 선물을 사러 이곳저곳 구경을 다녔습니다. 어머님들 선물로는 역시나 화장품이었구요. 아버님들 선물은 면도기로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동생한테 줄 담배 던힐까지. 하지만 3시간 가까이 면세점 쇼핑도 참 지치더군요. 그래도 어찌어찌 4시간을 다 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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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갈때 타고 갔던 에바항공 비행기입니다



에바 항공은 외국항공사 비행기인지라 많이 낯설더군요. 아니 저에게는 비행기 자체가 낯설었습니다. 그래도 승무원들이 참 친절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타이페이 공항까지는 2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륙하자마자 기내식을 먹었구요. 기내식 먹고나서는 할일이 없더군요. 보려고 가져왔던 책들은 이미 앞에서 말한 것처럼 짐으로 실어버렸구요. 그래서 비디오 게임 조금하고 영화를 봤습니다. 주걸륜 주연의 쿵푸 덩크가 있더군요. 영어자막밖에 없어서 내용은 대충 추측해가면서 봐야했구요.

한참을 가고 있는데 색시가 머리가 아프답니다. 색시는 여행오기전부터 기침감기가 심했는데, 비행기를 타고나서 에어컨 바람에 머리가 아팠나봅니다. 승무원에게 두통약을 달라고 해야하는데...드디어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어떻게 약을 달라고 해야되나.

일단 승무원을 불렀습니다. "마이 와이프 해즈 어 해드에이크"라고 아는 단어를 조합해서 일단 두통이 있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약을 달라고 해야하는데 이 "약" 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생각이 안나는 겁니다. 버벅거리고 있자니 눈치빠른 승무원이 메디신.. 어쩌고 하면서 약이 필요하냐고 되묻더군요. 그래서 예스라고 하고 일단 두통약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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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중에 했던 비디오 게임. 예전에 했던 겔러그와 비슷한 슈팅게임이었습니다.



이후에 공항과 호텔, 여행지에서의 의사소통은 대부분 이런 식이었습니다.  저는 몇 년간 NBA 농구중계를 꾸준히 봐와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영어 히어링은 띄엄띄엄 되는 상황이었구요.(-_-;;) 색시는 눈치가 아주 빨라서 분위기 파악을 아주 잘했습니다. 둘이 힘을 합치니 말을 알아듣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문법 이런거 무시하고 간단한 단어만 조합해도 토킹은 가능했구요.

타이페이 시내의 웬만한 곳에서는 영어로 대충 이야기하면 다들 알아들었습니다. 그리고 대만 사람들 영어도 원어민 발음과 달리 우리가 알아듣기에 편했구요. 또 영어가 안되면 손짓, 발짓, 바디 랭귀지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의사소통 문제로 크게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중국어는 전혀 몰랐음에도 말이죠. 그리고 상황에 닥치면 다 되더군요. 하하.


여행 1일차 - 대만 도착. 숙소인 선루트 호텔

인천공항을 떠난 에바 항공 비행기는 2시간여를 날아서 대만에 도착했습니다. 한국과 대만의 시차가 1시간이었기 때문에 출국수속을 마치고 나오자 시간은 이미 11시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시간도 너무 늦었고 버스정거장을 찾기에도 어려움이 있어서 그냥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출구쪽에 택시들이 쭉 줄을 서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가서 행선지인 선루트 호텔을 이야기하고 택시를 탔습니다.

공항에서 타이페이 시내로 들어가는 야경은 서울의 야경과 비슷했습니다. 예전에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갔을때 방콕의 야경은 아주 이국적이었는데 대만은 그렇지 않더군요. 간판이나 교통 표지판을 한글로 바꾸면 우리나라와 별다를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30분 정도를 달려서 만첸시루(民權西路)역 근처에 있는 썬루트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택시 요금이 1150원(이후에 모든 타이페이 화폐단위는 원이라고 쓰겠습니다.)이 나왔습니다. 이 당시에는 1150원의 택시 요금이 어느 정도의 금액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하루 여행비랑 맞먹는 금액이더군요. -_-;;나중에 가서야 택시 탄 것을 후회했습니다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그리고 한밤중에 낯선 나라에 떨어진 우리들에게 당시로서는 택시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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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머물렀던 썬루트 호텔 방안



아무튼 늦었지만 호텔 체크인을 했습니다.썬루트 호텔은 3성급 호텔 정도되는 호텔이었는데 크지는 않았지만 아주 깔끔하고 청결한 느낌을 주는 호텔이었습니다. 이 호텔은 주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호텔이라고 했는데 우리를 보고 호텔리어들도 처음에는 일본어로 말을 걸어오더군요.^^; 우리 외모는 일본인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그사람들 눈에는 다들 비슷하게 보였나봅니다. 한국 여행객임을 밝히고 띄엄띄엄 영어로 예약을 확인하고서 체크인을 마쳤습니다.

체크인하고 씻고 나오니 12시가 넘어있더군요. 내일부터 대만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려면 일찍 자야했습니다. 그런데 티비를 틀었더니 스타스포츠에서 NBA 경기 유타 재즈와 휴스턴 로켓츠의 플레이오프 6차전 경기를 해주고 있더군요. 나름 농덕후라고 자부하는 제가 이걸 그냥 넘어갈 수 있나요. 색시는 먼저 재우고 저는 트레이시 맥그래디가 또 다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지켜본 후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제 날이 밝으면 본격적인 대만 여행이 시작되겠죠.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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