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입니다만, 비상근무에 편성되는 바람에 오후에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설연휴에 무슨 일이 있겠어요. 1시반 부터 6시까지 그냥 사무실만 지키다 왔습니다. 덕분에 4시간동안 NBA 중계만 줄기차게 봤네요. 오늘은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경기가 없어서, 그동안 챙겨보지 못했던 다른 팀들 경기 중계를 찾아 봤습니다. 경기 보고 인상적이었던 점들을 조금 적어봅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vs LA 클리퍼스 - 오늘의 메인 이벤트였습니다. 크리스 폴 합류로 다크호스로 떠오른 클리퍼스와 기나긴 리빌딩 끝에 이제는 슬슬 상승곡선을 그리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의 경기였습니다. 양팀의 빅맨들, 케빈 러브, 다르코 밀리시치, 니콜라 페코비치, 블레이크 그리핀, 디안드레 조던, 레지 에반스 등이 피지컬한 대결을 펼친 가운데, 모 윌리엄스(25득점)가 쾌조의 슛컨디션을 보인 클리퍼스가 꾸준히 경기를 리드해갔습니다.

하지만 4쿼터 중반 모 윌리엄스가 두번째 테크니컬 파울을 받고 퇴장당하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날 슛이 완전히 말리면서 제대로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던 미네소타의 루키 포인트 가드 리키 루비오가 자신의 플레이를 하기 시작하면서 흐름이 미네소타로 넘어오기 시작했죠. 

이때까지 필드골 10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던 루비오는 빌럽스를 상대로 계속해서 돌파를 시도하면서 자유투를 얻어냈습니다. 천시 빌럽스가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클리퍼스가 달아난 순간에도, 다르코 밀리시치와 침착하게 2:2 플레이를 성공시키며 미네소타의 흐름을 이어줬죠. 그리고 경기 종료 20초를 남기고 기어이 98-98 동점을 만드는 3점슛을 성공시켰고, 이어진 수비에서는 천시 빌럽스의 공격을 침착하게 수비해냈습니다. 4쿼터의 리키 루비오 모습은 전성기 제이슨 키드의 경기 장악력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루비오의 활약으로 경기 종료 1.5초를 남기고 98-98 동점인 상황. 미네소타의 마지막 공격. 마무리는 케빈 러브였습니다. 미네소타는 마지막 공격에서 완벽한 더블 스크린 전략으로 케빈 러브에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줬고, 러브는 3점슛을 버저비터로 성공시키면서, 미네소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그 감동의 순간 같이 보시죠.



러브의 3점슛이 들어가는 순간.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저 혼자 난리를 쳤습니다. 하하.

케빈 러브의 3점슛이 성공하는 순간 웨인 엘링턴과 리키 루비오가 케빈 러브를 위해서 사력을 다해 스크린을 거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슛을 성공시키고 난 뒤 케빈 러브의 저 당당한 세레모니. 정말 멋진 경기. 멋진 마무리였습니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vs 인디애나 페이서스. 이 경기는 미네소타와 LA 경기를 보면서 틈틈히 봤습니다. 경기 종료 직전 상황이 아주 재미있었죠. 양팀의 에이스인 대니 그레인저와 몬타 엘리스의 맞대결로 경기 막판까지 접전이었는데요. 특히 워리어스의 몬타 엘리스는 막판 3번의 공격을 모두 성공시키면서 91-91. 경기 종료 직전 워리어스의 공격권이었습니다. 워리어스의 선택은 당연히 몬타 엘리스였죠.

그런데, 하프 코트를 넘어오던 엘리스가 수비수인 조지 힐에게 허무하게 스틸을 당합니다. 그리고 조지 힐의 득점과 파울. 경기는 인디애나의 3점차 리드로 순식간에 바뀌게 되었죠. 워리어스는 마지막 공격에서 스테판 커리가 오픈 찬스를 잡아서 동점을 노리는 3점슛을 던졌습니다만 실패. 홈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습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vs 새크라멘토 킹스. 이번 시즌 새크라멘토 경기를 전혀 보지를 못해서 골라본 경기입니다. 킹스도 현재 리빌딩 중이라, 유망주들이 참 많죠. 유망주들 성장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는 팀입니다. 상대는 노련미라면 리그에서 제일가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였구요.

타이릭 에반스와 마커스 쏜튼을 앞세운 킹스가 초반 러쉬에 성공하면서 경기를 앞서나갔습니다만, 토니 파커가 이끄는 스퍼스는 야금야금 추격을 시작하면서 끝내는 4쿼터에 역전을 만들어냈습니다. 스퍼스의 런으로 끝날 것 같은 분위기에서, 킹스는 드마커스 커즌스가 골밑에서 맹활약하면서 흐름을 이어갔고, 경기 막판 베테랑 존 샐먼스의 연속 득점과 이날 23득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한 타이릭 에반스가 마무리 샷을 성공시키면서 결국엔 스퍼스에게 88-86 2점차 승리를 거뒀습니다. 스퍼스는 4쿼터 커즌스에게 골밑을 털리면서도 팀 던컨을 투입하지 않은 것이 좀 의문이었습니다.

드마커스 커즌스는 확실히 재능만 놓고 본다면 이만한 선수가 없습니다. 사이즈 좋고, 골밑에서 비벼줄 수 있고, 미드레인즈 점퍼도 정확하고, 특히 크리스 웨버를 떠올리게하는 패싱 스킬, 힘과 기술을 모두 갖춘 선수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이 역시 정신적인 문제인데, 경기를 보니 넘어진 팀 동료에게 제일 먼저 달려가서 손을 내미는 모습이나 (심지어는 상대편인 팀 던컨에게도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주더군요.) 팀 동료들을 격려하고 어울리는 모습들을 보면  '성격이 개차반이고, 쓰레기라서 문제아' 이런 것이 아니라, 그저 자기 감정조절을 잘 못하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팀에 멘토가 될 수 있는 베테랑 선수나, 코치가 꼭 있어야겠습니다. 커즌스는 정신적인 면만 보완이 되면 타이릭 에반스와 멋진 콤보를 이룰 것 같습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와 새크라멘토 킹스는 모두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팀입니다. 보통 젊은 팀들은 잘하다가도 4쿼터에 잘못 분위기를 뺏기면 대책없이 무너지는 경기가 많은데요. 이날 울브즈와 킹스는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하고 승리를 거두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면서 한단계 더 발전하는 거겠죠.


덴버 너겟츠 vs 워싱턴 위저즈. 이번 시즌 중국으로 알바 떠난 선수들(JR 스미스, 캐년 마틴, 윌슨 챈들러)의 공백 때문에 하위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으며 선전하고 있는 덴버 너겟츠와 리그 최하위지만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킬러인 워싱턴 위저즈 경기였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전반까지만 봤는데요.

덴버 너겟츠는 슈퍼스타는 없지만, 유기적인 팀 플레이에 충실한 경기를 보여주는 팀입니다. 네네를 가운데 박아놓고, 더블팀 유도하면서, 돌파가 좋은 타이 로슨이 수비진을 주욱 찢고 휘저으면서 패스 게임을 하면, 다닐로 갈리나리, 루디 페르난데즈, 알 헤링턴, 애런 아프랄로 같은 슈터들이 공간을 확보하고 득점을 노립니다. 주전과 벤치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도 장점이고,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이 확실하죠.

이날 경기에서는 네네가 나오질 않았습니다만, 워싱턴 수비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서, 덴버 특유의 신바람 농구가 그대로 나오는 모습이었습니다.

워싱턴 위저즈는 보유한 선수들을 잘 이용하지 못하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팀에는 존 월, 닉 영, 자베일 맥기, 조던 크로포드, 얀 베실리 같은 운동능력 좋고, 달리는 농구에 적합한 유망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안달려요.

이날 경기 1쿼터에 워싱턴이 속공위주의 달리는 경기를 펼쳤는데, 37점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런데 2쿼터부터는 다시 정적인 하프코트 게임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하프코트 게임을 잘하면 문제가 없는데, 이게 잘 안되요. 블랙홀이 너무 많습니다.

닉 영은 볼을 잡으면 무조건 슛. 자베일 맥기도 포스트에서 볼을 잡으면 킥아웃 이런거 없습니다. 무조건 슛. 오프시즌 동안 운동을 전혀 안한 듯, 엄청나게 살찐 안드레 블라체도 잡으면 무조건 슛. 포인트 가드 존 월도 하프 코트 게임에는 익숙하지 못한 모습이라 볼 셔틀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존 월은 스피드에서 만큼은 리그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빠른 선수인데, 이 선수가 하프코트 볼 끌고 넘어와서 패스 한번 하면 할게 없네요. 워싱턴이 달리는 경기를 한다면 존 월이 이정도 평가를 받을 선수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홈경기 114-109 승. 하지만 이렇게까지 점수차가 좁혀질 경기가 아니었다. 선더는 좋은 트렌지션 디펜스로 워리어스의 장기인 속공을 잘 저지했고, 강한 앞선 압박을 통해서 워리어스의 턴오버를 유발, 속공으로 쉽게쉽게 득점을 올리면서 앞서나갔다. 웨스트브룩은 다시 포인트 가드의 탈을 쓴듯, 무리하지 않고 패싱게임에 주력했고, 듀란트를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오픈찬스를 만들어냈다. 공.수 리바운드도 선더가 압도. 아이비와 세폴로샤의 허슬 플레이도 빛을 발했다.  그 결과가 3쿼터 90-70 20점차 리드였다. 


- 문제는 4쿼터.  첫 공격, 첫 패스를 스틸당해서 실점을 하더니만, 경기력이 개판이 되었다. 한마디로 정줄을 놓은 듯. 3쿼터까지 잘되던 속공 수비는 개나 줘버린듯, 뻥뻥 뚫렸고, 코트 위에 있는 어떤 선더 선수도 박스 아웃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계속되는 공격 리바운드 헌납, 실점. 공격 리바운드 헌납, 실점. 3쿼터까지 팀을 잘 컨트롤 하던 웨스트브룩은 4쿼터에 폭주모드로 돌아섰고, 분위기를 잡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몬타 엘리스와 스테판 커리를 앞세운 특유의 폭발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더는 부랴부랴 주전들을 다시 투입했지만 경기 분위기를 좀처럼 가져오지 못했다. 경기 종료 20여초를 남기고 몬타 엘리스에게 3점슛 얻어맞고 3점차까지 추격당했을때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이후 어찌어찌 경기를 마무리하고 승리는 했지만, 4쿼터 경기력은 정말 시망. 게다가 내일 시카고 원정경기가 바로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늘 4쿼터 경기 운영은 내일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응가하고 안닦은듯. 이겨도 개운치가 않다.


- 듀란트가 빠진 경기에서 웨스트브룩은 MVP 급 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이끌었다. 괴물같은 운동능력을 앞세운 돌파와 이번 시즌 더욱 다듬어진 미들레인지 점퍼를 앞세워 웨스트브룩은 듀란트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문제는 듀란트가 돌아온 후에, 웨스트브룩이 자신을 희생하고 다시 포인트 가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느냐였다. 적어도 오늘 3쿼터까지 웨스트브룩은 자신의 득점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커리가 많은 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3쿼터까지 웨스트브룩의 수비도 괜찮았다. 포인트 가드로 리딩을 하다가 득점이 필요할때 특유의 폭발력을 발휘하는 오늘 3쿼터까지의 모습이 팀이 바라는 이상적인 웨스트브룩의 역할이 아닐까? 이 팀에는 NBA 에서 가장 득점력이 좋은 케빈 듀란트가 있으니 말이다.


- 로얄 아이비는 많이 뛰진 않지만, 코트에 나와 있는 시간 만큼은 팀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찰거머리 같은 수비는 단연 돋보인다. 팀내 3번째 포인트 가드지만 출전시간을 좀 더 늘리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 가드 2명에 타보 세폴로샤를 3번으로 쓰는 스몰라인업을 종종 돌리는데, 웨스트브룩이 볼 없이 더 활발하게 움직여준다면 나름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물론 하이포스트에서 누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줘야겠지. 제프 그린이 해주면 좋겠는데. 오늘 경기에서 하이 포스트의 제프 그린과 백도어 컷 하는 웨스트브룩의 콤보 플레이가 하나 나왔는데, 이런 모습을 자주 좀 봤으면 한다.


- 이번 시즌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듀란트. 경미한 부상이라지만 부상 부위가 발목, 무릎이라 걱정이 된다.


- 이번 시즌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의 자유투 성공률 85.3%. 압도적인 리그 1위다. 이번 시즌 선더가 접전에서 유독 강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


- 만날 하는 이야긴데, 타보 세폴로샤가 오픈 찬스 점퍼의 반만 꼬박꼬박 넣어주면 선더가 경기 풀어가기 정말 쉬울텐데. 에휴.


오늘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120-117로 패했습니다. 그런데 이 경기는 선더가 이렇게 질 경기가 아니었어요. 선더는 1쿼터를 42-25로 앞섰고, 2쿼터 시작하자마자 제임스 하든의 삼점슛으로 20점차까지 점수차를 벌렸습니다. 오늘 쉽게 가나했죠. 4쿼터 가비지 타임 나오면 듀란트 득점왕 레이스에 지장 있는데..하는 배부른 걱정도 하면서 말이죠. 설마 이 경기가 뒤집어 질까?


그런데 그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_-;;




<4월들어 자유투 53%를 기록 중인 제프 그린.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하든의 3점슛 이후, 2쿼터에 선더는 워리어스처럼 공격을 했습니다. 얼리 오펜스, 1대1, 열심히 꼴아박더군요. 팀플레이는 실종되고 개인 플레이만 고집했습니다. 선더는 7분이 될때까지 단 2득점에 그치는 부진한 공격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실패한 슛들은 모두 워리어스의 속공이 되어서 돌아왔죠. 이러면서 워리어스는 자신들 만의 스타일로 경기 흐름을 가져가기 시작했고, 선더는 좀처럼 정신줄을 다시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3쿼터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2쿼터에 영점을 잡은 워리어스는 3쿼터부터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워리어스가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정말 대책없죠. 선더는 완전히 워리어스 페이스에 말렸습니다. 장점인 수비를 전혀 살리지 못했고, 워리어스랑 같이 달리다가 제풀에 나가 떨어졌죠.


그리고 4쿼터. 선더의 집중력은 백투백 경기를 치루는 워리어스보다 떨어졌습니다. 4쿼터에 워리어스는 몬타 엘리스를 중심으로 계속 흐름을 이어갔지만, 선더는 흐름을 끊어야하는 타이밍을 좀처럼 잡지 못했습니다. 특히 리드를 빼앗기고 난 후에는 당황하는 모습들이 역력했구요. 경기 막판엔 특히 집중력이 아쉬웠는데요. 1분여를 남기고 111-111 동점인 상황에서 제프 그린은 자유투를 2개 모두 놓쳤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세번의 공격권을 모두 허무하게 턴오버로 날려버렸죠.


첫번째 공격권은 듀란트가 볼을 놓치면서 턴오버가 되었고, 두번째 공격권은 세폴로샤의 패스가 제임스 하든의 발을 맞고 턴오버가 되었습니다. 두번의 공격 모두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이었는데, 두번 모두 기회를 살리질 못했습니다. 선수들이 아직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아니면 스캇 브룩스 감독의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에서의 작전이 좋질 않은 것인지, 선더의 아웃 어브 바운드 세트 플레이는 깔끔하게 돌아가는 경우 보다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건 플레이오프 가서도 문제가 될텐데 말이죠. 그리고 세번째 공격권도 사실 턴오버였습니다. 웨스트브룩이 돌파하면서 꼴아박다가 백패스를 했는데 백코트 바이얼레이션이 되었죠. 그런데 장님 심판이 경기를 그냥 진행시켰습니다. 덕분에 에릭 메이너가 어찌어찌 득점은 했습니다만, 이 공격도 사실상 실패였습니다. 경기를 패한 것도 열받는데 이런 선더의 막판 집중력과 작전 수행능력은 더 열받게 하더군요.


1쿼터에 20점차 리드를 잡고 2쿼터에 들어왔을때, 선더의 장점인 수비를 살리면서 계속 조였어야 합니다. 전반까지만 그런 분위기를 가져갔으면 제아무리 폭발력있는 워리어스라도 4쿼터는 가비지로 갈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면 선수들도 조금 더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겠죠. 그런데 2쿼터에 정신줄 놓고 경기하다가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결국 패했습니다. 그리고 선더는 내일 포틀랜드와 백투백 원정경기가 있죠. 경기는 역전패했고, 선수들은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고, 이틀 연속 경기를 로즈 가든에서 치룹니다.


포틀랜드와 경기는 패하면 서부 8위가 거의 확정되는 플레이오프 시드 경쟁에서 아주 중요한 경기입니다. 그래서 오늘 패배가 더더욱 아쉽습니다.

어제는 선더 경기가 없었지만, 리그 패스 질러놓은 것이 아까워서 다른 팀 경기들을 골라보게 되었다. 너무 선더 경기만 보니 좀 질리는 감도 없지 않아 있고 말이다. 그래서 골라본 경기가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경기.

이 경기를 고른 것은 딱히 다른 이유는 없고.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경기는 별 생각 안하고 그냥 보면 되기 때문이다. 정신줄 놓고 워리어스 선수들이 던지고 달리고 하는 것을 보다보면 어느새 스코어는 120점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일단 득점이 많이 나는 경기는 재미있으니까. 이 경기를 고른 다른 이유는 울브즈의 조니 플린과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의 루키 포인트 가드 대결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건 뭐 작은 이유고.

어쨌든 경기는 시작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두팀 모두 "수비가 뭐여? 먹는건가?" 모드로 신나게 달리기 시작한다.

워리어스야 원래 신나게 달리는 것이 팀의 모토이기 때문에 별다를 것은 없지만, 알 제퍼슨을 보유한 미네소타가 워리어스 페이스에 맞춰서 같이 달린 것은 좋은 전술은 아니었다. 워리어스랑 같이 달릴려면 피닉스 선즈 정도는 돼줘야 육상 단거리 100m 결승을 보듯 재미가 있지. 아니나 다를까 1쿼터에 워리어스와 함께 신나게 달리던 미네소타는 점점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2쿼터에 무려 41실점을 하면서 나가떨어졌다. 이후에 3,4쿼터는 워리어스의 고독한 레이스. 결국 워리어스는 146-105라는 무시무시한 득점력으로 미네소타에게 승리를 거뒀다.

알 제퍼슨이라는 확실한 골밑 득점원이 있는 미네소타가 좀 더 페이스를 늦추는 경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보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미네소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미네소타가 상태팀에 맞춰서 페이스를 조절할 정도로 조직력이 받쳐주는 팀이 아니니까 말이다. 미네소타는 솔직히 신생팀이나 다름없다. 오프시즌동안 로스터를 거의 다 갈아치웠으니 조직력이 있을리가 없지. 선수들 손발 맞출 시간도 부족했을텐데 말이다.

알 제퍼슨은 올스타급 선수지만 혼자서 어찌해볼 수 있는 경기도 아니고. 알 제퍼슨의 경기는 오랫만에 봤는데 몸이 상당히 가벼워졌다. 여전히 골밑에서 좋은 스텝과 스킬을 지니고 있는데 아무래도 센터로 출전하다보니 체중감량으로 힘에 좀 부치는 것 같기도 했다. 알 제퍼슨 이야기때 나올때마다 하는 말이지만 2004년 드래프트에서 시애틀은 알 제퍼슨을 뽑았어야했다. 레이 앨런 - 라샤드 루이스에 알 제퍼슨이었으면 해볼만 했을텐데. 하지만 현실은 로버트 스위프트. 이놈은 지금 뭐하나..

조니 플린과 스테판 커리의 루키 포인트 가드 대결에서는 플린이 20득점 6어시스트로 8점 5어시스트를 기록한 커리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경기는 스테판 커리의 워리어스 승.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의 조직력이 워낙 좋질 않아서 이 경기를 통해 플린의 포인트 가드 능력을 평가하긴 좀 힘들어 보였다. 다만 돌파력과 슈팅력을 고루갖춘 플린의 재능은 분명 대단해 보였다. 스테판 커리는 포인트 가드로 출전하긴 했지만 워리어스는 스티븐 잭슨이 사실상 리딩을 도맡아 했기 때문에 정작 커리는 크게 돋보이진 않았다. 오히려 소문이 자자한 슈팅력을 보여주지 못해서 살짝 실망했다. 

미네소타도 그렇고 골든 스테이트도 그렇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은 괜찮아 보였다. 미네소타는 계속 손발을 맞춰가면 후반기에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 같다. 골든 스테이트는 일단 넬슨 감독 좀 어떻게 해야하지 않을까. 워낙 스타일이 독특한 양반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라이언 카디널이 아직도 뛰고 있을 줄이야.

- 웨버가 워리어스와 계약한 것은 정말 의외네요. 돈 넬슨 감독과 크리스 웨버는 그다지 좋은 사이도 아니고, 더구나 이제 노장이 되어버리고 운동능력을 상실한 웨버가 워리어스의 빠른 농구에 적합할지도 의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수인 웨버가 다시 돌아와서 경기를 뛴다는 것은 반갑지만 조금은 의문스러운 선택이네요.

- 웨버의 워리어스 합류에 대한 SI.com 마티 번즈의 글 해석입니다. 번즈도 좀 의아해하는 눈치군요.

- 원문 주소는 http://sportsillustrated.cnn.com/2008/writers/marty_burns/01/30/webber.warriors/index.html 입니다.



The odd couple

Warriors style not Webb friendly, but he's worth flier

크리스 웨버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합류는 근래 NBA에서 가장 충격적인 일 중에 하나로 꼽힐만하다.

만약 시즌 시작전에 GM들이 FA였던 크리스 웨버가 어떤 팀에서 그의 커리어를 마칠 것인가에 대한 투표를 했다면 골든 스테이트는 아마도 가장 적은 표를 얻었을 것이다. 1994년 결국 웨버의 트레이드로 막을 내린 웨버와 돈 넬슨 감독의 마찰은 유명할 뿐만 아니라 웨버의 게임은 현재 워리어스 스타일에 어울려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워리어스는 빠른 속도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3점슛을 던지는 팀이다. 현재 웨버의 움직임은 거북이와도 같다. 배론 데이비스나 스테판 잭슨이 달려나갈때 느리게 하프 코트에서 움직이는 웨버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웨버는 큰 몸을 지녔고 뛰어난 리바운더지만 로 포스트에서 뛰어난 수비수가 아니다. 픽 앤 롤 수비도 좋지 못하다. 샷블로킹이 좋은 파트너가 없다면 웨버는 수비에서 심각한 구멍이 될 수도 있다.

한 익명의 동부 컨퍼런스 player personnel director는 이렇게 말한다. "웨버는 좋은 수비수가 아닙니다. 점프도 할 수 없죠."

자신이 워리어스 시스템에 녹아들어갈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은 정당하다고 웨버는 인정한다.

"저는 나이가 많습니다. 계속 무릎에 문제도 있었죠. 여러 의심들은 시간을 가지고 제가 증명해야만 합니다. 항상 준비는 되어있습니다. 몇 경기가 지난후에 우리는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겠죠." - 크리스 웨버.

웨버는 워리어스 이외에 어떤 팀들을 고려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훨씬 더 웨버에게 잘 맞는 것으로 보인다. 웨버의 패스능력과 15푸터 점퍼는 레이커스 오펜스에서 아주 유용할 것이다. 콰미 브라운이나 부상에서 복귀할 앤드류 바이넘이 상대팀 센터를 수비할 것이기 때문에 웨버는 훨씬 더 수월하게 골밑을 지킬 수 이다. 또 바이넘이 무릎 부상으로 아웃된 상태이기때문에 웨버는 당장 충분한 출전시간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레이커스가 웨버 영입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레이커스 GM 미치 컵책은 이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SI.com과의 인터뷰에서 풀타임으로 계약하기 전에 오디션 차원에서 웨버에게 두번의 10일 계약을 제시했었다는 최근 기사는 틀린 기사라고 밝혔다.

레이커스 말고도, 웨버는 댈러스 매버릭스를 선택해도 괜찮았다. 레이커스와 같이 댈러스도 틀이 잡힌 공격스타일을 지는 팀이다. 웨버는 또한 자신의 오랜 친구인 팹 파이브의 동료 주완 하워드와 같이 뛸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

이런 여건들을 때문에 몇몇 GM들과 스카우터들은 웨버의 결정에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는 다른 선택이 없었을 겁니다. 웨버가 골든스테이트에 적합한지 확신은 못하겠어요. 엄밀히 말하면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움직임인 것 같습니다." - 또 다른 동부 컨퍼런스 GM.

저 의견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에서 웨버의 가치는 경기 속도가 느려지는 포스트 시즌에서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웨버의 패스 능력과 리바운드는 일정한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서 워리어스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골든 스테이트가 웨버를 영입하면서 크게 손해보는 것은 없다. 웨버는 베테랑 미니멈 1.2mil에 계약을 했다. 하지만 워리어스는 웨버의 연봉중 절반에 해당하는 $565,000 만 부담하면 된다. 그리고 그 액수 중에서 $210,000 는 베테랑 선수들의 계약을 장려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펀드에서 지불된다.

그래서 우리는 the Mad Scientist 라고 불리는 돈 넬슨 감독이 무슨 꿍꿍이가 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웨버의 경우는 뭐라 말하기 어렵다. 워리어스를 택한 그의 선택은 다소 엉뚱한 면이 있다. 웨버가 혹시 자서전을 쓰거나 하고 있지는 않을까? 작년에 그는 고향팀인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를 선택했었다. 그리고 올해에는 자신이 커리어를 시작했던 골든 스테이트로 복귀했다.

어떤 경우든지 간에 이것은 웨버의 커리어에 있어 좋은 이야기거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진실이 허구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또 하나의 증거가 될 것이다.



파르티잔의 코스타 페로비치가 골든 스테이트와 계약을 맺었다. 코스타 페로비치는 2006년 드래프트에서 골든 스테이트가 2라운드 38번으로 뽑은 선수. 7-2, 250파운드의 매력적인 사이즈를 지는 센터.

유로스 트립코비치 모습을 보기 위해서 파르티잔 경기를 몇 경기 보다가 코스타 페로비치의 경기 모습도 좀 보게되었다. 드래프트 넷의 평가와 비교를 해보면 페로비치는 꽤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비에서 자신의 사이즈와 힘을 이용한 몸빵은 기본적으로 되었고 부족하다고 평가를 받았던 공격면에서도 미들레인지 점퍼라든지, 포스트업 능력이 꽤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페로비치가 가는 팀이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고, 감독은 돈 넬슨이라는 점이다. 돈 넬슨이 추구하는 골든 스테이트의 일명 "오빠~~달려!" 식의 런 앤 건을 따라가기에 페로비치는 기동력에서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페로비치의 경기를 보고 약 6~7개월 지났으니 그동안 얼마나 발전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판단하기에는 부정적이다. 또 이런 능력이 1~2년 사이에 눈에 띄게 발전하기는 힘든 것이고.

아도날 포일과 나란히 앉아서 열심히 응원이나 해야하지 않을까? 아니면 페트릭 오브라이언트랑 D-리그에서 짝짜쿵?

참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한 편의 잘짜여진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주전 포인트 가드 데론 윌리엄스는 파울 트러블에 걸려있고, 공백을 메워주던 디 브라운은 부상으로 실려나갔다. 누군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피셔는 딸의 수술때문에 경기장에 없었다. 하지만 후반전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나타난 데릭 피셔. 자전거를 타면서 슬슬 몸을 풀다가 4쿼터와 연장전 클러치 타임에 등장. 상대방 에이스 베런 데이비스에 대한 수비와 결정적인 삼점슛 한 방으로 경기는 끝. 정말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피셔의 어부샷이 화제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어부샷을 제외하고라도 이 경기는 참 재미있었다. 경기는 시종일관 재즈의 리드였다. 재즈는 작정하고 워리어스의 인사이드를 공략했다. 댈러스와 달리 재즈는 부저, 밀삽, 키를렌코, 오쿠어 등등 인사이드를 공략한 선수들이 많았고 전반전에는 이 선수들이 워리어스의 골밑을 완전히 초토화 시켰다. 손쉬운 레이업 득점이 많이 나왔고 재즈 선수들은 마치 수비 리바운드 잡듯이 공격리바운드를 잡아서 세컨 찬스 득점을 해냈다.


하지만 워리어스는 워리어스다. 후반전에 베론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템포를 찾은 워리어스는 특유의 속공 + 양궁농구로 재즈를 압박했고, 4쿼터 막판 역전을 이뤄냈으면 승리 일보직전까지 갔었다. 하지만 피에트러스의 자유투 2개 실패. 베론 데이비스의 자유투 1개 실패. 경기를 끝내야할때 끝내지 못한 워리어스는 결국 연장에 가서 데론 윌리엄스와 데릭 피셔의 활약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경험많은 베테랑의 중요성이 드러난 경기라고 본다. 산전수전 공중전에 우주전까지 다 겪어본 데릭 피셔는 경기중간에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몫을 다해줬다. 하지만 워리어스의 선수들은 경험부족을 드러냈다. 특히 팀의 에이스이자 정신적인 지주인 데이비스의 자유투 실패는 워리어스에게 심한 심리적 압박이 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결국 연장전에서 따라갈 수 있는 몇 번의 기회를 모두 무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자유투 실패가 아쉬웠지만 베론 데이비스는 참 괴물이다. 이걸 어찌 막나. 완벽하게 틀어막았는데 슛을 성공시키면 이건 뭐 답이 없죠.


데론 윌리엄스도 괴물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거 2년차 맞나. 배짱 한 번 두둑하다. 1쿼터 파울 트러블에 걸리고도 이를 잘 컨트롤 하는 면도 그렇고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마지막 슛. 그리고 연장에서 리드를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5득점. 2년차때부터 이러면 앞으로는 어찌 될라고..같은 디비전에 이런 애들 있으면 골아픈데.


휴스턴과의 시리즈에서 버로우하고 있던 키를렌코. 완전 부활이다. 미칠듯한 수비귀신 부활. 대인 수비뿐만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의 핼프 수비에 이은 블록샷. 데론 윌리엄스와 디 브라운이 없을때는 포인트 가드 역할까지. 과거 올스타에 뽑혔던 키를렌코의 모습. 누가 소닉팸에다 키를렌코랑 루이스랑 바꾸시겠어요? 라고 물어봤던데 오늘 경기만 보면 당연히 바꾼다.


오늘 골스는 리바운드에서 60-32로 밀렸다. 리바운드를 이렇게 밀리고도 경기를 접전으로 끌고 간 것은 대단한 것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리바운드 발리면 시리즈 승리하기 힘들 것 같다. 그리고 지금 기세는 확실히 유타가 잡았다. 비록 유타가 원정 경기에 약하다고 하지만 유타도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팀. 기세를 타면 워리어스 못지 않을 것으로 본다.


워리어스와 매버릭스의 경기는 확실히 상성상 워리어스가 먹고 들어가는 점이 있었다. 하지만 재즈는 그런 상성에서 오히려 재즈가 먹고 들어가는 점이 있다고 본다. 댈러스가 하지 못했던 인사이드 공략. 리바운드 제압은 재즈의 주특기 아니겠는가? 돈 넬슨 감독이 홈에서 어떤 카드로 반격을 가해올 것인가? 과연 그 반격이 산전수전 다 겪은 슬로언 할배에게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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