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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없이 168실점하면 막장인가요?

농구 이야기/Supersonics

by 폭주천사 2008. 3. 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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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일주일 방문하지 못했던 블로그 이웃들 블로그에 들러서 밀린 글 읽어보고 댓글다니 오전이 훌쩍 가는군요. ^^;


- 어제 어머니를 집에 모셔다 드리고 간만에 인터넷을 접속했습니다. 네이버 메인에 "덴버 168점 폭발, 올스타전도 아니고..."라는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어떤 팀이 또 덴버랑 같이 달려서 개박살이 났군' 하면서 기사를 클릭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개박살난 팀이 시애틀 슈퍼소닉스더군요. 이런..-_-;;


연장전 없이 4쿼터동안 168점.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까요. 아무리 리빌딩팀이고 실력차가 있는 팀이라고는 하지만 같은 NBA 팀인데 168실점, 52점차 패배는 좀처럼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결국 경기를 보기로 했죠. 하지만 보고나서 괜히 봤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덴버 선수들은 시애틀 선수들 세워놓고 연습하듯이 경기를 했습니다. J.R 스미스, 아쿠바 디아와라, 처키 앳킨스는 오픈찬스에서 편안하게 내기하듯 3점슛을 쏴댔고, 캐년 마틴은 엘리웁을 수도없이 성공시켰습니다. 앨런 아이버슨, 카멜로 앤써니는  레이업 슛 드릴을 하는 것처럼 보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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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스는 수비를 못하는건지, 안하는건지. 1쿼터부터 트렌지션 디펜스가 전혀 안됐습니다. 심지어 듀란트가 자유투를 성공시킨 직후에 덴버가 앤드라인에서 아웃렛 패스를 했는데 그게 속공으로 연결이 되더군요. 덴버는 정말 신나게 달리고 때려넣었습니다. 거기에 소닉스도 같이 달린답시고 무리하게 빠른 공격하다가 턴오버 남발. 1쿼터 1분을 남겨놓고 덴버 속공점수는 26점. 필드골 성공률은 72%였습니다. 1쿼터 종료 스코어 48-29 덴버 리드.


트렌지션 디펜스뿐만 아니라 하프코트 디펜스도 별다를바 없었습니다. 와슨이나 리드나워는 아이버슨을 전혀 압박하지 못했습니다.  제프 그린과 케빈 듀란트는 카멜로 앤써니 하나를 어쩌지 못해서 쩔쩔매고, 윌콕스와 페트로가 지키는 골밑은 자동문도 이런 자동문이 없습니다. 앞선에서 걸러주질 못하면 헬프라도 적절히 해줘야할텐데 윌콕스나 페트로는 볼 몰고 돌파하는 선수들을 그냥 멍하니 보고 있다가 뒤늦게 어설프게 헬프를 들어와서 3점 플레이를 헌납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습니다.


마커스 캠비가 하이포스트로 나오고, 그 공간을 캐년 마틴과 카멜로 앤써니가 컷해서 들어갔는데 여기에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이런 컷인 공격은 어김없이 앨리웁으로 이어져서 덴버 너겟츠의 기세만 올려줬죠. 마커스 캠비가 이날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는데 어시스트의 대부분은 이런 하이포스트에서 컷인하는 동료들에게 찔러주는 패스들이었습니다. 소닉스는 이런 덴버 공격들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수비 로테이션도 형편없었고, 전체적으로 수비 조직력이란 걸 찾아보기 힘들었죠.


시즌 초반만해도 수비가 나아지는 모습이었는데 아무래도 커트 토마스가 트레이드 되고 새로운 선수들이 영입되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모습입니다. 수비마인드를 가진 P.J 칼리시모 감독의 명성이 무색한 상황입니다.





- 3월 케빈 듀란트가 비교적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지적받았던 필드골 성공률이 51.9%까지 상승했고, 턴오버도 상당히 많이 줄었죠. 3월달 평균 득점은 데뷔 이후 최다인 21.3득점입니다. 이런 수치들이 실제로 경기에서 어떻게 배어나올지 궁금했었는데 덴버와의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쉽게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득점의 대부분이 속공상황에서 나왔는지라 슛셀렉션이라든지, 2:2 플레이, 혹은 1:1 플레이등의 발전한 모습을 볼 기회가 적었죠. 1쿼터에 앤써니 카터를 상대로 인사이드에서 포스트업을 하고 볼을 받는 모습이 한차례 나와서 "오..드디어 미스매치를 적극 활용하는건가?"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 이후로는 그런 공격을 시도하지 않아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시즌초반과는 달리 코트에서 꽤 편안하게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턴오버가 줄어든 것은 이런 영향도 좀 있겠죠.





- D-리그에서 복귀한 이후 세네의 경기를 처음 봤습니다. 예전에 룸메이트님께서 세네 D-리그 경기 링크를 걸어주셨는데 시간이 않맞아서 보질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세네의 경기모습은 뒤로 미뤄야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봤네요. 세네는 가비지쿼터가 되어버린 4쿼터에 출전하여 9분정도 뛰었습니다. 가비지 타임에 뛴 것이라 평가를 하기는 좀 그렇지만 세네의 높이의 위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네가 골밑에서 블로커 역할을 해주면서 덴버 선수들의 이지 레이업 슛을 꽤 방해할 수 있었습니다. 덴버선수들은 돌파를 하다가도 중간에 멈춰서 풀업을 던지게된다든지, 더블 클러치를 시도해야한다는 부담을 지게 되었죠. 비록 기록지에 적힌 블록슛의 개수는 리나스 클라이자의 투핸드 덩크를 찍어버린 블록슛 1개뿐이지만, 4쿼터 내내 골밑에서 긴 팔을 이용해서 꽤 쏠쏠한 활약을 해줬습니다. 웨이트도 좀 늘어난듯, 스티븐 헌터를 몸빵으로 잘 막아내는 모습도 보였구요. 아직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습니다만 경험을 계속쌓아나가면 괜찮은 수비수가 될 것 같아 보였습니다.


수비와 더블어 세네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것이 공격이었습니다. 스티븐 헌터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하고 적극적으로 볼을 요구하더군요. 그렇게 두 번의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한 번은 오른쪽으로 돌파, 한 번은 왼쪽으로 턴해서 점퍼를 던졌는데 두 번 모두 스티븐 헌터의 자유투를 얻어냈습니다. 자유투도 4개 중에 3개 적중.


3번째 공격에서는 역시 스티븐 헌터를 상대로한 포스트업이었는데 이번에는 덴버의 처키 앳킨스가 더블팀을 들어왔습니다. 세네가 볼을 험블을 하고 더듬었는데 침착하게 다시 잡아서 오른손 베이비 훅슛을 깔끔하게 성공시켰습니다. 세네가 많이 침착해졌고, 편안하게 경기를 한다는 느낌을 받은 장면이었습니다. 아무래도 D-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뛰면서 경기감각을 많이 익힌 것 같았습니다.



- 최근 소닉스는 8연패중입니다. 홈 4연패, 원정 7연패. 3월 2일 미네소타에게 이기고 아직 한 번도 이기지 못했죠. 앞으로 3월 남은 스케쥴은 피닉스 선즈(홈) - LA 레이커스(원정) - 유타 재즈(원정) -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져스(홈) - 워싱턴 위저즈(홈) - 샬럿 밥켓츠(홈) - 세크라멘토 킹스(홈). 요렇게 됩니다. 이거 잘하면 3월달에 2승하기도 힘들겠네요.

사실 이번 시즌은 일찍 접었기때문에 승패에 연연하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발전하는 모습은 보여줘야할텐데 요즘 경기들에서는 그런 모습이 전혀 나오질 않아서 더 걱정입니다. 선수들이 패배에 익숙해질까봐 두렵기도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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