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여름 방학에 친구랑 일본에 여행가고 싶어요"
지난 주에 아들이 와서 꺼낸 이야기다.
"어...일본? 친구랑 둘이?"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고등학생 둘이 일본을 간다고? 허락할 수 없지."였다.
그런데 아들은 진심인 것 같았다.
같이 가는 친구가 형제들끼리 일본에 다녀왔던 경험이 있고, 숙박 업소와도 이미 컨택을 해서 부모 동의서가 있으면 투숙이 가능하다고 알아봤고, 3박4일 스케쥴까지 대략적으로 짜놓았다고한다. 비행기표도 가장 저렴한 시기로 골랐다고하고
솔직히 조금 놀랐다.
평소에 가족 여행을 가면 아들은 그냥 따라가는 편이었다. 부모들이 정한 여행지를 그냥 따라가고, 여행지에 가서 무엇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낸 적도 없고, 그저 가족 여행이니까 따라가는.
그랬던 아이가, 친구와 둘이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일정을 정하고 숙소와 비행기를 알아보고, 당당하게 부모에게 이야기까지 하게되었다니.
이렇게 까지 준비를 했는데 내심 허락해줘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아들의 여행계획을 위한 노력이 가상하기도 했고, 그 노력에 어떤 식으로든 보답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색시와 의논 끝에 결국은 허락 불가.
아무래도 현실적인 걱정이 컸다. 아직 너무 어리고 경험이 없다. 하다 못해 국내 여행이라도 한 번 다녀왔다면 모를까?
결국 아들의 일본 여행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본 것 같다.
그리고 그 성장이 내가 예상하고 상상하는 한계를 벗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놀랍다. 간디에 잘 보낸 것 같다.
P.S. 문득 나는 혼자 처음 여행을 했던 것이 언제였는지 생각해봤는데
혼자 여행을 했던 것이 2019년 전주 얼티밋 뮤직페스티벌에 갔던 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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