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아빠는 육아휴직 중

2017.12.11.월요일-라인 프렌즈 대참사

요즘 날씨가 추워지면서 현서 등하교길 보온을 신경쓰고 있다. 


옷을 챙겨입히고 주머니에 핫팩을 넣어주는데, 현서 핫팩은 라인 프렌즈 브라운 꽈당형 핫팩 인형이다. 예전에 편의점에서 샀던 것인데, 올해 겨울에 아주 잘 쓰고 있다. 이 브라운 핫팩 인형이 현서의 반에서 나름 레어 아이템이었다보다. 


학교에 가져간 첫 날, 같은 반 친구들이 브라운 인형의 핫팩 인형을 신기해하고 부러워했다고 한다. 현서도 이런 반응에 나름 우쭐했었나보다. 그 날 이후로 브라운은 피카츄인형, 팽귄 인형과 함께 현서의 잠자리 친구 3대장까지 지위가 올라가면서 현서의 총애를 받게 되었다. 잠도 같이 자고 학교도 같이 가고. 


그리고 사건이 터진 것은 오늘 아침.


현서가 등교 준비를 하면서 브라운 핫팩 인형을 따뜻하게 데워달라고 했다. 핫팩 인형은 이미 색시가 데워논 상태였는데, 현서가 또 고집을 피워 다시 인형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는데...갑자기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나면서 전자 레인지 안에 있던 브라운 인형의 뒤통수에 불이 붙어 연기가 피어올랐다. 



뒤통수가 타버린 브라운을 보고 현서는 바닥에 주저앉아서 대성통곡을 하며 울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눈물이 많은 녀석인데, 가장 아끼는 인형이 타버렸으니 어찌 안울고 베길까? 새 브라운 인형을 사준다고 해도 막무가네로 울고 학교도 안갈 기세였다. 결국 현서에게 오늘 꼭 새 브라운 인형을 사다 준다는 다짐을 하고, 달래고 달래서 학교를 보냈다.

 

현서를 학교에 보내고 우리는 추운 날씨를 뚫고 브라운 인형을 찾아나섰는데, 이걸 파는 곳이 없다. 아...이거 현서가 실망하겠는데. 


아니나 다를까? 현서는 집에오자마자 또 울상이 된다. 결국 브라운에 샐리까지 더해서 라인 프렌즈 인형 두 개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것으로 현서를 달래야했다. 


그날 밤 잠자리에서 현서가 "브라운이랑 친구가 되어 많이 친해졌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리는데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브라운 인형은 보통 핫팩 상품이지만, 현서에게는 애착이 형성된 대체불가능한 친구였던 모양이다. 아침에 현서가 펑펑 운 것도 그래서였을 것이고. 우리 아들 아직 순수하구나. 


"현서야 새 브라운하고 샐리랑 또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