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생활

딸에게 - 김용화




딸에게


너는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사내에게 날아온 천상의

선녀가

하룻밤 잠자리에 떨어뜨리고 간 한 떨기의 꽃


-  김용화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할 시 중에서>





색시가 임신을 했다.

결혼 5년만이다.

11주째 되었으니까 8월 말에 역사가 이뤄진 것이다.


이것이 참 사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올해 우리 커플은 아이를 갖기 위해서 매달 병원에 갔다. 하지만 그때마다 실패.

둘다 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에 대한 조바심이 더 컸었다.

특히 색시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다.


그러다가 내가 8월달에 수술을 했고, 앞으로 한동안 아이 갖긴 힘들겠구나 싶었는데, 뜻하지 않게 수술 직후에 아이가 생긴 것이다.

그렇게 병원다니면서 노력해도 안되더니만. 역시 이건 사람의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구나 싶다.


그토록 기대하던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정말정말 기뻤지만, 걱정되는 면도 있었다.

먼저 내 수술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주진 않을까란 걱정.

게다가 12월에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도 받아야하는데,

그래서 산부인과와 내 수술을 담당했던 외과와 내분비내과에 모두 이야기를 해봤는데,

다행히도 갑상선 수술은 아무런 영향도 없다고 했다.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도 병원에서 치료후에 방사선을 모두 내보내고 퇴원한다고 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고.(그래도 혹시 모르니 방사선 치료이후 일주일정도는 떨어져 있을 계획이다)


두번째 걱정은 신종플루.

색시는 임신부, 신종플루 고위험군이다. 게다가 학교는 신종플루의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장소.

뉴스에서는 신종플루로 사망한 사람들 기사가 계속 나오고, 색시 학교에서도 확진환자가 60여명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한 달 병가를 냈다. 병가를 내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색시는 지금 집에서 쉬면서 태교에 열심이다.

나도 물론 열심히 같이 태교하고 있다. 태담도 열심히 하고 있고, 출산관련 서적들을 읽으면서 공부도 하고 있고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색시가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아이의 태명은 "산이"라고 지었다.

산이가 10개월동안 엄마 뱃속에서 건강하게 자라 아빠 얼굴을 보러 나올 그날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