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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바스켓]폴란드 vs 불가리아, 터키 vs 리투아니아

농구 이야기/FIBA

by 폭주천사 2009. 9. 1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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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vs 불가리아



- 폴란드는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팀이었다. 지난 파이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마친 고르탓(Marcin Gortat)이 있다는 정도. 그런데 경기를 보니 의외로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마칙 램피(Maciej Lampe) NBA 팬들이라면 기억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2003년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지명되고 눈물을 흘렸던 바로 그 선수였다. 좋은 사이즈에 슈팅이 좋아서 나름 성공할 것 같았던 선수였는데, 드래프트 이후 흐지부지 결국 NBA에서 모습을 감췄었는데 간만에 보니 반가웠다.


- 폴란드는 프론트 코트의 높이가 상당했다. 213cm의 고르탓과 211cm 의 램피가 트윈타워로 출전했고 207cm의 장신 삼점슈터 미켈 잉너스키(Michal Ignerski)가 3번으로 출전했다. 그야말로 엄청난 높이. 반면 불가리아는 선발선수중 최 장신이 센터를 보는 바실 에브티모프(Vassil Evtimov)가 208cm 였다. 


- 프론트 코트의 신장차이가 보여주듯이 경기는 높이를 앞세운 폴란드의 우세였다. 고르탓과 램피는 신장도 좋은 선수들이 운동능력도 준수해서 불가리아가 좀처럼 골밑을 파고들지 못했고, 슛을 블록 당하기 일쑤였다. 고르탓은 FA 빨 거품이 아닌가 싶었는데 유로바스켓을 보니 센스도 좋고 득점력도 상당했다. 램피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심지어 3점슛까지 장착하고 있었다) 고른 득점을 보여줬다. 고르탓과 램피가 펼친 하이-로 공격은 불가리아가 속수 무책이었다. 고르탓은 16득점 10리바운드 5블록샷, 램피는 17득점 5리바운드 4블록샷. 두 선수가 불가리아 골밑을 유린했다.


- 폴란드의 프론트 코트를 고르탓과 램피가 책임졌다면 백코트에는 데이빗 로간(David Logan)이 책임졌다. 미국 출신의 귀화선수인듯 한데. 흑인 특유의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외곽에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흔히 미국 출신의 선수들이 보여주는 볼을 독점하고 난사하는 모습이 아니라 팀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3득점 9어시스트 4스틸 기록


- 폴란드에게 아쉬웠던 것은 주전 다섯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것. 그리고 오펜스 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빼앗긴다는 점이었다. 트윈 타워를 앞세워 골밑에서 우위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펜스 리바운드를 17개나 빼앗기면서 경기를 어렵게 가져갔다. 블록슛을 노리는 수비를 자주 보여줬는데 뒤에 리커버가 부족했다.


- 불가리아는 지난 예선에서 백코트 수비와 경기 운영을 담당했던 이브라힘 자버의 공백이 커보였다. 골밑에서 폴란드 골밑에 눌린데다가 경기를 풀어줄만한 선수도 없다보니 팀플레이도 안되고 경기는 공격형 가드 얼 롤랜드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식으로 흘러갔다. 이러면 결과는 당연히 존ㅋ망ㅋ.


- 이경기를 통해서 폴란드 팀에도 관심이 생겼다. 홈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폴란드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터키 vs 리투아니아




- 세대교체 중인 두 팀의 대결이었는데, 터키의 리빌딩이 순조로워 보였다면 리투아니아는 아직 버벅대는 모습이었다. 경기는 접전끝에 터키의 84-76 승.


- 터키도 세대교체가 순조롭게 되고 있는 것 같다. 신구조화가 적절하게 이뤄진듯 보인다. 지난 시즌 올랜도 매직을 파이널로 이끌었던 히도 터클루(Hidayet Türkoglu)가 건재하고, 여기에 그동안 세르비아와 더블어 U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골든 제네레이션 영건들이 제몫을 해주고 있다. 에르산 일야소바(Ersan Ilyasova)는 이미 터클루와 터키의 원투펀치를 형성하고 있고, 오구즈 사바스(Oguz Savas), 세미 아르덴(Semih Erden), 오미르 아식(Ömer Asik)은 터키의 빅맨 로테이션을 전부 맡고 있다. 순조롭게 리빌딩이 되는 터키다.


- 에르산 일야소바는 볼 처리를 간결하고 깔끔하게 한다. 쓸데 없이 볼을 끌지 않는다. 볼소유시간 대비 효율이 대단히 좋다. 다음 시즌 밀워키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터키의 빅맨 트리오 오구즈 사바스, 세미 아르덴, 오미르 아식 중 가장 돋보인 것은 오구즈 사바스였다. 사바스는 언더사이즈지만 옆으로 펑퍼짐한 체구에 순발력과 힘이 좋아서 적어도 유럽 무대에서는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도 힘을 바탕으로한 포스트업이나, 터키 가드진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스크린, 리바운드에서의 박스 아웃등이 단연 돋보였다. 반면 오미르 아식은 부상 후유증인듯 제 모습이 아니었고 세미 아르덴은 원래 이랬나? 너무 못했다. 존재감 제로.


- 히도 터클루가 지난 NBA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던 강심장과 클러치 상황에서의 마무리 능력은 유로바스켓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한방이 필요할때 터클루가 해줬다. 터키도 의외의 복병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


- 리투아니아도 세대교체 중인데, 터키와는 달리 난항을 겪는 모습이었다. 기존의 팀을 이끌었던 사루나스 야시케비셔스나 라무나스 시스카우스카스 같은 선수들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그 뒤를 받쳐줄 유망주 정도는 있어야할 것 같은데 아쉽게도 그런 선수들이 보이질 않았다. 특히 가드진에서 이렇다할 인재가 보이질 않았다. 한때 제 2의 야시케비셔스라던 만타스 칼니티스(Mantas Kalnietis)는 출전시간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 리투아니아도 극단적인 양궁농구였는데 2점슛과 3점슛 비율이 1:1일 정도로 삼점슛 시도가 많았다. 빅맨들도 밖으로 나와서 외곽슛을 던져는 것이 주 옵션이었고. 유일하게 골밑에서 비비며 플레이를 한 것은 마리조나스 페트라비셔스(Marijonas Petravicius) 뿐이었고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리나스 클라이자(Linas Kleiza)가 덴버에서 뛸때는 그저 삼점슈터의 모습이었는데 리투아니아 대표에서는 적극적인 돌파와 미들레인지 게임이 돋보였다. 라무나스 시스카우스카스의 뒤를 이을 선수는 클라이자가 되어야할 것 같은데, 좀 더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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