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에 발매된 락보컬리스트 서문탁의 데뷔 앨범.서문탁의 허스키하면서도 파워풀한 고음 샤우팅을 기본 베이스로 파워 발라드와 신나는 락앤롤을 90년대 감성으로 버무린 팝/락 음반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앨범에 수록된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을 통해서 서문탁의 노래를 처음 접했을 것이다. 나도 이 곡을 통해서 서문탁이라는 뮤지션을 알게 되었으니까. 경영대 학생 식당에서 점심 먹다가 스피커로 들려오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는데, 깜짝 놀랐었다. 그 당시에는 이런 파워풀한 여성 락 보컬리스트가 드물었기 때문에 이 곡을 듣고 '와 이 곡은 뭐지?' 싶었다. '미스미스터의 박경서 솔로곡인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렇듯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 이 앨범의 대표곡. 그 외에도 "각인", "Loving Me, Loving You" 같은 주옥같은 파워 발라드들이 수록되어 있다. 파워 발라드뿐만 아니라 "D.N.A."나 "분수"같은 락킹한 곡들에서도 서문탁의 매력을 느낄 수가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저 위에 언급한 곡들이 모두 앨범 전반부에 몰려있고, 6번 트랙인 "각인"이후의 앨범 후반부에 수록된 곡들은 임팩트가 아주 약하고 밋밋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CD를 플레이해도 후반부는 잘 안듣게 된다.
11. The Shieldmaiden(Live Acoustic Version, Bonus Track)
□ 이탈리아 출신의 헤비메탈 밴드 프로즌 크라운(Frozen Crown)의 데뷔 앨범 "The Fallen King".
시원하게 달려주는 파워메탈 앨범이다. 시원하게 질주하는 연주 속에서도 쉽게 귀에 걸리는 멜로디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키보드 사용이 팝적인 느낌을 더하는데 과하게 사용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 적절하게 사용해 분위기를 잘 만들어간다.
여성보컬 지아다 에트로(Giada Etro)와 남성보컬 페데리코 몬델리(Federico Mondelli)의 트윈 보컬 체제인데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면서 리드 보컬을 맡는다. 여성 보컬 지아다의 깨끗한 음색과 깔끔한 고음이 돋보인다. 남성보컬 페데리코가 간간히 들려주는 하쉬 보컬이 앨범 곳곳에 멜로딕 데스 메탈 같은 분위기도 내고 있어서 파워메탈 특유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여성보컬+남성보컬+하쉬보컬의 조합은 아마란스(Amaranthe)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아마란스에 비하면 프로즌 크라운은 덜 팝적이고 더 메탈릭하다.
한 줄로 정리하면 시원한 연주와 익숙한 멜로디, 돋보이는 여성보컬과 크게 거슬리지 않는 하쉬보컬의 조합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메탈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한가지 더.
밴드의 기타리스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내가 이 밴드에 꽂힌 것이 바로 기타리스트 탈리아 벨라제카(Talia Bellazecca) 때문이다. 유투브에서 처음 접했던 이들의 곡 "Kings"의 뮤직 비디오에서 화려한 기타 솔로를 보여주는 탈리아의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밴드의 리드 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왼손잡이 여성 기타리스트라니. 완전한 나의 로망이잖아!!!(그러니까 이 포스팅의 결론은 기타리스트가 너무 예뻐서 음반까지 샀다는...)
□ 앨범에서 한 곡만 추천한다면 : 탈리아의 기타 연주와 함께 멜로디와 후렴구가 귀에 촥촥 감기는 "Kings"
□ 올해 3월에 발매된 "메탈갓"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18번째 정규앨범 "Firepower".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주다스 프리스트의 새 앨범은 언제나 기다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앨범 발매 전에 선공개 되었던 "Lightning Strike"와 "Firepower"가 대단히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새 앨범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하지만 기타리스트 글렌 팁톤(Glenn Tipton)의 파킨슨 병으로 인해 앞으로 밴드의 투어에 함께 할 수 없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불안감도 커졌다. 어쩌면 이 앨범이 주다스 프리스트의 마지막 앨범이 되지 않을까?
이런 여러가지 복잡한 기대 속에서 접한 주다스 프리스트의 새 앨범 "Firepower". 강렬한 기타 리프와 롭 헬포드의 스크리밍으로 주다스 프리스트의 건재함을 알리는 오프닝 곡 "Firepower"로 시작되는 새 앨범은 전성기 주다스 프리스트의 장점이 아주 매끈하고 깔끔한 사운드로 뽑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앨범이다.
"Firepower"는 톰 알롬(Tom Allom)과 앤디 스닙(Andy Sneap), 두 명의 프로듀서의 참여가 화제가 되었다. 톰 알롬은 "British Steel"부터 "Ram It Down"까지 전성기를 같이 했던 프로듀서이고, 앤디 스닙은 억셉트(Accept)의 최근 앨범들(Blood Of The Nations, Stalingrad, Blind Rage, The Rise Of Chaos), 테스타먼트(Testament)의 "Dark Roots Of Earth"등을 프로듀스한 현대적 감각을 갖춘 프로듀서인지라 이 둘의 시너지 효과가 새 앨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대가 컸었다. 앞서 말했던 앨범의 만족스러운 퀄리티는 아마도 이 두 명의 프로듀서의 시너지 효과가 긍정적 화학작용을 일으킨 덕분이라 하겠다.
음반 해설지에 김경진님이 두 프로듀서의 역할을 잘 정리를 해놓으셔서 옮겨 본다.
물론 밴드의 원숙한 역량이 바탕에 자리하지만 앨범이 제 모습을 갖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은 앤디 스니프다. 톰 알롬이 오래 전 해왔던 익숙한 방식으로 옛친구들의 음악 유산과 그 거칠고 투박한 색채를 제대로 뽑아줬다면 앤디는 그러한 고전적 사운드를 다듬고 섬세함과 세련미라는 특성을 지니는 현대적 분위기를 절묘하게 녹여내 빈틈없이 풍성한 질감을 실어 주었다.
주다스 프리스트하면 무엇보다도 "철혈 보컬", "쇳소리 보컬"의 롭 헬포드가 떠오른다. 하지만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걱정되는 것도 롭 헬포드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보컬리스트의 기량은 문제 없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롭 헬포드는 발표되는 앨범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해줬었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도 그 답은 같다. 문제 없다.
롭 헬포드는 전성기 만큼의 무자비한 고음의 샤우팅은 아니지만 이번 앨범에서도 여전히 날카로운 스크리밍과 사악한 느낌의 중저음의 보컬의 조화를 통해 건재함을 알리고 있다. 수록곡 중 "Evil Never Dies"와 "Necromancer"는 롭 헬포드의 보컬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던 곡.
주다스 프리스트의 자랑 트윈 기타도 건재하다. 글렌 팁톤과 리치 포크너(Richie Faulkner)의 트윈 기타는 리프와 솔로 플레이를 주고 받으며 현란한 연주를 보여주는 "Lightning Strike"나 "Traitors Gate"같은 빠른 곡에서 뿐만 아니라, "Rising From Ruins"나 "Spectre" 같은 미들 템포의 곡에서도 불을 뿜으며 곡의 긴장감과 비장함을 극대화 시켜준다.
2011년 팀에 합류한 기타리스트 리치 포크너는 글렌 팁톤과 멋진 호흡을 보여주고 있으며, 핼포드, 팁톤과 함께 곡 작업에도 참여하면서 주다스 프리스트에 새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1989년에 드러머 스캇 트레비스(Scott Travis)를 영입하면서 밴드 활동의 전환점을 맞았었다. 그리고 나온 작품이 헤비메탈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 "Painkiller". 리치 포크너도 이번 앨범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 시키고 있다.
위에 언급한 곡들 외에도 80년대 전성기 주다스 프리스트의 분위기를 풍기는 "Flame Thrower", 예전 명곡 "Blood Red Skies"를 연상하게 하는 비장미 넘치는 "Children Of The Sun" 등도 놓쳐서는 안될 곡들이다. 다만 마지막 수록곡 "Sea Of Red"는 개인적으로 불호. 이 곡은 과거 "Stained Class"의 수록곡 "Beyond The Realms Of Death"나 "Angel Of Retribution"의 수록곡 "Lochness" 같은 주다스 프리스트 표 발라드인데 개인적으로 이들의 발라드에는 별로 매력을 못느껴서, 이 곡도 심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앨범 듣는 재미를 떨어뜨릴 정도는 아니다.
"Firepower"는 빌보드 앨범 차트 5위를 기록하면서 주다스 프리스트 커리어 최고의 순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하드락 앨범 차트 1위, 탑 락 앨범 차트 2위, UK 앨범 차트 5위 등 차트 성적도 훌륭하다. 완벽한 주다스 프리스트의 컴백이다. 부디 이번 앨범이 이들의 마지막 앨범이 되지 않기를.
□ 앨범에서 한 곡만 추천한다면 : 묵직한 리프와 날카로운 솔로가 돋보이는 "Lightning Strike"
□ 핀란드 출신의 헤비메탈 밴드 비스트 인 블랙(Beast In Black)의 데뷔 앨범이다. 메탈 킹덤에서 평이 좋아서 들어보게 되었는데 마음에 들어 앨범 구매까지 이어졌다. 날카롭게 뻗어나가는 초고음 샤우팅 보컬과 시원한 연주, 환상적인 멜로디가 특징인 파워메탈 앨범이다. 여기에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복고풍인 키보드 연주를 섞어서 팝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메탈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듣기에 부담이 없다.
앨범 제목이 "Berserker"인데, 일본 만화 베르세르크를 테마로 만든 앨범이다. 밴드명인 "Beast In Black"도 베르세르크의 주인공 가츠의 별명인 검은 검사를 떠올리게 한다. 베르세르크는 관심있게 보고 있는 만화라(도대체 결말은 언제나? 아니 살아생전 결말을 볼 수는 있을까?) 앨범을 들으면서 원작의 어떤 내용을 음악으로 다뤘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몇몇 곡을 들으면서 떠오른 원작의 인물이나 사건들을 꼽아봤다.
1번 트랙 "Beast In Black" : 원작의 주인공 가츠의 별명인 검은 검사를 떠올리게하는 제목에서 이 곡의 주인공은 가츠인 것을 보여준다. 동료였던 그리피스에게 배신당하고 강마의 의식에서 살아남은 가츠의 증오, 분노, 복수가 폭풍같이 몰아치는 긴장감 넘치는 연주를 통해 뿜어져나온다.
Unleash the fury through your sword of hate
Destroy and murder, retaliate. Harness the power of the beast in black
I seek no salvation, Only retaliation
No mercy 'couse they all must die
It's time you greet the dragonslayer
위와 같은 가사를 통해, 만화 전반부의 오직 복수만을 위해 사도를 찾아내 죽이는 가츠의 모습을 섬뜩하게 묘사했다.
2번 트랙 "Blind And Frozen" : 곡의 주제는 그리움인 듯 한데 강마의 의식에서 정신이 망가지기 전 캐스커를 그리워하는 가츠에 대한 곡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자신의 꿈을 찾아 매의 단을 떠난 가츠에 대한 마음을 뒤늦게 확인하고 그리워하는 캐스커의 마음을 노래한 것 같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던 그 촌스러운 키보드 연주가 문을 여는 곡으로 여성과 남성을 오가면서 서로 대화하듯 노래를 부르는 보컬 퍼포먼스가 놀랍다. 앨범에서 (아마도) 가장 유명한 곡이자 이 앨범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3번 트랙 "Blood Of A Lion" : 이곡을 듣고는 그리피스가 떠올랐다. "난 내 나라를 손에 넣는다.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지 바치겠어" 라고 말하던 그리피스. 폐인이 된 몸으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매의 단을 잔인하게 희생시켜 페무토로 전생하는 그리피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With the cage now destroyed.
Let the sheep feel your presence
이 곡에서는 위의 가사(양들이 너의 존재를 느끼게 하라)가 특히 눈에 띄었는데, "...사자는 어둠의 매이니 죄많은 검은 양들의 주인이면서 눈먼 하얀 양들의 왕..."이라는 대사에서 따오지 않았을까 한다.
5번 트랙 "Zodd The Immortal" : 제목에 이미 조드가 들어가 있다. 불사신 조드에 대한 곡. 긴장감 넘치는 연주가 원작에서 보여주는 조드의 공포스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6번 트랙 "The Fifth Angel" : 그리피스가 페무토로 전생하는 강마의 의식을 묘사한 곡. 강마의 의식은 베르세르크에서 가장 절망적이고 끔찍하고 잔혹하고 어둡고 처절한 부분이다.
I steal your sanity, betray your heart and let it bleed
Burn down your paradise and drain your love
I stain your purity, become thy faithful enemy
Defile your womanhood before his eyes
원작의 이런 부분을 소름끼치게 묘사한 가사. 다만 곡의 암울한 소재에 비해서 곡 분위기가 밝아서 감정이입이 좀 안된다.
7번 트랙 "Crazy, Mad, Insane" : 그리피스에 대한 가츠의 분노를 노래한 곡인 것 같다. 이런 장면은 여러 곳에서 나오지만 나는 이곡을 들으면서 가츠와 그리피스가 검의 언덕에서 만나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 곡은 무슨 80년대 롤라장에서 나오던 노래 같다. 키보드 뽕짝이 너무 과하다.
당장 음악을 들으면서 꼽아본 곡과 장면들은 대략 이정도다. 다른 곡들도 뭔가 원작에 소재를 있을텐데, 이 정도만 봐도 이 밴드가 베르세르크 원작을 꽤 열심히 연구하고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베르세르크를 읽을 때마다 그 암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 때문에 둠메탈이나 데스메탈, 블랙메탈 같은 익스트림 메탈 음악에 꽤나 잘 어울리겠구나란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라 소재의 어두운 면이 음악적인 면으로 표현되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다.
□ 앨범에서 한 곡만 추천한다면 : 앨범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한 "Blind and Froz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