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개념 無개념 주간 농구토크 「파울 아웃」제4회

 




우리나라 중,고 농구나 대학농구는 관심은 있지만 직접 보러갈 열정은 없고, 그래서 가뭄에 콩나듯 해주는 TV 중계는 꼬박꼬박 챙겨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오늘 2009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 준결승 경기를 MBC에서 해주길래 보게 되었습니다. 성균관대학교와 동국대학교의 준결승 경기였는데요.


일단 경기는 동국대학교의 승리였습니다. 전반엔 높이를 앞세운 성균관대학교의 리드였는데, 후반전 에이스 김민섭이 파울 아웃되고, 동국대의 지역수비와 외곽슛이 폭발하면서, 결국 동국대학교가 73-68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성균관대학교는 후반에 장점인 높이를 전혀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 아쉬움을 줬습니다.


가장 눈여겨 본 선수는 성균관 대학교 방덕원이었습니다. 저는 방덕원 이야기만 듣고, 경기는 처음 봤는데요. 210cm의 좋은 신장에 왼손잡이. 하드웨어는 정말 좋아 보였습니다. 다만 경기력이 아직 하드웨어를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단 성균관대학교에서 방덕원의 높이를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앤트리 패스를 전혀 못넣어주더군요. 특히 후반에 동국대가 지역방어를 들고나오자 아무것도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공격에서는 볼 키핑이나 골밑 마무리 능력도 많이 부족해보였구요, 자신보다 한참 작은 동국대학교의 이성에게 몸싸움에서 밀려 쉽게 자리를 뺏기는 모습이라든지, 박스 아웃을 소홀히 해서 오펜스 리바운드를 뺏기는 모습등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수비에서도 일단 서있기만 해도 위협이 되는 수준의 신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블록슛을 몇 번 보여주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직 갈길이 멀어 보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균관 대학교와 동국 대학교의 신입생들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는데요.


동국 대학교의 김윤태는 정확한 삼점슛으로 동국대 득점을 이끌었습니다. 2쿼터 김윤태의 폭발이 없었다면 성균관 대학교의 일방적 런으로 경기가 끝날 수도 있었죠. 4쿼터에 살짝살짝 포인트 가드로서의 능력도 조금 보여주면서 1번으로 전환도 긍정적으로 보였습니다. 이성은 위에 언급한 것처럼 자신보다 큰 방덕원을 상대로 선전해줬구요. 김종범도 4쿼터에 결정적인 3점슛을 두방 성공시키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성균관 대학교 임종일은 좋은 돌파력으로 슬래셔로서 가능성을 보여줬구요. 유망주들의 활약은 언제 봐도 즐겁네요.


내일은 동국 대학교와 중앙 대학교의 결승전이 있는데, MBC에서 중계를 해주는군요.


오랫만에 중앙 대학교 오세근의 플레이를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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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들어 첫 아마농구경기 시청이다. 매년 초가 되면 시간을 꼭 내서 아마농구 경기도 보러가리라고 다짐은 하지만 이게 참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올해는 SBS 스포츠 채널에서 해주는 중계나 꼬박꼬박 챙겨보기로 했다. 오늘 경기는 제 46회 춘계전국남녀중고 농구연맹전 남고부 4강 용산고와 휘문고, 안양고와 배제고의 경기였다.



준결승 1경기 - 용산고 vs 휘문고. 85-68 용산고 승.

내외곽에서 고른 활약을 보인 용산고가 경기 내내 휘문고를 리드했고, 결국 85-69로 승리하면서 결승에 선착했다. 이승현(10번,200cm.)을 앞세운 용산고는 높이에서 휘문고를 압도했고, 이재도(4번,181cm), 황윤종(13번)의 외곽슛이 호조를 보였으며 김수찬(9번, 189cm)이 득점에 가세하면서 비교적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반면 휘문고는 주전 포인트 가드 가드 기효준(7번)이 부진했던 것이 뼈아펐다. 경기를 풀어나가야하는 포인트 가드가 제 역할을 못하자 휘문고는 짜임새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턴오버를 남발하면서 무너졌다. 높이에서 밀리며 오펜스 리바운드를 많이 허용한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였고.

이 경기에서 관심을 끌었던 것은 용산고의 이승현과 휘문고의 김준일(15번,200cm)의 맞대결이었다. 2m대의 빅맨 유망주들의 대결. 두 선수는 각각 24득점 11리바운드, 23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치열한 골밑 대결을 벌였다

용산고 이승현은 왼손잡이이고, 좋은 파워를 바탕으로 골밑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페이스 업도 가능하고, 미들레인지 점퍼도 정확했다. 속공 트레일러로 참여할 정도로 기동력도 좋았다. 이승현에게 앤트리 패스를 넣고 이어지는 킥아웃 패스 게임으로 오픈 3점찬스를 만드는 패턴도 자주 나올 정도로 패스도 괜찮았다. 전형적인 센터라기 보다는 센터와 포워드의 하이브리드 타입의 선수로 보였다.

반면 휘문고 김준일은 좀 더 묵직한 맛이 있는 정통 센터의 느낌을 줬다. 포스트업이 주 옵션이었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터프한 모습을 보여줬다. 왼손 마무리도 가능했고. 리바운드 잡은 후에 볼처리가 조금 아쉬움을 줬지만 높이에서 우세한 용산고 골밑을 맞아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밖에 휘문고의 기효준은 위에 적은데로 기대에 못미쳤고, 용산고의 이재도는 정확한 슈팅과 재기발랄한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는데 잔턴오버가 너무 많았다. 트레블링 턴오버를 도대체 몇개를 하는지. 트레블링 문제는 비단 이재도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 경기도 그렇고, 뒤에 벌어진 안양고와 배재고의 경기에서도 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이 숱하게 나왔다. 

주로 볼을 치기전에 먼저 스텝부터 떼면서 범하는 턴오버였는데, 기본기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이건 선수들이나 코치진들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프로쪽에서도 좀 잡아줘야할 점이 있어 보였다. SBS 스포츠 해설진은 프로에서와 아마에서 트레블링을 잡아주는 기준이 조금 다르다고 했다. 프로쪽에서는 트레블링을 좀 융통성있게 본다는 이야기였는데, 어린 선수들이 그런 경기를 보면서 받는 영향이 큰 것 같았다. 따라서 프로리그에서도 좀 타이트하게 잡아줄 필요가 있다. 국제룰에 맞춰가야지. 이건 국가대표팀의 경쟁력과도 연결이 된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은 8강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경기내적으로는 중요한 순간에 트레블링 턴오버를 많이 범했었다. WKBL의 느슨한 콜에 익숙해져있다가 국제무대에서 타이트해진 콜에 당황하게 된 케이스다. 선수들이 아직 어릴때, 나쁜 습관은 뿌리를 뽑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KBL을 비롯한 프로리그가 도움을 줬으면 한다.

그런데 어쩌다가 포스팅이 이렇게 흘렀지. 아무튼 용산고 결승진출.-_-;;



준결승 2경기 안양고 vs 휘문고. 86-63 안양고 승.

안양고가 화끈한 공격농구를 보여주면서 휘문고를 86-63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안양고의 농구는 전성기 피닉스 선즈의 런앤건을 보는 것 같았다. 리바운드 이후에 2~3번의 패스만에 상대 코트로 넘어가 오픈 찬스로 마무리되는 런앤건. 그 런앤건을 이끈 선수는 가드 김정년(5번,180cm)과 유경식(7번,184cm)이었고, 한성원(11번,183cm)은 3점슛, 이재협(15번,195cm)은 포스트를 책임지면서 휘문고를 경기한때 30점차까지 리드했다. 안양고는 100점을 넘길 기세였는데, 4쿼터 너무 많은 점수차때문에 경기가 루즈해지면서 100점 돌파에는 실패했다.

안양고 선수들은 패스게임에 능하고 잘달리고 슈팅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센터를 보는 이재협도 삼점슛을 성공시킬 정도로 선수들 슈팅이 좋았다. 따라서 오픈 찬스가 나면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던졌다. 휘문고가 안양고의 페이스를 따라가지 못하고 공,수에서 꼬이기 시작하면서 안양고 런앤건의 위력은 더해졌다.

안양고 이재협은 센터를 보기에는 너무 마른 체형이었는데, 대신 팔이 길고 블록슛이 좋아서 골밑을 잘 지켜줬고, 시원한 아웃렛 패스고 속공의 시작점 역할을 잘해줬다. 공격에서도 삼점슛부터 인사이드 득점까지 다양하게 소화해냈고, 속공상황에서는 호쾌한 덩크슛까지 꽂아넣었다. 팀 사정상 센터를 보고 있지만 아무래도 포워드로 타입의 선수였다. 한상원은 속공상황에서 코너로 빠져서 오픈 찬스를 잡는 움직임이 좋았는데 삼점슛을 6개 성공시키는 고감도 슛감을 보여줬다. 김정년과 유경식도 빠른 스피드로 배제고 수비를 뒤흔들면서 동료들의 오픈 찬스를 잘 만들어줬다.

배제고는 안양고의 페이스에 말려서 이렇다할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센터 김만종(5번,198cm)이 29득점 19리바운드로 맹활약하긴 했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배제고는 전체적으로 단발성 공격이 많았고, 트렌지션 디펜스가 전혀 되지않았다.


용산고와 안양고의 결승은 농구계의 영원한 화두 높이와 스피드의 대결이 되었다. 이거 재미있게 되었네. 예선에서는 용산고가 안양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바가 있는데, 이번에는 설욕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용산고가 다시 안양고를 꺾고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지. 내일 결승 기대된다.


올해 마지막 아마추어 대회인 농구대잔치가 열리고 있는데 올해는 아마농구 경기를 하나도 못봤다. 올해는 이상하게 귀차니즘과 타이밍 관광으로 어찌어찌하다보니 이리되었네. 지난 번 고대총장배는 보러 가려고 집앞까지 나섰다가 일이 생겨서 못가고 아무튼 이핑계, 저핑계.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2메가 바이트 수준의 아마농구 정보가 완전 포맷 상태에 이르렀다. 그나마 지노짱님을 비롯한 블로그 이웃분들 포스팅에 의존해서 근근히 소식을 접하는 정도.

올해도 그냥 이리 보내나 싶었는데 마침 SBS 스포츠 채널에서 농구대잔치 준결승 경기를 중계해줬다. 그것도 한 경기가 아니라 두 경기 모두 다. 이게 왠 횡재.ㅎㅎ. 게다가 상무와 중앙대의 경기는 2차연장까지 갔고, 건국대와 고려대의 경기도 4쿼터 마지막까지 접전이었던 꽤 재미있는 경기들이었다.



중앙대와 상무의 경기는 상무가 경기 초반 지역방어를 중심으로 경기를 앞서나갔지만 이후 중앙대가 오세근 김선형등의 활약으로 금새 역전을 만들어냈고, 이후에도 중앙대가 앞서나가면 상무가 쫓아가는 형상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중앙대는 3쿼터에 상무를 9득점으로 묶으면서 52-42로 3쿼터를 마치면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상무는 4쿼터 시작과 동시에 양동근의 연속득점으로 점수차를 줄였고 다시 경기는 접전이 되었다. 하지만 골밑에서 김봉수의 분전을 바탕으로 상무는 결국 양동근의 득점으로 경기를 72-72 동점으로 만들고 연장으로 끌고 갔다.  결국 2차 연장 끝에 상무가 96-86으로 중앙대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중앙대는 4쿼터까지 팀을 잘 이끌었던 박성진이 연장에서 파울 아웃 당하면서 기세가 꺾였고, 1차연장에서 오세근이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아쉽게 승리를 내줬다. 상무의 노경석과 임효성이 2차연장에서 터뜨린 연속 3점슛이 승부를 갈랐다. 세기와 노련미에서 차이가 났다.

상무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198cm 센터 김봉수였다. 김봉수는 유종현 오세근 같은 중앙대의 장신 센터들을 상대로 대등한 활약을 보여주면서 상무 승리의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4쿼터에 오세근을 상대로 인사이드에서 자리를 잡고 힘을 바탕으로 득점을 해주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4쿼터에 파울 트러블에 걸렸지만 2차 연장까지 상무의 골밑을 지키는 노련함도 보여줬다.

이런 선수가 원주 동부에서는 그저 외국인 선수 뒤치닥거리나 한단 말이지. 전에 전자랜드 경기를 보고 주태수가 많이 발전했다는 포스팅을 했을때, 토오루님께서 주태수 대학시절 모습 찾으려면 아직 멀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양동근은 경기 초반 자신보다 체격조건이 좋은 중앙대 가드진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무리한 플레이도 많이 나왔고. 하지만 4쿼터 초반 10점을 몰아넣으면서 상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동근의 포인트 가드로서 능력에는 종종 의문이 들긴 하는데 4쿼터 이런 모습은 대단하단 말 밖엔. 드리블 돌파후 풀업 점퍼, 속공 피니쉬, 파워 넘치는 돌파. 4쿼터 양동근은 참 대단했다. 그리고 양동근의 똑같은 패턴에 계속 털리는 중앙대 수비도 참...

조성민과 김도수는 KTF가 06~07 시즌 파이널에 진출했을때 좋은 활약을 보여줬었다.두 선수는 그 시즌 마치고 나란히 입대했고. 오랫만에 플레이를 봤는데 두 선수 모두 여전한 기량을 보여줬다. 특히 김도수가 많이 좋아졌네. 두 선수가 KTF에 합류하면 안습 KTF도 좀 나아지려나.

중앙대에선 오세근에 대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가 너무 커서였는지 실망이 큰 경기였다.

오세근은 신장이 살짝 아쉬웠지만 골밑에서 파워넘치는 플레이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맞나? 기억이..?) 이날 경기에서는 하이 포스트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다. 수비에서도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고. 뭔가 힘이 좀 빠져보인다고나 할까? 1차연장 마지막 마무리 슛도 좀 아쉬웠고.

중앙대에서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함누리. 자신보다 큰 선수(정확히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는 페이스업으로 자신보다 체격이 작은 노경석은 포스트업으로 공략하는 영리한 모습을 보여줬다.

나머지 선수들도 있을텐데. 기억이 잘 ..그냥 패스.




중앙대와 상무의 경기를 보면서 진을 뺀 나머지 고려대와 건국대 경기는 그냥 정신줄 놓고 봤다. 생각나는 것만 그냥 짧게 끄적여보면.

건국대는 허일영의 슛감이 좋지 않았고, 고려대에 계속 털리는데도 고집스럽게 지역방어를 고수하면서 경기를 계속 이끌려갔다. 덕분에 오펜스 리바운드도 많이 뺏겼고, 공격에서도 실책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건국대는 맨투맨으로 수비를 바꾸면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센터 최부경의 꾸준한 포스트 득점으로 점수차를 좁혀 나갔고 결국 종료 31초를 남기고 역전까지 성공했다.

건국대 센터 최부경(200cm)은 이날 고려대의 김태홍과 하재필을 상대로 22득점 11리바운드를 퍼부우면서 맹활약을 보여줬다. 최부경도 자신의 신체조건을 이용하여 골밑에서 득점을 할 줄 아는 선수였다.

기대했던 건국대 허일영은 이날 슛감이 그다지 좋진 않았는데, 높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가는 슈팅은 폼이 괜찮아 보였다. 197cm의 신장에 왼손잡이 슈터. 꽤나 메리트가 있어 보였다. 다만 이 선수도 "수비"나 "박스아웃"같은 단어는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해설에서는 대회 평균 리바운드가 10개라는데, 정작 경기에서 보여준 박스아웃은 시원치 않아보였다.

고려대는 그냥 패스. 정신줄 놓고 경기를 봐서 고려대 활약은 잘 기억이 안난다. 원래 승자만 기억되는 법.-_-;;



준결승 두 경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내일 있을 상무와 건국대의 농구대잔치 결승전도 꽤 기대가 된다. ^^


P.S 농구대잔치 준결승 두 경기 모두 SBS 스포츠 채널에 VOD로 올라와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찾아보셔도 괜찮을 것 같다.



아마농구경기는 참 오랫만에 본 것 같습니다. 직접 보러갈 형편은 안되고 간혹가다가 TV 중계를 해줘도 시간대가 애매해서 보기가 힘들었는데 오늘 협회장기 경기중계를 우연히 본 것은 참 운이 좋았습니다. 대회가 시작한지도 모르고 있었는데요.

협회장기는 어제부터 시작되었더군요. 김해에서 열리고 있구요. SBS 스포츠에서 오늘 중계해준 경기는 울산 무룡고와 부산 중앙고의 경기였습니다. 아마농구. 특히 고교농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어서 사전지식없이 중계를 봐야했습니다. 중계진들이 경기시작하기전에 무룡고의 센터 박철호에 대해서 언급을 하기에 이 선수에 집중해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경기는 좀 일방적이었습니다. 전날 배제고한테 일격을 당한 울산 무룡고는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는지 초반부터 부산 중앙고를 밀어부쳤습니다. 경기시작부터 풀코트 프레스로 부산 중앙고 가드들을 압박했는데요, 1,2학년이 주축인 중앙고 선수들은 경험부족을 드러내면서 무룡고의 수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중앙고의 턴오버는 바로 무룡고의 속공으로 이어졌구요.

"무룡고 풀코트 프레스->중앙고 턴오버->무룡고 속공->다시 무룡고 풀코트 프레스->중앙고 턴오버->무룡고 속공" 이 패턴이 반복되면서 점수차는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중앙고는 1쿼터 3분까지 무득점이었구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22-0까지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1쿼터 후반에 중앙고의 수비가 살아나고 속공이 몇 개 성공하기는 했지만 1쿼터는 28-12로 무룡고의 리드였습니다.

2쿼터 시작과 동시에 중앙고는 에이스 11번 김창모와 5번 이영훈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무룡고가 풀코트 프레스를 가동하자 중앙고는 턴오버를 남발했고 무룡고는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무룡고는 이후에도 풀코트 프레스를 계속 풀지 않았구요, 백코트가 느린 중앙고의 약점을 철저하게 속공으로 공략했습니다. 2쿼터는 53-34로 무룡고의 리드.

아마농구에서는 3쿼터와 4쿼터에만 지역방어가 허용되더군요. 그리고 3쿼터에 두팀 모두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구요. 무룡고는 여전한 압박수비를 보여줬고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세컨 찬스를 계속 성공시키면서 득점을 쌓아나갔습니다. 반면 중앙고는 수비에서는 리바운드를 전혀 잡아내질 못했고 공격에서는 무룡고의 지역방어를 뚫지 못하고 단발성의 외곽공격만 시도하다가 점수차는 더욱 더 벌어졌습니다. 3쿼터가 끝날 무렵에 점수차가 30점 가까이 났구요. 4쿼터는 벤치 멤버들이 대거 투입되는 가비지 쿼터가 되었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101-72 로 무룡고의 압승이었습니다. 무룡고의 압박수비와 속공이 돋보이는 경기였죠.


인상적이었던 선수들을 살펴보면 역시 무룡고의 센터 13번 박철호(24득점 12리바운드)였습니다. 199cm의 신장에 체격이 탄탄하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왼손잡이이면서 양손을 모두 능숙하게 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골밑에서 볼을 잡은 뒤에 솔더페이크를 비롯한 다양한 페이크와 피벗으로 수비수를 떨궈내는 능력도 있었고 백보드를 아주 잘 이용하는 득점루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속공 트레일러 역할을 맡아 세컨 브레이크를 성공시키는 모습에서 괜찮은 기동력도 확인할 수 있었구요.

더블팀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고 킥아웃해주는 패스나, 리바운드 이후에 시원스럽게 속공으로 뻗어나가는 아울렛 패스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아직 1학년이라고 하는데 침착한 모습도 인상적이었구요. 반면에 수비에서는 그다지 큰 존재감을 보여주진 못하더군요.

박철호가 무룡고의 프론트 코트의  핵이었다면 7번 이원대(22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4스틸)는 백코트의 핵이었습니다. 이원대는 빠른 스피드와 탁월한 돌파력, 슈팅력, 득점력을 보여줬습니다. 박철호를 스크린을 받아서 펼치는 2:2 플레이도 수준급이었구요. 포인트 가드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지만 볼운반이나 탑에서 볼을 돌리는 모습, 속공전개하는 모습도 꽤 안정적이었습니다. 이밖에도 무룡고에서는 좋은 압박수비를 보여준 포인트 가드인 5번 선수(이 선수도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와 이원대와 함께 속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10번의 염승민(11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산 중앙고는 11번의 김창모(43득점 11리바운드)가 가장 돋보였습니다. 페이스 업 상황에서 개인기를 통한 1:1돌파가 아주 탁월한 득점원이었습니다. 퍼스트 스텝도 좋아 보였고 스핀 무브도 잘 사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3점슛도 가능한 슛거리를 지녔구요. 이날 43득점을 올렸는데 거의다 개인기에 의한 득점이었습니다. 개인 성향인지 아니면 팀내 다른 득점원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공격을 혼자 독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외에 중앙고가 전체적으로 워낙 부진했는지라 눈에띄는 선수들은 없었네요.


간만에 아마농구 중계를 참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 주에는 더이상 중계가 없네요. 이런....

대회가 15일까지인데 준결승이나 결승경기 중계를 다음 주쯤 기대해봐야겠네요. SBS 스포츠 채널이 중계해주겠죠.? 믿습니다. ^^:


그리고 아마추어 대회들이 치뤄질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경기 관련 자료들을 좀 준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경기 결과나 박스 스코어, 리캡을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네요. 대한 농구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봐도 경기일정 정도, 승패정도만 나와있고 말이죠.

부산 중앙고는 같은 경우는 팀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어서 선수들 이름조차 알기 힘들었습니다. 이런 정보들을 제공하는 홈페이지나 사이트가 따로 있는데 컴맹인 제가 못찾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점프볼에서 간단한 경기 리캡과 주요 선수들 스탯정도를 제공해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긴 합니다만. 농구협회 차원에서 팬들을 좀 더 배려해줬으면 좋겠네요.

편성표를 보니 오늘 3시에 SBS스포츠에서 남고부 결승을 중계해주길래, 일찍 도서관에서 귀가했다. 아마농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점프볼에서 각 팀의 선수들 이름과 신장정도만 알아보고, 토오루님이 쓰셨던 8강전 관람기에서 홍대부고와 제물포고 관련 부분을 읽어보고 중계를 봤다. 토오루님의 글을 보면 홍대부고에서는 박성열, 김경수, 임동섭, 김창현. 제물포고에서는 김명진, 김윤태등이 주목할만한 선수라고 해서 일단 입력.


1쿼터

원래 팀컬러인지 아니면 4강에서 연장접전으로 인한 체력부담을 덜기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홍대부고가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제물포고는 가드 김명진을 중심으로 패스가 아주 잘 돌면서 오픈찬스를 만들어냈고, 김윤태, 공준희, 지장훈등이 3점슛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면서 순식간에 앞서나갔다. 제물포고 김명진은 빠른 스피드와 좋은 코트 압박능력으로 여러번 스틸을 성공시켰고 이는 속공으로 연결되었다.

홍대부고는 상대적으로 장신선수들이 많았지만 경기초반에 단조로운 외곽공격만 고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래도 전날 연장접전의 영향인지 선수들의 공수전환도 빠르지 못했고 수비때 움직임도 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좋은 신장을 이용한 공격리바운드와 자유투 득점으로 경기초반 10여점까지 벌어졌던 점수차를 1쿼터 막판 4점차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1쿼터는 21 : 17로 제물포고 리드.


2쿼터

홍대부고가 1쿼터 막판 기세를 이어가면서 2쿼터를 시작했다. 수비가 활력을 찾았고 공격리바운드에 이어 김경수의 3점슛으로 1점차까지 추격해 들어갔다.

하지만 제물포고는 김윤태의 2점슛과 지창훈의 3점슛으로 다시 점수차를 벌렸고, 이후에는 김명진 타임이었다. 홍대부고는 계속해서 3점슛을 시도했는데 실패했고 이는 제물포고의 속공으로 연결되었다. 김명진은 속공전개에서 아주 탁월한 모습을 보여줬다. 빠른 스피드를 통해 돌파를 통해 직접 마무리하기도 했고 오픈된 동료들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면서 득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돌파에 이은 두번의 슛 페이크로 수비수를 날려버리고 언더슛을 성공시키면서 파울까지 이끌어내 3점 플레이를 만들어낸 장면과 속공에서 비하인드 패스로 공준희의 3점슛을 어시스트하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최고 하일라이트였다. 이후 김명진은 다시 공준희의 3점슛을 어시스트해서 점수차는 순식간에 12점차가 되었다.

홍대부고는 수비에서는 김명진에게 계속 끌려다녔고 공격에서는 단순한 외곽 공격만 고집하면서 경기를 끌려갔다. 4강전 배제고와의 경기에서 26득점 20리바운드를 기록했다고 하는 박상열은 드리블 돌파에 이은 멋진 스핀무브로 파울까지 얻어내며 3점플레이를 성공시키면서 하일라이트 장면을 만들어냈지만 다른 선수들이 너무 부진했다. 이후 제물포고는 벤치에서 출전한 서성광의 3점슛 두방과 공준희의 3점슛으로 2쿼터를 43대 31로 마무리했다.


3쿼터

홍대부고는 3쿼터들어 박성열의 포스트업을 이용하면서 추격의 불씨를 살리기 시작했다. 박상열은 수비수보다 좋은 신장과 공격력으로 일단 볼이 투입되면 득점 혹은 자유투를 얻어냈다. 홍대부고는 박상열의 골밑 활약과 제물포고의 3점슛이 잠시 난조를 보인틈을 타 10점차까지 따라붙었다. 홍대부고로서는 역전의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하게도 신장의 우세가 있는 홍대부고의 리바운드였다. 이후의 경기에서 홍대부고는 제물포고에게 연속으로 공격리바운드를 빼앗기면서 흐름을 넘겨줬다. 178cm의 김명진에게 연속으로 공격리바운드를 3개나 허용하는등 선수들이 정신을 못차렸다. 거기에 트레블링을 비롯한 턴오버가 이어지면서 스스로 추격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흐름이 끊긴 홍대부고는 3쿼터 초반에 잘 먹혔던 박성열의 포스트 공격대신에 또 단순 3점슛으로 일관했고 결국 3쿼터는 제물포고가 60-42로 18점 리드한 채로 끝났다. 제물포고의 가드 김명진은 3쿼터에도 뛰어난 개인기와 리딩을 보여줬다. 특히 포스트에서 198의 박성열을 포스트업 상태에서 피벗으로 제껴버리고 리버스 레이업을 올려놓는 멋진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4쿼터

4쿼터도 3쿼터의 흐름이 무난하게 이어졌다. 홍대부고에서는 10번 박성열만이 고군분투했다. 198의 박성열은 경기초반에는 페이스업에 이은 돌파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는데 후반에는 포스트업을 꾸준히 시도했다.신장도 좋고 스피드도 뛰어나기 때문에 골밑에서 위력을 보여줬는데 홍대부고 가드들이 엔트리 패스를 지지리도 못넣어줬다. 반면 제물포고는 김명진을 중심으로 패싱게임이 잘되었고 슈터들은 오픈된 3점슛을 꼬박꼬박 넣어줬다. 경기종료 4분을 남기고 20점차까지 벌어졌고 경기는 여기에서 사실상 끝이었다.

20점차로 앞선 제물포고의 플레이가 좀 설렁설렁해지고 홍대부고가 종료 4분을 남기고 풀코트 프레스와 적극적인 더블팀으로 실책을 유발하면서 연속 점수차를 7점차까지 줄였지만 승패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처음 접한 아마농구경기였지만 예상외로 아주 재미있었다. 특히 제물포고의 김명진이나 김윤태, 홍대부고의 박성열같은 선수들은 공방양민인 내가 보기에도 앞으로도 계속 주목해볼만한 유망주들인 것 같다. 어차피 이 선수들이 커서 몇 년후에 KBL의 주역이 되고, 국가대표팀의 주력이 될테니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보는 것도 재미잇을 것 같다. 토오루님 말씀처럼 스포츠는 유망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침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도 하고 있으니 이 대회도 박스스코어 정도는 확인해봐야겠다. 중계도 어지간하면 챙겨보고.


그런데 아마농구경기의 박스 스코어를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아시는 분 좀 가르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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