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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농구] 춘계연맹전 준결승. 용산고vs휘문고, 안양고vs배제고

농구 이야기/아마농구

by 폭주천사 2009. 3. 1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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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들어 첫 아마농구경기 시청이다. 매년 초가 되면 시간을 꼭 내서 아마농구 경기도 보러가리라고 다짐은 하지만 이게 참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올해는 SBS 스포츠 채널에서 해주는 중계나 꼬박꼬박 챙겨보기로 했다. 오늘 경기는 제 46회 춘계전국남녀중고 농구연맹전 남고부 4강 용산고와 휘문고, 안양고와 배제고의 경기였다.



준결승 1경기 - 용산고 vs 휘문고. 85-68 용산고 승.

내외곽에서 고른 활약을 보인 용산고가 경기 내내 휘문고를 리드했고, 결국 85-69로 승리하면서 결승에 선착했다. 이승현(10번,200cm.)을 앞세운 용산고는 높이에서 휘문고를 압도했고, 이재도(4번,181cm), 황윤종(13번)의 외곽슛이 호조를 보였으며 김수찬(9번, 189cm)이 득점에 가세하면서 비교적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반면 휘문고는 주전 포인트 가드 가드 기효준(7번)이 부진했던 것이 뼈아펐다. 경기를 풀어나가야하는 포인트 가드가 제 역할을 못하자 휘문고는 짜임새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턴오버를 남발하면서 무너졌다. 높이에서 밀리며 오펜스 리바운드를 많이 허용한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였고.

이 경기에서 관심을 끌었던 것은 용산고의 이승현과 휘문고의 김준일(15번,200cm)의 맞대결이었다. 2m대의 빅맨 유망주들의 대결. 두 선수는 각각 24득점 11리바운드, 23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치열한 골밑 대결을 벌였다

용산고 이승현은 왼손잡이이고, 좋은 파워를 바탕으로 골밑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페이스 업도 가능하고, 미들레인지 점퍼도 정확했다. 속공 트레일러로 참여할 정도로 기동력도 좋았다. 이승현에게 앤트리 패스를 넣고 이어지는 킥아웃 패스 게임으로 오픈 3점찬스를 만드는 패턴도 자주 나올 정도로 패스도 괜찮았다. 전형적인 센터라기 보다는 센터와 포워드의 하이브리드 타입의 선수로 보였다.

반면 휘문고 김준일은 좀 더 묵직한 맛이 있는 정통 센터의 느낌을 줬다. 포스트업이 주 옵션이었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터프한 모습을 보여줬다. 왼손 마무리도 가능했고. 리바운드 잡은 후에 볼처리가 조금 아쉬움을 줬지만 높이에서 우세한 용산고 골밑을 맞아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밖에 휘문고의 기효준은 위에 적은데로 기대에 못미쳤고, 용산고의 이재도는 정확한 슈팅과 재기발랄한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는데 잔턴오버가 너무 많았다. 트레블링 턴오버를 도대체 몇개를 하는지. 트레블링 문제는 비단 이재도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 경기도 그렇고, 뒤에 벌어진 안양고와 배재고의 경기에서도 트레블링 바이얼레이션이 숱하게 나왔다. 

주로 볼을 치기전에 먼저 스텝부터 떼면서 범하는 턴오버였는데, 기본기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이건 선수들이나 코치진들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프로쪽에서도 좀 잡아줘야할 점이 있어 보였다. SBS 스포츠 해설진은 프로에서와 아마에서 트레블링을 잡아주는 기준이 조금 다르다고 했다. 프로쪽에서는 트레블링을 좀 융통성있게 본다는 이야기였는데, 어린 선수들이 그런 경기를 보면서 받는 영향이 큰 것 같았다. 따라서 프로리그에서도 좀 타이트하게 잡아줄 필요가 있다. 국제룰에 맞춰가야지. 이건 국가대표팀의 경쟁력과도 연결이 된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은 8강에 진출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경기내적으로는 중요한 순간에 트레블링 턴오버를 많이 범했었다. WKBL의 느슨한 콜에 익숙해져있다가 국제무대에서 타이트해진 콜에 당황하게 된 케이스다. 선수들이 아직 어릴때, 나쁜 습관은 뿌리를 뽑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KBL을 비롯한 프로리그가 도움을 줬으면 한다.

그런데 어쩌다가 포스팅이 이렇게 흘렀지. 아무튼 용산고 결승진출.-_-;;



준결승 2경기 안양고 vs 휘문고. 86-63 안양고 승.

안양고가 화끈한 공격농구를 보여주면서 휘문고를 86-63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안양고의 농구는 전성기 피닉스 선즈의 런앤건을 보는 것 같았다. 리바운드 이후에 2~3번의 패스만에 상대 코트로 넘어가 오픈 찬스로 마무리되는 런앤건. 그 런앤건을 이끈 선수는 가드 김정년(5번,180cm)과 유경식(7번,184cm)이었고, 한성원(11번,183cm)은 3점슛, 이재협(15번,195cm)은 포스트를 책임지면서 휘문고를 경기한때 30점차까지 리드했다. 안양고는 100점을 넘길 기세였는데, 4쿼터 너무 많은 점수차때문에 경기가 루즈해지면서 100점 돌파에는 실패했다.

안양고 선수들은 패스게임에 능하고 잘달리고 슈팅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센터를 보는 이재협도 삼점슛을 성공시킬 정도로 선수들 슈팅이 좋았다. 따라서 오픈 찬스가 나면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던졌다. 휘문고가 안양고의 페이스를 따라가지 못하고 공,수에서 꼬이기 시작하면서 안양고 런앤건의 위력은 더해졌다.

안양고 이재협은 센터를 보기에는 너무 마른 체형이었는데, 대신 팔이 길고 블록슛이 좋아서 골밑을 잘 지켜줬고, 시원한 아웃렛 패스고 속공의 시작점 역할을 잘해줬다. 공격에서도 삼점슛부터 인사이드 득점까지 다양하게 소화해냈고, 속공상황에서는 호쾌한 덩크슛까지 꽂아넣었다. 팀 사정상 센터를 보고 있지만 아무래도 포워드로 타입의 선수였다. 한상원은 속공상황에서 코너로 빠져서 오픈 찬스를 잡는 움직임이 좋았는데 삼점슛을 6개 성공시키는 고감도 슛감을 보여줬다. 김정년과 유경식도 빠른 스피드로 배제고 수비를 뒤흔들면서 동료들의 오픈 찬스를 잘 만들어줬다.

배제고는 안양고의 페이스에 말려서 이렇다할 힘도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센터 김만종(5번,198cm)이 29득점 19리바운드로 맹활약하긴 했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배제고는 전체적으로 단발성 공격이 많았고, 트렌지션 디펜스가 전혀 되지않았다.


용산고와 안양고의 결승은 농구계의 영원한 화두 높이와 스피드의 대결이 되었다. 이거 재미있게 되었네. 예선에서는 용산고가 안양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바가 있는데, 이번에는 설욕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용산고가 다시 안양고를 꺾고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지. 내일 결승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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