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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바스켓] 세르비아 vs 스페인, 프랑스 vs 독일

농구 이야기/FIBA

by 폭주천사 2009. 9. 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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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vs 스페인




- 개막전에서 세르비아가 우승후보 스페인을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동안 U 대회를 휩쓸었던 젊은 유망주들로 파격적인 대표팀을 구성한 세르비아의 리빌딩이 이제 정점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느낌이다.


- 대회 첫 경기여서 그런지 몰라도 양팀 모두 제 컨디션은 아니었다. 손쉬운 찬스들도 놓치기 일쑤였고, 자유투도 번번히 림을 외면했으며(특히 스페인, 파우 가솔의 자유투 1/8 덜덜), 펌블이 수도없이 나와서 턴오버를 주고 받았다. 보통 이렇게 경기가 막장으로 가면 경험이 많은 스페인이 유리할 법도 한데, 스페인은 명성이 무색하게 정신을 못차린 반면에 세르비아의 젊은 선수들은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 초반부터 앞서나가서 결국 승리를 따냈다. 죽음의 C조에서 소중한 1승을 거둔셈.


- 세르비아의 수비가 좋았다. 골밑의 가솔 형제에게는 턴하는 순간 더블팀을 들어가면서 턴오버를 유도했고, 강력한 압박과 스위치로 스페인 가드진을 압박했다. 특히 나바로와 루비오에게는 상당히 거친 파울로 상대를 했는데 스페인의 전체적인 나쁜 경기력과 적절하게 맞물리면서 세르비아가 손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스페인의 2점슛 성공률은 42.9%, 삼점슛은 10.5%, 자유투 53.6%.


- 스페인은 슈팅 난조로 이렇다할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3쿼터 후반과 4쿼터에 지역방어를 치면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나 싶었는데, 파우 가솔이 자유투를 모두 실패하면서 추격의 흐름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반면 세르비아 밀란 맥반의 클러치 삼점슛 두방으로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맥반은 스포트라이트가 뭔지 아는 선수같다. 나이키 훕스 서밋때도, 유니버시아드 결승때도 중요한 순간에 한껀씩 해준다.


- 세르비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노비카 벨리코비치. 주전 파워 포워드로 출전한 벨리코비치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세르비아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네나드 크리스티치와 하이-로 나 픽앤롤을 꽤 유기적으로 수행했다. 크리스티치는 17득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여전히 수비나 스크린 쪽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장점인 슈팅은 여전했고, 하이 포스트에서 커터들을 살리는 패스도 간간히 보여줬다. 맥반도 괜찮았고 잠깐 나왔던 라둘지카나 페로비치등 전체적으로 세르비아 빅맨들의 활약은 좋았다. 강력한 스페인 골밑을 상대로 잘 버터줬다.


- 반면 세르비아 가드진은 아쉬움을 많이 줬다. 특히 밀로스 테오도시치. 너무 서두르고 여유가 없어 보였다. 오히려 교체 투입된 스테판 마르코비치의 운영이 더 괜찮았는데 두 선수 모두 스페인의 지역방어 앞에서 허둥지둥. 맞상대였던 스페인의 리키 루비오와는 레벨 차이가 느껴졌다. 밀렌코 테피치는 공격에서 멋진 플로터를 보여줬고, 유로스 트립코비치는 피지컬한 수비로 나바로를 잘 묶었다. 나바로는 14득점으로 스페인 최다 득점을 기록했지만 2점슛 2/9, 삼점슛 1/7로 슛률은 형편없었다.




프랑스 vs 독일



- 독일은 덕 노비츠키의 원맨팀으로 알려져있는데, 사실 독일은 조직력이 아주 강한 팀이다. 여기에 덕 노비츠키라는 슈퍼 에이스가 녹아들어가면서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노비츠키 개인에 의존하는 경기경향이 심해졌다. 이건 크리스 케이먼이 합류했던 지난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노비츠키와 케이먼이 불참한 이번 유로바스켓에서 독일은 예전에 조직력을 강조하던 그 독일팀으로 돌아간 듯 보인다. 덕분에 프랑스와 독일의 경기는 막판까지 대접전이었다.


- 독일도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었다. 풀코트 프레스를 경기내내 꾸준히 사용하면서 프랑스 가드진을 압박했다. 공격에서는 스테판 하만을 중심으로 패싱게임이 아주 잘 되었다. 여기에 데먼드 그린이 열심히 빈손 공격을 하면서 공간을 만들었고, 페트릭 퍼머링과 얀 야글라 7푸터 트윈타워가 골밑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외곽에선 스벤 슐츠가 적절한 타이밍에 3점슛을 터뜨려 줬다. 4쿼터 토니 파커의 크레이지 모드만 아니었다면 독일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 프랑스는 예선전에서 보여줬던 모습 - 조직력이 살아나는 듯한 모습- 을 그대로 이어나갔다. 토니 파커의 볼 소유 시간이 긴 경우도 있었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모습이었고, 최종예선에서 보여줬던 패싱게임도 여전했다. 특히 토니 파커는 접전이었던 4쿼터 마지막에 프랑스가 기록한 11득점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프랑스의 승리를 지켜냈다.


- 프랑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로니 튜리아프였다. 15득점 14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한 튜리아프는 프랑스 수비의 핵이었다. 튜리아프가 골밑에서 블록슛과 헬프 수비로 활약을 해주면서 프랑스의 퍼리미터 수비도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공격에서는 부지런히 스크린 걸어주고 오펜스 리바운드 참가, 풋백득점등 궃은 일을 도맡아하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니콜라스 바텀도 12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여전한 활약을 보여줬다. 파커-바텀-튜리아프가 이날 프랑스의 삼각 편대였다. 첫날 보여줬던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프랑스가 간만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이안 마힌미가 경기 도중에 플로어에 크게 추락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틀째 경기도 결장했던데, 스퍼스 팬들 속 좀 쓰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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