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BA 아메리카 챔피언십 개막이 얼마남지 않아서인지, 요즘 토랜트에 남미 국가들의 친선경기가 자주 올라오네요.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남미 농구까지 안방에서 접할 수 있으니 말이에요. 올라온 경기들 중에서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친선경기 보고 잡담 포스팅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주축 멤버들, 그러니까 파블로 프리지오니, 안드레 노시오니, 카를로스 델피노, 마누 지노빌리, 파블리시오 오베르토 등이 모두 빠진 경기였습니다.(실제로 프리지오니를 제외한 노시오니, 델피노, 지노빌리, 오베르토는 부상등으로 이번 FIBA 아메리카 챔피언십에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아는 이름이 루이스 스콜라 뿐이었습니다. 스콜라도 1쿼터와 3쿼터 밖에 뛰지 않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조직력은 대단했습니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선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스크린을 서고, 스크린을 이용하고 오픈찬스를 만들고 패스를 돌리면서 유기적인 팀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포인트 가드가 볼을 끌고 코트를 넘어오면 루이스 스콜라 혹은 라몬 곤잘레스가 3점 라인까지 올라와서 스크린을 걸어주면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스크린이 제대로 걸리면 픽앤팝이 시도됩니다. 코너에서 베이스라인 컷을 하는 선수가 있으면(거의 항상 있었습니다.) 슛대신 골밑으로 패스가 한번에 들어가서 쉬운 득점을 보기도 하고요. 스콜라나 곤잘레스가 미들점퍼와 패싱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성공률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픽앤팝이 무산되면 빅맨은 골밑으로 대쉬합니다. 여기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이 작은 선수들(가드나 스몰 포워드)이 골밑으로 대쉬하는 빅맨에게 스크린을 걸어 줍니다. 덕분에 아르헨티나 빅맨들은 손쉽게 골밑에서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적절하게 앤트리 패스가 들어가고요.
이어서 포스트업이 이뤄지는데 이 때 위크 사이드에서 골밑으로 커팅 들어오는 선수가 꼭 있습니다. 커터는 빅맨에게 패스를 받아서 레이업을 올라가기도 하고, 포스트업 공격이 불발로 끝날 경우에는 리바운드 경합을 해줍니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은 속공 수비하는 시간을 벌고요.
그렇다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1:1을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루이스 스콜라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나머지 선수들도 팀플레이가 무산되었을때 충분히 1:1로 득점을 해주는 모습이었습니다. 팀플레이도 개인 능력이 뒷받침되어야한다는 말을 경기를 보면서 깨닫게 되더라구요.
이런 식으로 한번의 공격에서 여러가지 옵션을 보는 아르헨티나의 조직력을 보고 있자니 ABC 대회에서 공격 찬스를 못만들어 허둥지둥대던 우리나라 농구팀이 떠올라서 다시 한번 씁쓸해졌습니다. 몇몇 분들께서 지적하셨던 장신화를 통한 토탈 농구가 이런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