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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바스켓 최종 예선전 잡담 두번째 - 이탈리아, 핀란드

농구 이야기/FIBA

by 폭주천사 2009. 8. 1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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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유로바스켓 최종 예선전 잡담 첫번째 - 프랑스


유로바스켓 최종 예선전 관련 잡담 두번째 포스팅입니다.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유로바스켓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서 NBA에서 뛰고 있는 마르코 벨리넬리와 안드레아 바르냐니를 대표팀에 합류시키는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만, 결국 본선진출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첫 경기였던 프랑스와 홈경기를 연장 접전끝에 패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연장전 한때 71-66으로 리드를 잡으면서 승리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프랑스의 니콜라스 바텀의 크레이지 모드를 막지못하고 결국엔 80-77로 패하고 말았죠. 시작부터 발걸음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핀란드 원정경기에서 77-75로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내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프랑스 원정경기에서 81-61로 대패하면서 결국 본선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이탈리아는 너무 3점슛에 의존하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3점슛 시도갯수가 전체 슛시도의 30%를 넘겼습니다. 3점슛에 의존하는 농구는 아무래도 확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중요했던 프랑스와 1차전에서 이탈리아는 무려 22개의 삼점슛을 시도해서 달랑 3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탈리아의 3점 농구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벨리넬리와 바르냐니였습니다. 벨리넬리는 적극적인 돌파로, 바르냐니는 골밑 플레이로 공격옵션을 다변화 시켜줄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었죠. 벨리넬리가 제몫을 해준 반면에 바르냐니는 골밑 플레이에 실패하면서 결국 벨리넬리에게 과부하가 걸려버렸습니다.

수비도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습니다. 특히 상대팀의 볼없는 움직임, 커팅 들어오는 선수들에 대한 체크가 전혀 되질 않아서 손쉽게 실점하는 장면이 자주 나왔습니다. 2:2 수비도 많이 부족했는데 프랑스가 이쪽으로 집중 공략을 해오면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을 남긴 이탈리아였습니다. 슈퍼에이스 마르코 벨리넬리의 맹활약만 기억에 남았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선수들

마르코 벨리넬리 는 급이 다른 선수였습니다. 3경기 평균 22.7득점을 쏟아부은 벨리넬리는 이탈리아의 에이스로서 무시무시한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프랑스와 홈경기에서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가는 활약을 보여줬고, 핀란드 전에서는 결승골을 성공시켰습니다. 3경기 평균 22.7득점(2점슛 52.8%, 3점슛 41.7% 자유투 78.9) 2.7리바운드 1.0 어시스트 1.7스틸 3.3턴오버. 

벨리넬리의 경기를 보면 마누 지노빌리가 떠오릅니다. 이른바 유로스텝이라고 하는 지그재그 스텝을 이용한 유연하고 변칙적인 돌파도 그렇고,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골을 성공시키는 근성같은 것들이 지노빌리를 꼭 빼닮았습니다.  

벨리넬리의 돌파가 이탈리아 공격의 시작이었습니다. 벨리넬리가 돌파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이후에 나오는 킥아웃 패스가 돌면서 오픈 삼점슛 찬스를 만드는 것이 이탈리아의 주 공격 옵션이었습니다. 그리고 찬스가 나지않을때는 다시 벨리넬리가 잡아서 마무리를 해줬습니다. 특히 샷클략이 다 되어 던지는 터프샷들이 미친듯이 들어가는데 감탄밖에 나오질 않았습니다. 흡사 코비나 피어스가 보여주는 집중력과 클러치 능력을 보는 것 같았죠. 나중에는 볼이 벨리넬리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너무 강해졌고, 무리한 공격도 많이 나오고 실수도 잦아졌습니다만, 벨리넬리의 그 배짱은 높이 살만합니다. 

이런 선수를 유로바스켓 본선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죠. 그리고 이런 선수를 드빈 조지 하나로 낚아올린 토론토의 브라이언 콜란젤로 GM은 능력자 입니다. 다음 시즌 토론토에서 맹활약하는 벨리넬리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드레아 바르냐니 는 저메인 오닐 트레이드 이후로 포텐셜 터졌다는 소식을 카페에서 종종 듣곤 했는데, 유로바스켓 최종 예선에서는 별반 달라진 모습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외곽슛과 페이스업에 의한 공격을 고집했고 골밑으로는 좀처럼 들어가질 못했습니다. 3경기 평균 12.0득점 5.7리바운드를 기록하긴 했지만 중요했던 프랑스와 두번의 경기에서 버로우 타면서 벨리넬리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죠. 수비에서도 그다지 큰 기여를 하지 못했습니다.


핀란드

핀란드는 사실 잘 모릅니다. 유망주 페트리 코포넨이 있다는 것 말고는요.

이번에 핀란드 농구를 처음 접했는데요. 핀란드는 이탈리아보다 더 극단적인 양궁농구였습니다. 2점슛과 3점슛 비율이 거의 1:1 이었습니다. 그러니 경기를 보면 무조건 삼점슛만 던진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3점슛 농구가 성공률이 괜찮았던 이유는 골밑에서 한노 모텔라라는 좋은 빅맨이 자리를 잡아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그리고 신예 페트리 코포넨이 찬스를 잘 살려주기도 했고요. 두 선수를 축으로 3점을 만드는 다양한 패턴을 보여줬습니다. 패싱게임도 잘 되는 모습이었고 볼이 횡으로만 돌지 않고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를 넘나들면서 찬스를 봤습니다. 커터를 적절하게 사용하기도 했고요.

핀란드의 3점슛이 제대로 터졌던 것이 바로 프랑스와의 홈경기였습니다. 특히 4쿼터 고비 때마다 돌아가면서 터지는 3점슛 덕분에 핀란드는 프랑스를 꺾고 첫승을 거둘 수 있었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프랑스, 이탈리아에 비해서 2% 부족한 전력이었습니다. 이것이 아쉬운 패배들로 이어졌고요.


인상적이었던 선수들

핀란드에서는 페트리 코포넨 이 있습니다. 제대로 경기를 뛰는 것은 처음 봤습니다. 88년생의 젊은 포인트 가드는 뛰는 모습에서 포텐셜이 느껴지더군요.

일단 194의 장신임에도 볼핸들링이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오픈된 선수를 찾는 시야라든지, 패싱도 괜찮고요. 운동능력도 상당히 좋았는데 퍼스트 스텝도 빨라서 돌파능력이 상당했습니다. 수비에서 사이드 스텝도 괜찮아서 토니 파커를 상대로 상당히 좋은 수비를 보여줬습니다. 스텝에서 밀리지 않고 장신이니 파커가 좀처럼 돌파에서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다만 탑에서 시야는 괜찮은데, 일단 돌파를 하고나면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을 줬습니다. 그래서 꼴아박는 경우도 자주 나오는 것 같았고요. 돌파 후에 마무리가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기습적인 더블팀에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슛 셀렉션이 좀 아쉬움을 줬는데, 뜬금없는 삼점슛을 자주 던졌습니다. 예전에 루디 페르난데즈도 초창기에 이런 모습을 종종 보였었는데요. 이게 완전 양날의 검이죠. 제가 본 경기에서는 이득이 된 장면보다는 독이 된 장면이 더 자주 나왔습니다. 미들레인지 게임도 아직은 부족해보이고요.  

하지만 이런 단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켜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선수인 것 같습니다. 이 선수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져 소속이죠. 후..어찌 이놈의 팀은 유망주가 끊이질 않네요.  



한노 모텔라 는 한때 NBA에서도 뛰었던 선수죠. 이제는 노장축에 낄텐데, 플레이에서 노련함이 묻어났습니다. 골밑에서 궂은 일을 해주는 허슬 플레이어 타입의 선수인데, 패싱센스도 좋고, 포스트업과 피벗을 이용해서 골밑득점도 쏠쏠하게 해줬습니다. 모텔라가 킥아웃으로 빼주는 패싱이나, 외곽찬스를 보다가 하이포스트로 핀란드 파워포워드가 올라와 모텔라와 펼치는 하이-로 공격도 쏠쏠하게 먹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바르냐니가 골밑에서 모텔라만큼만 해줬다면 이탈리아의 성적이 바뀌었을 겁니다.

그외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선수는 없네요. 삼점슛을 주 공격 루트로 하는 팀이라 경기마다 "불꽃남자 정대만 모드"를 시전하는 선수들이 한명씩 있었는데, 한경기 반짝 활약이후 그 활약을 이어가진 못했습니다.


유로바스켓 최종예선 B조 중심으로 잡담을 좀 해봤는데요.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로바스켓 최종 예선에서 어떤 팀이 마지막에 살아남아 본선에 합류할지겠죠. 프랑스가 유력하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프랑스가 뜬금없이 약팀들에게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말이죠. ㅎㅎ. 마지막까지 기대를 해봐야겠습니다. 과연 어떤 팀이 마지막 티켓을 잡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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