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더의 선발 슈팅가드 타보 세폴로샤가 두자리수 득점을 기록하면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가 승리한다는 법칙이다.
이거 그럴듯한 법칙이다.
타보 세폴로샤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특화된 선수. 주 공격루트는 속공 피니쉬, 커팅에 의한 득점, 오픈 찬스에서의 3점슛(신통치는 않지만...-_-;;) 정도 되겠다. 공격 옵션이 제한적인 이런 선수가 두자리 득점을 올려준다는 것은, 그만큼 쉬운 득점인 속공이 많고, 패스가 잘돌고, 선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패싱 게임이 잘되고 팀 플레이가 잘 돌아가면 농구하기 편하지.
물론 이거 의식해서 타보가 공격 욕심내면 시망..ㅋ.
그런데 타보 세폴로샤의 3점슛은 가망이 없는 걸까? 코리 브루어 보니까 슛이 정말 많이 늘었던데...
-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가 서부 1위 레이커스를 잡았습니다. 91-75 승.(박스 스코어 보러가기) 4쿼터는 통으로 가비지 타임이었고, 3쿼터에는 점수차가 무려 33점차였습니다. 이정도면 그냥 승리도 아니고 아니고 완전히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오늘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의 승리의 원동력은 수비였습니다. 선더는 3쿼터까지 레이커스를 47득점으로 묶었습니다. 선더의 에이스 스타퍼 타보 세폴로샤는 레이커스의 에이스 코비 브라이언트를 상대로 "락다운 디펜더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줬고, 선더의 센터 네나드 크리스티치도 레이커스의 파우 가솔을 상대로 좋은 수비를 보여주면서 골밑을 지켰습니다. 레이커스의 코비는 11득점 9개의 턴오버에 3쿼터에는 필드골을 단 하나밖에 던지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고, 가솔은 9득점에 그쳤습니다.
- 타보 세폴로샤와 네나드 크리스티치를 중심으로 다른 선수들도 적절한 타이밍의 더블팀과 트랩, 헬프와 리커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로테이션 수비로 레이커스 공격을 꽁꽁 묶었습니다. 레이커스의 75득점은 시즌 최저득점이라고 하는군요. 프랜차이즈 최저득점에 겨우 5점 모자른 수치라고 하네요.
- 젊고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모여있는 선더이기 때문에 이팀은 "닥치고 달리는" 런앤건 팀이라고 생각할만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는 수비로 이기는 팀입니다. 이번 시즌 돌풍이 수비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시즌 반짝 돌풍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 경기에서 선더의 수비가 좋질 않았습니다. 인디애나 전에서는 121 실점을 하기도 했죠. 덕분에 최근 경기에서 3승 3패로 비교적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샌안토니오 스퍼스 전 4쿼터부터 다시 수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런 수비가 휴스턴 전과 레이커스 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늘 레이커스전은 선더의 이런 수비 상승세가 극에 달했다는 느낌을 줄 정도였습니다.
- 공격에서는 러셀 웨스트브룩이 단연 돋보였습니다. 웨스트브룩은 1쿼터 시작부터 레이커스 가드진 유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발이 느려진 데릭 피셔는 말할 것도 없고 조던 파마도 웨스트브룩을 전혀 제어하질 못했습니다. 사실 러셀 웨스트브룩도 최근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동안 포인트 가드 역할에 눈을 뜬 것처럼 보였었는데, 요 며칠 플레이들은 루키 시즌에 앞뒤 안보고 꼴아박던 시절의 경기력을 보는 것 같았죠. 덕분에 출전시간도 들쭉날쭉했고요. 표정에서도 자신감 넘치던 당당함이 없어졌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오늘 레이커스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일단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 것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다시 자신감 넘치는 팀의 야전사령관으로 돌아와야겠죠.
- 오늘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 홈구장 포드 센터는 마치 플레이오프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과 응원.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를 보여줄때마다 관중들은 아낌없는 응원을 보여줬고,수시로 관중석에서 일어나 선수들을 독려했습니다. 이런 열정적인 홈팬들의 존재는 젊은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갔을때도 큰 힘이 될 겁니다.
NBA 득점 랭킹 2위(평균 28.9득점)인 드웨인 웨이드와 득점 랭킹 4위(평균 28.5득점) 케빈 듀란트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와 마이애미 히트의 경기. 오클라호마 시티 선더가 32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한 케빈 듀란트를 앞세워 마이애미 히트를 100-87로 꺾었다. 마이애미 히트의 에이스 드웨인 웨이드도 22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타보 세폴로샤를 앞세운 선더의 수비에 무척이나 고전했다. 턴오버 6개 작렬.
경기는 무난하게 선더의 승리였다. 히트가 7승 2패를 기록 중이었고, 홈경기였기 때문에 꽤 고전하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게 이겼다. 4쿼터에 데콴 쿡의 3점슛을 앞세운 히트의 추격이 있었지만, 잘 틀어막고 승리. 선더가 이번 시즌에는 4쿼터 위기의 순간이나 박빙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 마무리를 제법 잘한다. 덕분에 요즘은 조금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4쿼터에 똥줄 다타고 경기까지 패하면서 경기보는 것이 곤욕이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지.
마이애미 히트의 이날 경기력은 정말 안좋았다. "보통 농구팀 마이애미 히트, 7승은 어떻게 거둔걸까?.jpg"라는 짤방 제목이 생각날 정도였는데. 일단 수비가 전혀 안되고, 공격에선 웨이드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웨이드가 벤치로 나가면 공격은 정체. 저메인 오닐이 그나마 몸놀림이 가벼웠고, 데콴 쿡이 뒤늦게 3점슛을 꽂아주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영 아니었다. 마이클 비즐리는 뭐하는건지, 3번도 4번도 아닌 어중간한 트위너가 되어버린 모습이다. 2년차 징크스인지. 비즐리에 비하면 웨스트브룩은 정말 잘 크고 있단 생각이 든다.
선더는 오늘 승리하면서 6승 5패를 기록. 놀랍게도 원정 3연승 중이다. 홈보다 원정성적이 더 좋은 이 낯선 상황. 로드 워리어가 되는 건가? 지금까지 선더의 페이스를 보면 "도깨비 팀"이란 말이 썩 잘어울린다. 원정경기 성적이 좋은 것도 그렇고. 샌안토니오 스퍼스나, 마이애미 히트, 올랜도 매직 같은 강팀을 잡아내는가 하면, 클리퍼스 같은 팀에게 홈에서 패하기도 하고. 페이스를 종잡을 수 없다.이게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도 잘 모르겠고.
선더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속단할 순 없지만, 적어도 시즌 막판에 선더가 갈길 바쁜 팀들의 발목을 잡는 고춧가루 부대로 활약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Thunder of the Game
케빈 듀란트. 32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4턴오버. 1쿼터에 14득점을 몰아넣으면서 선더가 경기 초반 흐름을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했고, 4쿼터 중요한 시기에 팀이 필요한 득점을 해줬다.
최근 듀란트에게 주목할 점은 자유투 갯수다. 최근 5경기 평균 자유투 시도갯수가 12.2개. 성공률은 90.1%에 달한다. 슛성공률이 좋지 않은 경기에서도 듀란트가 꾸준한 득점력을 유지하며 평균 득점 28.5득점을 찍고 있는 것도 자유투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날 경기에서도 9개의 자유투를 얻어내서 모두 성공시켰다. 돌파 후에 풀업 점퍼 상황에서 파울을 많이 얻어내는데, 팔이 길고 슛타이밍이 빨라서 수비수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다.
듀란트의 긴팔은 수비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듀란트가 아직 훌륭한 대인방어를 갖추고 있진 않지만 긴 팔을 이용해서 패싱 레인을 잘라먹는다든지, 볼 투입을 방해하는 장면은 경기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볼핸들링. 선더는 쿼터 마무리를 듀란트에게 맡긴다. 듀란트가 탑에서 볼핸들링을 하다가 스크린을 받아 슛을 하던지 돌파를 하는 공격 옵션인데, 성공률이 대단히 낮다. 듀란트가 탑에서 상대 수비에게 압박을 당해서 볼을 놓치거나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경우가 많다. 아직 수비수로부터 볼을 확실히 지킬 정도의 볼핸들링이 안되는 모습인데, 브룩스감독은 고집스럽게 듀란트에게 맡기는 모습이다. 에이스에 대한 신뢰인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듀란트도 더 큰 선수로 발전하려면 이런 것들은 극복해야하니 계속 맡기는 것도 반대하지는 않는데, 볼때마다 똥줄이 타는 것은 어찌해야하나..
제프 그린의 슬럼프?
제프 그린이 최근에 좋지 않다. 기복이 너무 심하다. 오늘 경기에서도 13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그쳤다.필드골은 4/14. 최근에 제프 그린의 슬럼프 징조는 여러군데서 찾을 수 있다. 들쭉날쭉한 출전시간, 최근 5경기 40%에 걸려있는 필드골과 26.5%의 삼점슛 성공률. 5개도 못미치는 리바운드, 경기당 1개도 안나오는 어시스트.
들쭉날쭉한 출전시간은 파울 트러블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제프 그린이 4번으로 출전하면서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리바운드는 케빈 듀란트의 리바운드 수치 상승과 경기당 5개 이상씩 각각 책임져주는 타보 세폴로샤와 러셀 웨스트브룩의 활약으로 상쇄가 되고 있긴한데, 1:1 수비에서 오버가딩을 위해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하다보니 이 과정에서 파울트러블에 자주 걸린다. 그러면서 리듬을 잃은 것 같다. 최근 샌안토니오 스퍼스전에서 엉덩이 부상을 당한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고.
경기를 보면 오픈 찬스를 많이 놓친다. 일단 리듬만 돌아오면 슛성공률은 올라갈 것 같은데, 그때가 언제일까? 듀란트와 제프 그린이 동시에 터지는 경기 본지 꽤 오래된 것 같다.
러셀 웨스트브룩 vs 저메인 오닐
2쿼터 막판에 웨스트브룩과 저메인 오닐이 난투극 상황을 연출했다.
웨스트브룩이 마리오 챔머스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하는 상황이었다. 웨스트브룩이 챔머스를 밀고 슛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헬프 들어오던 저메인 오닐이 웨스트브룩을 잡아서 밀어버렸다. 화가 난 웨스트브룩이 오닐에게 달려들었고, 험악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다행히 주변에 있던 히트 선수들이 빨리 말려서 크게 번지지는 않고 더블 테크니컬 파울로 마무리.
이 사건이 웨스트브룩의 후반전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은 하프타임 동안 진정을 완전히 한듯. 후반전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그러면서도 무리하지 않은 경기 운영으로 팀을 이끌었다. "나를 화나게 하다니, 실력으로 눌러주겠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슈퍼스타가 되려면 이 정도 근성은 있어야한다.
타보 세폴로샤의 하일라이트 스틸&덩크
타보 세폴로샤는 드웨인 웨이드를 상대로 또 한번 대단한 수비를 보여줬다. 사실 타보가 유명해지는 계기가 된 것도 플레이오프에서 웨이드를 상대로 좋은 수비를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웨이드의 볼을 스틸해서 덩크로 연결시킨 장면은 오늘의 하일라이트. 한 번 보고 가야지. 최근 두경기에서 슈팅이 좀 부진한데, 오늘은 슈팅부진을 9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로 충분히 상쇄하고 남았다.
프리시즌 경기에서 평균 7.7어시스트 2.75턴오버를 기록하면서 이제는 제법 포인트 가드 다운 모습을 보여주더니, 정규시즌 첫 경기까지 그 흐름이 이어졌다. 13 어시스트는 웨스트브룩의 커리어 하이.
한시즌만에 이렇게 발전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시즌만해도 웨스트브룩은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자신의 운동능력을 이용해서 수비를 뚫고 들어가기에만 급급한 선수였다. 시야도 좁았고, 볼핸들링도 불안했고 턴오버도 많았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웨스트브룩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일단 볼핸들링이 많이 좋아졌고 스크린을 이용하는 방법에 익숙해진 것으로 보인다. 스크린을 이용해서 공간을 만들 수 있으니 장기인 돌파도 훨씬 수월했고, 돌파를 하면서도 상체가 일정 각도를 유지하면서 시야가 항상 열려있다. 이러면서 코트비전이 좋아졌고, 다른 선더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까지 더해져서 좋은 패스가 많이 나왔다. 패스에서도 서두르는 모습이 많이 없어졌다. 한박자 죽이면서 수비수의 타이밍을 뺏을 줄도 알고.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의 조급한 모습에서 많이 벗어난 모습이다.
하이 포스트에서 제프 그린이 볼은 잡은 상황에서 볼없는 움직임을 통해 찬스를 잡는 모습이나, 체격적으로 만만한 세르지오 로드리게스가 나왔을때 포트스업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등은 웨스트브룩이 자신의 유리한 신체조건(좋은 운동능력을 이용한 오프볼 움직임이나 포인트 가드 포지션에서는 상대적으로 좋은 신장과 힘등등) 을 경기에 제대로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었다. 스크린을 받고 공간을 만들어 던지는 슛셀렉션도 깔끔했다.
이날 매치업 상대가 루키인 타이릭 에반스였던 탓도 있지만, 웨스트브룩의 이날 모습은 그동안 웨스트브룩이 포인트 가드로 전환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만한 것이었다.
제프 그린 - 24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3블록슛
자신의 장기인 다재다능함을 마음껏 뽑낸 경기였다.
오프 시즌동안 웨이트 룸에서 시간을 보낸 것은 케빈 듀란트 뿐만은 아니라는듯, 제프 그린도 몸이 상당히 좋아졌다. 자신보다 작은 노시오니가 붙었을때는 포스트업으로, 자신보다 신장이 큰 스펜서 하즈나 제이슨 톰슨이 붙었을때는 페이스업으로 공략하는 영리한 모습을 보여줬다. 노시오니가 계속 포스트업으로 공략을 당하자 킹스가 더블팀을 붙었는데, 이럴때는 정확하게 킥아웃 패스가 나갔다.
5개의 삼점슛 중 4개를 성공시켰는데 모두 패싱게임 상황에서 만들어진 오픈 찬스를 정확하게 꽂아넣은 것들이었다. 자신의 공격뿐만 아니라 하이 포스트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며 공격을 지휘하는 모습도 여러번 보여줬다.
수비에서는 오버가딩을 통해 볼투입을 저지하는 수비를 많이 보여줬다. 아무래도 정통 4번이 아닌 제프 그린은 포스트업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그린의 이런 디나이 수비는 괜찮았다. 헬프 수비에서도 부지런한 모습을 보이면서 넓은 범위를 커버했다.
제프 그린은 데뷔할때부터 다재다능함이 특징이었는데 솔직히 지난 두시즌 동안은 이도저도 아닌 랜덤플레이어같은 느낌이 강했다. 패싱같은 경우는 솔직히 좋은 편인지 아리송할때도 있었고. 하지만 개막전에서 제프 그린은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드디어 경기에 녹여내기 시작한 것처럼 보였다.
케빈 듀란트 - 25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 1블록슛
케빈 듀란트는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인지 개막전 모습은 살짝 실망이었다. 오픈 찬스에서 슈팅도 많이 놓쳤고, 무리한 슈팅도 여러번 나왔다. 하지만 이런 실수들이 25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활약을 완전히 덮어버릴 순 없다.
네나드 크리스티치 - 20득점(자유투 8/11) 7리바운드
오오 진정한 환골탈태. 지난 시즌 픽앤팝이나 하던 크리스티치가 무려 11개의 자유투를 얻어내면서 20득점을 기록했다.
크리스티치는 경기 이해도가 좋은 선수다. 흔히 BQ가 좋다고 표현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머리나쁜 아이들은 쳐다도 보지않는 샘 프레스티가 스퍼스 시절부터 크리스티치를 원했던 것이었고, 실제 네츠 시절 경기나 세르비아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면 크리스티치의 영리한 경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난 시즌 선더에 합류했을때는 무릎부상에서 회복한 직후였고, 시즌 중반에 팀에 합류한지라 움직임에 제한이 많았다. 하지만 오프시즌동안 유로바스켓에 참가하면서 몸을 완벽하게 만들었고, 트레이닝캠프부터 팀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크리스티치는 팀에 잘 녹아들어간 모습이다. 웨스트브룩을 비롯한 팀동료들과 손발이 잘맞았고 특히 위크 사이드에서 빈공간을 찾아 움직인다든지, 웨스트브룩에게 스크린을 건 후에 2:2 플레이 움직임들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파워가 부족한 관계로 오픈찬스를 골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파울로 끊기는 모습은 좀 아쉽긴 했다.
타보 세폴로샤 - 8득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
세폴로샤의 오프시즌 과제는 첫째도 슈팅, 둘째도 슈팅, 셋째도 슈팅이었다.
수비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선수고, 커터로서의 움직임도 매우 좋은 선수라서 슈팅만 개선된다면(특히 코너에서의 3점슛) 브루스 보웬의 업그레이드판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오프시즌동안 스위스에 돌아가서 슈팅연습만 죽어라했다고 하더니, 개막전에서 성과가 나타난 모습이다. 삼점슛 2개를 모두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포텐셜을 인정받아 4년 연장계약까지 맺었으니 오늘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다.
벤치 플레이어들
제임스 하든은 5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무난한 프로 데뷔전을 치뤘다. 다만 수비에서는 좀 더 개선되어야할 부분이 있다.
예상을 깨고 케빈 올리가 백업 포인트 가드로 출전했다. 션 리빙스턴이 아니고. 예전에 올리가 미네소타에서 뛸때 미네소타 팬들이 올리를 슬램덩크 케릭터 "달재"에 비교하고 했는데 싱크가 제법 잘 맞는다. 특별하진 않지만 안정적인 볼게임과 수비, 오픈 찬스에서 미들슛을 꼬박꼬박 넣어준다.
발목부상으로 프리시즌에 거의 뛰질 못했던 닉 칼리슨. 아직 제 컨디션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선더 골밑의 든든한 버팀목. 박스 스코어에 기록되진 않지만 팀이 필요로하는 것들을 개막전에서도 해줬다.
오늘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가 스퍼스를 78-76 으로 잡았다. 3월 초에 댈러스를 잡은 것에 이어 두번째 대박이다. 그동안 홈에서 경기력이 괜찮았었는데, 설마 서부 2위팀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잡을 줄이야. 이런 대박 경기가!!!. 그것도 한때 17점차까지 뒤졌던 경기를 뒤집었다. 이런 경기는 라이브로 봤어야하는데...아우.
수비로 승리하다
78-76 이라는 스코어를 보면 알겠지만 경기는 수비전이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갖춘 팀으로 원래 저정도 수비력을 갖춘 팀이다. 덕분에 썬더는 35.8%라는 저조한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했다. 슛성공률이 40%를 넘긴 쿼터가 단 한 쿼터도 없었다. (1쿼터 33%, 2쿼터 37%, 3쿼터 36%, 4쿼터 36% - 출처 데일리 썬더)
케빈 듀란트가 25득점으로 팀득점을 리드하긴 했지만 필드골이 좋지 않았고, 특히 4쿼터 막판에는 볼을 제대로 잡지도 못했다. 제프 그린과 러셀 웨스트브룩은 8/32 라는 극악의 슈팅성공률을 기록하면서 각각 10점과 8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썬더는 이런 스퍼스를 맞아 경기를 승리했다. 우승후보 팀을 상대로 놀라운 수비를 보여준 것이다. 스퍼스의 필드골 성공률도 41.8%에 그쳤고 삼점슛은 19개를 시도해 3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특히 스퍼스의 4쿼터 필드골 성공률은 29.4%. 설상가상 자유투 58%. 반면 썬더는 10개의 스틸을 성공했고, 슈팅이 저조했지만 스퍼스보다 많은 21개의 자유투를 얻어내 17개를 성공시키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타보! 타보! 타보!
개인적으로 이날 경기의 MVP를 뽑는다면 타보 세폴로샤다. 3쿼터 중반 러셀 웨스트브룩이 토니 파커에게 연속적으로 털리자 브룩스 감독이 타보를 파커에게 붙였다. 그리고 타보는 경기 종료 직전 78-76 2점차 리드 상황에서 파커의 두번의 클러치 슛을 모두 수비해내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첫번째 슛 상황에서 타보는 던컨의 스크린에 걸렸는데 빠른 움직임으로 빠져나와 긴 리치를 이용해서 파커의 슛을 방해했다. 슛실패. 핀리의 오펜스 리바운드를 잡고 파커에게 연결. 파커가 왼쪽 코너 3점슛을 시도했는데 역시 타보의 손끝에 걸리면서 에어볼. 그것으로 경기 종료였다.
3월들어 타보 세폴로샤는 13,3득점 6.0리바운드 2.1 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 경기당 평균 2.7스틸과 1.4블록슛은 타보 세폴로샤의 수비 기여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라 하겠다. 스퍼스전에서도 타보는 3스틸 2블록슛을 기록했다.
턴오버
이번 경기에서 주목할만 점은 썬더의 11턴오버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3월들어 최소 턴오버다. 썬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턴오버를 기록하는 팀(평균 16.5개)이란 것을 감안하면 이건 대단한 기록이다. 썬더는 특히 4쿼터를 턴오버 없이 치뤄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3쿼터까지 경기를 대등하게 치루다가도 4쿼터만되면 어이없는 턴오버를 경기 흐름을 망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날 경기에서의 승리 경험은 앞으로 젊은 썬더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얼 와슨 아웃?
얼 와슨이 두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그리고 와슨이 맡았던 백업 포인트 가드 역할은 처키 앳킨스가 대신하고 있다. 오늘도 앳킨스는 4쿼터 초반에 안정적으로 팀을 이끈 모습이다. 앳킨스의 활약이 마음에 들었는지 스캇 브룩스 감독은 앞으로 당분간은 와슨 대신 앳킨스를 백업 가드로 활용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오프 시즌 얼 와슨이 팀을 떠날 확률 90%?
그외 이것 저것
닉 칼리슨이 오른쪽 손가락을 또 다쳤다. 그동안 엄지 손가락이 부러진채로 경기를 치루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가운데 손가락을 다쳤다. 스퍼전에서 칼리슨은 8득점 10리바운드로 벤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빠지면 팀에 공백이 큰데.
케빈 듀란트는 발목부상에서 회복하고 두경기를 치뤘다. 각각 22득점 25득점을 기록하면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부상당하기전 불같았던 기세는 한풀꺾인 것 같아서 아쉽니다. 제프 그린도 좀 갈피를 못잡는 것 같고.
4쿼터 마지막 마무리에서 러셀 웨스트브룩이 계속 슛을 던졌는데 슛성공률이 높지 않아서 답답했다. 웨스트브룩의 에이스 본능인가? 스퍼스가 케빈 듀란트에 대한 수비를 철저하게 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이건 경기를 좀 보고 판단할 문제 같다. 후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긴 하는데, 아무튼 4쿼터 막판에 크리스티치가 중요한 오펜스 리바운드 두개를 건져내지 못했으면 경기가 어떻게 되었을지 후덜덜.
남은 3월 스케쥴
오늘 스퍼스를 잡으면서 썬더는 홈 3연전을 시작했다. 다음 상대는 시카고 불스와 유타 재즈. 그리고 미네소타 원정. 다시 레이커스와 홈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토론토-보스턴-샌안토니오 원정. 3월말로 갈수록 스케쥴이 험난한데 이번 홈 3연전에서 최대한 승수를 챙겼으면 한다.
먼저 타이슨 챈들러 트레이드가 파토난 이유. 아직까지도 확실한 이유는 나오지 않았다. 오클라호만을 비롯해서 이런저런 기사를 종합해보면, 예전에 부상당했던 챈들러의 발가락이 언제든지 다시 말썽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그랬을 경우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썬더에서 딜을 파토냈다는 설이 유력하다.
챈들러는 이미 2년전에 발가락 수술을 했었고,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뛰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도 발가락 부상으로 고생하기도 했고. 또 이번에 챈들러의 신체검사를 담당했던 의사가 2년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로 뉴올리언즈 호넷츠가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경기를 치루던 시절 챈들러의 발가락부상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이기 때문에 꽤나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이밖에 천식문제도 거론되고 있고.
ESPN에서는 익명의 소스를 통해서 썬더가 너무 과도하게 걱정해서 딜을 파토낸 것 같다란 의견도 있었고, 게시판에서도 까짓것 위험감수하고 한번 써봐도 되지 않겠냐란 글도 있긴 있었지만, 리빌딩하는 썬더 입장에선 챈들러의 남은 계약과 샐러리캡 압박에 감수할 위험이 너무 크다. 아쉽지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왕 이리된거 챈들러가 건강하게 뛰면서 커리어를 마쳤으면 좋겠다. 뭐 그때가면 그때 상황만 보고 썬더가 트레이드 파토낸걸 비웃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말이다.
챈들러 트레이드 아쉬움을 뒤로하고 썬더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두개의 딜을 성사시켰다. 꽤 많은 카드를 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샘 프레스티 GM은 자신이 이야기한데로 신중함을 택했다.
먼저 크리스 윌칵스를 뉴욕으로 보내고 말릭 로즈+현금을 받아왔다.
이건 뭐 딱히. 두 선수 모두 로테이션에서 빠져있는 선수들이고, 만기계약이고 처지가 비슷한 선수들이다. 썬더가 금전적으로 약간 이익을 본 정도랄까. 말릭 로즈야 한창때는 허슬과 열정,열혈로 유명한 선수였지만 지금 썬더에서는 경험많은 락커룸 리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ESPN 기사를 보니 말릭 로즈가 바이아웃해서 스퍼스로 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러면 샘 프레스티의 친정팀 챙기기가 되는거고.
두번째는 1라운드 픽을 시카고에 주고 타보 세폴로샤를 데려왔다. 시카고에 준 1라운드 픽은 아마도 덴버나 스퍼스 픽중에 낮은 픽인 것 같다.
타보 세폴로샤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것이 많지 않다. 가장 기억에 남는 모습은 몇년전 마이애미 히트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드웨인 웨이드를 상대로 좋은 수비를 보여줬던 모습이다.(마침 유투브에 그 영상이 있다. 보러가기 클릭) 그리고 흔치않은 스위스 출신이라는 것 정도.
그래서 타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러바불스님과 미스터 에브리씽님 블로그를 찾았다. 역시나 타보에 대한 많은 자료가 있었다. 러바불스님과 미스터 에브리씽님 블로그의 글들을 읽어보고 타보에 대해서 섣부르게 장/단점을 살펴보면,
장점. 2번으로는 이상적인 6-7 신장, 무시무시한 윙스팬, 빠른 손, 1번부터 3번까지 커버할 수 있는 락다운 디펜더. 볼 운반이나 플레이를 만들어내기 충분한 볼핸들링과 센스, 패싱 시야, 긴팔과 운동능력을 이용한 리바운드와 블록슛, 좋은 인간성, 끊임없는 노력 등, 스카티 피펜이 연상될 정도로 다재다능함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단점 : 슛이 약하다.
슛이 약하다는 평가가 좀 걸리긴 하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샘 프레스티가 제대로된 조각을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으로 수비가 좋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낼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를 선호하는 프레스티 입맛에 딱 맞는 선수.
개인적으로는 락다운 디펜더라는 것과 서브리딩이 가능한 선수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불스에서 출전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부상으로 기회가 주어졌을때의 활약도 훌륭했고. 기회를 준다면 발전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는 선수인 것 같다. 슛연습을 죽어라 시켜야겠네. 발전하기에 따라서는 붙박이 주전 2번도 가능할듯 싶다. 카일 위버와 경쟁도 볼만하겠네.
이렇게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났다. 기대를 많이했고, 챈들러 영입에 환호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팀에 큰 임팩트를 줄 변화는 없었다. 적응기를 거치면 타보가 선발 2번으로 출전하는 것 정도를 예상해볼 수 있겠다. 따라서 지금 포메이션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후반기 경기를 치루게 될텐데, 지금까지처럼 발전하는 모습을 시즌 끝까지 보여준다면 일단 만족이다.
아..그리고 조 스미스. 바이아웃해서 보스턴 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마도 이게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후 썬더의 가장 큰 주목거리가 아닐까 싶다.
- 방금 오클라호만에서 보고 온 브레이킹 뉴스.
썬더가 타보 세폴로샤를 영입하면서 로스터에 자리를 마련하기위해 세네를 웨이브했다.
말릭로즈 바이아웃한다, 조 스미스 바이아웃한다 말이 많더니 뜬금없이 세네가 웨이버되었다. 이로써 소닉스 시절 드래프트에서 뽑은 7푸터 삼종세트 중에는 로버트 스위프트밖에 안남았다. 이너마도 이번 시즌 끝나면 남을 확률은 희박하고.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