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ESPN에서 중계를 해줘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댈러스 매버릭스 경기를 봤다. 경기결과는
112-91 로 댈러스의 압승. 결과도 결과지만 피스톤즈의 경기내용이 너무 않좋았다. 결국 4쿼터 초반까지보다가 체널이 돌아갔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는 2001~2002 시즌부터 7시즌 연속 50승 이상을 거뒀고, 한번의 우승과 한번의 준우승. 6시즌 연속 동부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일궈낸 2000년 들어 동부를 대표하는 강팀이었다. 강력한 수비와 끈끈한 조직력은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를 대표하는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보여준 피스톤즈의 경기력은 위에 언급한 수비, 조직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멀어도 한참 멀었다. 피스톤즈 수비는 댈러스에게 112실점, 50%가 넘는 필드골을 허용했다. 커리감독이 운영하는 스몰 라인업은 도처에서 미스매치를 만들어내면서 손쉽게 포스트업 득점을 허용했다. 박빙이던 2쿼터 후반 댈러스의 덕 노비츠키는 테이션 프린스를 상대로, 조쉬 하워드는 리차드 해밀턴을 상대로 자유자재로 포스트업 득점을 올리면서 2점차였던 점수차는 하프타임때 12점차가 되었다. 사실상 이때 경기 분위기가 넘어갔다. 그동안 조직적이고 다양한 패턴을 보여줬던 공격도 이렇다할 패턴 없이 아이버슨, 해밀턴, 스터키의 1:1에 의존했고, 성공률도 낮았다.
아무리 감독이 빠지고 천시 빌럽스가 트레이드 되었다지만 단 한시즌만에 그정도 클래스의 팀이 이렇게 망가졌다는 것이 참 믿기지 않는다.
조 듀마스 피스톤즈 단장은 아마도 리빌딩과 현재 성적을 동시에 잡고 싶었었던 것 같다. 천시 빌럽스의 공백은 아이버슨을 영입하면서 최소화하고 로드니 스터키에게 기회도 주면서 셀러리 유동성까지 확보하는. 하지만 현재까지 보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실패로 보인다. 플레이오프에 진출은 하겠지만 1라운드 혹은 세미 파이널 이상은 힘들어 보이고. 보스턴, 올랜도, 클리블랜드를 넘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으니 말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도 당분간은 리빌딩에 들어가지 않을까? 2000년대 초반, 동부를 호령하며 농구는 팀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줬던 피스톤즈의 경기를 한동안 볼 수 없다는 것이 농구팬으로 참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앨런 아이버슨이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 된 이후에 평균 득점이 낮다면서 로드니 스터키의 비중을 줄이고 앨런 아이버슨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자는 피스톤즈 팬들(정확히 말하면 아이버슨팬들이겠지)이 있다. 챔피언 반지가 급한 아이버슨 팬들 맘이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아이버슨이 앞으로 피스톤즈의 조각이 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피스톤즈가 아이버슨 중심으로 경기를 끌고 나갈리 없다. 아이버슨이 평균 25득점을 찍으면 피스톤즈가 몇 승은 더 올리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앞으로를 위해서라면 로드니 스터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한다. 특히 스터키-아이버슨-해밀턴 스몰 라인업이나 스터키-아이버슨 백코트가 아니라 스터키-해밀턴으로 주전 백코트를 꾸리고 아이버슨을 벤치로 내려야 한다. 스터키는 피스톤즈에서 미래의 포인트 가드로 점찍은 선수다. 해밀턴도 이번 시즌 연장 계약을 하면서 계속 데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스터키와 해밀턴이 손발을 맞추는 시간을 1분이라도 더 주는 것이 앞으로 피스톤즈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터키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이나 이번시즌 들어 매달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팬들은 꽤 오랫동안 정상권에 있는 팀을 봐왔기 때문인지 젊은 선수들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발전하기를 기다리는 법을 잊은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피스톤즈도 이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할 때가 머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