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전 간단 리뷰
동부 원정 3연전을 모두 패하고 홈으로 돌아온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다음 상대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였다.
워리어스나 썬더나 모두 수비는 막장 수준인지라 결국 승부는 누가 더 많이 골을 많이 넣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득점 경쟁이라면 달리는 농구에 도가 튼 워리어스가 더 유리하다고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썬더의 선전을 은근히 기대했던 것은 지난주에 봤던 워리어스와 스퍼스의 경기에서 워리어스 경기력이 워낙 않좋았고, 팀의 핵심 멤버인 스티븐 잭슨과 코리 메거티가 경기에 안나오기 때문이었다. 또 썬더 홈이기도 했고.
하지만, 전반전부터 이런 기대는 빗나가기 시작했다. 역시나 썬더의 허접한 트렌지션 디펜스는 도저히 워리어스의 공격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리고 고비때마다 터져나오는 턴오버들. 케빈 듀란트만이 제 몫을 해줄뿐이었고 바로 전 경기 히트전에서 맹활약했던 제프 그린과 웨스트브룩은 극악의 슛 컨디션을 보여줬다.
위안으로 삼을 만한 장면은 썬더가 추격을 했던 4쿼터였다. 얼 와슨-러셀 웨스트브룩-데스먼드 메이슨-케빈 듀란트-닉 콜리슨으로 4쿼터 라인업을 꾸린 썬더는 와슨 - 웨스트브룩 - 메이슨이 앞선 압박을 적절하게 해주고 닉 콜리슨이 골밑을 탄탄하게 지키면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공격에서는 듀란트가 4쿼터에만 19점을 몰아치면서 경기 종료 직전 3점차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보여줬다.
3점차에 32초가 남았고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공격에서 파울 작전을 한 것은 좀 아쉬웠다. 정상적인 수비를 한 번하고 동점을 노리는 것이 좋았을 것 같은데, 거기에다 썬더는 타임 아웃도 없었다. 결국 앤써니 머로우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고 이후 썬더 공격은 모두 무산되면서 결국 112-102로 패. 다시 4연패다.
케빈 듀란트는 41득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맹활약했지만 다시 한 번 접전끝에 경기를 패하면서 고개를 숙여야했다.
다시 4연패. 무너진 썬더의 골밑
썬더의 가장 큰 문제는 공격과 수비가 모두 안된다는 것인데(-_-;;) 최근에는 특히 허약한 골밑 수비가 두드러지고 있다.
썬더는 최근 4연패 동안 상대팀 빅맨에게 계속 골밑을 털리고 있다. 예전 포스팅에서 이제는 공격에서 기대할 것이 없다고 했던 샬럿의 에메카 오카포에게 25득점 13리바운드라는 드와잇 하워드 급의 스탯을 허용했고, 그 다음 경기에서는 진짜 드와잇 하워드에게 21득점 23리바운드 6블락슛을 허용했다.(드와잇 하워드는 이미 썬더와의 1차전에서 30득점 19리바운드 10블록슛으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바 있다.) 히트전에서 우도니스 하슬렘에게 15득점 14리바운드, 워리어스전에서는 비에드린스에게 17점 21리바운드를 허용했다. 4연패 기간동안 썬더의 골밑은 한마디로 상대팀 빅맨들의 놀이터였다.
썬더 골밑 수비의 심각성을 나타내주는 예는 또 있다. 바로 공격 리바운드 허용. 샬럿전 11개(오카포 6개)를 시작으로 올랜도전 13개(하워드 10개-_-;;), 히트전 13개(메리언 4개), 워리어스전 11개(비에드린스 6개). 오카포가 25득점씩이나 올릴 수 있었던 것, 바로 오펜스 리바운드에 이은 풋백득점이었다.썬더는 경기당 평균 43.77개로 리그에서 7번째로 많은 리바운드를 허용하고 있다. 리바운드 마진도 -2.77로 뒤에서 5번째. 최근 5경기 리바운드 마진은 -4.4개로 더 나빠졌다.
수비는 상대방의 미스샷을 유도하고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내야 끝이다. 아무리 상대방의 슛을 잘 막아내도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내지 못하고 풋백을 허용하면 수비는 결국 실패다. 썬더의 이런 오펜스 리바운드 허용은 썬더 골밑 수비의 허약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리바운드 마진이 나빠진 궤적은 공교롭게도 크리스 윌칵스가 닉 콜리슨 대신 선발 센터로 출전한 시기와 일치한다. 물론 썬더의 골밑 수비가 막장이 된 것이 모두 크리스 윌칵스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선발 센터로 출전하는 윌칵스의 수비를 경기에서 보고 있자면 한숨이 나온다.
일단 박스 아웃이 전혀 되질 않는다. 그동안 윌칵스가 매치업 했던 위에 선수들의 오펜스 리바운드를 보면 어떤지 알 수 있다. 픽앤롤 수비도 시원치 않아서 헷지 들어간 이후 리커버가 너무 늦다. 그냥 헐렁헐렁 스위치해버리기도 하고. 윌콕스의 이런 수비 공백을 결국 코너에 있는 수비수들이 도와줘야하고, 이 상황에서 상대팀은 한 두번의 패스로 코너에서 오픈 찬스를 만들 수 있다. 올랜도전에서 4쿼터에 경기를 다 따라가놓고 이 패턴으로 연속 삼점슛을 얻어맞고 추격의지가 끊겼다.
이런 식으로 수비가 안되다보니 쓸데없는 파울도 많이 나와 파울트러블에도 자주 걸리고 있다. 그래서 선발 출전한 이후 윌콕스의 성적은 오히려 하락했다. 벤치에서 출전해서 9.5 득점 5.9리바운드였던 것이 선발로 나오면서 7.8득점 3.5리바운드로 떨어졌다. 출전시간 역시 소폭 감소했고.
지난 시즌도 윌콕스의 수비가 나빴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지난 시즌에는 닉 콜리슨과 동시에 출전해서 수비부족이 많이 커버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윌콕스의 골밑 수비 파트너는 제프 그린이다. 제프 그린은 아직 4번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적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따라서 상대편 4번 수비에서도 큰 도움이 못되고 있다. 이런 선수 둘이서 골밑을 지키고 있으니 털리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조 스미스도 수비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골밑에서 수비가 되는 닉 콜리슨이 그동안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히트전에서 4쿼터 동점을 만드는 썬더의 런에도 닉 콜리슨이 골밑을 지켜냈고, 워리어스전 4쿼터에도 콜리슨은 비에드린스를 잘 막았고, 좋은 박스 아웃을 통해 오펜스 리바운드를 거의 뺏기지 않았다. 공격에서는 듀란트, 수비에서는 칼리슨의 활약이 돋보였었다. 히트전에서 14득점 8리바운드, 워리어스전에서 15득점 10리바운드.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윌콕스는 수비부담이 적은 벤치로 다시 돌아가야할 것 같다. 선발 라인업을 자주 바꾸는 것이 안정감이 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스캇 브룩스 감독은 라인업에 변화를 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으니. 사실 윌콕스가 선발 출전하는 것은 공격에서 더블팀을 유발할 수 있는 장점때문인데 수비에서 까먹는 것이 오히려 더 많다.
요한 페트로도 다시 로테이션에 넣어봤으면 한다. 조 스미스 부상으로 인해 조금씩 출전시간을 얻고 있는데 올랜도 전에서 하워드를 상대로 괜찮은 수비를 보여줬다. 공격에서도 15득점이나 해줬고. 미들레인지 점퍼만 고집하지 않고 포스트업+훅슛이나 2:2 플레이도 자주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브룩스 감독은 페트로의 수비문제를 지적하고 있는데 아무리봐도 윌콕스보다는 나아보이는데. 그리고 팀에서 키우려고 뽑은 유망주 기회를 줘야지 않을까? 시즌이 끝나면 팀에 남을 가능성 희박한 조 스미스나 크리스 윌콕스보다는 말이다.
흔들리는 자유투
접전에서의 경험부족은 썬더 관련 포스팅 할때마다 해서 식상할 정도다. 4연패 동안 일방적으로 깨진 경기는 없었다. 4쿼터 중후반까지는 대등하게 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진다. 중요한 순간에 턴오버를 저지르고, 성급한 공격을 한다. 거기에 최근 패배에서는 자유투도 한몫을 하는 모습이다.
썬더의 자유투 성공률은 75.1%. 리그 24위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4연패 동안 썬더의 자유투 성공률은 더 낮다. 밥켓츠전 64.3%, 올랜도전 66.7%, 히트전 80%, 워리어스전 60%. 평균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더 아쉬운 것은 이런 자유투 실패가 썬더의 상승세에서 그 흐름을 끊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자유투 성공률이 낮은 선수들이 아님을 감안했을때 이것 또한 경험 부족이고 집중력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단한 노력으로 극복하는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케빈 듀란트
4연패 동안 케빈 듀란트는 24.8득점, 7.0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약팀의 에이스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듀란트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그래도 최근 듀란트의 경기를 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시즌 초반 듀란트는 골대 가까운 곳에서 볼을 잡으려고 노력했다. 특히 칼리시모 감독이 해고된 후 3번으로 출전하게 되면서 그 빈도는 더욱 높아졌었다. 하지만 최근 동부 원정 경기를 보면 듀란트는 골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런 듀란트 플레이의 단적인 예는 3점슛 시도갯수다. 듀란트는 11월 17경기동안 29개의 삼점슛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12월 4경기에서 듀란트의 삼점슛 시도갯수는 벌써 20개다. 성공률이 60% 로 높아서 다행이긴 한데
외곽에서 볼을 잡은 듀란트의 옵션은 돌파와 점퍼 뿐이다. 하지만 듀란트의 돌파는 불안정하다. 드리블이 높고 안정감이 떨어져 험블이 많다. 수비수의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빠른 퍼스트 스텝을 가진 것도 아니다. 불안불안하게 뚫고 들어가니 마무리가 좋을리가 없다. 결국 점퍼가 주를 이루게 되는데 결국 수비수를 달고 던지는 터프샷이 많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률이 낮지 않은 것은 참 대단한 능력이지만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포스트업 능력과 더 많은 볼없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듀란트의 볼 없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삼점 라인에서 서성거리다 패스가 오면 1:1을 하는 모습이 동부원정 경기에서 자주 눈에 띄었다. 특히 올랜도와 마이애미 경기에서는 정도가 심했는데 그 결과는 27%와 35%의 필드골 성공률이었다. 다시 볼없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워리어스전에서 슛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을 듀란트도 기억했으면 한다.
볼없는 움직임이 부족한 것은 비단 듀란트 뿐만이 아니다. 썬더의 선수들 대부분이 부족하다. 포인트 가드 웨스트브룩이 돌파를 해도 다른 선수들이 그냥 서 있으면 패스가 나갈 수 없다. 그리고 웨스트브룩은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능력이 안된다. 결국 턴오버로 이어진다. 팀 동료들의 적극적인 컷인이나 움직임이 필요한데. 지금 썬더에서 이런 움직임을 제대로 해주는 것은 데스먼드 메이슨 뿐이다.
듀란트의 수비에서의 적극성도 아쉽다. 길죽길죽한 리치로 블록슛이나 스틸은 곧잘 해내는데, 대학때 골밑플레이를 하다가 프로에 와서 퍼리미터 플레이를 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수비에서 요령도 부족하고 적극성도 부족해 보인다. 그시즌 파울 평균이 채 2개가 안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수비에 임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결국 듀란트가 꾸준하게 발전시켜나가야하는 것은 볼 핸들링과 포스트업, 수비등인데, 이건 시애틀 슈퍼소닉스 시절 라샤드 루이스와 똑같은 케이스다. 루이스는 이런 것들을 끝내 다 이뤄내지 못했는데 듀란트는 다르겠지?
다음 경기는 다시 멤피스 그리즐리즈
썬더의 다음 상대는 멤피스 그리즐리즈다. 멤피스는 썬더가 14연패를 끊었던 팀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썬더의 홈경기. 연패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멤피스도 최근에 휴스턴을 꺽은 것을 비롯하여 2승 1패로 나름 상승세다. 썬더로선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 멤피스 홈경기를 패하면 다음 경기는 죽음의 텍사스 원정이다. 자칫 잘못하면 다시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