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J 칼리시모가 짤리고 스캇 브룩스가 감독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케빈 듀란트를 스몰포워드로 출전시키면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준 것이었다. 이후 썬더는 2승 12패를 기록중이지만 칼리시모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때보다는 더 만족할만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썬더의 에이스 케빈 듀란트는 감독교체이후에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케빈 듀란트가 원래의 포지션인 스몰 포워드로 출전하면서 제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나도 케빈 듀란트가 스몰 포워드로 출전하면서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해서 경기볼때마다 유심히 지켜봤다. 하지만 감독교체후 케빈 듀란트의 플레이 스타일상 변화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듀란트는 스몰 포워드로 출전만할뿐 이란 느낌도 들었다. 특히 데스먼드 메이슨이 출전하면 더욱더 그러했다. 물론 포스트업 비중이 조금씩 늘고 있고, 볼없는 움직임 같은 무브들이 좋아지곤 있지만 이건 시즌초부터 꾸준히 진행된 것인지라 포지션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감독 교체후 첫 몇경기에서는 듀란트가 상대적으로 크고 느린 수비를 상대로 돌파가 수월해지면서 플레이가 살아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당장 클리퍼스과의 경기에서는 에릭 고든과 매치업이 되었으니까.
감독 교체후, 선발 라인업 변화 후에 케빈 듀란트의 성적은 좋아지고 있다.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큰 변화가 없다. 그렇다면 감독 교체와 이에따른 선발 라인업의 변화가 어떻게 듀란트의 성적향상에 영향을 줬을까? 란 의문이 들었다.하지만 내 머리로는 도저히 알아낼 길이 없어서 그냥 두루뭉실하게 의문점만 그렇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Basketball Prospectus 의 케빈 펠튼의 글
"The Education of Kevin Durant" 을 읽고서 어느 정도 의문을 풀 수 있었다. 글이 괜찮아서 애초의 생각은 전문을 해석하려고 했는데 글의 서두에 나오는 스탯관련 내용들이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다. (샐러리나 스탯 관련 사항들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이쪽 방면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신
가람지기님이나
서드 아이님은 항상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관련된 부분만 발췌해서 포스팅 해본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케빈 펠튼은 원래 시애틀 슈퍼소닉스 홈페이지에 글을 기고하던 인물이었다. 암울한 소닉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과 희망적인 면을 보는 시각을 가졌었고, 쉬운 단어와 문장을 이용해서 글을 썼었는데 개인적으로 내 취향과 맞아서 아주 좋아하는 필자이기도 했다. 그래서 펠튼의 글을 해석해서 블로그와 알럽에 많이 올리기도 했었다. 오클라호마 시티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이제는 썬더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지는 않고 있는데(사실 썬더 홈페이지는 글 읽기가 너무 불편해서 아무리 펠튼의 글이 좋아도 안읽었을 가능성이 크긴하다), 아직 썬더에 대한 애정은 남아 있는지 케빈 듀란트를 비롯해서 썬더 관련 글들을 꾸준히 써주고 있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게 읽고 있다.
그럼 각설하고.
펠튼은 위에 글에서 썬더의 감독 교체후에 케빈 듀란트의 발전을 언급하며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물론 듀란트가 단순히 3번으로 출전하기 때문에라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지 않다. 펠튼은 "지난 시즌 막판에도 듀란트와 윌킨스는 나란히 선발출전했었다. 하지만 그때 듀란트는 2번이라고 불렸다. 지금 스캇 브룩스 감독이 다시 듀란트와 윌킨스를 나란히 선발 출전시키는데 이번에는 듀란트를 3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듀란트의 플레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라고 말하고 있다.
펠튼이 듀란트의 성적향상의 원인으로 꼽고 있는 것은 바로 썬더의 공간활용능력의 발전이다.
What has helped Durant, and all of his teammates, is improved floor spacing. Lack of outside shooting has been a major weakness for the Sonics/Thunder during the Durant era. While nobody is about to mistake this group for the Suns, with Green developing into a threat from beyond the arc during his own sophomore campaign and Wilkins on the floor, opponents have to at least respect multiple Oklahoma City perimeter players. That has opened up the drive for Durant and allowed him to operate with more air space.
썬더는 이번 시즌 초반까지만해도 외곽슈터가 없었다. 따라서 코트를 좁게 쓸 수 밖에 없었고 공격이 빡빡하게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제프 그린이 삼점슛을 성공시켜주고 있고,선발출전하는 데미언 윌킨스도 코너 삼점슛이 정확한 선수다. 따라서 상대팀 수비는 넓어질 수 밖에 없고 이 넓어진 공간을 듀란트가 잘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설명은 최근 경기에서 보여지는 듀란트의 수월해진 돌파와 그에 따른 자유투 시도 갯수의 증가(감독교체이후 듀란트의 슛에서 자유투가 차지하는 비율은 8.8%에서 12.4%로 증가했다.)를 잘 설명해준다. 아울러 미들레인지 점퍼가 좋은 네나드 크리스티치가 합류해서 기대처럼 활약을 하며 상대팀 빅맨을 끌어낼 수 있다면 듀란트의 공간 활용은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원인은 듀란트의 샷 셀렉션의 개선이다.
The other aspect of Durant's game that has improved under Brooks is his shot selection, oft-maligned during his brief NBA career. Durant made strides in recognizing good shots during his rookie season, and I was stunned and disappointed to see the kind of quick hoists he was putting up when I watched the Thunder get crushed by New Orleans in Carlesimo's last game as head coach (possibly a sign the team had tuned Carlesimo out). Two things have changed under Brooks. First, with rookie Russell Westbrook and Wilkins moving into the starting lineup, Durant has more shot creators around him. Second, as expected Brooks has slowed things down, which has removed some of the license for players to launch early in the shot clock.
펠튼은 듀란트의 샷 셀렉션 개선의 원인을 두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러셀 웨스트브룩과 데미언 윌킨스가 출전하면서 슛을 던질 선수가 많아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물론 웨스트브룩은 기복이, 윌킨스는 윌킨전이 문제긴 하지만) 웨스트브룩은 경기당 11개의 슛을 던지면서 기존의 선발가드 얼 와슨보다 많은 슛을 던지고 있고 성공률도 높다. 윌킨스도 경기당 5개의 슛을 던지고 있고, 토론토전부터 윌킨스를 대신해서 선발출전한 데스먼드 메이슨도 경기당 7개의 슛을 던지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제프 그린까지 슛던질 선수들이 선발라인업에 대거 포진하면서 듀란트는 슛에 대한 과도한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고 무리한 터프샷을 던질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두번째는 스캇 브룩스 감독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칼리시모는 공격에서 런 앤 건을 추구했다. 따라서 속공과 얼리 오펜스의 비중이 높았다. 이건 하프코트에서 별다른 전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했다. 하지만 스캇 브룩스 감독은 얼리 오펜스 비중을 줄이고 하프코트에서 오픈찬스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스캇 브룩스의 시도는 효과를 보고 있다. 감독교체이후에 pace 수치는 94.6에서 91.0으로 떨어졌지만 오펜시브 레이팅은 93.4에서 106.8로 오히려 상승한 수치를 보면 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안정지향적인 스캇 브룩스 감독의 공격전술에서 케빈 듀란트도 슛셀렉션이 신중해지고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펠튼의 의견중에서 색다른 것이 바로 듀란트의 3점슛에 대한 분석이다. 스캇 브룩스가 감독을 맡고나서 케빈 듀란트의 삼점슛 비중이 높아졌다.(슛에서 삼점슛이 차지하는 비중이 5.5%에서 15.6%로 상승했다.) 케빈 듀란트가 신장의 우위를 살리기 위해서는 포트스업을 통해 골대 가까이에서 득점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런 듀란트의 변화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펠튼은 자유투 비중이 늘어난 것과 더블어 삼점슛 비율이 늘어나고 성공률이 올라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심지어 듀란트 성적향상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펠튼의 분석도 그럴듯하다. 확실히 6-10의 포워드가 삼점슛을 그것도 50%의 성공률로 던져준다면 이건 정말 큰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최근 경기에서 듀란트의 삼점슛은 터프샷보다는 오픈찬스에서 던지는 슛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이건 7개의 삼점슛을 던진 어제 토론토 랩터스 경기를 보면 보다 확실해질 것이다.) 어쩌면 나는 루키시즌에 케빈 듀란트가 3점라인까지 밀려나와서 볼을 잡고 시간을 보내다 터프샷을 던져대는 모습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듀란트의 삼점슛에 대해서 너무 편협하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펠튼의 글을 요약하면, "썬더의 감독이 바뀌고 선발 라인업의 변화를 주면서 케빈 듀란트의 성적이 향상되었다. 그 원인은 선발라인업 변화에 따른 썬더팀의 공간활용 능력 향상과 케빈 듀란트의 샷 셀렉션 개선이라고 할 수있다." 가 되겠다.
물론 펠튼의 글이 케빈 듀란트의 최근 활약을 100% 정확하게 설명하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듀란트가 3번으로 플레이하면서 성적이 좋아졌다는 분석보다는 논리적인 분석이고 그 분석이 고개를 끄덕이게 할정도로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앞으로 썬더 경기를 볼때 펠튼의 이런 분석을 적용해가면서 본다면 더 재미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