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첫 KBL 경기 시청이었다. 개막한지 한참 지났는데 이리저리 미루다보니 오늘에서야 경기를 보게 되었네.
지난 시즌 파이널 리매치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의 경기였는데 의외로 승부가 쉽게 나서 경기가 싱거웠다.
서울 삼성
서울 삼성의 패싱게임이 경기 내내 빛을 발했다. 좋은 가드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팀다운 경기력이었다. 전반전 내내 계속된 2:2 픽앤롤, 드라이브 앤 킥을 통한 삼점슛, 골밑에서 무리하지 않고 오픈 찬스를 패스로 잘 건내준 터렌스 레더의 플레이. 전반전 삼성의 농구는 교과서 같았다. 이 경기에서 삼성이 기록한 어시스트는 무려 33개. 야투 성공률과 삼점슛 성공률이 모두 75%를 넘었다. 원주 동부는 수비를 한건지..
하지만 3쿼터 한때 30점가까이 점수차를 벌리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4쿼터에는 경기력이 막장으로 치달았다. 4쿼터 막판 11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원주 동부의 두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파울 아웃을 당하면서 1라운드를 5승 4패로 마칠 수 있었다.
터렌스 래더는 34득점을 팀 득점을 이끌었다. 이날 패스 게임이 잘된 관계로 쉬운 득점을 많이 올렸고, 무리하지 않고 패스도 잘 빼주는 모습이었다.
지난 챔피언 결정전에서 극악의 부진을 보여줬던 이규섭은 오늘 삼점슛 5개를 모두 성공시키는등 24득점을 쏟아부으면서 챔프전의 화풀이를 했다. 2쿼터와 3쿼터에 터진 이규섭의 삼점 덕분에 삼성은 큰 점수차의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이상민-이정석-강혁의 삼성 가드진은 이날 21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을 잘 이끌었다. 전반전엔 이정석이 활약했고, 이상민은 4쿼터 11점차까지 추격당한 상황에서 동부의 웬델 화이트의 파울 아웃을 이끌어내면서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강혁은 여전히 상대팀 입장에서는 얄미울 정도로 잘한다.
삼성은 이밖에도 박영민, 김동욱, 박훈근 등 나오는 선수들마다 제몫을 해줬다.
4쿼터 가비지 타임에 차재영이 잠깐 나와서 뛰는 모습을 봤는데 여전한 운동능력을 보여줬다.
원주 동부
원주 동부는 이날 경기력이 완전히 막장이었다. 삼성의 패싱게임에 정신을 못차리는 모습이었는데, 이게 지난 시즌 수비로 챔피언에 올랐던 원주 동부가 맞나 싶을정도였다. 마치 지난 시즌 시애틀 슈퍼소닉스 농구보는 것 같았다.
신장에서 우위를 가진 동부는 전반에 김주성과 오코사를 이용해서 포스트 공략에 나섰는데, 삼성의 더블팀 수비에 막혀서 큰 효과를 보질 못했다. 동부 가드들이 앤트리 패스를 넣어주고 위크 사이드로 빠지면서 김주성과 오코사에게 완벽한 1:1찬스를 만들어줬으면 효과가 더 좋았을 것 같은데. 표명일, 이세범, 이광재 모두 앤트리 패스 넣어주고 그자리에 서있었다. 그러니 더블팀 가기도 좋고, 더군다나 이날 원주 동부의 삼점슛 정확도가 너무 떨어졌기 때문에 (6/26) 킥아웃 패스도 좀처럼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3,4쿼터에는 웬델 화이트의 원맨쑈가 벌어졌다. 화이트의 개인기에 의한 득점이 연속으로 성공하고, 4쿼터 수비가 살아나면서 한때 11점차까지 쫓아갔지만, 오코사에 이어 화이트까지 파울아웃되면서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추격을 하는 와중에도 김주성, 이광재, 강대협은 중요한 자유투를 놓치는등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원주 동부의 경기력이 워낙 않좋았기 때문에 그다지 눈에 띄는 특출난 활약을 한 선수는 없었다.
윤호영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는 궁금했었는데, 4쿼터 추격때 오픈 삼점슛 성공시킨 것 말고는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프로에 적응기를 거치는 것인지, 아니면 포지션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중앙대시절 윤호영은 이정도가 아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