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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금호생명 vs 삼성생명 - 구리종합체육관

농구 이야기/WKBL

by 폭주천사 2008. 10. 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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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금호생명과 삼성생명의 경기를 보기 위해 구리종합체육관에 갔다왔다. 원래 어제 신세계와 우리은행 경기를 보러 부천에 가기로 했었는데 색시랑 장보고 들어와서 낮잠 잠깐 잔다는 것이 그냥 푸~욱 자는 바람에 못가고 결국 오늘 구리 금호생명 개막전에 가게되었다.

구리가 의외로 멀지 않았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를 타니 민자고속도로라 통행료가 좀 들긴 했지만 30분 정도 걸려서 구리종합체육관에 도착했다. 5시에 시작하는 경기였는데 한시간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할 곳이 없었다. 헐..여자농구 인기를 너무 과소평가 했었나? 널널하게 생각하고 차끌고 갔다가 급 당황. 결국 어찌어찌 주차시키고 경기장으로 고고.

티켓팅을 하려고 하니 오늘 개막전이라 공짜란다. 헐..왠지 땡잡은 기분. ㅋㅋ. 경기장 입구에서 응원용 막대와 빵, 음료수를 나눠줬다. 배고프던 차에 잘 됐다. 빵과 음료수는 즉석에서 처리.

경기시작 한시간 전이었는데 이미 앞자리와 금호생명쪽 응원석은 거의 다 차있었다. 주차장에서 여자농구 열기에 놀라고, 자리잡으려 돌아다니면서 한 번 더 놀라고. 결국 금호생명 골대 구석쪽에 자리를 잡았다. (여자농구는 지정좌석제가 아니다.)

코트위에서는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강지숙은 살을 많이 빼서 지난 시즌에 비해 슬림해진 모습, 정미란은 머리스타일을 바꿔서 한동안 못알아봤다. 새롭게 금호생명 유니폼을 입은 한채진은 슈팅감이 아주 좋아보였다. 몸풀면서 던진 슛은 하나도 빠짐없이 림을 갈랐다. 자리가 금호생명쪽에 치우친 관계로 삼성생명 선수들을 자세히 보진 못했다.

경기시작시간이 다가오자 경기장이 거의 다 찼다. 경기 시작전에 올림픽 역도 금메달 리스트 사재혁 선수가 시투를 했다. 그런데 사재혁 선수 키가 너무 작아서 안습. 이종애, 강지숙 옆에 섰는데 완전 호빗이었다. 점프 볼 시키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





경기 외적인 이야기는 대충 이정도 하고, 경기 이야기로.

이번 시즌 첫 오프였는데 경기 내용은 그다지 만족할만한 것은 아니었다. 일단 지금까지 개막전에 최저득점 경기. 특히 2,3쿼터 양팀이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을때는 도무지 득점이 나지 않아서 그 시끄러운데 급기야 하품까지 나왔다. 같이 갔던 색시도 영 지루해하고..

또 첫 경기에서는 변연하와 정선민, 전주원, 두번째 경기에서는 김지윤, 김정은 등 눈에 띄는 에이스 모드를 발동한 선수들의 활약도 볼만했다. 그리고 국민은행과 신세계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확달라진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경기가 더 재미있었다.

하지만 금호생명은 여전히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에이스 부재로 답답한 모습이었고, 오프시즌에 높았던 기대치(신한은행과 더블어 2강으로 분류되었었다.)에 못미치는 모습이었고, 삼성생명은 변연하가 떠난 자리를 좀처럼 메우지 못했다. 이미선이 23득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 박정은이 19득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루한 경기에 가려서 빛이 바랬다.


금호생명은 유리한 신장을 이용해서 경기초반 강지숙-조은주-신정자가 포스트업을 시도했는데 삼성생명의 허윤정-이종애의 좋은 수비와 더블팀 수비로 인해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강점을 살리지 못하자 금호생명은 우왕좌왕했고 팀을 이끌어야하는 이경은 3파울로 일찌감치 교체. 반면 삼성생명은 이미선이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박정은의 3점슛을 비롯하여 활발한 공격으로 1쿼터를 18-12로 앞서나갔다.

그리고 지역방어를 사용한 2,3쿼터. 양팀이 모두 지역방어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경기는 지지부진 해졌다. 금호생명은 인사이드의 강지숙, 신정자를 전혀 이용하지 못하고 외곽에서 죽은 패스만 돌리다 공격권을 내주기 일쑤였다. 지역방어의 약점인 공격리바운드도 쉽게 따내지 못했다. 삼성생명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는데 그래도 금호생명보다는 볼 흐름이 좋았다. 볼 흐름이 좋았던 것은 역시 이미선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종애에게 꾸준히 앤트리 패스를 넣어줬고, 금호생명 수비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크로스 패스를 통해서 오픈 찬스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상대 수비가 자리를 잡기전에 빠른 공격을 가져갔고, 앞선에서 스틸로 쉬운 득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좋은 포인트 가드가 있는 팀과 없는 팀의 차이가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금호생명은 4쿼터에 강지숙을빼고 신정자-조은주-김보미-한채진-이경은의 스몰라인업을 돌렸는데, 이게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신정자 싱글포스트로 신정자 본인의 활동반경도 넓어졌고, 슈터들의 컷인이나 움직임도 원할하게 돌아갔다. 그렇게 찬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채진, 김보미의 3점슛이 터지면서 경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

이 모습을 보니 신정자-강지숙을 따로 따로 기용하는 것은 어떨까란 생각도 들었다. 두 선수가 같이 코트에 있으면 높이에서 우위를 점할 수는 있는데, 공격에서 시너지가 크지 않아 보였다. 아직 신정자가 하이 포스트에서의 플레이가 뛰어나진 못하기 때문에 골밑공간이 너무 빡빡했다. 이걸 영리하게 풀어줄 포인트 가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이경은은 아직 멀어보였고), 내외곽 플레이가 가능한 정미란이 부상에서 복귀한다면있었다면 신정자-정미란, 혹은 강지숙-정미란 콤보를 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금호생명이 4쿼터 선전했음에도 결국 승리는 삼성생명이 가져갔다. 변연하가 빠졌지만 삼성생명은 여전한 전력을 보여줬다. 수비는 지난 시즌과 별 차이를 못느낄 정도로 탄탄했고, 이미선, 박정은이 공격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며 변연하의 공백을 메우는 모습이었다. 특히 박정은은 중요할때마다 삼점슛을 터뜨리면서 삼성생명을 이끌었다. 이종애도 여전했고.문제는 역시 어린 선수들인데, 이날 경기에 뛴 홍보람, 김세롱, 이유진등은 좀 더 발전이 필요해보였다.



이렇게 WKBL 개막전 3경기를 모두 봤다.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첫 인상 같은 걸 적어보면,

신한은행은 전주원-정선민이 건재하고 다른 선수들도 라운드를 치뤄나가면서 제 기량을 보여주기 시작하면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인 듯하다. 문제는 최윤아-하은주-선수민등 부상선수들의 복귀 타이밍. 삼성생명은 의외로 건재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8라운드를 박정은-이미선만 데리고 치룰수는 없는 일. 국민은행과 신세계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크호스가 될 것 같다. 금호생명은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첫 경기에서 장점보단 단점이 더 눈에 띄었다. 중요할때 한 방 해줄 에이스 부재가 올해도 문제꺼리가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같아서 좀 답답해 보였다.

첫 경기만 본 후에 생각을 적어본 것이기 때문에 라운드를 거듭해가면서 이런 예상은 충분히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각 팀들은 이제 한 경기만 치뤘을 뿐이고, 아직 경기는 39경기나 남아있으니 말이다.



- 덧붙이기.

오늘 구리 금호생명 개막전에서 타임아웃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경품은 핫도그 세트. 경기 끝나고 경품을 받으러 갔더니, 이런 제길..우리 바로 앞에서 핫도그 세트가 똑 떨어졌다. -_-;; 그래서 대신 영화 예매권을 받아왔는데, 집에와서 보니 구리 롯데 시네마에서만 사용가능 한 예매권이다. 예매권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금호생명 홈경기 보러 구리에 한 번 더 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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