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신한은행과 삼성생명 경기에서 하은주가 등장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이후 첫 경기인가? 올림픽도 못뛰었으니. 무릎부상으로 1라운드는 못뛴다고 했었는데.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진 것 같다.
오랫만에 경기에 뛰는 것인지라 경기 감각 익히는 정도로 뛰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웬걸 승부를 돌려놓는 결정적인 활약을 해줬다. 임달식 감독이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이날 신한은행 경기력은 영 꽝이었다. 슛팅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졌고, 오펜스 리바운드를 두배넘게 잡아내면서도 삼성생명과 엎치락 뒤치락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하은주가 투입되어 공,수에서 골밑이 안정되면서 위기를 넘기는 모습이었다. 덕분에 간만에 맹활약한 진미정도 빛날 수 있었다.
신한은행이 하은주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았는데, 지난 시즌만해도 하은주에게 앤트리 패스를 넣어줄 선수가 전주원, 정선민 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강영숙까지도 하이에 올라와서 하은주에게 앤트리 패스를 넣어줬다. 하은주도 골밑에서 자리잡고 패스를 받아 슛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지난 시즌에 비해 더 부드럽고 안정감이 있는 모습이었다. 오펜스 리바운드에 이은 풋백득점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마무리했고, 속공 트레일러로 참가하는 모습도 놀라웠다.
동생 하승진은 리셋 버튼이 있어서 종종 무(無)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하은주는 오히려 좀 더 발전했다는 인상을 줬다. 올림픽에서 뛸 수 있었으면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또 들기 시작한다.
20분 출전에 16득점(필드골 7/9, 자유투 2/5), 8리바운드(오펜스 리바운드 3) 3블록슛. 복귀전 성적치고는 너무 훌륭하다. 하은주 복귀로 다른 팀들 골머리 좀 앓을 듯.
삼성생명은 이날 리바운드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잘 싸웠는데 아쉽게 되었다. 하은주를 상대로 미들슛과 페이스업으로 재미를 보던 이종애가 파울 트러블로 일찍 벤치로 물러난 것도 아쉬웠고(대신 투입된 이유진과 이선화는 하은주를 상대로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자유투 상황에서 자유투를 얻은 김세롱이 부상당하면서 벤치에서 쉬고 있던 홍보람이 들어와 자유투 1구를 실패한 것도 아쉬웠다. 홍보람은 이날 미들레인지에서 활발한 공격으로 12득점을 기록하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는데 동점 속공상황에서 슛을 미스하는등 마지막 집중력이 아쉬웠다.
신한은행은 3승 1패로 1위로 치고 나갔고 삼성생명은 2승 2패를 기록하며 하루만에 4위로 떨어졌다. 수요일 나란히 2승 1패를 기록중인 금호생명과 신세계가 맞붙으면 1라운드 순위가 어느정도 나올 것 같다. 초반이긴 하지만 신세계의 선전이 놀랍다.
마지막으로 이날 경기에서 정선민 선수 부상당했는데 심한 부상은 아니길. 정본좌님 없으면 여자농구 무슨 재미로 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