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NBA] 디팬딩 챔피언의 무기력한 2연패 - 스퍼스와 호네츠 2차전

농구 이야기/NBA

by 폭주천사 2008. 5. 8. 00:03

본문

색시와 여행을 갔다왔더니 벌써 플레이오프 2라운드가 시작되었네요. 지나간 경기들은 뒤로 하고 가장 최근에 있었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뉴올리언즈 호네츠 경기를 찾아 봤습니다. 이미 1차전을 20점차로 패한 스퍼스로서는 중요한 경기였죠. 호넷츠 역시 홈코트 어드벤테이지를 확실히 지키면서 디팬딩 챔프의 홈구장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놓칠 수 없는 경기였구요.


전반전은 43-42로 스퍼스가 1점차로 앞서면서 끝났습니다. 하지만 경기의 분위기는 오히려 점수를 뒤쳐진 호넷츠가 주도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퍼스는 점수차를 벌리고 달아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만 어이없는 턴오버로 인해 경기 흐름을 자기것으로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예상밖의 모습이었습니다. 반면에 호넷츠는 1차전에서 맹활약했던 데이빗 웨스트가 커트 토마스의 수비에 고전을 했지만 포인트 가드 크리스 폴의 지휘아래 자신들의 게임을 해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호넷츠의 흐름은 3쿼터에 확실하게 폭발했죠.


호넷츠는 3쿼터 시작하자마자 스크린을 이용해서 페자 스토야코비치에게 오픈 3점슛 기회를 만들어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격에서 크리스 폴이 현란한 개인기로 던컨을 꼼짝 못하게 만들면서 연속득점에 성공하면서 호넷츠는 전반전 자신들의 리듬을 계속해서 가져가는 모습이었죠. 스퍼스는 호넷츠의 흐름을 끊기 위해서 타임 아웃을 불렀습니다만 바로 다음 공격에서 파커의 돌파를 챈들러가 블록슛해버리고 이어지는 속공에서 모리스 피터슨의 3점슛이 작렬합니다. 그리고 다음 호넷츠의 수비에서 크리스 폴이 다시 던컨의 볼을 스틸해내죠.


젊고 혈기왕성한 선수들이 주축인 호네츠이다보니 한 번 흐름을 타기 시작하니 정말 무서웠습니다. 스퍼스는 이런 호네츠의 흐름에 말려서 베테랑 팀다운 노련함을 전혀 보여주질 못했습니다. 흡사 1라운드에서 호네츠에게 먹혀버린 매버릭스를 보는 것 같았죠. 결국 3쿼터가 끝날무렵 호넷츠는 20점차로 경기를 앞서나갔고 거기서 경기 끝이었습니다. 4쿼터에서도 스퍼스는 반격의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했구요.


이날 경기에서 돋보인 것은 호넷츠의 수비였습니다. 스퍼스의 공격의 시작점인 팀 던컨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는데요. 일단 7풋에 팔도 길고 수비가 좋은 타이슨 챈들러가 던컨을 상대로 비교적 잘 버텨줬습니다. 그리고 던컨에게 볼이 투입되면 끊임없이 더블팀이 들어왔구요. 더블팀 이후에 자신의 수비수를 찾아가는 로테이션 수비가 환상적이었습니다. 스퍼스의 볼흐름이 호넷츠의 수비 로테이션을 깨질 못했죠. 몇 번의 오픈 찬스를 스퍼스 슈터들이 성공을 시키지 못하자 호넷츠 수비는 더 탄력을 받는 모습이었구요.


던컨과 파커의 2:2 혹은 지노빌리와 던컨의 2:2 역시도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파커와 지노빌리와 매치업이 된 파고나 크리스 폴은 던컨의 스크린을 아주 잘 빠져나갔습니다. 그리고 돌파를 허용하면 어김없이 헬프 수비가 들어와서 돌파한 선수를 견제해줬습니다. 호넷츠의 루키 줄리안 라이트가 이 헬프 수비에서 특히 돋보이더군요. 계속되는 견제에 리듬을 잃었는지 토니 파커도 피닉스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불꽃 미들슛들을 보여주지 못했구요.


정규시즌 호넷츠와의 경기에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했던 지노빌리는 이날 최악이었습니다. 1쿼터부터 3연속 폭풍턴오버로 스퍼스가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흐름을 잡아먹기 시작했구요. 특유의 유연한 스텝을 이용한 돌파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부상의 후유증이 있는 것인지. 아무튼 이날 지노빌리는 5개의 턴오버를 범하면서 달갑지 않은 별명 '턴오빌리'를 떠올리게 했네요.


스퍼스의 외곽슛 난조도 언급해야겠죠. 호넷츠의 수비가 좋기는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슛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선수들이 아니잖아요. 스퍼스 선수들 경력이 몇년인데요. 하지만 이날은 정말 지독하게 외곽슛이 안터졌습니다. 핀리, 우도카, 지노빌리, 보웬.덕분에 호넷츠의 더블팀 수비를 더 빛을 발했구요. 달아나야할 때, 혹은 추격을 해야할때 필요한 한방씩을 터뜨려주는 호넷츠의 모리스 피터슨과 페자 스토야코비치와 비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날 슛감이 괜찮아보였던 브랜트 베리에게 출전시간을 더 주는 것도 괜찮아 보이는데요. 실제로 베리는 2쿼터 막판에 들어오자마자 3점슛을 성공시켰죠. 베리가 플로어에 있을때 볼흐름도 더 원할했구요. 베리를 좀 써먹어야 웨이버해준 소닉스도 체면이 좀 살죠. ^^;;


이제 3차전은 장소를 옮겨서 스퍼스의 홈에서 열리게 됩니다. 플레이오프 매경기 모두 중요하지만 원정 두 경기를 모두 20점차에 가까운 대패를 당한 스퍼스로서는 3차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겠죠. 반면에 홈에서 기분좋은 2연승을 거둔 호넷츠는 부담이 적을 수 밖에 없겠구요.

이래저래 홈인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3차전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스퍼스쪽에 핸디캡이 더 커보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