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감독 - 바이런 스캇. 뉴올리언즈 호넷츠
NBA 07~08 시즌 올해의 감독상은 뉴올리언즈 호넷츠의 바이런 스캇이 수상했습니다. 올해의 감독 투표에서 바이런 스캇은 1위표 70표를 포함하여 총 458점을 얻어서 2위인 보스턴 셀틱스의 닥 리버스, 휴스턴 로켓츠의 릭 아델만을 따돌리고 올해의 감독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네요.
4시즌째 호넷츠를 맡은 스캇 감독은 올해 호넷츠를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인 56승으로 이끌었습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했던 서부 컨러펀스에서 레이커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구요. 역시 프랜차이즈 최초로 디비전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올스타전에서 서부팀 감독으로 선정되는 등 올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죠.
사실 바이런 스캇 감독은 뉴저지 네츠시절 팀을 2년 연속 파이널로 이끈 능력있는 감독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스캇 감독의 역량보다는 새로 팀에 합류한 제이슨 키드의 능력, 그리고 팀의 전술적인 부분을 상당부분 담당했던 에디 조던 코치(현재 워싱턴 위저즈 감독이죠.)의 능력이 더 부각되었어죠.. 실제로 스캇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팀을 떠난 뒤 새로 부임한 로렌스 프랭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네츠가 14연승을 기록하면서 스캇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졌었구요.
하지만 호넷츠를 맡은 바이런 스캇 감독은 그 지도력을 4시즌동안 잘 보여줬습니다. 크리스 폴을 중심으로 팀을 잘만들어냈구요. 데이빗 웨스트를 올스타로 키워냈습니다. 시카고 불스에서는 수비밖에 할 줄 몰랐던 타이슨 챈들러를 더블-더블이 가능한 빅맨으로 조련해내기도 했구요. 베런 데이비스 시대가 끝나고 리빌딩에 들어가야했던 호넷츠를 4시즌만에 챔피언 컨텐더 팀으로 만들어낸 스캇 감독의 능력은 지난 날의 오해? 오명?을 깨끗하게 씼어내기에 충분했다고 봅니다. 올해의 감독상 수상이 바로 그 증거가 되겠죠.
현재 뉴올리언즈 호넷츠는 1라운드에서 댈러스 매버릭스를 4승 1패로 가볍게 누르고 2라운드에 진출했습니다. 상대는 지난 시즌 챔피언 샌안토니오 스퍼스구요. 디팬딩 챔피언을 상대로 올해의 감독 바이런 스캇이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기대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니 02~03시즌 올해의 감독과 07~08시즌 올해의 감독의 맞대결이네요.
돌아온 감독 - 래리 브라운. 샬럿 밥켓츠
샬럿 밥켓츠는 샘 빈센트 감독을 한 시즌만에 짤라버리고 NBA 최고의 감독중에 하나로 꼽히는 래리 브라운을 영입했습니다. 4년 계약이네요. 래리 브라운에게는 9번째 팀인데요. 브라운은 과거에 맡았던 8개 팀 중 7개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명장입니다.(유일하게 브라운이 실패한 팀은 05~06시즌 뉴욕 닉스-_-;;) 00~01시즌 필라델피아를 맡았을때는 아이버슨과 함께 NBA 파이널에 진출했었구요. 03~04시즌, 04~05시즌에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를 이끌고 2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 03~04시즌에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00~01시즌 올해의 감독에 선정되기도 했구요. 87~88시즌 캔사스를 NCAA 우승으로 이끌면서 유일하게 NBA와 NCAA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경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래리 브라운의 업적을 이야기하려면 한도 끝도 없겠네요.
비록 뉴욕 닉스 시절 살짝 흠집이 가긴했지만 탁월한 지도력을 지닌 래리 브라운은 밥켓츠의 젊은 유망주들에게 좋은 감독, 선생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비를 강조하는 래리 브라운이기에 올시즌 부진한 수비를 보여줬던 (밥켓츠 실점 리그 20위 필드골 허용율 22위) 밥켓츠의 수비에서의 약점이 상당부분 보완될 것으로 보이구요. 팀내에 오카포나 제랄드 월러스 같은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식서스 시절 아이버슨이나 닉스 시절 마버리 같이 감독에게 각을 세울 선수들도 없고 말이죠.
마이클 조던이 이번에는 체면 좀 살릴 수 있을까요? 선수로서는 엄청난 업적을 세운 조던이지만 팀의 운영에 참여한 이후로는 영 신통치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죠. 노스 케롤라이나 선배인 래리 브라운이 조던의 체면을 세워줄지도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보니 마이클 조던이 대학 선배에게 SOS를 보낸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크리스 멀린 단장이 RUN-TMC 시절 자신의 스승 돈 넬슨에게 SOS를 보낸 것처럼 말이죠.
신생팀임에도 불구하고 밥켓츠는 차곡차곡 팀을 잘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형 FA를 영입하기 보다는 드래프트를 통해서 팀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갔구요. 이런 작업이 어느정도 진척되자 제이슨 리차드슨이라는 에이스 급 선수를 트레이드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명장 래리 브라운을 영입했네요. 밥켓츠의 이런 리빌딩에는 전임 단장이자 감독이었던 버니 비커스테프의 역할도 큰 것 같습니다. 비커스테프 단장은 80년대 시애틀 소닉스를 맡아서 90년대 소닉스가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터전을 닦은 인물이기도 하죠. 이제 바톤은 래리 브라운에게 넘어갔습니다. 브라운이 밥켓츠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데 몇 시즌이나 걸릴까요?
떠나는 감독들.
- 에버리 존슨. 댈러스 매버릭스
- 마이크 댄토니. 피닉스 선즈
시즌 중반에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서 챔피언에 도전했던 댈러스 매버릭스와 피닉스 선즈. 무슨 인연인지 두 팀 모두 1라운드에서 1승 4패로 탈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양팀 모두 감독이 짤려나가네요. (물론 해고가 확정된 에버리 존슨과 달리 마이크 댄토니의 경우는 선즈팀에서 해고설을 부인하고 나섰습니다만 다음 시즌 댄토니가 선즈를 맡을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봅니다.)
선즈와 매버릭스는 무모한 도박을 했고 그 결과는 대 실패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감독들이 책임을 지는 그림이네요. 언젠가 스타 선수들과 구단주 사이에서 항상 치이는 것은 감독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 두 감독의 경질도 다름 아닌 것 같습니다. 두 감독은 이미 04~05시즌(마이크 댄토니), 05~06시즌(에버리 존슨)에 각각 올해의 감독을 수상한 지도력을 이미 검증받은 감독들이죠.
댄토니 감독은 런 앤 건 농구로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고 달리는 농구를 대세로 만든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지도아래 스티브 내쉬는 두 번의 MVP를 수상했구요,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는 해마다 All NBA 팀에 이름을 올리는 올스타가 되었죠. 리그에서 자리를 못잡는 그저 그런 선수였던 라자벨이나 정확한 포지션 없이 붕떠있던 발보사도 모두 댄토니 감독의 시스템 아래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을 탓해야하는 걸까요? 선즈는 강팀으로 자리잡았음에도 서부컨퍼런스를 제패하는데 실패했구요. 그런 기다림끝에 올시즌 선즈는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마지막 도박을 감행했지만 그역시도 처참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존슨 감독은 공격일변도의 댈러스 매버릭스를 공-수 완벽한 밸런스를 잡힌 팀으로 바꿔 놓았죠. 존슨은 풀타임 감독을 맡은 첫해에 팀을 파이널에 진출시키는 기염을 토합니다. 그리고 NBA 챔피언까지 단 2승이 모자랐었죠. 어쩌면 이 모자랐던 2승이 댈러스의 구단주 마크 큐반을 조급하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다음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 그리고 팀의 조직력을 해치는 트레이드. 역시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구요.
댄토니 감독과 존슨 감독이 팀을 떠난다는 것은 그동안 서부 컨퍼런스를 대표하던 강팀 피닉스 선즈와 댈러스 매버릭스가 해체 수순에 들어가야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새로운 감독을 맞아 새 출발을 하기에는 여건이 만만치 않아보이네요. 특히 그 엄청난 셀러리의 압박 말이죠. 어떤 감독이 이 두팀을 맞아서 어떤 식으로 팀을 운영해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오프시즌의 재미가 되겠네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댄토니 감독과 존슨 감독이 과연 어느 팀 감독으로 갈지도 지켜봐야겠죠. 두 감독의 지도력은 이미 검증되었고 리그에는 유능한 감독을 바라는 팀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