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18일에 있었던 토론토 랩터스와 애틀란타 호크스 경기 보고 잡담 몇 마디.
토론토 랩터스 - 에이스 크리스 보쉬 그리고 호세 칼데론
이날 경기에서 크리스 보쉬는 자신이 랩터스의 에이스임을 확실히 보여줬다. 2년차였던가 확실히 기억은 안나는데 점퍼에 맛들려서 너무 외곽으로만 돌면서 욕들어먹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 경기에서는 인사이드 공략과 미들레인지 점퍼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었다. 랩터스의 공격은 보쉬가 인사이드에서 볼을 잡으면서 시작되었다. 경기 초반에 보쉬는 1대1을 계속 성공시켰다. 페이스업으로 전환하여 빠른 퍼스트스텝을 이용한 돌파 아니면 수비수를 등진상태에서 피벗을 통한 훅슛등이 계속 먹혔다. 전반에 계속 보쉬에게 당하자 호크스는 후반에 보쉬가 볼을 잡으면 더블팀을 붙었는데 그때는 보쉬가 킥아웃패스를 빠르게 해줬고 이 볼은 호세 칼데론의 손을 거쳐 코너에서 앤써니 파커의 오픈 3점슛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앤써니 파커가 경기 막판에 터뜨린 3점슛으로 랩터스 런이 이어졌고 경기가 토론토쪽으로 확 기울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팀 동료들을 이용할 줄 아는 노련함도 살짝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수비에서는...예전에 월드챔피언십 특히 그리스전을 통해서 본 보쉬의 수비에서의 약점중에 하나는 웨이트 부족, 이른바 몸빵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당시 그리스의 쇼세니티스에게 속절없이 자리를 내주고 골밑에서 발렸었는데 그동안 얼마나 좋아졌는지 보고싶었는데 이날 경기에 상대팀이 애틀란타였는지라 보쉬를 힘겨워할만한 공격력을 갖춘 빅맨이 없어서 그런 모습은 잘 볼 수 없었다.. 대신 블록커로서 상대팀의 돌파를 저지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보쉬 그리고 자마리오 문이 골밑에서 블로커역할을 해주자, 안그래도 터프한 랩터스의 퍼리미터 수비수들 - 앤써니 파커, 자마리오 문, 카롤로스 델피노 등이 호크스 스윙맨들을 아주 강하게 압박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샷블로커의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무튼 보쉬의 몸빵 수비는 다음 기회로...
호세 칼데론. 볼때마다 마음에 든다. 안정된 볼핸들링과 리딩을 갖췄고 영리하다. 패스퍼스트의 마인드, 정확한 슛. 거기에 중요할때 한 방 해줄 수 있는 강심장. 예전에 에라이님이 이번에 제한적 FA로 풀리는 칼데론 한 번 찔러보는 것이 어떻냐고 말씀하셨었는데..지금 같아서는 루크-와슨-웨스트 다 퍼주고 칼데론 잡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랩터스 입장에서는 칼데론의 과부하에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T.J 포드 부상이후 칼데론의 출전시간이 정말 급격하게 늘어났다. 찾아보니 시즌 평균이 31분인데 최근 경기에서는 40분 이상 출전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지금 칼데론 백업으로 후안 딕슨이 나오는데 딕슨은 키만 포인트 가드일뿐 절대 1번을 볼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도 딕슨이 투입되자 볼순환이 딱 멈추는데 이러면 감독입장에서는 다시 칼데론을 쓸 수 밖에 없고..포드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칼데론 백업구하는 것은 급해보인다.
애틀란타 호크스 - 여전히 풀리지 않는 포인트 가드문제
이번 시즌에 야심차게 애쉬 로를 영입했지만 포인트 가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앤써니 존슨이 선발 가드로 출전하고 있지만 볼은 여전히 조 존슨의 손에 있다. 볼 운반도 조 존슨이 하고. 하지만 조 존슨이 2번치고는 1번 능력이 있는 것이지 풀타임 1번을 보기에는 절대 역부족이다. 하지만 호크스는 조 존슨에게 모든 걸 맡기고 있는 모습이다. 랩터스의 압박수비속에서 경기를 조립해나갈 선수가 없으니 조 존슨, 조쉬 스미스의 개인기에 많이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시즌 내내 이런 식으로 경기를 운영한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5할 승률 언저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이러니 2005년 드래프티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물론 마빈 윌리엄스는 엄청난 유망주고 매시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이 로스터에 크리스 폴. 데론 윌리엄스, 레이먼드 팰튼, 아니면 제럿 잭이 있었다면? 아무래도 2005년 애틀란타의 마빈 윌리엄스 픽 떡밥은 윌리엄스가 올스타 육회연속 선정 정도의 위업을 쌓지 않는다면 쉽게 사그러질 것 같지 않다.
그리고 보니 셀던 윌리엄스도 경기에서 보질 못했네. 지금 찾아보니 이 녀석은 오히려 루키때보다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호크스는 그럼 2006년 드래프트도 삽질인건가? 아니면 듀크의 저주? 드래프트 속설중에 "팀이 부족한 포지션에 맞춰 선수를 뽑지 말아라" 라는 속설도 있긴 하지만 호크스의 경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양 팀의 루키들 - 자마리오 문, 알 호포드, 애쉬 로
이날 자마리오 문은 3블록슛 5스틸을 기록했다. 블록과 스틸 수치가 높다고 수비를 잘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조쉬 스미스의 경우 스탯으로 보여지는 블록과 스틸 수치로 인해 수비력이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조쉬 스미스는 그다지 수비할 의욕이 없어 보였으니까.) 하지만 자마리오 문의 수비에서의 활약은 리얼이었다. 퍼리미터에서 마빈 윌리엄스를 꽁꽁묶는 것부터 시작해서 새도우 블로커 역할까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팀 플레이에 윤활유역할을 해줬다. 공격에서도 궂은 일들을 마다하지 않았고. 올스타 슬램덩크대회에서 어떤 덩크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알 호포드는 이날 보쉬한테 많이 당했다. 루키가 가지는 경험부족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제프 그린도 그랬고 알 호포드도 루키들 중에서는 수비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인데 리그 베테랑들을 만나면 속절없이 털리는 것도 경험부족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 무서운 수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는 공격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가 싶었는데 크게 인상적이진 못했다.
애쉬 로는 동기들에 비해서도 한참 적응이 필요한 모습이다. 슛감도 형편없었고.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꾸준한 출전기회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이날 2쿼터 중반에 앤서니 존슨이 칼데론의 뒤통수를 팔꿈치로 가격해서 퇴장을 당했다. 애쉬 로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 정작 4쿼터를 소화한 것은 타이론 루였다. 애쉬 로에 대한 우드슨 감독의 신뢰도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 크리스 보쉬의 올스타 투표 광고로 글 마무리한다. 올스타 투표는 끝났고 선발 선수도 발표되었다. 보쉬는 비록 선발선수로 뽑히지는 않았지만 이 올스타 투표 광고는 정말 웃겼다. 배불뚝이 보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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