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토요일에 어학원 끝나고 현서에게 동대문 문구, 완구 거리를 가자고 약속을 했었다. 그랬던 것이 내가 배탈이 심하게 나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내가 도저히 밖에 돌아다닐 상황이 아니었고, 토요일 오전이 더더욱 심했다. 하지만 약속을 못지켜서 미안하다고 말했을 때 현서의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x100000000) 실망한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결국 일요일 오전에 속이 괜찮아지는 조짐이 보여, 현서와 함께 동대문으로 향하는 길에 나섰다.
지난 번에는 주차 때문에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서 이번에는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얼마전에 장만한 현서 교통카드도 사용하고. 목에 건 교통카드로 척척 지하철 게이트를 통과하는 모습을 보니, 새삼 현서가 많이 컸다는 생각도 든다.
동대문 문구완구 거리는 창신동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4번 출구로 나오니 한블록 거리로 아주 가깝게 있었다. 지난 번에 차를 가져왔을 때는 성동공고 주차장에 주차를 했었다. 토요일이라 그랬는지 주변 교통이 너무 혼잡해서 운전하기 아슬아슬했고, 거리도 멀어서 차를 몰고 올 곳은 못된다고 생각했었다. 지하철 이용 추천.
동대문 문구완구 거리의 랜드마크인 고릴라. 요즘 현서가 재미를 붙인 고전게임 "닌자 거북이". 현서는 게임 중간에 나오는 "피자 타임!!!" 사운드를 좋아한다.
역시 현서가 좋아하는 캐릭터들. "벤텐", "마리오", "가면라이더 이그제이드".
"드래곤 볼"과 "치즈 스위트 홈"의 주인공 귀여운 아기 고양이 "치~". 어렸을 때 흙바닥 놀이터에서 친구들이랑 어울려 놀았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구슬. 어렸을 때 구슬치기 딱지치기, 망까기 많이 했었다. 그때는 뭐 장난감이 별로 없었으니.
날씨가 꾸물꾸물하더니 비가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산을 안가져가서 현장에서 하나 구입. 도티 앤 잠뜰 캐릭터 우산.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산이 귀엽다고 칭찬을 해줘서 나름 기분이 우쭐해졌다.(내가 왜?) 하지만 색시는 보자마자 일침. 아이들은 비올 때 주변을 살피지않고 앞으로 달릴 수도 있기 때문에 우산은 투명한 것으로 사줘야한다고 한마디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웁니다.
여기 오면 꼭 들려야하는 곳이 바로 레고를 파는 승진완구. 비록 사지는 못하지만, 눈에라도 담아가야지. 비틀즈의 "옐로우 서브마린"은 귀엽게 생긴 것이 언제봐도 구매욕을 자극한다. 특히 뮤지션을 주제로한 레고아닌가. 완전 취향 적격이지.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개봉에 맞춰서 관련 레고 제품도 나왔다. 가끔 뜻하지 않게 이 레고 시리즈를 통해서 영화 내용이 스포가 되기도한다. 그리고 나의 로망 헬리케리어. 헬리케리어를 보고 있으니 현서가 와서 '그렇게 가지고 싶으면 사요'고 한다. '안돼, 그러면 아빠 등짝이 남아나질 않을거야.'
상점 밖에서는 요렇게 중국산 레고 접할 수 있다. "스타워즈"와 "캐리비안의 해적". 짝퉁이라는 인식 때문에 꺼려지기도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그 "손맛"을 느껴보고 싶어서 볼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곤 한다.
피규어 샵 "Lucky Mall"에 들렸다. 아이언 패트리어트의 흉상, 원피스 캐릭터들 그리고 포켓몬스터에 빠져드는 현서.
현서가 오늘 구입한 것은 가면라이더 이그제이드 "DX태들퀘스트 가샤트 & 뱅뱅슈팅 가샤트". 이 가샤트 시리즈는 현서가 요즘 제일 즐겨보고 있는 "가면라이더 이그제이드"에 나오는 아이템이다. 완구점에서도 이걸 보고 눈이 제일 반짝반짝 빛났었는데, 결국은 득템.
가샤트 세트 구매하면서 동대문 문구,완구 거리 방문은 마무리 했다.
흐리다 비까지 오고 춥워서 날씨가 별로였고, 일요일이라 문닫은 상점(대부분 문구점들)이 많아서 거리가 좀 을씨년스러웠다. 게다가 전기 공사한다고 공사차량까지 들어와있어서 혼잡하기도 하고. 하지만 장난감에 대한 현서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현서가 한마디 했다.
"아빠, 다음에 또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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