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서 방과 후 교실이 시작되었다. 현서는 축구와 교육 마술 수업을 듣는다. 오늘은 축구 수업 첫 날. 아이가 방과 후 교실을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되어 학교에 가보기로 했다.
축구 수업은 운동장에서 진행되는데 미세먼지가 심했다. 선생님께 문의해보니 오늘 수업은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된다고 했다. 현서에게 장소 변경된 내용을 알려줄 방법이 없으니, 겸사겸사 학교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끝나고 나오는 현서를 실내 체육관에 데려다 주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까운 도서관에 갔다. 방과 후 수업이 끝나면 다시 태권도를 데려다줘야하니까.
그런데 도서관 정기 휴일. 시간 떼우기가 애매해졌다. 결국 다시 집으로 갔다가 현서 축구 수업 끝나는 시간에 맞춰 다시 학교 가서, 현서를 데리고 태권도 학원에 데려다 줬다. 방과 후 수업 끝나고 태권도 시작까지 시간이 떠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었는데, 현서를 기다리면서 보니 방과 후 수업 끝나는 시간에 태권도 차량이 아이들 픽업을 위해 와있었다. 다음부터는 태권도 차량을 이용하면 고민 끝. 이걸 왜 고민을 했을까?
아침에 등교할 때 데려다 준 것까지 포함해서 오늘 하루 학교에 3번이나 갔다온 셈이 되었다. 많이 걸었더니 힘들다. 만보기를 보니 14,000보가 찍혀있었다. 몸이 힘드니 편한 방법을 찾기 마련인지라. 오늘 왔다갔다하면서 현서 키즈폰을 사줘야겠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하지만 첫날이라 조금 혼란이 있었을 뿐. 패턴이 익숙해지고 루틴화가 되면 또 적응하지 않을까? 조금만 더 지켜보도록 하자.
이렇게 하루 일을 적어놓고 보니, 내가 참 유난을 떨었다는 생각도 든다.
현서는 알아서 잘하지 않았을까? 축구수업이 진행되는 실내체육관 찾아가고, 방과 후 수업이 끝나면 태권도 차량 타고 도장에 가고. 스스로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오히려 이렇게 나서서 챙기는 것이 현서가 자립심을 기르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지? 현서를 너무 어리게만 보고 과잉 보호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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