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는
샬럿 밥켓츠를 상대했습니다.
서부 컨퍼런스 1위 팀과 동부 컨퍼런스 꼴찌 팀의 대결이라, 경기 전에도 대충 사이즈가 나오는 경기였죠. 썬더가 서부 컨퍼런스 1위 팀이긴 하지만 종종 하위팀들에게 정신줄 놓고 패하는 경우가 있긴 했었는데요(시즌 초반에 1승 12패로 동부 컨퍼런스 최하위를 달리던
워싱턴 위저즈에게 2승째를 헌납했고, 서부 컨퍼런스 뒤에서 두번째에 위치하고 있는 9승16패의
새크라멘토 킹스에게도 패한 경험이 있죠.) 샬럿 밥켓츠는 이것도 기대하기가 힘든 것이, 전날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는
클리블랜드 케버리어스에게 실망스러운 패배를 당했거든요. 그래서
스캇 브룩스 감독을 비록하여 썬더 선수들이 모두 독을 품고 밥켓츠 경기에 임한 상태였습니다.
샬럿 밥켓츠는 포인트 가드
DJ 어거스틴의 활약을 앞세워 1쿼터를 28-25로 대등하게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썬더는 2쿼터 시작과 동시에 터진
제임스 하든의 3점슛 2방을 시작으로 12-0을 이끌어내면서 경기 흐름을 순식간에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이 점수차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좁혀지지 않았죠. 요즘 썬더 경기는 제임스 하든이 나와야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결국 122-95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승. 썬더는 패한 경기 바로 다음 경기에서 8승 1패를 기록하면서 좀처럼 연패에 빠지지않는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커리어 하이 33득점을 기록한 제임스 하든을 필두로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의 트리오는 82득점(
케빈 듀란트 26득점,
러셀 웨스트브룩 23득점)을 합작하며 무시무시한 화력을 뽐냈습니다. 현재 리그에서 가장 다이나믹한 트리오라고 할 수 있죠.
샬럿 밥켓츠 이야기를 조금 해보면,
현재 밥켓츠는 5승34패 승률 12.8%를 기록하면서 독보적인 리그 꼴찌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슬슬 NBA 역대 최저 승률(11.0%)을 갈아치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죠. 그런데 이 상황이 낯설지가 않아요. 왜냐하면 몇 시즌 전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가 비슷한 상황이었거든요. 시애틀에서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로 연고지를 이전하고 본격적인 리빌딩을 선언했던 2008~09 시즌을 1승12패로 시작하면서 말이죠.
현재 썬더는 리빌딩 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 정도로 성공적인 리빌딩을 이뤘습니다. 샬럿 밥켓츠 또한 이런 썬더를 모델로 리빌딩을 계획하고 있을 겁니다. 샬럿의 단장이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프런트 출신인
리치 조이기 때문이죠.
리빌딩에 성공하려면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리빌딩의 주축이 될 걸출한 선수가 있어야합니다. 썬더는 2007년 드래프트를 통해서 케빈 듀란트를 뽑으면서 과감하게 리빌딩을 추진할 수 있었죠. 그런데 샬럿 로스터를 보니 리빌딩의 중심으로 삼을만한 선수가 없어 보입니다.
DJ 어거스틴은 좋은 포인트 가드지만 지금 포인트 가드 전성기에 명함을 내밀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슈팅가드
제럴드 핸더슨도 마찬가지로 보이고요. 현재 벤치에서 출전하고 있는
켐바 워커를 주목해봐야겠지만, 이날 경기에서 보니 썬더 백업가드
레지 잭슨이랑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였습니다.
리치 조 단장도 이런 상황이 답답할 것 같습니다. 일단 초석을 잘 다져놓고 리빌딩에 들어가야하는데 현재는 그 주춧돌이 없는 상황이니 말이죠. 리빌딩 팀인데 32살의
코리 메거티가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으니..따라서 이번 시즌은 그냥 이렇게 땜빵식으로 드래프트 1픽을 향한 팀운영을 해야할 겁니다. 당연히 승보다는 패가 더 많겠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해 드래프트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참가한다고 하니, 샬럿 입장에서는 리빌딩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