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있었던 NBA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에서 보스턴 셀틱스가 올랜도 매직을 94-71로 꺾으면서 3연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미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두고 홈으로 돌아온 셀틱스가 기세를 몰아서 경기를 이길 것이라고 예상은 했습니다만, 이렇게 압도적으로 3차전을 가져갈 줄은 몰랐네요. 보스턴은 1쿼터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더니 경기 끝까지 승기를 놓지 않았습니다. - 저는 보스턴이 이렇게 선전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후반기 보스턴의 모습은 평범한 5할 승률팀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줬었거든요. 그래서 솔직히 1라운드 마이애미와 시리즈에서 나가 떨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마이애미를 가뿐하게 털어버리고 2라운드에 진출하더니, 2라운드에서는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강력한 우승후보 클리블랜드 케버리어스까지 꺾어버렸죠. 그리고 지금 올랜도 매직을 상대로 3연승. 파이널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습니다. 이래서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나오는 걸까요? - 보스턴이 이렇게 완전히 다른 팀이 된 이유는 수비입니다. 특히 클리블랜드와 올랜도 시리즈에서 보여주고 있는 보스턴 셀틱스의 수비는 이들이 두시즌 전 우승을 차지하는데 원동력이 되었던 당시 수비를 떠올리게 합니다. 올랜도 선수들이 볼잡기도 힘들정도로 강력한 디나이 수비, 빈틈없는 로테이션, 철저한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장악 등등. 올랜도는 시리즈 내내 보스턴의 수비에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드와잇 하워드에게 앤트리 패스 넣는 것조차 정말 힘겨워 보이는 올랜도 매직이었습니다. 하워드에게 앤트리 패스 넣다가 스틸을 몇 개를 당하는 건지.. - 공격에서는 레이존 론도의 활약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론도는 이제 확실히 팀의 야전 사령관이라고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론도가 올랜도 코트를 휘저으면서 코트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나머지 선수들은 비이기적인 패스 게임으로 쉽게 쉽게 득점을 합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보스턴이 몇 번의 패스를 통해서 오픈 찬스를 만드는 모습이 여러번 나왔었죠. 케빈 가넷과 레이 앨런, 폴 피어스는 패싱 센스와 시야에 있어서는 도가 튼 선수들입니다. 여기에 벤치의 엑스 팩터들도 돌아가면서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죠. 토니 앨런은 좋은 수비를 보여줬고, 글랜 데이비스가 17득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정규시즌 내내, ESPN 칼럼니스트 빌 시몬스한테 가루가 되도록 까였던 라쉬드 월러스도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죠. - 올랜도는 보스턴 수비를 어떻게 하지 못하면 4차전도 힘들 것 같습니다. 올랜도는 NBA 퍼스트팀 센터 드와잇 하워드를 중심에 놓고 슈터들을 이용하는 전술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하워드가 더블팀을 유발하면 거기에서 나오는 패스를 이용해서 오픈 찬스를 만들어내죠. 하지만 보스턴과 시리즈에서 하워드는 더블팀을 유발하고 있지 못합니다. 셀틱스에는 켄드릭 퍼킨스, 글렌 데이비스, 케빈 가넷, 라쉬드 월러스등 하워드를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빅맨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선수들은 치열한 몸싸움을 통해서 하워드에게 좋은 자리를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골밑에 기회를 허용할 것 같으면 파울로 끊죠. 하워드의 약점인 부정확한 자유투를 염두에 둔 작전입니다. 2차전에서는 하워드가 자유투를 비교적 잘 넣어주고, 보스턴 선수들이 파울 트러블에 빠지면서 경기 막판 고전을 했습니다만 3차전에서는 정말 제대로 먹혔습니다. 하워드는 3차전에서 7득점 7리바운드에 그쳤죠. 하워드가 NBA 퍼스트팀 센터이긴 합니다만 아직 공격에서 다양한 옵션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작전은 4차전에도 유효할 것 같습니다. - 드와잇 하워드가 막히면서 올랜도 매직 공격이 경기내내 삐그덕 거렸습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새가슴"이란 오명을 벗었던 라샤드 루이스는 이번 시즌 들어서 팀에 전혀 도움을 주고 있지 않습니다. 3경기에서 루이스가 기록한 득점은 15점. 평균 득점이 아니고 총득점이 15점입니다. 평균 5득점. 루이스는 볼 핸들링이나 미들레인지 게임이 취약한 선수입니다. 장신이고 3점슛이 정확하지만 혼자서 슛찬스를 만드는 능력은 떨어지죠. 과거 시애틀에서 3번으로 뛸때는 신장의 우위를 이용해 포스트업을 발전시켜 곧잘 써먹었습니다만 4번으로 뛰고 있는 올랜도에서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죠. 하워드가 살아나야 같이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데, 하워드가 좋은 모습을 보였던 2차전에서도 활약이 미미했던 것보면 자신감 자체가 많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예전 새가슴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 하워드가 부진할 때 풀어줘야하는 선수는 빈스 카터인데요. 카터도 예전 카터가 아닌지라, 혼자서 지금의 보스턴 수비를 상대하기는 무리입니다. 특히 2차전 마지막 자유투 2구 실패는 정말 치명적이었죠. 자미어 넬슨이 공격에서는 제몫을 해준 듯 보이지만, 수비에서 론도를 전혀 제어를 하지 못하네요. 벤치에서 엑스 팩터 역할을 해줘야하는 나머지 선수들도 잠잠하고요. 전체적으로 올랜도 팀 분위기가 뭔가 가라앉아 있습니다. 시리즈를 뒤지고 있는 팀에게서 나와야할 적극적인 태도와 허슬 플레이들도 오히려 보스턴에서 더 많이 나오고 있죠. 오늘 글렌 데이비스와 레이존 론도의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들이 팀 사기를 얼마나 올렸는지 모릅니다. - 보스턴과 올랜도의 4차전은 이틀 후에 열립니다. 탈락 위기에 몰린 올랜도가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고 다시 홈경기를 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너무너무 힘든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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