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불스와 밀워키 벅스 경기(20091130) 보고 기억나는 것만 짧게.
- 밀워키 벅스의 센터 앤드류 보거트는 부상만 아니면 확실히 리그 정상급의 센터다. 파워와 부드러움을 고루 갖춘 포스트업, 양손 훅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다양한 기술,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싱, 돌파를 저지하는 블록슛, 확실한 박스 아웃과 리바운드. 게다가 상대방을 열받게 만드는 그 비열하게 실실 쪼개는 표정까지. 브랜든 제닝스의 부진의 이유를 앤드류 보거트의 부상 결장에서 찾는 분들도 있었는데, 확실히 보거트와 하이 픽앤롤을 하면서 제닝스의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모습이었다.
- 보거트가 복귀하면서 제닝스의 활동범위가 넓어진 것은 확실한데, 이것이 제닝스의 경기력으로 까진 연결되진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제닝스는 슛셀렉션도 엉망이었고, 상황판단에서도 여러번 실수를 보여줬다. 수비에서는 데릭 로즈를 전혀 막지 못했다. 제닝스는 50득점 퍼포먼스 이후에 계속 하강세를 타고 있다. 단순한 컨디션 난조인지, 레드나 보거트의 복귀에 따른 팀내의 변화된 역할에 대한 부적응인지, 아니면 일찌감치 루키의 벽에 부딪힌 것인지. 벅스 경기를 꾸준하게 보질 않아서 원인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50득점 이후에 나왔던 "아이버슨의 재림"은 좀 설레발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제닝스는 아이버슨 류의 득점형 가드보다는 정통형 포인트 가드쪽에 더 가까운듯하다. 시야나 패싱은 타고났다고 할 수 있고, 판단력(물론 이경기에서는 좀 흔들렸지만), 볼핸들링도 수준급이다. 탑에서 스크린 받고 돌파 하면서 오픈 찬스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포인트 가드다. 벅스에는 레드와 보거트라는 확실한 공격 옵션이 있고 좋은 롤플레이어들이 많아서 제닝스가 좀 더 리딩에 전념하는 것이 팀에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 벅스의 에르산 일야소바는 볼소유시간이 길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효율적인 경기를 펼친다. 바르셀로나에서 맹활약할 때의 장점이 NBA에 와서도 꾸준하게 발휘되고 있는 모습이다. 내외곽을 모두 공략할 수 있는 4번이면서 제프 그린과는 다르게 리바운드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작은 사이즈와 키가 수비에서 약점으로 작용했었는데 보거트 라는 좋은 헬프 수비수와 같이 출전하니 이런 약점도 많이 상쇄되는 모습이다.
- 벅스의 찰리 벨은 1번부터 3번까지 커버할 수 있는 좋은 수비력과 코너 3점슛이라는 확실한 공격 옵션을 가진 좋은 롤 플레이어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쓸데없이 볼을 오래 끌면서 에이스 놀이를 했다. 루크 리드나워와 브랜든 제닝스를 동시에 투입하는 스몰 라인업에서 벨이 혼자 볼을 들고 시간을 보내면 스몰라인업을 돌리는 의미가 없잖아.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자.
- 밀워키 벅스에 대해서 쓰고나니 시카고 불스에 대한 내용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눈이 동태눈이고 머리에 한계가 있어서 한 경기에서 두팀 모두를 체크하는 것은 무리인가보다. 시카고 불스는 다음에.
- 마지막으로 요즘 투 포인트 가드 혹은 3가드를 돌리는 스몰라인업을 쓰는 팀들이 많다. 벅스도 제닝스-리드나워-찰리벨, 혹은 제닝스-조디 믹스-찰리 벨의 3가드를 많은 시간 가동했다. 러셀 웨스트브룩이 포스트업을 익히면 이런 라인업을 상대로 크게 이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웨스트브룩은 포지션대비 신장도 좋고 힘도 좋아 분명히 미스매치를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요즘 웨스트브룩이 간혹, 한 경기에서 가뭄에 콩나듯 포스트업을 치긴하는데 아직 많이 어설프다. 빈도도 적고. 이렇게 보면 웨스트브룩 갈길이 참 멀다.
그리고 보면 케빈 듀란트도 요즘 포스트업 하는 모습을 거의 못봤다. 케빈 듀란트도 갈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