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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사료 고르기

사는 이야기/고양이

by 폭주천사 2009. 10. 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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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으로 이런 말하면 팔불출 같지만, 우리집 고양이 콕이와 보리는 꽤 미묘다. -_-;; 두마리 모두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숏이고 길냥이 출신들이지만 내 눈에 콕이와 보리의 미모는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나다.


그런데 막상 가까이 가서 쓰다듬어주고 안아주려고 하면, 거리를 두고 본 모습과 현실이 조금 차이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두마리 모두 털이 푸석푸석하고 뻣뻣한 것이 윤기가 하나도 없어서 무슨 까치집 같다. 게다가 콕이는 곳곳에 허연 비듬까지 보이고 말이다. 검정색 털 사이로 비듬이 송송송 박혀있으면 이것 참 난감한 상황이다. 멀리서 바라만 봐야할 뿐 만져서는 안되는 관상용 고양이란 말인가?(물론 이런 생각은 오래 안가고 색시와 난 냥이들을  주물럭 거리긴한다.)


- 미모(?)의 콕이




고양이들 털이 왜 이렇게 윤기가 없고 푸석푸석한지 이유를 전혀 몰랐다. 콕이한테도 "넌 나이가 몇인데 비듬을 달고 다니냐?"며 핀잔을 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사료중에 고양이 모질을 개선하는 사료가 있던데 그 사료로 바꿔볼까? 라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다.


고양이들 모질이 않좋아지는 원인을 알게 된 것은 최근에 사서 읽은 "고양이가 기가 막혀 - 우아한 고양이를 미치게하는 50가지 고민" 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고양이에 대해서 궁금한 점들을 재미있게 풀어쓴 책인데, 이 책의 3번째 꼭지 "고기, 고기, 고기 먹여줘!" 편(고양이가 기가 막혀 P. 28~29)에 고양이 모질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내용을 대충 요약해보면


① 고양이는 본래 육식을 주로 하는 동물이다. 따라서 충분한 양의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하다
②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면 심장이나 뇌처럼 중요한 장기로 영양분이 몰리게된다.
③ 그 결과 부족한 단백질로 인해서 털가죽은 윤기를 잃고 푸석푸석해진다.


책 내용에 의하면 결국 모질은 사료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동안 콕이와 보리가 먹었던 사료는 단백질이 부족했다는 뜻이고.


또 책 내용에 의하면 곡물류가 많이 들어간 사료는 고양이들이 흡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모두 "맛동산"이 되어 화장실에 쌓인다고 했다. 그리고 보니, 콕이와 보리는 그동안 엄청난 양의 "맛동산"을 생산해왔다. 너무 양이 많아서 치우면서도 '먹은 걸 다 맛동산으로 내보내나"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으니 말이다. 고양이들은 싸고 나면 배가 고프니 또 밥 달라고 난리고, 밥먹으면 모두 싸고, 먹고 또 다싸고 무한 반복.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니 화장실 모래도 금방 떨어지고.


딱 우리집 풍경이다. 모든 것이 사료문제였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사료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서는 생식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생식을 하기엔 아직 여건이 안되니, 차선책이다.


마침 사료가 떨어져 단골로 다니는 동물병원에 들러서 새로운 사료를 알아봤다. 


책에 나온 가이드에 따라 "사료 성분중에 육류가 제일 앞에 나오는 사료", "두 번째에서 네 번째 성분에 다른 종류의 육류나 생선이 하나 더 들어있는 사료", "건사료의 경우 단백질 함량이 적어도 30%이상인 사료" 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사료를 찾아봤다.(고양이가 기가 막혀 본문 P.30~31) 


그래서 선택한 사료가 "Go!!! Natural" 





겉면에 쓰인 주원료를 살펴보니 닭고기, 칠면조, 연어, 오리, 감자이고, 단백질 함유량은 50% 였다. 이 정도면 기준에는 얼추 맞는 것 같았다. 구입결정.


문제는 냥이들의 입맛에 맞느냐 였다. 콕이가 은근히 입맛이 까다로워서 말이다. 하지만 두녀석 다 거부반응 없이 아주 잘 먹었다. 인터넷에서 사료 후기를 찾아보니 너무 고단백 사료라서 섭취했을때 설사를 하는 고양이들도 있다고 하던데, 우리집 냥이들은 그런 것도 없었다. 또 고단백 사료라서 평소에 먹던 사료량의 80%만 먹어도 충분하다란 평도 있었는데, 우리집 냥이들은 그런 것과도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사료가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 더달라고 난리를 치는 통에 오히려 골치였다.


- 지난 번 삼푸 모델에 이어 사료 모델로 수고한 보리. 혀낼름 거리는거 보니 마음에 들었나보다




대략 한 달정도 바뀐 사료를 먹였는데 변화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① 모질이 좋아진 것이 눈에 띈다. 털이 반질반질하게 기름이 흐른다. 아직 콕이 몸에 군데군데 비듬이 보이긴 하는데 예전에 비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꾸준히 먹인다면 비듬은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② 맛동산의 양이 현저하게 줄었다. 모질개선보다 더 눈에 띄는 점인데, 이전 맛동산 양의 1/3, 1/4 수준으로 줄어든 것 같다. 처음에는 '변비에 걸린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정도였는데, 이후 꾸준하게 화장실을 다니는 것을 보니 그런 것 같진 않다. 흡수가 더 잘된다는 방증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③ 앞에서 말했듯이 냥이들이 사료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계속 밥달라고 앵앵거리는데, 아시다시피 우리집 고양이들은 두마리 모두 비만. 더 먹으려는 고양이와 덜주려는 사람의 실랑이가 계속되고 있다.


대충 변화를 보면 이 정도인데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당분간은 계속 "Go!! Natural"로 먹이기로 했다. 더 잘맞는 사료가 있는지 계속 찾아보면서 말이다. 


다른 사료들을 계속 찾아봐야하는 이유는 , 일단 "Go!! Natural" 사료는 예전에 먹던 사료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다. 그리고 일반 고양이 관련 용품점에서는 취급하지 않고 동물병원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대용량 사료같은 경우는 병원을 통해서 따로 주문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있고 말이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고양이를 부탁해]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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