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 목욕을 자주 시키는 편은 아니다. 고양이 두마리 목욕 시키는 것이 만만치 않게 힘이 들기도 하고, 냥이들 목욕 시킨 후에는 욕탕 청소도 해야한다. 녀석들은 또 얌전히 있기나한가? 목욕 싫다고 울고, 하악질하고 도망가고, 난리가 이런 난리가 없다. 그래서 지난 번 경품으로 고양이 샴푸를 받고도 목욕은 아직이었다.
그런데 목욕을 시키게 된 결정적인 계기. 바로 보리 때문이었다.
보리가 요즘 살이 더 쪘다. 지난 번 다이어트 선언 뒤로 식사량 조절과 운동을 통해서 7.2kg에서 6.8kg까지 체중을 줄이면서 다이어트가 순조롭게 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입원하고 색시가 병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고양이들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었고 그 결과 보리는 다시 7.4kg이라는, 예전 몸무게를 초과하는 몸무게를 갖게 되었다.
보리 체중이 늘어나자 그루밍에 문제가 생겼다. 특히 엄청난 뱃살로 인한 똥꼬 그루밍이 불가능해졌다. 그러다 보니 보리 똥꼬는 항상 지저분했다. 그리고 며칠전부터 집안 곳곳에 정체모를 이물질들이 조금씩 묻어 있는데 알고 보니 이것이 바로 보리의 응가 부스러기 들이었다. -_-;;;
<요즘 보리는 부쩍 위와 같은 자세를 많이 취한다. 스스로도 그루밍을 하고 싶은데 잘 안되니 답답해 하는 것 같다.>
결국 큰마음 먹고 목욕을 시키기로 결정.
보리는 목욕을 너무 싫어해서 계속 욕실에서 계속 도망다닌다. 반면에 콕이는 좀 으젓한 면이 있어서 싫다고 냥냥거리면서도 듬직하게 앉아서 목욕을 한다. 다만 털을 말려줄때 보리는 드라이기에 큰 거부감이 없는데, 콕이는 드라이기를 너무 싫어해서 하악질하고 발톱을 세우고 난리도 아니다. 이렇게 한 시간여에 걸쳐서 고양이들 목욕 시키고 욕실청소까지 하고 나니 힘이 쭉 빠진다. 콕이와 보리는 한자리씩 차지하고 앉아서 그루밍하느라 정신 없고.
고양이들 목욕 시키기 너무 힘들다. 다음 목욕은 내년 추석때쯤이나 시켜야겠네.
그리고 보리의 다이어트는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할 것 같다. 똥꼬 그루밍 안된다고 그때마다 목욕시킬 수도 없는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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