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너겟츠 vs 뉴올리언즈 호넷츠 1차전.
덴버 너겟츠는 5년 연속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했습니다. 원인이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에이스 카멜로 앤써니의 플레이오프 부진이겠죠. 이젠 리그 정상급의 득점원이 된 카멜로 앤써니지만 이상하리만큼 플레이오프에 들어오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드래프트 동기들인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가 큰 무대에서 맹활약하면서 파이널에 진출하는 동안 앤써니는 여전히 1라운드만 멤돌고 있었죠.
오늘 뉴올리언즈 호넷츠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도 카멜로 앤써니의 컨디션은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장기인 미들레인지 점퍼의 감을 전혀 못잡는 모습이었죠. 에어 볼도 몇개를 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버는 뉴올리언즈를 113-84로 대파하면서 시리즈 첫승을 거뒀습니다. 4쿼터 전체를 가비지 타임으로 만들 정도로 압도적인 승리였죠.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천시 빌럽스가 있었습니다.
덴버와 뉴올리언즈의 시리즈는 천시 빌럽스와 크리스 폴이라는 리그를 대표하는 신,구 포인트 가드의 대결로 흥미를 끌었는데요. 1차전에서는 천시 빌럽스가 파이널 MVP의 위력을 폴에게 제대로 가르쳐줬습니다. 삼점슛 9개를 던져서 8개를 성공시키면서 슈팅이면 슈팅, 돌파면 돌파, 자유투면 자유투, 리딩이면 리딩, 수비면 수비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면서 덴버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특히 3쿼터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덴버의 런을 이끌면서 보여줬던 무시무시함은 보는 사람 소름돋게 만들더군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단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던져대는 슈팅이 계속 림을 가르는데.. 36득점 8어시스트 2스틸에 턴오버는 0. 덴버는 참 산만한 농구를 하는 팀인데, 빌럽스가 비교적 이런 산만함을 하나로 잘 이끌어주는 모습입니다.
빌럽스와 더블어 1차전 주역으로 꼽고 싶은 선수들은 덴버의 빅맨들입니다. 네네와 케년 마틴, 크리스 앤더슨은 인사이드에서 대단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호넷츠의 에이스 데이빗 웨스트를 철저하게 봉쇄했습니다. 네네는 양팀 최다 1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케년 마틴은 과거 뉴저지 시절에 보여줬던 탁월한 대인방어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덴버가 달아날때 수비에서 데이빗 웨스트를 꽁꽁 묶었죠. 그리고 크리스 앤더슨은 2선에서 블록슛으로 호넷츠의 돌파를 차단했습니다. 앤더슨은 이날 23분만 뛰고도 4개의 블록슛을 기록했습니다.
뉴올리언즈는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 댈러스를 때려잡던 그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기력이 안좋았습니다. 폴과 웨스트 이외에는 딱히 다른 공격 패턴도 없어 보였고, 그나마 웨스트마저 덴버 골밑에서 잡혀버리니 답이 없더군요. 바이런 스캇 감독이 뉴저지 네츠 시절부터 공격 전술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감독은 아니었는데, 나머지 경기에서도 별다른 해결책 없이 그냥 크리스 폴 원맨팀 모드로 간다면 시리즈가 의외로 짧아질 수도 있겠습니다. 덴버는 한번 분위기 타기 시작하면 못말리는 팀인데 오늘 1차전에서 제대로 분위기 탔어요. 호네츠로서는 2차전이 급해보입니다.
애틀란타 호크스 vs 마이애미 히트 1차전
애틀란타 호크스와 마이애미 히트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시리즈인데, 1차전은 허무하게 애틀란타의 압승으로 끝났네요.
호크스는 히트의 약점인 높이가 낮은 골밑을 철저하게 공략하는 게임 플랜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조쉬 스미스, 알 호포드, 자자 파출리아가 돌아가면서 골밑을 공략하는데 히트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저메인 오닐이 있긴 했지만 혼자서 버티기엔 힘이 많이 부쳤구요.
조쉬 스미스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포스트업을 자주 시도했나 싶을 정도로 집요하게 포스트업을 시도하면서 득점을 노리더군요. 그렇게 깔끔한 포스트업은 아니었는데 수비수가 마이클 비즐리나 제임스 존스, 유도니스 하슬렘 처럼 신장이 작은 선수들이다보니 웬만하면 득점, 파울유도였습니다. 거기에 속공시에는 장기인 호쾌한 덩크슛까지 선보이면서 흐름을 애틀란타 쪽으로 가져왔죠. 애틀란타도 젊은 팀인지라 한번 분위기를 타니 걷잡을 수 없이 달리더군요.
히트는 일단 에이스인 드웨인 웨이드가 부진했습니다. 컨디션이 안좋아보이기도 했고 호크스에서 수비를 잘했어요. 일단 모리스 에반스와 조 존슨이 타이트하게 붙어서 괴롭혀주고 돌파를 허용하면 2선에서 호포드나 조쉬 스미스가 도움 수비를 들어오면서 웨이드에게 공간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웨이드의 턴오버가 많이 나왔고 이건 고스란히 호크스의 속공으로 연결되었죠.
웨이드의 부담을 줄여주는 선수가 있어야하는데 히트에는 딱히 그런 선수가 보이질 않더군요. 저메인 오닐은 이제 전성기의 60~70%도 안되는 것 같아보였구요. 마이클 비즐리, 마리오 챔머스, 디콴 쿡 같은 젊은 선수들은 첫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어리버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드웨인 웨이드가 계속 1차전처럼 부진할 것 같진 않고요. 제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재미있는 시리즈가 될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웨이드 원맨쑈로 침몰시키기에는 애틀란타 호크스가 강해보입니다. 히트 입장에서는 누군가가 엑스 팩터가 돼줘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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