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경기는 아쉬운 한 판이었습니다. 하지만 8강 진출의 가능성은 더 높게 잡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여자농구 대표팀 러시아를 상대로 대단한 경기를 펼쳤고,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브라질 전과 달리 공.수에서 밸런스가 잘 맞았습니다. 그 덕분에 세계랭킹 3위 러시아에게 4쿼터 중반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수 있었죠. 마지막 경기 마무리를 해야하는 부분에서 공격쪽 밸런스가 깨지고 중요한 순간의 몇 번의 트레블링에 의한 턴오버가 나오면서 결국 경기를 내줬습니다만 브라질전에 비해서 나아진 모습은 고무적이었습니다.
풀코트 프레스와 지역방어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변칙을 가하는 수비를 들고나왔는데 이게 잘 먹혔습니다. 골밑에 볼이 투입되면 2,3명이 에워싸는 더블팀 트리플 팀 수비도 괜찮았구요. 특히 이미선과 최윤아의 1선 압박은 브라질전에 이어서 후덜덜 했습니다. 러시아는 라트비아와의 경기에서도 라트비아의 트랩을 가미한 지역수비에 크게 고전을 했었죠. 약점을 잘 파고들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러시아에게 리바운드를 많이 내줬고, 이게 경기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지만, 브라질전에 비하면 몸싸움이나 박스아웃이 잘 되고 리바운드 싸움도 잘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긍적적으로 생각하고 싶구요. 높이에서의 한계를 느낄때마다 하은주가 ABC 대회만큼만 뛰어줘도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브라질전과 마찬가지로 리바운드의 열세를 압박수비와 더블팀으로 인한 러시아의 턴오버 유발로 상쇄를 했죠.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수비는 상대팀들에게 크게 골치거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리바운드 문제는 우리나라의 골치거리가 될 것 같구요.
공격에서는 스크린을 이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신정자와 정선민이 슈터들을 위한 공간을 스크린을 통해 열어줬구요. 덕분에 변연하를 비롯한 슈터들의 3점슛도 브라질전에 비해서는 성공률이 높았습니다. 1차전에서 김정은이 해줬던 커터의 역할은 이미선이 해주는 모습이었구요. 압박 수비에 이은 턴오버 유발, 이어진 속공도 경기를 박빙으로 몰고가는데 큰 역할을 해줬습니다.
하지만 공격에서 이런 모습이 4쿼터에는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줬습니다. 풀코트 프레스를 사용하다보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죠. 또 4쿼터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러시아가 수비를 강화했죠.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스위치를 하면서 맨투맨 수비를 펼쳤는데요. 신장 좋고 운동능력 좋은 러시아 선수들을 상대로 미스매치가 거의 나오질 않더군요. 이런 점은 보완이 필요해보였구요.
어제 벨로루시가 라트비아를 20점차로 꺾었습니다. 라트비아 역시 러시아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팀인데요. 벨로루시가 가뿐하게 깨버렸네요. 경기가 계속될 수록 1승 상대로 삼고 있던 벨로루시와 라트비아가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브라질과 러시아전을 통해서 보여준 우리나라 전력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남은 호주, 벨로루시, 라트비아 경기에서도 대한민국 여자농구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