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말이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줄창 농구경기만 보고 있습니다. 색시는 티비 앞에 누워서 올림픽 폐인모드.
러시아와 라트비아 경기를 봤습니다. 흑엽님께서 먼저 리뷰 글을 써주셔서 경기를 훨씬 수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흑엽님 감사^^)
러시아와 라트비아의 경기는 62-57로 러시아의 승리였는데요. 이걸 어찌 해석해야할까요. "라트비아한테 절절 메다니 러시아도 할 만한데?" 일까요. "라트비아 1승 타겟이라더니 예상보다 강한데?" 일까요. 후자가 맞다고 봅니다. 라트비아는 우리나라가 만만하게 볼 상대가 절대 아니네요. 우리가 첫 날 꺾은 브라질보다도 한 수 위라고 생각됩니다.
라트비아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종료 5분전까지 러시아를 앞섰습니다. 라트비아는 지역방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트랩을 사용했는데요. 러시아가 좀처럼 여기에 대응하질 못했습니다. 비록 4쿼터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오펜스 리바운드를 많이 허용하면서 패하긴 했지만 라트비아 수비 후덜덜 했습니다.
대회 전에는 "라트비아는 10번 예캅슨이 에이스" 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만, 이 경기에서 예캅슨은 민폐수준이었구요. 오히려 라트비아가 경기를 앞서나갈 수 있었던 것은 수비를 바탕으로한 팀 플레이 덕분이었습니다. 라트비아는 기본적으로 패싱 게임이 되는 팀이었구요. 선수들 간에 2:2플레이도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비록 4쿼터에 이런 팀 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아서 팀 패배의 빌미가 되었지만요.
오늘 러시아가 라트비아의 지역수비에 고전한 것이 내일 경기를 치루는 우리나라에게도 어떤 전술적 힌트를 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설프게 지역수비를 치면 라트비아가 4쿼터에 공격리바운드 털리면서 패한 것처럼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죠. 아니 솔직히 말하면 브라질 전에서 보여준 박스아웃과 리바운드면 지역수비는 안하는 게 나을 것 같구요.
내일 러시아 경기는 3시 30분부터 시작인데, 중계가 있을라나 모르겠습니다.
아. 미국과 체코의 경기도 전반까지 봤는데(전반이 워낙 압도적이라 후반은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요즘 농구의 대세는 압박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풀코트 프레스에 체코가 그냥 녹아나더군요. 앞선 압박-턴오버 유발-속공-상대팀은 안드로메다로..앞선이 뚫리면 순식간에 무너지는 미국 남자팀과 달리 미국 여자팀은 뒷선 수비와 헬프도 정말 대단하더군요. 드림팀은 미국 여자팀이 맞는 것 같습니다.